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a
w.비얀코
*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은 사랑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언제 말해야 할지 몰랐다.
이미 익숙해져서 연인같이 느껴지는 탓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자연스레 입 맞추고, 달콤한 말을 속삭였다.
백현에게 받은 가족사진을 액자채로 들고, 유흥가를 돌아다녔다. 백현이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한터라, 함부로 사진만 들고 다닐 수 없었다. 수소문을 해보겠다고 나온 건데 쉽지가 않다. 일단 사진 한 장으로 여자한명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이였다. 게다가 흑백사진. 누군가 혹시 아는 사람이 없을까. 가게가 빼곡하게 들어선 거리에서 일일이 한 곳, 한곳 들어가 보며 물었다. 이제 마지막 집이였다. 수소문을 포기하려고 돌아서던 찰나에 화장이 짙은 아줌마가 가게 문을 열며 찬열을 붙잡는다. 혹시나 했는데. 백현의 어머니는 아닌 것 같다. 아예 다른 사람이다. 혹시 아는 사람인가…?
“저기… 나 이여자 알아.”
“네? 알아요?”
“쉿, 조용히 해. 이 일대에서 이 여자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어.”
여자가 조용히 가게로 찬열의 손을 잡고 끌고 온다. 이런 거 함부로 누설하면 안되는데. 아무도 안 알려주지? 그 여자 지금 여기 없어. 여기 뜬지 며칠 안 됬어. 왜 아무도 안 알려주는 줄 알아? 알려주기도 쪽팔리니까. 여기를 뜨는 여자에게 두 부류가 있어. 돈이 아주 많은 사람에게 팔려가거나, 아니면 마약문제에 휘말려서 조폭에게 넘겨지거나. 어떤 부류일까? 전자? 후자? 안타깝게도 전자, 후자 모두 이 여자에게 있는 일이야. 이 여자가 어느새 부턴가 마약에 심각하게 중독 증세를 보였어.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정상적으로 몸을 가누기 위해선 오히려 마약을 복용해야 조금 차분해지는 그런 정도? 이 일대는 솔직히 마약하는 여자들 많아. 나도 해본 적 있고, 마약유통하는 조폭들이 자주와 일주일에 한두번, 그래서 다들 마약에 미쳐버린 거지. 그 여자는 어떻게 됬냐고? 마약유통 그룹의 높은 사람들을 상대로 잠자리를 가지다가 몇 번이고, 그들의 마약에 손을 댄거야. 근데 이 여자가 이근방에서는 꽤 알아주는 외모였거든. 보통 다른 여자였으면 맞아 죽었을게 뻔해, 근데 이 여자는 그냥 팔려서 나갔어. 지금 뭐하고 지내는 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신송그룹말고 다른 그룹이라는 거야. 아 자네도 이여자 찾는 걸 보니 어디 그룹 사람인가? 듣자하니 이 여자가 한 두군데 마약을 턴게 아니던데.
“도움주셔서 감사합니다. 명함이구요. 다음주 주중으로 발표할건데. 이 일대 저희 그룹에서 사들였습니다. 이제 저희 구역이구요. 혹시 아시는게 더 생긴다면 연락주세요.”
찬열이 가게에서 나와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드는 의문점이 있다. 김준면이 사고쳤을 때 핑계인 줄 만 알았던 그 수법을 똑같이 백현의 어머니라는 사람이 쓰고 있었다. 혹시나 아닐거야 라는 생각으로 부정해봐도, 점점 부풀어가는 의구심에 고개를 저었다. 만약 정말 김준면의 거래건 마약을 가져간게 백현의 어머니라도,
너그러이 용서해줘야 하겠지. 백현이 엄마니까.
차 시동을 걸고, 아지트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중국 무역 건 일도 있었다. 아버님이 선박 수출 건에 관련해서, 밀거래로 수입 받는 마약들. 오늘 아지트로 거래 건에 관련해서 중국에서 사람 한 명이 온다고 했다. 아버지의 회사로는 직접가지 않는다. 아버지 손에 더러운 거 묻히기 싫어서 아들한테 물려준 뒷사업이니까. 중국어를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한국말을 조금은 할 줄 안다고 그 쪽에서 보내온 사람이라니까 믿을 만 하겠지. 안되면 영어로 소통하던가.
아지트 앞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자, 일찍부터 출근한 종인과 경수가 쇼파에 앉아있다. 이른 아침부터 다시 맞대면 하게 되다니,
어제 잘 들어갔으려나. 새삼 궁금해진 찬열이 짧게 왔냐? 하고 묻는다.
“형님, 아까 중국인비서랑 연락했는데. 공항에서 차타고 온댑니다.”
“그래? 너 중국말은 잘 알아듣냐?”
“알아듣긴요, 그냥 대충 흘려듣다가 모르겠어서 what?이라고 했더니 영어로 말해주더군요.”
“아, 영어 할 줄 아는구나. 다행이다.”
중학생 때부터 미국에서 살다온 터라, 영어가 한국어만큼 편했다. 하지만 한국에 온 뒤로는 한국말만 하니까, 일에 대해 외국에서 전화가 오지 않는 이상 영어를 쓸 일이 없었다. 그건 찬열을 따라 같이 미국에 갔던 종인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찬열보다 더 어린 종인은 중학교 1학년때 갔으니까.
그나마 다행인건 둘이 죽마고우여서 같이 붙어서 살았으니까, 한국말은 꾸준히 해서, 한국말 안 잃어버렸다는 거.
“그나저나 도경수 왜 넋 놓고 있어?”
“숙취해소 덜 되서 저러는 거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형님.”
“어쩐지 어제 정신 놓고 김종인한테 안겨서 갈 때부터 알아봤다.”
미동도 않고 멀뚱멀뚱 눈만 깜빡이는 경수가 말하기도 힘들다는 듯 김종인 어깨에 기대어있다. 아, 우리 백현이는 아침에 머리 아프다고 찡찡대서 겨우 달래고, 학교 보냈는데, 도경수가 괜히 저러니까 백현이가 생각나서 걱정되는 찬열이였다. 해장하려고, 매운 라면을 끓여줬는데 입맛이 없다고 얼마 못먹던 백현이에게 억지로 어르고 달래서 국물이라도 먹이고, 학교에 데려다주는 데도, 머리를 부여잡고 힘들어하는 백현이 걱정이되서 편의점에서 급하게 헛개수를 사다주었다. 맹맹한게 맛이 없어서 입을 삐죽이며 마시는 백현이 반을 먹고 못먹겠다고 줬다. 그렇게 등교를 하는 백현의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 놓였다.
“어제 집에 잘 들어갔어?”
“네, 경수 데려다주고 그냥 가려 그랬는데, 경수가 붙잡아서 경수집에서 잤습니다.”
“과연 김종인이? 너가 안 간게 아니고?”
“아 형님, 진짭니다. 경수가 술만 먹으면, 물고 안 놔줘서..”
찬열이 피식 웃자, 종인도 시원하게 웃는다. 맞다. 도경수는 술먹으면 엄청 들러붙으니까. 떼어내기 쉽지 않지
. 그래도 술먹고 사람가릴 줄은 아는지 김종인한테만 그러니까. 나한테 그러면 그 다음날 출근했을 때 폭풍면박을 줄텐데.
“어제 형님은 아무 일도 없으셨습니까?”
“응,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바로 잤어.”
“……예상된 시나리오가 아닌데.”
“무슨 시나리오?”
종인이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음흉하게 웃는다. 저 변태가 무슨 상상을 한거야. 설마 내가 백현이를 덮친다거나 그런 생각 한 건 아니겠지. 만약 그랬다면 김종인 너 진짜 이번달 보너스를 안 줘버릴까 보다. …그래도 줄 거지만. 여전히 웃고있는 김종인의 옆에는 어깨에 기대서 꾸벅 꾸벅 졸고있는 도경수가 보였다. 안 잘려고 기를 쓰는지, 눈에 흰자가 도르르 도르르 보인다. 그래서 그 것 때문에, 니 애인 눈 흰자보여. 하면서 같이 웃었다. 이제와서 경수를 보고 자기 손으로 눈을 가려주는 다정한 종인의 모습이였지만, 그러면서도 숨길 수 없는 건 지도 웃긴지 입에 미소를 가득 품고 있었다는 거였다.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그 중국에서 온다는 사람이 온 모양인지, 이사원이 문을 열고, 쩬니오 그룹의 비서님 오셨습니다. 하고 알려준다.
그와 동시에 들어오는 비서의 모습은 어려보이는 얼굴상이였다. 설마 이런 거래에 고등학생을 보내진 않았겠지만.
“你好.”
“니하오.”
어디선가 주워들은 인사말로 겨우 중국어를 넘기나했는데, 그 다음으로 말을 또 다시 중국어로 이야기 하려는 비서를 말리고, 영어로 대화를 거니. 기본적인 대화만 가능한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 답답하게 한국으로 사람을 보내면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내야하는 게 예의 아닌가 싶다.
게다가 어려보이는 저 땡글땡글한 찐빵같은 얼굴. 결국 종인이 못 참고 짜증을 내자, 그 쩬니오라는 그룹의 비서라는 사람도 무안했던 모양인지, 머리를 만지며 입을 뗀다.
“저, 한국말 할줄아는데. 죄송해요.”
“........할 줄 알면 진작 하셨어야죠.”
“우호그룹 회장님께서, 중국어로 말하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받았거든요.”
“아, 왜죠?”
“혹시 할 수 있나 궁금하다고, 정 못 알아들으면 한국말 해도 된데요.”
어이가 없고 당혹스러워서 실소를 터트리자, 이 남자가 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무려 한국 사람이란다. 중국으로 유학가서 살다와서 중국어를 잘할 뿐이라고, 근데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구분을 못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과 상관없는 얘기를 한 점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한국을 오랜만에 와서 기분이 좋아서. 하고 말을 덧붙였다.
“다행이네요, 한국 사람이여서 의사소통엔 문제없겠네.”
“네, 이번 마약 수출 건에 대해서 저희가 계약서를 가져왔거든요.”
“아, 다행이도 한국어네요?”
“제가 한국 사람이라, 번역도 도맡고 있습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종인이, 결국 머리가 고꾸라지는 도경수를 깨운다. 지금 미팅중인데 뭐하는 거야, 안 일어 나냐? 속닥거리자, 밤새 안 재운게 누구냐고 너 때문이라고 말한다. 경수가 피곤함을 깨기 위해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고, 책상위에 있던 우리 회사용 서류파일을 집어들고, 찬열과 중국비서에 대한 토의 결과를 그제야 적기 시작한다.
일단 다음주에 배에 선박에 관련한 물품이, 저희 쩬니오그룹에 오게 되면, 저희가 받고 이주 후에, 마약 세 종류를 보낼 겁니다, 첫 번째로 엑스터시, 두 번째로 케타민, 마지막으로 코카인 까지. 저희가 이것과 거래하는 물품은 회장님이 보낸 선박조립물품 들과 교환되는 것으로써, 암거래입니다, 저흰 철저하게 철통보안을 유지하고 있고,
또 우호그룹 역시 회장님께서, 약조한신대로 사람을 써서 배의 출항에 감시하는 사람을 그 날 하루 동안 바꿔놓기로 했습니다. 문제 없으시죠?
“네, 그런데 성함을 못 여쭤봤네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중국이름은 시우민이고, 한국이름은 김민석입니다.”
“...아, 어떻게 부를까요?”
“그냥 편안히 부르세요. 전 두 이름 다. 괜찮아요.”
"네 민석 대리님, 한국 오셨으니까. 이렇게 불러드릴게요.“
“오랜만에 듣네요, 한국 이름.”
어쩐지 웃는 얼굴이 씁쓸해보였다. 그래도 한국이름으로 불러줘서 고맙다고 웃는 민석이였다. 먼 타지로 가서 한 번도 제 이름으로 불려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중국은 참 땅도 넓고 좋다며, 선한인상으로 웃는 민석을 보자, 왠지 모르게 동정심이 들어서, 다음에 또보자고 악수를 청했다. 명함을 꺼내며 건내주던 민석이, 아 중국말 모르시죠? 영어로 된걸로 드릴게요. 하면서 영문으로 된 명함을 건네준다, 받고 가만 있을 수 없어서 찬열도 명함을 건네주었다.
“다음에도 볼 수 있으면 뵜으면 좋겠네요.”
민석이 밝게 인사를 하고 나간다. 왠지 측은한 마음이 들어 문이 닫히는 것을 바라보았다. 타지에서 일하는 거 힘들텐데..
제 타이밍에 일어나서, 서류파일에, 계약내용에 대한 글을 깔끔하게 정리한 경수가, 찬열에게 서류를 내민다. 도실장이 참 헐렁해 보이는데, 일할 때는 그래도 밥값 은 한다. 꽤 깔끔하게 잘 정리해놓은 내용에 찬열이 씨익 웃는다. 아까 민석이 나가고 나서부터 김종인 표정도 심각하다. 얘도 민석이란 사람에게 동정심이라도 들었나?
“아, 진짜 도경수. 넌 진짜 왜 너가 술 마시고 꼬장부리고, 내가 잘못 한건데.”
“나는 잘려고 했는데, 피곤하다고 했는데 너가..”
“뭔소리야. 재워달라고, 옷끄댕이 붙잡고 침실로 끌어들인게 누군데.”
아 사랑싸움이구나, 찬열이 화가 나는지 조금 까칠한 목소리로 부부싸움 집에가서 하세요. 김비서, 도실장님. 하고 말했다. 그리고 찌릿 째려보자,
아무말도 못하는 김종인과 도경수였다. 얘네 둘이 이럴 때 마다. 변백현이 계속 생각나서 화가 났다. 아, …백현이 보고 싶다.
“김비서, 근데 만약에 종로 쪽 유흥가 골목 일대에 김준면 마약 먹고 튄 여자 잡으면, 어떻게 해야하냐?”
“당연히, 값 받아내야죠,”
“뭘로….?”
“늘 그렇듯이, 팔아넘기는 거.”
씨발, 결국 예상했던 답이다. 혹시나 하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해서 물어본 거 였다.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만약에 백현이 엄마면 어떡해? 나 혼자 휙휙 덮어두고 끝낼 문제 였다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겠지만, 이건 아버지 귀에 들어 간 거라, 반드시 해결 봐야 할 문제였다. 그 여자를 수소문 끝에 찾지 못했다고 말하면 아마도, 계속 찾으라고 말하겠지. 그럴만한 게 이건 김준면이 벌여놓은 일이니까, 김준면이랑 잔 그 여자 얼굴도 보고 싶어 하실 거고. 아 그냥 불안한 생각을 떨쳐버려야겠다.
애초부터 방식이 같다고, 그게 백현이 엄마일 가능성이 없을지도 모른다.
“됬어, 퇴근해도 좋아. 오늘 일 끝났어. 그냥 가서 자라.”
“형님, 진짜 그래도 되는겁니까?
“나도 피곤해서 그래.”
“아 형님, 감사합니다.”
진짜 피곤한건지 눈이 풀린 경수가, 종인의 등에 업혔다. 꼴사납게도 그런 모양으로 찬열과 같이 사무실을 나왔다. 짜증이나는 찬열이였지만, 새벽까지 마시고, 아침에 출근했으니까. 그럴 수있다고 생각하면서 너그러이 봐줘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도경수 술 약한건 이미 잘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
백현이가 몸에 기력이 없고, 도저히 공부가 머리에 안 들어온다고 전화를 해왔다. 아 또 죄책감 든다. 그래서 일찍 끝내고 와, 라고 말했더니. 정규수업을 마치지 않고 조퇴를 한다고 했다. 기다린다고, 학교로 오라고하는 백현의 말에 차를 돌려서 백현의 학교로 갔다. 사실 집가서 좀 자려고 집으로 향하는 방향 이였는데, 백현의 말에 뉴턴을 했다.
학교에 도착을 하니 벌써 백현이 나와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도로가 한적해서 빨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백현은 전화했을 때 이미 정문앞 이였다고 했다. 컨디션도 안 좋은 애를 더운 날시에 세워놨다고 생각하니 미안해져서, 차문을 직접 열어주고, 안전벨트까지 채워줬다. 잘해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잘해주고 싶다.
“미안해, 어제 형이 그냥 다 마실걸.”
“괜찮아요…. 다음부터 술 안마시려 구요…. 이런거구나….”
“…형이 다 잘못했어. 뭐 먹고싶은거 없어?”
아침부터 입맛 없다고 했었는데, 아직도 입맛이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점심도 얼마 못먹고 다 버렸다고 한다. 진짜 속상하다. 어제 날 불렀던, 김종인과 도경수를 불러내 당장이라도 무릎꿇려 사과시키고 싶다. 형이 다 미안하니까, 소원 들어줄게. 뭐 원하는 거 있어? 응? 두서없이 막 뱉어내는데 백현이 한숨쉰다.
“저 말할 힘도 없어요….”
“…아 피곤해? 집에 빨리 가자.
진심으로 피곤한지, 차 보조석 헤드쿠션에 머리를 기대고 숨을 쌕쌕 몰아쉰다.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운전을 하면서 흘끔 봤는데, 잠들어있었다. 아 새벽에 집와서, 아침에 학교 가서 피곤하겠구나.. 점심시간 때의 도로는 한적한 편이였다. 잠들어 있는 백현을 조심스럽게 보며, 운전을 했다. 느긋하게 신호를 기다리고, 또 빨간불에서 초록불이 변할 때, 조심스럽게 기어를 바꾼다. 백현이 깨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차분하게 운전을 했다. 백현이 눕혀놓고 같이 자야겠다.
나도 이른아침부터 일어나서 피곤했던 터다.
집에 도착해서, 또 백현을 업고 집에 들어왔다. 매번, 집에 들어올 때 마다 백현을 업고오는 것 같다. 애기처럼 생겨서, 이렇게 업혀서 잠들어 있으니까 더 애기같다. 예쁘다. 조심스럽게 백현의 신발을 벗기고, 자신의 신발 역시 벗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며칠이나 됬다고 이렇게 금세 적응하는 건지, 신기했다. 백현을 조심히 쇼파에 내려놓았다. 또, 메고 있던 가방을 빼서 쇼파옆에 내려놓았다. 그 일련의 행동을 끝낸 뒤에야, 다시 쇼파에 기대어있는 백현을 안아서 침대에 눕혀놓았다. 조용히 자는 듯 싶었는데 끙끙대면서 자는 소리가 들려서, 잠시 멈칫했다. 아픈가? 싶어서 백현의 이마에 손을 올렸는데, 미열이 있다. 역시 술이 문젠가…?
옷을 편히 입고, 백현의 옆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
일어났더니, 백현이 없다. 벌써 일어난건가 해서 거실로 나갔는데 백현이 쇼파에 앉아서, 머리에 손을 올린체로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걱정되어서, 다가가서 백현의 이마에 손을 짚었는데, 아직도 미열이 있다. 해열제라도 사 먹여야 되나..?
“약국 갔다 올까? 지금 문열어있을 시간인데….”
“괜찮아요….”
“…아냐, 갔다 올게.”
백현이 말릴새도 없이, 찬열이 신발을 신고, 문을 쿵하고 닫는다. 혼자 남은 집에 공허한 기운이 맴돈다. 혼자 있고 싶지 않은데.. 혼자는 무서웠다. 어느새 한명, 한명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니까, 점점 남는 사람이 사라져가는 느낌 이였다. 아빠도 그랬고, 친구들도 그랬다.
왠지 오늘따라 몸도 축 쳐지고, 알 수없이 찬열형이 너무 너무 보고 싶었다.
“진짜 …혼자있기 싫은데….”
백현이 머리에 손을 얹고 중얼거린다. 아프고 싶어서 아픈건 아닌데, 아프니까 투정부리고 싶고 기대고 싶고, 어리광 부리고 싶다. 한 번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심지어 아빠도, 학교에 있는 선생님도, 친구도 내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나에게 쉽게 다가오지 못했고,
자연스럽게 몇몇의 친구들과 거리감이 생기고, 어느새 밥을 먹을 때 혼자먹게 되었다. 집에서도 혼자, 학교에서도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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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의 도어락이 열리고 급하게 뛰어온 듯 찬열이 숨을 헉헉거리며 들어왔다. 운동화를 구겨서 대충 벗어놓고 주방에서 물을 뜨고, 손에 들고있던 약을 열어 알약을 빼냈다. 차분히 쇼파에 앉아있는 백현에게 약을 먹이니, 고분고분 그 자세 그대로 있어주었다.
“형…. 가지 말라고 했잖아요…. 나 혼자 있기 싫었는데….”
“..미안해. 너가 아프니까…. 너 아픈 거 싫어서 그랬어.”
“…형이 없는 잠시도 저는 형이 너무 보고 싶은데…. 저 이제 어떡해요….”
“형이랑 이렇게 같이 살고 있는데 뭐가 문제야.”
“형도 저 좋아하죠? 나도 형 좋아하고..”
“응, 맞아.”
그니까, 형.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요. 나 불안하니까. 이유없이, 그냥 내가 불안할 이유가 너무 많아서, 형이 날 일으켜 준 순간이 꿈만 같은데, 그게 정말 꿈으로 끝날까봐. 아니죠. 그쵸..? 그니까. 나 불안해하지 않게 계속 손잡고 있어줘요. 이제 진짜 나한테 남는 유일한 사람 형이 해줘요. 나 형, 사랑하게 됬으니까. 형도.. 저 사랑하죠? 그쵸?
“…응, 사랑해. 백현아. 너를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어.”
“…다행이다.”
“형, 절대 너 손 안 놓을게, 너 불안하게도 하지 않을게. 형 믿지?”
“네, 형.”
우리 연애하자, 백현아. 너 외롭지 않게 형이 진짜 잘해줄게. 달콤히 속삭이는 그 말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 짓는다.
“그 말 기다렸어요 형.”
불안했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인 것 같다,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의지할 수 있고, 기댈 수 있다는 것, 아직 열여덟 살인 백현에게는 그런 사람이 필요했다. 이제야 그런 사람이 나타났다.
나밖에 모르는 바보같은 사람. 나를 위해서 배려 해주는 게 눈에 띄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고마운 나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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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이야기가.. 산으로간다.. 분명 시놉 그대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긴한데.. 뜬금없이 등장한 시우민.ㅋㅋㅋㅋㅋㅋ.. 미안해.. 민석잉.. 귀여워서 특별출연..
왤케 귀엽게 생겻지?ㅠㅠㅠ 엑솜이들에게 끌림끌림열매를 받은.. 작가 비얀코입니다.ㅋㅋㅋㅋ아 근데 쓰면서 먼가.. 슬펐음.. 엑솜이들은.. 한국애들도.. ㅠㅠ종대돌글코
타지에서 힘들게.. 돈버네요.ㅠㅠ 하... 무튼... 빨리 이야기 진행하고 싶네요.. .ㅋ... 백현이 생일축하한다.. 내사랑을 받아라.. ㅠ 는 무슨
어제 찬열이가 또떡밥터트림..ㅋ 백현이 선물로 뭘줘야할까요? 찬열曰"저를 주면 가장 좋아할거에요" 이런닼ㅋㅋㅋ 아.. 너넨 진짜 리얼이다.
글구.. 박찬열은 리얼 홈오킹ㅋㅋㅋㅋㅋㅋㅋ아. ㅋㅋㅋ 진짜... 죄송해요.. 새벽에.. 피곤해서 그만 주접을 떨었네요..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소중히 예쁜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때문에 연재할맛나요..
원래 어린이날 올렸어야하지만..매번.. 하루에 한번씩 연재하는건... 제 손에 점점 무리가 오나봐요..
하루종일 글잡고 있다가 ..새벽이나 되서야 내놓는데요 .ㅋㅋㅋ ...무리하지 않고.. 하루한번 혹은 이틀에 한번 꼴로 연재하도록 할래요...ㅠㅠ..
..오후에 일어나면.. 백현이 생일기념으로.. 떡설이나 써야겠어요..ㅋㅋㅋㅋㅋㅋ이 팬픽에서.. 아끼고 표출시키지 않는 욕구대퍽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