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 - 사랑한 후에 (Inst.)
데이트, 지금 데이트래. 헐, 이홍빈이 나한테 데이트래, 헐. 대박.
어쩔 수 없는 빅스 덕후인 너빚쟁은 씻으면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어.
와 이런 말은 인터넷 소설에서나 보는 줄 알았는데
내가 지금 이걸 남자사람한테, 그것도 빅스 이홍빈한테 듣다니.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면서 나오는데 생각해보니까 옷이 없는거야.
쭉 병원에만 있어서 병원복이랑 가끔 병동 안에서 걸치는 후드가 전부였고
"헐 이거 어떡하냐, 옷이 없네."
선반을 뒤져도 나오는 건 베개 커버밖에 없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빚쟁아~. 오래 걸려?"
병실 문 밖으로는 준비가 다 되었냐고 물어보는 재환이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너빚쟁은 여전히 병원복에 후드를 뒤집어 쓴 차림이여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병실 문 앞에서 주저주저 하고 있었어.
그렇지만 아무래도 사람을 밖에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얼굴만 내밀었어. 저.. 옷이 병원복 밖에 없는데요,
정신을 차리니까 너빚쟁은 병원 옆에 있는 백화점 안이었어.
너빚쟁 옆에서는 재환이가 캠코더를 들고 서있었고 찍히고 있는 화면을 상혁이가 확인하고 있었어.
학연이과 홍빈이는 매장 안에서 너빚쟁에게 어울릴만한 옷들을 이것저것 꺼내놓고 고르고 있었고.
두 사람 조금 뒤에 선 택운이와 원식이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재환이가 들고 있는 캠코더의 렌즈는 너빚쟁을 향해 있었고 정신을 차린 너빚쟁은 황급히 얼굴을 가려보려 했지만
에이, 누나 이미 늦었어요. 하는 상혁이의 단호한 말에 올린 손을 조심히 내렸어.
"자자~ 빅스티비에 인증샷 남겨야 되니까 여기 보세요ㅇㄴㅇ"
아, 이게 빅스티비 찍는 그 카메라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쏟아지는 질문들에 어안이 벙벙해졌어.
"저희를 병실에서 봤을 때 느낌은 어땠어요?"
"저희 잘생겼죠?"
"먼저먼저! 당첨된 소감부터! 말씀해주세요!"
"우리 처음 본거 맞아요?"
마지막에 떨어진 홍빈이의 질문에 빅스 멤버들은 더이상 말을 하지 못했지만
눈 앞에 카메라가 들이밀어진 상황에서 너빚쟁은 별달리 이상한 걸 눈치채지 못했어.
"어... 먼저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당첨되서 일단 기분이 너무 좋구요......"
횡설수설 대답도 마치고 멤버들이 골라준 옷을 입고 백화점을 나와서 한강으로 향했어.
너빚쟁이 계산을 하겠다고 몇 번이나 빅스 멤버들을 말렸지만
이벤트의 일환이라면서 딱잘라 말하길래 그저 계산대 옆에서 뻘쭘하게 서 있었어.
가끔 빅스 멤버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재환이가 들고 있는 카메라때문인지 다들 방송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 처럼 보였어.
"이거 홍빈이가 고른거니까 예쁘게 잘 입어@,@"
"아, 고맙습니다."
학연이가 계산을 마친 옷을 너빚쟁에게 내밀면서 말했어.
너빚쟁은 옷을 건네주는 학연이에게도 꾸벅 인사를 하고
그 옆에 무심한 표정으로 서있는 홍빈이에게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어.
그리고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지.
너빚쟁을 가운데 두고 일곱명이 나란히 걷기에는 한강으로 가는 길이 좁았어.
결국 두세명씩 끊어서 줄지어 가게 되었어.
맨 앞에는 상혁이와 학연이가 앞서 가고 있었어.
나 여기 잘 알아!하는 학연이의 목소리 뒤로 너빚쟁와 홍빈이, 재환이가 걸어가고 있었고
맨 뒤에서는 원식이와 택운이가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어.
"와, 벚꽃 진짜 예쁘게 폈다."
"그 때도 너 벚꽃 아래에 있었는데"
"네?"
좋아하는 가수였지만 그전에 어색함이라는 감정이 너무 커서
길가를 바라보면서 멍하니 걷다가 문득 든 생각을 말로 해버렸어.
그러자 홍빈이가 옆에서 뭐라고 대답을 했는데 혼잣말을 크게 한거라
대답이 올 줄은 몰랐기 때문에 고개를 돌려 홍빈이의 얼굴을 바라봤어.
아아, 벚꽃이 예쁘다고~. 홍빈이의 입은 끝내 벌어질 줄을 몰랐고 대답은 재환이가 대신 했어.
홍빈이의 시선은 너빚쟁에서 떨어질 줄을 몰라서
너빚쟁은 그저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시 앞을 바라봤어.
얼마나 더 걸었을까. 한강은 생각보다 가까웠어.
눈 앞에 잔디밭이 보이고 벚꽃이 예쁘게 핀 한강이 보였어.
"역시 한강은 치킨이지@,@"
"여기에 맥주가 빠지면 안되죠 ㅇ_ㅇ"
잔디밭 어딘가에 자리를 잡자마자 모두들 일사분란하게 각자 맡은 일을 하기 시작했어.
학연이는 치킨을 주문하고 홍빈이는 그 옆에서 맥주, 맥주 중얼거리고 있었어.
상혁이와 원식이는 돗자리를 깔고 재환이는 그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택운이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서 있었어.
어정쩡하게 서 있던 너빚쟁은 뭐라도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서
돗자리를 깔고 있는 상혁이와 원식이에게 다가갔지만
여자는 이런거 까는거 아니라는 원식이의 말에
다시 뻘쭘하게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재환이 옆에 있었어.
돗자리가 모두 깔리고 치킨이 도착했어.
그 사이에 홍빈이는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사왔고
다들 하나씩 받아 캔을 따 마시기 시작했어.
분위기를 재미있게 띄워주는 멤버들 덕분에 너빚쟁도 크게 어색하지 않게 있을 수 있었어.
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누구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아... 다 좋은데... 하고 얼버무렸는데
그래도 한번 볼거 두번 봤다! 두번 볼거 세번 봤다! 하는 멤버가 있냐는 계속되는 질문에
너빚쟁은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조그맣게 라비.. 하고 말했어.
너빚쟁의 고개는 푹 숙여지고 머리 위에서는 멤버들이 서로를 치면서 웃는 소리가 나.
"와, 누나 그렇게 안 봤는데ㅡwㅡ"
"오모오모, 빚쟁이는 라비가 제일 좋았어?ㅎㄴㅎ"
라비가 가장 좋다는 너빚쟁의 말에 이상하게도 빅스 멤버들은 빵 터졌고
너빚쟁을 은근히 놀리는 듯한 말들이 오고 갔어.
영문을 모르는 너빚쟁이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자
아, 다들 그만해요. 하면서 홍빈이가 수습하기 시작했어.
치킨도 금새 다 비워지고 일곱 사람들은 돗자리 위에 편히 앉거나 누워서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면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어.
"아, 오랜만에 한강에 오는 것 같아서 기분 진짜 좋아요."
너빚쟁은 너빚쟁 옆에 나란히 앉아있는 홍빈이에게 말을 했어.
홍빈이는 불과 몇시간 전에 너빚쟁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보다 사근사근 대답을 잘 해줘서
치킨을 먹고 맥주를 마시는 사이에 금방 이야기하기 편한 상대가 됐어.
"그래? 누구랑 왔었는데?"
"음, 작년에 중간고사 전에 동기들이랑 벚꽃놀이 하러 왔었거든요. 그때도 치맥했었는데"
"그게 대학 생활의 묘미이기는 하지"
"또 오고 싶었는데 아, 하필 사고가 나가지고.. 아쉽다."
"그래서 왔잖아. 이거, 너가 가자고 한거야."
"...?"
너빚쟁이 가자고 했다는 말에 의아해서 너빚쟁은 고개를 돌려 홍빈이를 바라봤어.
나 지금, 어디 가는 줄도 모르고 그냥 따라온건데. 내가 가자고 했다는게 무슨 말이야.
너빚쟁의 눈에 단단한 홍빈이의 눈빛이 가득 들어찼어.
"이거, 너가 가자고 한거라고.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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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15 中
지난번에 너빚쟁이 말했던 여러 가지 컨셉들 중 하나인 하이드가 메인 컨셉으로 정해지니까 홍빈이는 아무래도 얻어걸린거 아니냐면서 또 다른거 말해주면 그 때 믿어준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댔지만 그래도 점점 너빚쟁이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것 같았어.
그러면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다른데 있는거네?
홍빈이의 질문에 너빚쟁은 아마 그럴거라고 고개를 끄덕였어. 중간고사는 봤겠지? 으 전공시험 진짜 짜증났는데. 대학교 새내기 시절이 문득 생각이 난 너빚쟁은 홍빈이에게 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이야기를 늘어놨어. 총엠을 갔는데 술 먹고 휴지를 먹는 동기가 있어서 힘들었다, 전공 공부가 생각보다 힘들었다, 동기들이랑 벚꽃놀이도 가고 가서 치맥도 하고 즐거웠는데 이야기를 줄줄이 하는데 홍빈이 표정이 좀 어두워
그래서 어디 안 좋냐고 물어봤더니 홍빈이가 자기도 대학은 다니지만 그렇게 놀러다니고 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게 너무 아쉽다고 침울해하는 거야. 너빚쟁은 어차피 다른 사람들 눈에 안보이니까 나중에 같이 가자고 빈말로 홍빈이에게 얘기했더니 그거에 또 신나서 홍빈이는 웃었어.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24 中
2013. 03. 28 요즘 벚꽃이 예쁘게 잘폈다. 제대로 벚꽃놀이 하지 못해서 조금 아쉽지만 지나가다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여전히 재환이형은 좀 이상하다. 혼자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이상한 짓을 많이 한다. 그리고 요즘따라 외출도 늘었다. 물어보면 한강에서 운동하고 왔다고 하는데 편하게 운동화신고 나갔다 오는게 진짜 운동하고 온 것 같은데 그게 더 수상하다. 그래서 오늘은 재환이형을 따라나섰다. 저 형 가끔 큰 소리도 내고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우리 팀인거 알까봐 조마조마 했다. 빅스 아니에요! 저런 사람 빅스에 없어요! 얼마나 걸었을까 재환이형을 부르려고 형에게 다가간 순간 형 목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들렸다. 정확히는 여자의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 동안 형 옆에 있던 그 감정들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여자가 재환이형 옆에서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를 보는 재환이형도 웃고 있었다.
빅스 덕후 너빚쟁이 빅스 만나는 썰 28 中
사실 처음에 재환이형이랑 한강을 걷고 있던 너를 봤을 때 많이, 아주 많이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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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고마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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