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a
w.비얀코
*
아침에 일어났는데, 백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고, 알람을 끄고 다시 누웠다. 잠들었다 깼는데, 벌써 점심시간이 다 되어있었다. 옆을 봤는데, 백현이가 안보여서 졸린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서 방문을 열었는데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부엌에서 백현이가 무언가 끓이고 있었다. 찬열이 뒷머리를 긁으며 방에서 나와 백현에게로 다가갔다.
"뭐 만들어…?"
"스파게티요."
"…우와, 지금 점심 차리는 거야?"
"네, 제가 해주고 싶어서요."
끓고 있는게 뭔가 했더니 스파게티 면을 삶고 있었다. 그 옆의 후라이팬에도 가득 재료들이 볶아져있었다. 보아하니 스파게티 소스같았다. 백현이 금세 익은 듯한 면을 건져내어 소스팬에 담아 볶았다. 요리를 하는게 제법 익숙해 보여 왠지 웃음이 났다. 점심 해주니까, 꼭 마누라 같다.
"지금 우리 되게 신혼부부 같아."
"엑…, 뭐래요. 저 안 도와줄 거면 식탁 가서 앉아있어요."
"도와줘?"
"다 끝나가요. 그냥 앉아있어요. 다 만들고 깨울려 그랬는데…."
그 말에 찬열이 입을 삐쭉거리며 까칠하네. 하고 식탁으로 가서 의자를 빼서 앉았다. 스파게티는 금방 볶아져 바삭하게 익은 베이컨이 위에 뿌려진 채 나왔다. 냉장고에 요리재료는 많은 편인데 쓸 일이 없어서, 제 때 안 먹어서, 상해서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샌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많이 써먹는 거 같다. 베이컨도 일주일전에 엄마가 왔다가서 넣어놓고 간 듯 했다. 포스트잇에 가끔 못 먹고 버린다고, 조금만 사와도 괜찮다고 적어놨었는데 그걸 봤는지 진짜 소량으로만 다양하게 사다놓으셨다. 그래도 언제 먹을지 모르는 베이컨은 냉동실에나 넣어놨었는데, 이렇게 쓸 일이 있다니.
"요리는 제대로 안하면서, 재료는 꽤 있더라고요."
"응, 가끔 엄마 왔다 가시니까."
"먹어요, 이제."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서 먹는데, 제법 맛이 있어서 입에서 연신 감탄사가 나왔다. 소스는 토마토소스였다. 새콤하게 입에 감기는 맛이 일품이였다. 면도 잘 삶았네.
"아, 백현이 형한테 진짜 시집와야 겠다."
"엑……."
"요리 진짜 잘하는 구나. 몰랐어."
"…혼자 집에서 해 먹다 보니까 자동으로 늘었어요."
"난 왜 안 늘지…?"
"형이 냉장고에 재료를 다 썩혀서 그래요."
정답, 뭐가 그렇게 웃긴지 물개박수를 치며 웃는 찬열의 모습에 그게 더 웃긴 백현이 고개를 젖히며 웃어댔다. 끅끅 거리며 웃음을 참으며 스파게티를 다시 돌돌 말아 입에 넣은 백현이 찬열을 보니, 아직도 웃느라 못 먹고 있었다. 그래서 백현이 자신의 포크를 면에 돌돌 말아서 찬열에게 내밀었다. 웃음을 싹 멈추고, 바로 받아먹는 찬열이였다.
"아, 진짜 기분 좋다. 맨날 너랑 이렇게 시간 보낼 거 생각하니까 행복해."
"이거 다먹고 출근해야죠. 무슨 회사 사장님이 이래요!"
"알겠어, 형 얼른 먹고 출근준비 할게."
"제가 점심했으니까, 형이 설거지해요."
"응, 내가 할게."
스파게티를 다 먹고 비워진 접시를 수돗물에 헹궈내고, 세제가 묻혀진 수세미로 접시를 닦았다. 묵묵히 접시를 닦고 있는데, 백현이가 옆에 와서 도와주겠다고 손에 있던 접시를 뺏어가 물에 헹궜다. 제때 설거지를 하는 편이라 방금 먹은 접시 두 개, 포크 두 개가 다였다. 금세 설거지를 꺼내고 물기를 닦았다. 그러고 보니 아직 양치질도 안 했네. 백현을 보아하니 요리를 하기 전부터 씻었던 건지 머리 정리도 잘 되어있고 깔끔했다.
"형, 씻고 올게."
"아, 네."
이를 닦고, 세수를 했다. 일상생활에서 늘 해오던 일련의 행동들인데도 왠지 모르게 웃음이 자꾸만 나서, 씻는 와중에도 몇 번이나 웃음 지었는지 모르겠다. 거울을 보고 이를 닦으면 백현이가 이를 닦는게 상상이가고, 세수를 할 때 역시 양손에 거품을 묻히고 세수를 하는 백현이 떠올라서, 자꾸 머릿속에 백현이 모습이 둥둥 떠올랐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밖으로 나왔는데, 백현은 벌써 준비를 다 끝낸건지, 거실에서 TV소리가 들려왔다. 밖에 벗어놓았던 속옷과 옷가지들을 들고 드레스룸 앞에있는 빨래통에 넣어놓고, 서랍을 열어 옷을 찾았다. 백현도 편하게 입고 회사를 가는데, 구지 틀에 박히게 답답한 양복을 입는 건 좀 그래서, 오늘은 편하게 입어볼까 해서, 와이셔츠에 검은색바지로 간소하게 입었다. 뭔가 밋밋해서 서랍에서 안경을 빼서 썼다. 액세서리를 딱히 하는 편은 아니였지만, 뿔테안경은 제법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터라 두 세 개가량 사 놓은 게 있었다.
거실로 나가니 검은색 후드집업 차림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백현이 보였다. 며칠 내내 교복이 아니면 후드티였던게 생각이 났다. 아, 맞다. 거의 옷이 후드티밖에 없다고 했었지..? 회사에서 일이 끝나면, 옷 사러 가자해야겠다.
"이제 머리만 말리면 되, 좀만 더 기다려."
"안경도 써요?"
"도수 없는 거야."
"안경쓰니까…, 원래도 잘 생겼는데 또 잘생겼어요."
"알아, 그니까 잘 간수해. 이런 형이 너 남자친구니까."
"…쳇, 칭찬을 못해주겠네. 알겠어요. 빨리 머리 말리고 와요."
그 말에 눈을 찡긋거리며 웃어주고, 방으로 와서 머리를 말렸다. 부스스 하게 머리를 수건으로 털어내고, 드라이기를 잡았다. 오늘은 머리를 차분히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드라이 빗으로 머리안쪽으로 컬을 넣어서 차분히 내렸다. 어떤 사장이 이렇게까지 하고 회사를 갈까? 그건 순전히 백현이 때문이였다. 잘 사용하지도 않던 빗을 꺼내들은 것도, 젊은 나이에 사장이 된 덕분에 진짜 한 일주일동안은 신경을 써서 다녔는데, 그 뒤로는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아까워서 평범하게 출근했다. 근데 지금은 백현이랑 같이 하는 출근이니까. 그 때보다도 남달랐다. 머리를 드라이 빗으로 정리하고 충분히 말린 뒤 거실로 나갔더니 TV를 보다가 잠들었는지 턱에 손을 괸체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일어나, 이제 가자."
"아, 피곤하다…. 왜 이렇게 오래걸려요……."
"준비하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걸렸어."
"에이…, 전 몇분 안 걸렸는데."
"넌 아직 안 늙어서 괜찮아."
"형, 아직 20대거든요!"
*
백현의 손을 꼭 잡고 회사를 들어와서 3층 사무실로 들어섰다. 종인이 탁자에 노트북을 올려놓은 채로 쇼파에 앉아서 무언갈 하고 있었다. 꽤나 집중한 듯 한 모습에 말도 걸지 않고 반대편 쇼파에 털썩 앉았다. 그래도 미동도 하지 않고 노트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손목만 까딱까딱 움직이는 종인이였다.
"야, 김종인. 뭐하길래 내가 왔는데도 인사도 없냐?"
"형님, 죄송합니다. 중요한 이메일이여서…."
"중요한 이메일?"
"중국에서 들여오는 마약에 대해 차질이 생겨서."
"뭔데?"
"그게, 김준면이 무슨 수를 쓴 거 같은데…."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 회사내부에 적이 있는데, 그게 김준면이라니.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난감한 상황이였다. 아버지께 말한다 한들, 나혼자 잘해보라고 하고 준면이한텐 자신이 말해보겠다고 하시고선, 정작 김준면에게 아무 것도 아니라고 다독여주실 거니까.
내용을 듣자하니, 마약밀거래에 계약조건을 바꾸어 양을 2배로 늘려달라는 터무니 없는 계약조건을 걸고, 아니면 안하겠다고 그 말을 남긴 채로 김준면이 손도 안댔다는 거다. 그 말에 김종인이 아침시간 때부터 연락을 받고, 긴 사과문과 함께 계약조건을 다시 원래로 해달라고, 회사 상사가 갑자기 제 정신이 아니였던 거 같다고 말을 덧붙였는데 답변으로는 그런 정신으로 어떻게 계약을 하겠다고 한거냐고, 안하겠다고 받은 선박조립 제품을 모두 한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연락이 온거다. 덕분에 종인은 머리를 싸매고, 대체 준면이 말을 어떤 식으로 했길래, 이들이 이러는 건지 알 수가 없어 속만 탔다.
"씨발. 아 진짜 김준면… 잘라버리고 싶다."
"어떻게 속을 긁은건지, 단단히 열이 받아서 제 사과문은 씨알도 안 먹히더군요."
"아버지고 뭐고, 사업이고 뭐고, 김준면이 뭔데 이래 씨발."
"진정하시고요. 제가 곧 해결 보겠습니다."
열받아서 머리를 싸매고 앉아있었는데 말 한마디 없던 백현이 꼬물꼬물 손을 잡아 온다. 분명 기분이 나쁘고, 머리가 아픈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손에 꽉지를 껴서 꼭 잡고 말을 이었다.
"분명 잘 될거야."
"네, 형님. 그래야죠."
사무실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들어오라고 했는데, 직원이 머리를 숙이고 인사하며, 김준면 부장님 오셨습니다. 하고 말을 전했다. 곧 이어 들어온 김준면의 손에는 마약두포가 들려져있었다.
"다들, 여기 모여있었네."
"김준면부장님, 뭐하자는 겁니까. 거래를 파토 내려고 하신 겁니까?"
"하하, 진정하세요. 박사장님. 제 손에 지금 모든 게 걸려있으니까."
"무슨 소리 하시는 거죠?"
"마약을 들여온다고 치죠. 그럼 마약이 이쪽으로 와서 공급될 거 같아요?"
"당연한 소리 아닙니까!"
"틀렸어요. 내 손아귀에서 모두 손 틈새로 빠져나갈 거니까."
찬열의 손이 주먹을 꽉 쥐었다. 백현 역시 이 상황을 감지했는지 말없이 찬열의 손을 꼭 부여잡을 뿐이였다. 지금 준면은 찬열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나 다름없었다. 고작 부장주제에 회장의 힘을 등에 업고서는, 자신을 이기려 드는 준면이 아니꼬워서 찬열은 속으로 욕을 곱씹으며, 다음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원하는 게 뭔데요? 부장님"
"원하는 거요? 지금 위치보다 더 높은 자리요."
"그래서 지금 저한테 도전하시는 겁니까…?"
"아…, 걱정말아요. 사장님 자리는 욕심 없으니까."
조롱하는 듯한 그의 목소리에 참지 못하고 찬열이 일어섰다. 그 탓에 종인도 같이 일어섰다. 백현은 찬열의 손을 꼭 잡은 채였다. 종인은 금방이라도 준면에게 부딪칠 것 같은 찬열을 말릴 생각으로 일어났다.
"그래도 계약 건 성사 시킬겁니다."
"해보실테면 해보세요. 회사 오기도 전에 공중분해 될 거니까."
"…뭐가 그렇게 자신만만한건데!!"
"이런 흥분하신건가요? 죄송하네요. 근데 이미 제가 우위인거 같아서."
찬열이 잔뜩 스팀이 올라 백현의 손을 뿌리치고, 준면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았다. 입을 열면 금방이라도 온갖 육두문자가 다 쏟아질 것 같았다. 말없이 노려보았다. 하지만 준면의 표정엔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평온해 보였다. 그에 더 열이 받아서, 손을 들어 준면의 얼굴을 치려고 했는데. 여전히 평온한 얼굴 상태인 김준면이 입을 열었다.
"제 얼굴이 다치면, 사장님께서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
"박회장님께 말을 하면 누구 편을 들까요? 아들 편? 아니면 제 편?"
"그래, 김준면 너 편."
"현실직시는 잘하시네요. 여기까지 해둘게요. 가볼께요."
준면이 자신의 와이셔츠에 어느 순간 느슨하게 쥐어져있던 찬열의 손을 떼어내고 사무실 문을 닫고 나갔다. 사무실에 적막이 흘렀다. 그제야 백현이 찬열의 옆으로 쪼르르 달려와 괜찮냐고 물었다. 응 괜찮아, 백현아. 짧게 단 답을 하고 다시 쇼파로 가서 앉았다. 찬열 못지않게 종인도 꽤나 심각한 표정 이였다. 결국 노트북을 접고, 울분을 토해내는 종인 이였다. 도대체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건데 씨발.
"진정해, 김종인."
"진정이요? 지금 저 놈 손에 회사가 놀아나는데 진정이 되요?"
"아직 뭐가 일어난 것도 아니잖아. 내가 저 새끼 어떻게든 꺾어놓을 거니까. 기다려보자."
"아…, 도경수 보고 싶다."
"부르던가."
"네."
백현은 찬열의 눈치를 보다가, 멍때리고 있는 찬열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까치발을 한 채로 쪽하고 짧게 떨어지는 입술에 그제야 찬열이 백현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생각해보니, 백현도 걱정이였다. 원래 준면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고 충격이 더 컸을테니까. 처음보는 사람이 와서 찬열을 조롱했고, 또 찬열이 화난모습을 눈앞에서 보았고.
"미안해, 백현아. 일하다 보면 이런 일이 가끔 있어. 놀랬지?"
"아뇨, 괜찮아요…."
"괜찮긴, 너 지금 눈에 눈물고였어."
눈물을 눈에 그렁그렁 매달고서는 연신 괜찮다고만 말하는 백현을 말없이 그냥 안아주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아프지, 너가 아픈 거 보기 싫다. 그니까 울지마, 백현아.
한참을 다독여주고 있는데 사무실 문이 열려서 슬쩍 보니 경수가 놀란 눈으로 상황정리를 하고 종인의 옆에 앉았다.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한숨을 쉬며 덤덤히 말을 이어나가는 종인이였다. 자신이 자신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서, 지금 형을 보지 않으면 진정이 안될 거 같다고 당장 3층으로 올라오라는 얘기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받고나서 경수가 한 말은 전화를 끊을 때 쯤 돼서 '응'이라는 대답 한 번 이였다. 1층에서 타 그룹 사람과 미팅을 하다가 급하게 올라온 터였다. 종인의 옆으로 다가가서 앉았다. 종인은 말없이 경수를 자신의 품에 끌어당겼다.
"김준면이 뒤에서 뭔 짓을 하는 거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는데. 일에 차질이 생길 거 같아서…."
"………너 잘못아니잖아, 종인아."
"아니, 일 처리 제대로 못한 내 잘못이야. 걔가 잘못하면 내가 잘못한거야."
"나 봐, 종인아. 머리 잠시만 식혀."
그 때 갑자기 사무실에 이유모를 정적이 흘렀다.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만 두 개의 입술이 맞닿았다가 떨어지는 소리가 여러 번 들렸을 뿐, 잠시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정적인 사무실에 종인이 입을 열었다.
"기분도 별론데, 일찍 퇴근하죠. 내일 다시 해결하고…."
"그래, 내일 해결하자."
"네, 형님. 안녕히가세요."
동시에 문을 열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네 명에게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금세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컴퓨터를 두드리는 직원들, 그리고 그 들이 나가자, 직원들 틈에서 준면이 나온다. 지금 회사에는 준면의 속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박회장도 김준면이 무슨 꿍꿍인지 몰랐다. 직원들도 단지 준면을 부장으로써 응대했을 뿐이였다.
회사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있던 준면은 실소를 터트렸다. 박찬열, 너가 네 아빠랑 똑같은 계보를 걷는구나, 찬열의 보조석에는 앳된 소년이 앉아있었다. 사무실에도 앉아있었던 소년이였다. 둘의 관계는 연인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만큼 다정했다.
박유천이나 너나 똑같애, 박찬열. 언제까지나 숨기고 있을 수 있을 것 같니. 내가 곧 파멸로 우호그룹을 집어 삼킬건데.
*
찬열과 백현이 차에서 내린 곳은 시내였다. 종로 한복판에 각종 상가들이 즐비한 거리, 백현은 영문을 몰라서 찬열의 손을 붙들고 가만히 서있었다.
"너, 옷 몇벌 없잖아. 형이 사주려고 데리고 온거야."
"아, 사는데 지장은 없는데.
"다 골라, 계절 상관없이."
"그래도 되요?"
"응, 너 이제 교복 안 입잖아. 회사 다니잖아."
그 말에 수긍하며, 백현이 조용히 찬열의 손에 끌려갔다. 시내라 옷 매장이 정말 많았다. 유니클로라는 3층짜리 매장에 들어가서는 여기 무난하게 입을 못 많으니까 다 고르라고 말하는 찬열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하나, 하나 열심히 골라서 들고 오는 백현이였다. 벌써 손에 쌓여진 옷들, 초록색 카라티, 흰색 카라티, 체크셔츠, 죄다 깃이 있는 옷들 뿐이였다. 바지도 검정, 청, 베이지 무난한 색깔들로 들고왔다. 이정도면 입을 옷 많겠다고 말하는 백현에게 찬열이 직접옷을 골라주었다. 빈티지한 느낌의 돌청 스키니진과 연청 스키니진, 그리고 검정가디건과 남색 가디건, 그 외 편히 입을 수 있는 반팔 몇벌을 골라서 바구니에 담았는데 바구니가 꽉 차고 손에도 무언가 들만한 여유가 없었다.
"계산이요."
"48만 7천원이요."
"네, 카드계산해주세요."
"네."
계산을 끝마치고 나왔는데 손에는 양손 가득 커다란 쇼핑백 안에 옷들이 차곡차곡 담겨있었다. 다른데 갈 여유도 없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또 사고 싶은게 있냐고 묻는 찬열에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백현의 손에 들려있던 쇼핑백을 자신이 들고, 모자를 사자고 하며 근처에 있던 매장에 들어갔다. 많은 모자들이 모여있던 매장이였다.
"모자도 가끔 쓰고 다니면 좋아."
"아, 손에 짐 많은데. 또 사요?"
"몇 개만 고르고 집에 가자."
"아, 네…."
야구모자를 두 개 정도 고르고, 흰 비니하나를 골랐다. 한 번쯤 가지고 싶던 브랜드의 모자였다. 찬열 형은 잘 골랐다고 말하며, 카드를 꺼내 계산했다 이번에도 꽤 많은 금액의 액수가 나왔다. 17만원대의 가격이 나오고, 이제 집에 가자고 말하는 찬열에게 너무 무리한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자랑 연애하는 거 보다 훨씬 적게 돈 든다고 말하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
집에와서 사온 옷들을 정리하고, 모자를 모자 거치대에 걸었다. 그리고 방에서 나오는데, 찬열의 기분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아, 백현이 입술을 깨물었다. 어떻게 해야 형이 기뻐할까. 애교를 부려볼까, 저번처럼 애교를 부려보려 했는데, 왠지 오글거리고, 식상하게 느껴진 탓에 백현이 고개를 가로젓고, 찬열에게 입을 맞췄다.
입을 열고 들어오는 백현의 혀를 거부하지 않은 찬열이 백현의 혀를 밀어내고 자신의 혀를 밀어넣었다. 미끌미끌 도망치듯이 찬열의 혀를 피하다가도 도발하듯 어느새 백현이 예쁘게 자신의 패턴을 따라오고 있는 걸 깨달은 찬열이, 백현에게 입을 맞추며, 어디론가 걸었다. 문이 열리고, 문턱에 발을 부딪히고, 다시 발을 내딛고 일련의 행동들이 모두 느릿느릿하게 지나가고 어느새 찬열의 방안 침대 앞 이였다.
"형, 저 단단히 마음 먹었는데…. 오늘 해도 좋아요…."
"그럼, 중간에 아프다고 안 한다고 하기 없기. 후회하면 안되?"
"알겠어요, 빨리 해요…. 저 부끄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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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박회장정체가..이름이 딱한번나옴.ㅋㅋㅋ 놀랍지 않음? 나 처음부터 의도하고.. 유수엄빠로 깔고 글쓰고 있었는데..ㅋㅋ 어떰? 좀 아님? 그럼 말구..ㅈㅅㅈㅅ... 1215..생일 비밀번호도.. 유수모티브로 두고쓴건데.. 제가.. 4년동안 좋아했던 전전본진님들.. 이건 글과 상관없는 작가 개취니까.. 난 박회장을 다른사람 생각하겠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으로 생각해도됨.ㅠㅠ |
님들 똥줄타게 여기서 끊어놓기..가 문제가 아니라 한글 10페이지 다되가려 해서 9페이지에서 멈춤..10편은.. 드디어 즐거운..^^...
.아.. 근데 저 개그 욕심 심한거 느껴짐?ㅋㅋㅋ님들이 자꾸 웃으니까 저도 기분 좋아서 물개박수까지 개드립퍼함.ㅋㅋㅋㅋㅋㅋㅋ
그칠 수가 없네요.. 오늘은 됴가 잘한다는 스파게티를.. 백현이 손에 맡김. 제가 자꾸 요리얘기하니까..
작가는.. 요리 잘할거 같죠? 아뇨.. 그런거 음슴. 요리 못함. 밥도 아직 부모님이 해줌. 할 줄아는데 귀찮아서 안함.ㅋ 내가 하면 맛있긴 하던데.
저 요새 진짜 ..제작품도 되게 정독해서 읽는 편이긴 한데.. 다른 작가님 작품이 그렇게 재밌을 수 가 없네요.ㅠㅠ
찬백카디는 다읽구, 찬백따로카디따로도 다읽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쿠처럼 머리 풀고 달리고 다녀요..^^.. 걍 댓글길다싶으면 거의 저일듯..
특히 애정하는 작가 ㄷㅇㅅ님은 더욱이 그래요^^... 무서울정도로 길게 답니다. 제사랑과 애정담아서.ㅋㅋㅋ
매번 말하지만 글잡에 찬백작가님들은 뭐다? 금손여신이다. 비얀코는 뭐다? 중간에 낀 그지깽깽이다.ㅠㅠㅠ...
오늘도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짤을 올려야죠..ㅋㅋㅋ
카디 떡밥인데.. 백현이가 만들어버린 스파게티 .ㅋㅋㅋㅋ
이건.. 퍼온거지만.. 오늘의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킥..ㅋㅋㅋ
그나저나 박찬열 너 왜이렇게 돈 막씀.. 대기업자제라고 너무한다?ㅠㅠ 부럽다..
아 글고. .자꾸 글이 산으로가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김준면이 저럴거는 미리 구도를 그려논거 였어요.. 뜬금없겠지만..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