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김태연 너 지금..""너 정수연 좋아하냐고!"그러면 안되는데 너무 흥분해서 미영이에게 소리를 버럭질러버렸다. 미영이는 놀란 표정이였다. 놀랬겠지 저렇게 돌직구를 날렸는데. 좀 심했나. 돌려말할걸 그랬나 잠시 후회했지만 대답을 하지않는 미영이에 더 화가나 돌직구를 연속으로 던졌다."나 너 정수연 좋아하는거 알아 안다고!"이성을 차리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이태껏 쌓인 한풀이를 오늘에서야 다 풀어놓는것 같았다. 황미영에게. 뭐라고 말 좀해보라고 황미영."근데 너 그러면 안되지 내 인사도 씹고 정수연이랑 있을때면 표정도 굳어ㅅ..""김태연 너 나랑 지금 장난해?""내가 지금 장난하는걸로 보이니?"황미영은 끝까지 발뺌이다. 그냥 사실대로 좋다고 말하고 집착해서 미안해 하면 잘 마무리될 상황인데 말이다. 진심으로 사과해준다면 나도 받아줄 의향도 있고."나 정수연 안좋아해""하.. 너 끝까지""나 정수연 안좋아한다고!""그럼 그럼 왜그러는지 나한테 설명좀해봐 어?"미영이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얘 왜울어. 상대방이 여자건 남자건 이성이건 동성이건 눈물을 흘리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나는 내 앞에 서럽게 울고있는 황미영을 놀라서 쳐다보기만했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차린후에야 너 괜찮냐? 갑자기 왜울어 하며 말했고 황미영은 볼에 흐르는 눈물을 블라우스 소매로 대충 닦아가며 대답했다. 블라우스를 보니 벌써 축축해졌다. 여전히 눈물은 흘리고있었다."너 좋아한다고 너..""황미영?""김태연 너 좋아한다고 정수연 말고 김태연""말도안돼.."나는 지금 황미영이 나에게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모르는척 하려는것같다. 황미영이 정수연을 좋아한것이라 확신했던 나는 지금 황미영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려했다. 황미영이 나를 좋아한단다. 그럼 설마 중학교때부터?. 나 지금까지 뭐한거지."미영아""나 정수연 안좋아해 정수연 옆에 있는 김태연 너 좋아한다고"미영이는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눈이 너무 빨갛다. 내 절친 황미영이 나를 좋아한다니 멘붕이다. 멘붕보다 더 멘붕이다. 나는 지금 미영이에게 해줄말이없었다. 미영이는 분명 내가 수연이를 좋아하는것을 알테고 나는 황미영이 나를 좋아한다는것을 알아버렸다. 정말 꼬이고 꼬였다. 여기서 정수연이 황미영을 좋아한다고 하면 어쩌지. 하지만 그럴일은 없다. 정수연은 이성애자인게 분명해.. 아마 그럴꺼야."미영아 나는""알아 김태연 너 정수연 좋아하는거"나는 미영이에게 현실을 깨닫게 해주려고 했다. 미영이에게 헛된 기대심을 하지않게 하기위해서이다. 그런 미영이는 내가 뱉을 말을 이미 예상했는지 되받아쳤다. 황미영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를 부른것 같았다. 그래서 나를 여기로 부른 이유가 뭐지. 나에게 고백하려고 부른것일까?"근데 미영아 오늘 여기 왜..""너랑 정수연이랑 있는거 질투나 태연아"하며 또 울려고 하는 미영이다. 아 이거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이다. 답이 안나온다. 나는 미영일 위해서 정수연을 포기해야하는건가. 하지만 난 그럴생각이 없다. 황미영도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미영아 미안해"이 말 한마디면 될것같다. 황미영도 알겠지. 내가 널 좋아할수 없다는걸 그리고 정수연을 포기 못한다는것. 잔인하지만 어쩔수가없다. 황미영은 나에게 둘도 없는 절친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애인 황미영이 아닌 절친 황미영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아직도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지않는 황미영에게 다가가 말없이 안아주었다. 이걸로 됬다. 황미영과 나는 이제 친구사이일뿐이다."미영아 이제 나 갈게"나는 미영이를 볼 자신이 없어 운동장을 빠져나왔다. 빠져나오면서 5반 권유리라는 황미영절친에게 미영이를 5반까지 데려다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는 말도 전해달라고. 오른손으로 얼굴을 한번 쓸고 정수연이 있을 4반으로 들어갔다. 수연이가 우리 자리인 1분단뒤에 앉아있었다. 축처진 어깨를 하고 엎드려있었다. 아픈가 생각하고 수연이에게 다가가 흔들며 수연아 하고불렀다. 수연이는 얼굴에 묻었던 팔을 풀고 위를 올려다 보아 나를 쳐다본다."왔어?"수연이 목소리가 차갑다. 원래 이렇지 않은데. 누구보다 수연이 목소리를 잘 아는 나다. "수연아 어디 아파?""아니"수연이 혹시 열이나나 이마에 손을 얹어봤지만 열은 안나는것같다. 아 혹시 그날인가. 그런데 아까전만해도 쌩쌩하던 애가.. 황미영이랑 겹쳐보이는것 같았다. 수연이는 점심시간 이후로는 말도 잘안하고 우울해 보였다. 어깨도 축 쳐져있어서. 아 나까지도 우울해진다. 오늘 날씨도 완전 우중충하다 먹구름도끼고. 집에 돌아온 나는 수연이에게 카톡을 보냈다.수연아 걱정되게 왜그래ㅠㅠ 무슨일 있는거 아니지?응 아니야 아무일도없었어 조금 피곤해서아 그런거였나. 괜히 걱정시키게하긴. 나도 오늘 너무 피곤에 찌들었다. 아 그러고보니 황미영. 점심시간 이후로 못봤다. 오늘 정말 멘붕의연속. 절친 황미영이 나를.. 황미영이.. 어휴 복잡해 으으 하는 소리를 내며 오지도 않는 잠을 청했다. 이럴땐 잠자고 나서 생각하는게 제일 특효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야기가 산으로가네요 ㅠㅠ
암호닉 우주인 곰돌이 제빠님 제 사랑머겅근데 제목은 진짜 어떡하죠 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