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 한번 더 이별 (Inst.)
(E편하고 이어집니다.)
"이거, 너가 가자고 한거라고. 나한테."
너빚쟁의 눈에 홍빈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어.
내가 가자고 했다고? 이홍빈한테?
너빚쟁은 말을 제대로 못하고 그저 어, 어... 하고 머뭇거리기만 했어.
너빚쟁은 계속 당황한 표정이었고 홍빈이의 얼굴에는 흔들림이 없었어.
흔들림을 넘어서 어딘가 결연한 표정이었지.
"일년 전에. 너가 그랬어. 나중에 벚꽃피면 같이 가자고."
너빚쟁은 그저 멍해졌어. 일년 전에 나는 빅스 이홍빈을 만난 적도 없는데.
나는 그냥, 빅스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나는.
"너는 기억 안 나겠지만, 정말 그랬어. 나한테 그랬다고."
점점 커지는 홍빈이의 목소리에 누워서 음악을 듣거나 이야기를 나누던 다른 멤버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너빚쟁과 홍빈이를 바라봤어.
상혁이가 어, 형하면서 뭔가를 말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같이 음악을 듣던 학연이가 상혁이의 손을 잡았어.
상혁이는 하려던 말을 멈추고 그저 너빚쟁과 홍빈이를 바라봤어.
너빚쟁은 지금 상황이 이해도 잘 안가.
홍빈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너를 바라보는 홍빈이의 표정이
이제는 당황스럽다 못해 무서워지고 있었어.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빚쟁아, 우리 일년 동안 너랑 우리랑 같이 있었어. 못 믿겠지만 진짜야."
홍빈이가 너빚쟁의 오른손을 잡으면서 말했어.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누워서 자는 동안 꿨던 꿈이 생각이 안나는데, 맞다면 이런 꿈이었겠구나.
일년 전 과거로 돌아가서 빅스 멤버들과 함께 지내면서 뺑소니 범인도 찾고, 그리고
홍빈이랑 사랑하는 연인 사이였다고,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사실이니까 받아들이라고.
너빚쟁은 줄줄이 늘어놓는 홍빈이의 말들을 믿을 수가 없었어.
고개를 돌려 다른 멤버들을 바라봤는데 다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더 당황스러웠어.
진짠가, 진짜인가.
분위기는 점점 가라앉고 무서워지고 있었어.
빅스 멤버들과 홍빈이는 한 없이 진지한데 너빚쟁은 그런 분위기가 낯설고 어려워
너빚쟁에게 빅스 멤버들은 오늘 제대로 처음 본 사람들인데.
그 동안 모니터로만, 노래만으로만 보고 들었던 사람들인데
오늘 이벤트 당첨되서 처음으로 제대로 말해보고 처음으로 제대로 같이 있어보는 사람들인데
우리가 일년 동안 같이 있었고, 사랑하는 사이였고. 소설에서도 안나올법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믿으라니, 지금의 상황이 더 어색하다니.
너빚쟁의 당황한 표정에 홍빈이의 입술은 잠시 닫혔어.
누가봐도 너빚쟁에게는 이해할 시간이 필요해보였거든.
그렇게 침묵은 계속 됐어.
항상 쉴 새 없이 말을 하며 분위기를 띄워주던 학연이도, 재환이도
지금은 입을 꾹 다물고 바닥을 보거나 먼 산을 보고 있었어.
재환이의 얼굴은 특히 더 어두워 보였어.
한참이 지나서 드디어 홍빈이가 입을 열었어.
"그니까, 이게 지금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내가. 너를 친 뺑소니 범인이라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 말을 안 하려고 한게 아니야."
"정말, 정말 미안해 빚쟁아."
홍빈이의 말을 들은 너빚쟁은 홍빈이가 잡고 있던 오른손을 뿌리치고 일어났어.
"저, 저 먼저 갈게요. 오늘 감사했습니다."
너빚쟁은 절망적인 표정의 빅스 멤버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공원을 빠져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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