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편곡이 나왔다.
회식이후, 김명수의 집에서는 일요일까지 그냥 푹 눌러앉아있다가
집에 와서 많이 잤다.
잠을 많이 잤다. 오랜만에 하는 만남으로 인한 피로인가...
어제 문자가 왔다.
'편곡이 나왔으니 회사 녹음실로 오십시오 녹음실 위치는 지도 첨부하겠습니다.'_울림 김명수
드디어...내 노래의 편곡이 나오다니...기대의 기대가...크다.
이제 서서히 윤곽을 잡아가는구나.
악보를 주면 편곡이 바로 되는구나.
새삼스럽게 대기업의 빠른 순환 시스템에 감탄하게 되는 성규였다.
더운 날씨... 오피스텔의 에어컨을 틀었다.
그래봐야 에어컨 온도를 30도로 맞춰놓고 틀어놓은 것이 다지만...
사실 시원하고 싶어서 튼 것 보다는....뽀송뽀송하고 싶어 튼거니까
고양이를 끌어안고 멍...하게 앉았다 뒹굴거린다.
조금있다가... 가봐야지...
pm.5 울림 Studio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편곡 나왔다고 해서 왔는데요..."
"아 잠시 사장님 밖에 담배피러 가셨는데...곧 오실거에요. 같이 들어봐요"
"어떤 노래에요?"
"일단, 오늘 나온거는 카페인이에요. 제일 첫곡 일단 이 노래 작업이 끝나고 그 앨범의 흐름이라는 게 있어서 그 다음곡 편곡 하려구요"
"아..그렇군요"
"안녕하세요 성규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헤헤..."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잘 있었어요?"
"네 한주간 잘 있었어요. 말 놓으셔도 되는데..."
"아 그러게...쉽지가 않네...편곡 나왔다고 하던데...들어볼 수 있어...요?"
"기사님...틀어주시겠어요?"
.
.
.
"음...여기 일렉기타 인트로부분에요...좀 더 거칠게 쳐 주시면... 음...미디죠? 일단은...
녹음할때는 좀 더 거친 느낌으로 하고 싶어요... 그리고 드럼은..음 좋고
Verse 1 에는 드럼만 남기고 아무것도 없이...네....음...
그리고 후렴에서 다 필인하는거로..
그리고 사랑했다고 말하지마 여기는 더블링하려고요..."
구구절절 자신의 요구사항을 명료하게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성규를 보며,
프로는 다르다고 느끼게 되는 명수였다.
밴드는 자신들끼리 맞추면 되는거고 아이돌 아이들은 추상적인 느낌만 제시하는데
김성규의 작업방식은 어쩌면 명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방식의 작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그럼 이 느낌대로 연습을 하면 될거고... 이 노래 녹음을 언제해요?"
"성규씨는 언제가 좋으세요?"
"전...이거..음 다시 이 느낌 익혀서..6월 말? 제가 느리잖아요..."
"그럼 6월 말에 해요..ㅎㅎ 편할때 이야기해요.
아 그리고 회사 종종 놀러오셔도 되고 집에 놀러오셔도 되요.
시간되면 김치볶음밥 해드릴게요"
"아...음...또 한 번 초대하는건가...?
그러게...강아지 너무 귀여웠어요
저는 고양이 키우거든요. 그래요 녹음전에 놀러가볼게요"
그렇게 성규는 유유히 스튜디오를 떠났다.
-
"우현~!!!"
"성규!! 잘 지냈어??"
"잘 지냈다마다...아 우리 그때 넬 콘서트 갔었잖아"
"응 근데"
"나 거기 회사랑 계약했어 이번에 새로 계약했거든"
"오,..김성규 성공했네! 거기 아이돌키우잖아"
"어 만났지 아이돌...그...있어 나 옛날에 하던 팀명이랑 비슷한데...
인...인피니트 그런 팀"
"그러니까...회사는 어떠니?"
"일단, 사장이 내 스타일이야. 음...적당히 귀엽고 적당히 멋있는 거 같아"
"아...김성규 상상연애하면서 회사생활하는거야?"
"뭐...그런셈이지. 조만간 또 집에 놀러오라그러더라 야 너는 애인 없냐"
"나는 이제 결혼해야지 너랑 나랑 같냐 나 곧 결혼할거같아"
"오..축하해 애인은?"
"글쎄다"
성규의 밤은 그렇게...흘러간다
5월을 넘어 어느덧 6월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