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소개팅인데 밥은 먹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채 카페 밖으로 나왔다.
내 옆에서 손만 꼼지락거리면 졸졸-따라오는데 언뜻 큰 개새끼같기도 하고(욕 아님!)
사람들이 툭툭- 치고 지나가도 먼저 '죄송합니다..미안해요'라고 말하는데
아니 니가 왜??????????? 당연히 번화가니까 사람이 많은건데, 니가 무슨 잘못이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오늘만 보고 볼 일 없을거란 생각으로 애써 무시하고 지나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옆에서 들리는 찢어질듯한 고음에 고개를 돌렸더니..
딱 달라붙는 원피스에 높은 하이힐, 그리고 멀리서도 느껴지는 진한 향수냄새나는 여자가
찬열이를 벌레보듯 보며 제 어깨를 털었다
' 아 뭐야 진짜!! 기분 나빠! 눈 똑바로 안떠? 어?'
여자는 바락바락- 소리지르자, 큰 개새끼..(아, 어감이 별로니까 큰강아지로 하겠음!)
어쨌든 똥마려운 강아지 마냥 낑낑-거리고는 연신 사과를 한다.
그리고 제 옆의 남자에게 콧소리내며 짜증이란 짜증을 다내자
옆에 남자친구인지 아저씨인지 어쨌든 또 찬열이 보고 승질
'아니 이새끼가, 야 꼴이 그게 뭐냐,(작은 키로 찬열이를 연신 위아래로 훑어보았음. 내가 다 봄!!) 어디다가 손을 대!!'
아니, 이런 개나리? 사람 많아서 좀 부딪힌 것 같은데 어디서 사람많은데서 애를 변태 취급해?
나도 모르게 움찔거리는 찬열이 어깨를 툭툭-
'박찬열 뭐야, 너 이 여자분 만졌어?'
그러자 고개를 도리도리- 그리고 또 콩알만한 목소리로
'아니 가다가 어깨..부딪혀가지고..'
이것봐 이렇게 소심하고 찌질한데 어딜만져. 시부엉?개나리 크레파스? 개념 냠냠쩝쩝했나 이아저씨가!
'아저씨!!!! 어디다가 지금 소리를 질러요? 여기 사람 바글바글한거 안보여요? 지나가다 부딪힐 수도 있는거지 어디서 소리를 질러요?'
내가 옆에서 나름 당돌(그렇다고 치자) 말하자 남자가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
'니가 뭔데 난리야, 여자친구야? 어? 꼴에 여자친구도 있나보네. 내 여자친구가 기분나쁘대잖아'
'뭐요, 꼴이 어때서요!! 아저씨보다 키도 크고 어? 눈도 크고? 괜찮거든요?'
(말하면서 연신 찬열이 얼굴 끌고와서 앞머리까고 눈도 보여줌)
그러자 순간 무식한 아저씨 손이 위로 올라오는데 나도 모르게 움찔하고 눈을 감았다 뜨니
엄청 큰 손이 그 아저씨 손을 잡고 있다
'저..아..안만졌어요.. 그리고 여자 때리면 안돼요'
찬열이에 비해 한참 작은 아저씨에게 고개숙여 정중하게 말한 뒤, 손 내려주고는 꾸벅- 인사한다.
아오 저 바보! 등신! 찌질이! 열받아!
'니가 왜 사과를 해, 그리고 여자분도 그닥 찬열이가 만지고 싶어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착각하지 말고 가시죠? 그리고 여자분 뽕나왔어요(메롱은 옵션)'
힘껏 꼴베기 싫은 커플을 째려보고는 찬열이 손을 덥썩-잡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나서 어느정도 한적한 골목길에 들어서자 버럭!
'야 너 바보냐????????????? 니가 왜 사과를 해, 아오 답답해 진짜!'
내말에 안그래도 큰 눈이 번쩍 떠지더니 연신 손만 만지작 만지작-
그모습에 또 괜히 마음이 약해졌음.
'아..초면에 바보라고 해서 미안. 내가 조금 욱해서 그랬어 아무튼..미안'
괜히 내가 몰아붙인 것 같아서 사과했더니 또 고개 도리도리 젓고는 이내 환하게 웃는다.
뭐 웃는거 좀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니야, 나한테 이런말 해준거 니가 처음이야. 또 아까 그렇게 화내준 것도..'
'그러니까 사람들이 무시 안하게 잘하고 다니라고, 니가 뭐가 못나서 그렇게 소심해!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한다며 옷이 좀 구려서 그렇..'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있던 말이 튀어나와버렸고, 그 말에 또 고개숙이고 연신 손만 만지작 거리는 찬열이를 보다가
에라-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털어놨다.
'아 그래, 솔직히 말할게. 너 옷 진짜 구려..그런 거 지금 구하라 그래도 못구하겠어.
그리고 머리도, 안 더워? 시원하게 좀 자르고 그러면 훨씬 멋질 것 같은데..
어차피 오늘보고 안볼 것 같으니까 내가 말해주는거야.
기분 나빴다면 미안한데 머리 자르고 옷만 바꿔도 지금보다 훨씬 멋있을 것 같아'
-
그말에 만지작 거리던 손을 놓고는 나를 빤히 바라본다.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똥강아지 마냥
그리고 나는 왜 의무감에 불탔을까.
+)작가 왈왈왈
사실 써놓은 분량은 여기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하는 건 뭐 차근차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