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3일
김성규 전속계약의 보도자료가 나가고 난뒤 댓글들은 2가지로 나뉘었었다.
'추억의 가수 김성규의 복귀를 환영'
'전설의 귀환'
'아...60초 어릴때 많이 들었는데'
이런 반응인 한편
'울림 7080 가수 영입돋네.'
'누구냐 이 듣보잡은'
'인피니트 짱 뭐야 이 늙은 가수'
이런식의 댓글들도 있었다.
그렇게 그의 컴백은 양날의 검이었다.
-
김성규의 집
뒹굴거린다. 그래도 회사가 잡히고 나서 마음이 조금 더 편해졌다.
훨씬 먹고 살만해졌다. 어제 저녁은 치킨을 시켜 먹었다. 만원에 2마리 이런거 말고...BBQ같은 비싼치킨으로
얼굴에 기름기가 조금 돈다.
인터넷의 댓글들도 차분히 읽어 보았고 블로그 포스팅도 본다.
큰회사랑 함께 한다는건 이런 기분이구나 해서 많이 놀라웠다.
5.5집 EP앨범을 위한 트랙리스트도 구상했다.
1.카페인
2.회상
3.다가가다
4.Light...
5.Cherry Tree
6.재회
7.Last Romeo
8.Cherry Tree(Inst.)
9. Bohemian 규(hidden track)
다 예전에 작업이 끝난 노래들...녹음만 하지 못했고 편곡도 못한
악보로만 있는 음악들이었다.
체리나무와 라스트로미오는 넬 콘서트에 다녀와서 컴백하게 되면 넣어야지 하고 만들었다.
막상 다시 노래하게 된다니 신기해진다.
다시 한번 '60초'때의 인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아마 5.5집과 6집이 나오고 나면 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앨범이 잘된다면 좋은 애인도 만나고 조금 더 편해지고 행복해지고 싶다.
작업도 안들어갔는데 꿈만 크다.
일단 오늘은 서점에 들려 책을 몇권 사고 회사에 들러 트랙리스트를 검수하고 노래를 들려주는 식으로 해야지.
광화문 K문고
아 이 얼마만에 많는 서점 공기인가....
사실 생활이 빠듯할때는 꿈도 못꾸었던 일인데,
계약금을 3천만원이나 받았기때문에 책도 많이 살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파격적인 대접 아닌가...3천만원이라니 집 보증금이 1000/40인데 말이다)
집 3채의 보증금값이 아닌가.
여행서적도 소설책도 다 그냥 일단 마음 가는대로 산다.
막상 사다보니 한 20권정도 된다. 쿨하게 결제한다.
그렇게 김성규는 6년을 보상받는다.
스파게티를 먹고 회사에 간다.
울림Ent
저녁 6시
회사에 도착해 노크를 한다.
똑똑...
'들어오세요.'
.
.
'아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아 오늘 무슨일로 보자고 하셨는지"
"아...저 이번에 미니음반 트랙리스트 짰거든요. 보실래요?"
"진짜요? 되게 빠르시네요"
"아 예전에 작업을 하던 정규 6집이었는데 그거를 미니로 축소 했어요.
6집은 아예 새로 만들어볼까봐요"
"아.. 잘 하셨어요. 한번 봐도 되죠?"
"네"
"라스트 로미오? 이건 되게 신선할 거 같아요"
"아..네 근데 이건 타이틀로는 생각안하고 있어요"
"아 타이틀은 뭐에요?"
"Cherry Tree"
"근데 미니치고는 수록곡이 많은데 거의 정규인데요?"
"근데 이렇게 해보려구요. 그래도 오랜만에 나오는 노래인데 김성규스러워야죠"
"그렇죠. 아... 떨리네요. 이제 언제쯤 나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던 김성규의 신곡을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먼저 듣는 사람이 된다는 사실이 말이에요
사실 진짜 노래듣고 사랑에 빠졌었다니까요. 진짜 상사병도 진하게 앓았었는데"
"아...하하, 고마워요"
쑥스러운척했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었다.
"요즘 히든 트랙 잘 안하는데 이거도 되게 재밌는 시도 일 것 같아요"
"아 그런가요 ㅎㅎ 알다시피 제 앨범은 3집 이후로는 다 히든트랙있었잖아요"
"그쵸. 4집때는 60초+1초 였엇고 5집은 mr이었고 ㅎㅎ 이번에는 보헤미안 규
아 근데 편곡은 어떻게 하실 거에요?"
"음...이제 그거부터 이야기 해보면 될 듯 한데요?"
무엇이 그렇게도 재미있는지 그들의 편곡회의는 장장 6시간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편곡회의에서 엄숙함은 없었다.
그들은 너무 즐거웠고 서로를 너무 깊숙히 이해하는 관계였기에(명수 일방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는 일사천리였다.
"그럼 음...편곡이 다 끝나고 나서 MR로 완성이 되고 나서 또 뵈요. 아 그리고...우리 울림 아이들이랑 식사 한번 해요
그래도 들어오셨잖아요."
"그래요. 언제쯤이 좋을까요"
"주말즈음으로 해요. 조만간 저희 또 인피니트가 컴백을 해서요 그 즈음으로 잡아봐요"
"그래요. 아 정규?"
"네...아 제가 아이들 싸인 받아서 cd 드릴게요 다음번에 보면 애들이 너무 바빠서"
"아...궁금하네요... 그럼 우리는...음 회식 아니면 편곡 끝나고 만나는거죠?"
"시간 한가하실때 종종 놀러오세요. 여기 연습하기도 공간 되게 좋아요 쾌적하고"
"아...생각해보니 그렇네...음...연습하다 가야겠다! 어차피 새벽이니까 연습하기 좋죠. 그래요 연습하다갈게요"
그는 연습실로 갔다.
새벽 2시 그가 연습을 마치는 새벽 6시까지
연습실 앞에서 김명수는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앉아있다가
김성규가 집에 가기 위해 문을 열었을때
살금살금 회사를 빠져나갔다.
훗날 그는 그때의 기다림이 어느때보다 보람찼었더라고 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