오늘은 브금이 여러개에요! 자동재생은 따로 해놓지 않았으니 접힌 글을 피실 때 마다 재생하시면 되요!
30-1 |
딕펑스 - 안녕 여자친구(Inst.)
홍빈아…, 우리 오랜만에 데이트할까?
너빚쟁은 홍빈이를 조용하게 부르면서 홍빈이의 눈을 바라봤어. 깊은 눈, 예쁘게 진 쌍커풀.
너빚쟁이 입을 더 떼려고 하자마자 홍빈이는 너빚쟁의 말을 자르면서 말했어. 세상 어느 때 보다 서글픈 눈으로.
날이 추워서 옷을 껴입은 홍빈이가 옷 속으로 얼굴을 묻었어.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너빚쟁의 손을 잡았어. 아주 꽉.
두 사람은 말 없이 길을 걸었어. 아무도 없는 공간에 두 사람만 존재하는 이 순간이 너무도 고맙고 눈물이 나서 다른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어. 이 공간이 깨질까봐.
얼마나 걸었을까. 빅스의 예전 연습실이 눈에 보여. 너빚쟁은 그 주황 건물을 보면서 처음 과거로 돌아왔을 때가 생각이 나.
그 때는 정말 놀랐는데, 눈 앞이 캄캄하고 무서웠는데. 이제는 이렇게 옆에 홍빈이가 있으니 든든해.
너빚쟁이 멍하니 건물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홍빈이도 같이 건물을 바라봐.
일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구나,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흘렀구나.
가자, 우리. 홍빈이가 너빚쟁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어. 우리는 일분 일초가 아까운 사람들이니까, 가자.
옛 연습실 건너편 공원을 지나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로 다시 숙소로 발걸음을 돌려. 다리 아래로 흐르는 한강물을 보면서 두 사람은 첫 만남을 생각해.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 때 핀 벚꽃이 정말 예뻤는데. 놀란 네 표정이, 벚꽃 속에 있는 네가. 정말 예뻤는데.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두 사람은 멈춰섰어. 벌써 주위는 어둑어둑해졌고 가로등에 불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어. 하루가 마무리되는 그 공간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품에 안았어.
다른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지금 두 사람은 너무 행복해.
옷가지 너머로 느껴지는 홍빈이의 체온이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 이제 정말. 끝이구나.
이렇게, 안녕. 안녕이구나.
얼마나 안고 있었을까. 너빚쟁은 눈물이 날 것 같은 눈을 꾹 참고 있었어. 우리 이제 들어갈까? 고개를 들어 너빚쟁을 바라보는 홍빈이의 눈이 반짝여. 너빚쟁 눈처럼
다시 손을 잡고 너빚쟁과 홍빈이는 아파트 입구로 발을 돌려.
쨘!ㅇㄴㅇ 오래 기다렸다! 추워잉 ㅠㄴㅠ 우리 드라이브가자!
아파트 현관에 다다랐을 때 건물 안쪽에서 재환이가 차 열쇠를 들고 나왔어. 그 뒤로 패딩 주머니에 손을 넣은 택운이도 슬며시 나왔어.
택운이형이랑 같이 간다니까 차 빌려주셨어, 얼른 타고~ 우리 가볼 데도 있잖아!ㅇㄴㅇ
재환이는 애써 밝게 웃으며 말했어. 뒤에서 택운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는 너빚쟁은 눈물이 나려고 했어. 끝까지 고마운 일들만 주는 사람들이네.
재환이가 너빚쟁을 잡고 이끌었어. 택운이는 조용히 재환이 옆쪽으로 따라붙었어. 홍빈이는 얼른 너빚쟁 반대편에 섰어. 택운이, 재환이, 너빚쟁, 홍빈이. 네 사람이 한쪽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향해 걸었어. 재환이가 누르는 손가락에 맞춰 차가 소리를 내더니 라이트가 번쩍였어.
가로등 아래로 세 개의 그림자가 졌어. 두 개는 나란히, 하나는 홀로. 홀로 선 그림자가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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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
엠블랙 - Sad Memories (Intro)
세 사람, 아니 네 사람이 탄 자동차 안은 어색한 침묵만 흘렀어. 택운이야 원체 말이 없었지만 평소에 활발한 재환이도 오늘만큼은 말이 없었어. 그저 묵묵히 운전대를 잡고 텅빈 도로를 달리고 있었지.
뒷 좌석에 나란히 앉은 너빚쟁과 홍빈이는 한쪽 손을 잡은채 창 밖을 바라봤어. 예견된 이별을 준비하는 일은 힘들구나. 이렇게도 아프구나.
네 사람을 태운 자동차는 어두운 저녁 길을 달렸어. 오랜만에 제대로 된 드라이브를 즐기는 너빚쟁은 얼마 안남은 이 순간이 너무 행복했어. 모든 걸 잊게 되더라도 이 감정만큼은, 절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얼마나 달렸을까, 에이 그래도 이렇게 축 처진 건 별로다! 하는 재환이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자동차 안의 분위기도 조금 화기애애해졌어. 아까의 어두운 얼굴들은 잠시 접어두고 그래도 다들 약하게나마 웃는 모습을 하고 있었어.
마지막까지 우울한 표정이면 정말 우울한 일년을 보냈던 것 같아서.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웃는 얼굴로. 슬픈 기억이 아니라,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고 싶어서.
차도 돌고, 시간도 돌고. 어느새 시간은 10시. 너빚쟁이 사고를 당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어.
서울숲으로…, 가요.
너빚쟁의 목소리에 맞춰 재환이는 서울숲길로 달렸어. 너빚쟁과 홍빈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손을 꽉 잡고 있었어.
얼마나 더 달렸을까. 눈 앞에 너빚쟁이 탔었던 버스가 보여. 그리고 차창 너머로 노래를 듣고 있는 너빚쟁의 모습도 보여.
창문으로 그 모습을 본 세 사람 모두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어. 진짜 빚쟁이가 저기에. 있다.
재환이가 운전하는 자동차는 버스에 맞춰 달리기 시작했어. 버스가 멈추면 자동차도 멈추고, 버스가 달리기 시작하면 자동차도 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과거의 진짜 너빚쟁은 버스에서 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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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
빅스 - Jekyll
버스에서 내린 너빚쟁은 과거에 너빚쟁이 했던 일 그대로 했어. CCTV도 없고 인도도 좁은, 차가 쌩쌩 달리는 길로 발걸음을 옮겼어.
저런 길로 다니니까 사고가 나지. 홍빈이의 가벼운 면박이 귀에 들렸어. 진짜 너빚쟁을 본 이후로 이별을 실감한 침묵에 반가운 목소리였지.
너빚쟁은 그저 멋쩍게 웃었어. 사고가 날 줄 알았나.
재환이는 너빚쟁을 앞서서 먼저 사고 장소 근처에 도착했어. 아무래도 차가 달리는 길이라 천천히 달리는 게 더 위험했거든.
조금 더 달리다보니 어느새 어두운 길은 다 지나고 마지막 횡단보도가 나왔어. 저기야. 아직은 깨끗한 아스팔트 위. 저 곳에서.
네 사람은 사고가 난 곳과는 조금 먼 곳에서 네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어. 몇 분 지나지 않아 너빚쟁이 횡단보도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어. 그 사이에 후드를 푹 눌러쓴 너빚쟁이 보여.
조금만 더 가까이 가봐. 잘 안 보여. 택운이의 목소리가 들렸고 재환이는 잠깐만 하면서 다시 시동을 걸었어.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누구하나 손 댈 틈도 없이. 급발진에 걸린 자동차는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고
네 사람은. 세 사람이 되었어. |
사실상 1부가 끝났다고 보시면 되고
2부 개념의 번외가 몇 번 더 올꺼에용!
그거까지 하면 애매한 차수에 끝이 날 것 같아서
완결이라고 표현했어요!
빚쟁이의 정식 일년 이야기는 여기서 끝!
본편만한 번외와 브금, 아무도 모르게 뿌린 떡밥
저도 이해 잘 안 가는 스토리 등등을 정리해서 몇 번 더 올게요 헷
마지막까지 고마워요 암호닉^3^
코쟈니님
문과생님
치즈볶이님
하얀콩님
레오눈두덩님
아영님
망고님
라온하제님
큰코님
니나노님
찌꾸님
2721님
니풔님
투명인간님
뎨라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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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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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르님
깡통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