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안녕하세요!! 복학하면서 살 집을 찾고있었는데, 마침 친한 형인 도영이 형의 추천으로 쉐어하우스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자 한명, 남자 한명 살고있대서 무슨 생각으로 날 여기 추천한거지, 싶다가도. 그 누나 얼굴 보고 바로 납득했잖아. 너무 도영이 형 취향이었거든. 오늘은 새로운 하우스 메이트가 오는 날이었다. 재현이는 슬프게도 2박 3일 엠티를 가서 마침 딱 집에 나밖에 없었다. 새 하우스메이트의 짐을 나를 일에 눈 앞에 캄캄했는데 다행히 들고온 짐이 적어 많이 힘들진 않았다. 굳이 힘든 점은.. 눈빛이 조금, 끈적한거같은데? 반나절동안 같이 생활해보고 느낀점은, 여긴 뭐지? 저 누나의 짧은 반바지나, 뭐 그것마저 가리는 티 따위를 말하는게 아니었다. 정말 이건, 하우스 메이트라기보단 동거에 가까운 그런 형태였다. 정우야. 과자 안먹을래? 넓은 소파에 굳이 이렇게 붙어 앉아있어야만 하는지. 정신이 아득해져왔다. 아까는 내가 착각한것 같다. 정우는 되게 싹싹했고, 은근 소심했고, 무엇보다 말 끝마다 애교가 배어있어서 귀여웠다. 딱 내가 바라던 남동생 얻은 느낌이었다. 오자마자 방 안에 들어가려는걸 붙잡고 소파에 앉아서 이것저것 말을 붙이는데, 목석마냥 딱 굳어있는게 얘랑살면 심심하지는 않겠다 싶었다. 대화가 조금 되니 숨겨뒀던 성격을 하나둘씩 보여주는데 얘 참 인기 많겠더라. 귀여운 연하남이라고 딱 누나들한테 인기 많을 타입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얘를 막, 그렇게 생각한다는건 아니고. ...다들 눈빛이 왜그러지? 그 누나는 신기할 정도로 순진해 빠졌다. 어쩔땐 몸 속 세포 하나까지 간파당한것 마냥 오금이 저리는 눈빛을 하다가도, 누나! 하고 부르면 자기가 언제 그랬냐는듯 평소의 무심하고 끝이 한껏 늘어진 눈빛으로 으응. 정우 왜? 하는데. ..난 누나가 사람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래도 미친 사람이겠지. 그런 안좋은뜻 아니고. 뭐 다른 의미도 그렇게 좋다 할순 없지만.. 다들 무슨 미친소리야. 하겠지만 그랬다. 누나는 가능했다. 누나만, 누나라서 가능한거다. 이건. 정우는 애가 가끔 이상하게 굴때가 있었다. 거실 한가운데에 대자로 뻗어서 굴러다닌다거나, 갑자기 밥먹으라고 쥐어준 숟가락을 붙잡고 열창을 한다거나 그런거 말고도. 나보고 자주 누나 미쳤네, 누나는 미쳤어요, 누나는 정말 미쳤어, 누나 미친거맞죠. 할때마다. 그니까, 걔 눈빛이 조금 미묘해서. ...정재현이랑은 다른 느낌. 걔는 날 동물 취급했다면, 얘는 나를 무슨.. 외계인보듯 본다니까. 툭하면 미쳤냐고 하고. 아까 착하단거 다 취소. 못돼먹었어 진짜. 아까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아 맞아. 누나는 참. 그래. 요망스러웠다. 눈꼬리가 한껏 올라간 모양새를 하고서도 김이름을 아는 사람이면 절대 도도하다고 칭할 수가 없다. 김이름이는 자기가 편한 사람 앞에서는 본인을 움직이던 끈을 놓은 인형마냥 이리저리 풀어지고 헤이해졌다. 비단 그건 마음의 이야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몸까지 주체 못하니까. 그래서 큰 일이라는 거다. 이건 조금 자기 무덤 파는 이야기인데, 하루는 참다참다 화가 나서 왜 나한테 자꾸 미쳤냐고 하냐고 마구 따진적이 있다. 말하다보니까 그정도일 일은 절대 아닌데 화가 주체 안돼서 울컥 하는거있지. 씩씩대면서 걜 노려보니까 글쎄, 내 눈을 피하지도 않고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박장대소를 하는거다. 화내던거도 잊고 얼이 나가서 바라보니까 내 이마를 톡-말그대로 톡. 쳤다.-. 치고선 하는말. 그렇게 멍청한 표정 하지 마요. 더는 못참을거 같으니까. ..진짜 얘 뭐래? 누나는 사람의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내가 말 안했나? 몸도 못가눈다니까. 그게 무슨말인지 풀어주자면, 몸이 제 의지를 상실한것 마냥 누구에게 착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고. 그게 낮이건 밤이건 춥건 덥건 그건 걔한테 절대 중요한게 아니고, 그냥 사람한테 붙어있는게 중요한거다. 키도 안맞는 어깨동무는 기본이고, 가끔 설거지 하고있으면 뒤에서 껴안기도 하고. ..아니 어느 그냥 친한 누나동생이 백허그하고 어깨에 기대고 품에 안기고 그래? 그게 사람 미치게 만드는 포인트인거다. 나한테도 이러는데 둘이 살던 그때엔 정재현한테 얼마나 더 그랬겠냐고. ..사람을 이렇게 만든다. 김이름이는. 그냥 그 누나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심지어는 의미없는 손짓 한번마저도 사람 숨통을 조이는 뭔가가 있다. 이건 요물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안되지. 그래도 정우랑 사는건 되게 재밌다. 아. 그때는 정말 무서웠는데. 그, 정우가 재현이 엠티간 날에 들어왔으니까 꼬박 삼일은 안면도 없던 남자와 같이 살았던건데. 재현이는 정우가 왔다는걸 몰랐나보다. 내가 말을 안했다는데.. 나는 몰랐지. 아무튼 짐가방 들고 이름아 나왔어, 하고 웃다 싹 굳어버리는 그 얼굴이란.. 처음으로 공포를 느낀 순간이었다. 그 뒤로 오해가 풀리곤 바로 평소대로 돌아와 엄청 잔소리했지만. 하하. 죽는줄 알았다. 정재현 형 처음 마주했을때. 누가 집 비밀번호를 삑삑 누르길래 강도인가? 하고 집에 굴러다니던 어린이용 골프채 하나 들고. 영문 모른채 웃으며 내게 매달리던 이름누나 내 등 뒤에 숨기고. 그러고 현관을 노려보고 있으려니 누가봐도 멀끔하게 생긴 남자 하나가 중문으로 올라오는게 아닌가. 눈이 마주치고. 내 뒤에서 얼굴 빼꼼 내밀고 속편하게 어. 재현이 왔어? 빨리왔네. 하는 김이름 한번 보고. 나는 표정보고 사람 아니고 맹수가 들어왔나 싶더라니까. 하여튼 그 형도 속내 감추기엔 천재다. 어쩜 그렇게 시커만 속을 감추고 사는지. 김도영이나 정재현이나. 내 눈엔 똑같이 그저 그런 사람들일 뿐이다. 나? 나는 다르지. 애초에 그 누나가 못살게 구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니까. 나는 아주 만족한다. 시작부터 남들과는 좀 다르잖아? 이제 곧 사이트에 올려놨던 하우스 메이트 공고도 내려야겠다. 키가 180이나 되는 두명이랑 한 집에 사니까 굳이 남은 방을 더 채워야하나 싶기도 하고, 김도영마저 우리집을 제 집 마냥 드나드니 남은 방을 창고로 쓸까 싶기도 하고. 올린지 한달이 되어가는데 더이상 오는 연락이 없는걸 보니 아예 까먹기전에 글을 내려야겠다 해서 오랜만에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어. 댓글이 달린줄은 몰랐네? 아무튼 나는 마지막에 웃고있을 자신 있다. 낯짝은 내가 가장 잘 숨겼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도영이 형한테 말해주고싶다. 형. 미안. 형 취향이랑 내 취향이랑 겹칠줄 몰랐어. 형이 바라는 그런건 못해줄거같다. 응. 나중에 몇대 맞아줄게. 고마웠어. 응? 당연히 김이름 만나게 해준거 고맙단거지. 역시 형밖에 없는거같다. 안녕-
일단 초록글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 저 기대도 안했는데 두번째 페이지 맨 위까지 올라갔었더라구요ㅠ.ㅠ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고..8-8♥ 다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ㅠㅠ♥♥ 그리고 신알신도 다들 너무 감사드리고 암호닉 분들도 감사드려요!!ㅎㅎㅎ 신알신이 20 넘었다니.. 안믿겨지고 그러네요..💕 다들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어요!! 원래 오늘은 올 계획 없었는데 좋은 소식들 너무 많아서 힘내서 호다닥 써봤네요ㅎㅎ 그래서인지 내용 가독성이 더 떨어지는거같지만..💦 이번편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참, 그리고 마지막 남주를 못정했는데 누구로 하면 좋을까요? 시간되시면 다들 투표 한번씩 부탁드릴게요 다들 좋은밤 되세요~~🌙 ♥ 암호닉 ♥ [달다리] [쟂니눈누] [영] [유달] +)분명 암호닉분들 적고 글 올린거같은데 다시 확인해보니까 왜 없죠;; 죄송합니다 바로 수정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