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마, 엄마, 죠대, 아스크림 머글래요-"
"종대야, 아이스크림은 밥 먹고 먹는거잖아. 그치?"
"아니야, ..머글래에!"
"안 돼. 니니 밥 먹기 전에 먹으면 배 아파요."
내가 안 돼. 단호하게 말하기 무섭게 냉장고에서 대롱대롱 매달려서 애교부리던 우리아들.
아니나 다를까 삐죽이기 시작하더라
머글꺼야!
혼자 인상쓰면서 빽, 크게 말하더니 냉장고 문 열겠다고 낑낑거리다가 결국엔 열어버리는거야
내가 다시 닫으면서 종대 밥그릇 보여주곤 종대 이거 다 먹고 먹어야 배 아야 안해. 하니까 마음에 안드는지 입술이 튀어나와선.
배 위에서 손가락 꼬물거리면서 내 눈치보길래, 내가 알아듣는 것 같아서 다시 밥 준비하니까 그 새 또 냉장고 문을 활짝.
이번엔 내가 한 발 느렸다고, 이것저것 제 키에 잡히는건 다 꺼내서 바닥에 버리듯 던지면서 내려놓는데, 아휴. 내 머리야.
일부러 종대 키 닿는 곳에는 떨어져도 괜찮은것만 골라서 넣어둬서,
그냥 막 집어 넣고서 냉장고 문 닫고 종대바라보니까 억울한것도 없으면서 눈물 매달고는, 아스크림 죠대꺼야!!
또 시작이구나.
작게 한 숨 쉬었다 종대랑 눈 마주치면서 종대, 엄마가 과자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떼 쓰면 안된다고 했어. 하니까 더 서럽게 히끅히끅.
"엉마, 미워!"
히끅대면서 말하는데, 내가 안돼. 단호하게 말하니까 으앙, 울음을 터뜨리더라
아이스크림 하나때문에, 전쟁을 해. 내가..
안 달래주고 계속 눈만 마주치니까 안 되겠다는걸 눈치챘는지 울음을 멎으면서 훌쩍이면서 날 보는데,
내가 슬쩍 밥 먹고 먹을거지? 하니까 억지로 끄덕끄덕.
종대 자꾸 그러면 엄마가 힘들어.
두 손 잡아주면서 얘기하니까 눈 동그랗게 뜨고 나 보면서 힘드러? 하는데, 으휴. 떼 다 써놓곤. 병주고 약주는것도 아니고.
내가 종대가 아이스크림 먹을거야! 하면서 울고 그러면, 엄마가 속상해. 하니까 꼬물꼬물.
"잘못해써요.."
애꿎은 손가락만 꼬물거리다 작게 말하면서 안기는데, 내가 안아주면서 니니, 엄마 미워해? 하니까 아니야아..하면서 다시 훌쩍훌쩍.
우리 아기, 엄마 안아주세요-.
작은 머리통 쓸어주면서 말하니까 내 목을 꼬옥 끌어안는데, 얼마 안 갈거면서. 김종대.
아침에도 밥 먹기 싫다고 밥그릇 이리저리 틱틱 건들이다 결국 엎어버려서 아빠한테 혼나고.
하지말라는건 골라서 다 하고.
떼라는 떼는 다 모아서 부리고.
정말 우리 아들 맞나, 싶을 정도로 요즘 미운짓만 골라서 해대는 종대야
아주 삼춘기라고, 머리 좀 크니까 자기가 어른인 줄 알고 고집부리면서 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더라
뱃속에 미미도 커서 몸도 무거운데, 종대까지 딱 미울 시기에 접어드니까..어후.
내가 머리 쓸어주면서 종대야 밥 다 먹으면 엄마가 아이스크림 먹게 해 줄게요. 알았지? 하니까 작게 네에-.
조금 시무룩해졌는데, 그래도 더 이상 고집은 안부리고 쪼르르 식탁에 먼저 앉더라
엄마, 죠대 밥 주세요!
다리를 흔들흔들거리면서 말하는데, 내가 와, 종대가 1등이네-. 하면서 챙겨주니까 언제 미운짓 했냐는듯 방긋방긋.
포크랑 숟가락 옆에 야무지게 챙겨두고 나 기다리는데, 또 저럴땐 천사가 따로 없어
나도 자리에 앉으니까 포크랑 숟가락 양손에 들고서 그저 입에 넣으려고 바쁜데,
내가 먼저 잘 먹겠습니다-. 하니까 이미 급하게 넣어 볼 빵빵해졌으면서도 자아 머게씀니다-.
"니니야, 이것도 먹어야지."
"엉마, 죠대 다 머거써!"
"정말? 에이, 아직 밥 이만큼이나 남았는데?"
"..으응,"
"종대야, 오이가 종대 입에 들어가고 싶대."
"..징짜?"
"와, 종대 입 속은 어떻게 생겼지?"
나는 세훈이 어릴 때 밥 먹이려고 온갖 연기를 하는 엄마 보면서 나는 못할거라 생각했거든?ㅋㅋㅋㅋ
근데 내가 아이를 낳고, 또 키우고. 하다보니까 엄마가 했던 수 그대로 쓰고 있어ㅋㅋㅋㅋㅋ
혼자 다른 목소리 내면서 '오이인척' 하니까 아-, 입을 벌리는 종대인데 마음 바뀔까 얼른 집어넣었지
오물오물, 씹다 인상을 쓰면서 날 쳐다보는 종대인데, 내가 종대가 최고네- 하니까 결국엔 꿀꺽.
남은 밥도 어찌어찌 잘 달래서 먹이고, 나도 딱 밥 다 먹자마자 엄마, 죠대 아스크림!
내가 종대 잠깐만, 하면서 꺼내서 주니까 히히. 두손으로 받아들고서 거실로 오도도 가는거야
혼자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결국 껍질을 벗기고 먹는데, 내가 부엌에서 정리하면서 종대, 아이스크림은 밥 먹고 먹는거야! 하니까 으응!
이젠 밥 한 번 먹는것도 이렇게나 힘든데, 나중엔 얼마나 할까. 싶고.
뭐, 워낙 말 안듣는게 이 시기라니까. 나중엔 좀 덜하려나, 싶기도 하고.
설거지까지 끝내놓고 이제 꽤 부른 배 어루만지면서 종대한테 가니까 입에 아이스크림을 양껏 묻히고는 해맑게 웃으면서 날 쳐다보더라
이그, 아들- 다 묻었네-.
휴지로 닦아주니까 고개를 도리질치다, 서재로 뛰어가다싶이 들어가서 책 몇권을 꺼내서 나오는데,
종대한테도 좋고. 미미한테도 좋은게 내가 책 읽어주는거라길래.
미미 생기고 얼마 안지나서부터 규칙적으로 점심 먹고 나면 몇 권씩 읽어주거든.
처음에는 그냥 내가 책 읽어주는게 좋은지 열심히 보기만 하는 종대였는데,
이젠 자기가 알아서 시간만 되면 좋아하는 책 골라서 들고 와ㅋㅋㅋㅋ
덕분에 도서관도 자주가고, 서점도 자주가고. 남편이랑 내가 볼 책으로만 채워진 책장이었는데,
점점 동화책만 채워지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고.
아무튼, 솔직히 미미는 종대 때문에 태교에 신경 많이 못써줘서 미안한데, 이걸로나마 태교하고 있어
"엄마, 이건 뭐야?"
말도 늘고, 미운짓도 늘고. 궁금한것도 늘어서.
책 읽어주다보면 한 장면에 하나씩 통통한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묻는데, 한번씩은 정말 대답해주기 곤란한 것들에 쩔쩔 매기도 해
그래도 대답 나름 열심히 해주면 초롱초롱한 눈으로 듣고 우아! ㅋㅋㅋㅋㅋㅋㅋ
세권째.. 아니 같은거 계속 읽으라고 떼써서, 같은 책 세번째로 읽어주고 있는데,
슬슬 낮잠 잘 시간이라서 졸린지 내 무릎에 기대면서 꾸벅꾸벅 조는데, 태동이 느껴지는거야
내가 작게 어, 니니야. 종대 동생 꼬물하네-. 하니까 눈 번쩍 뜨고서 내 배에 두 손을 얹더라
여기, 여기 꼬물꼬물 하네-.
태동 느껴지는 부근 찾아서 손 대어주니까 배시시 웃으면서 나 보는거야
아, 정말 내가 제일 예뻐하는 순간인데.
엄청 신기해하면서도 이상한지 몸은 베베 꼬는데,
또 좋은지 손은 절대 안 떼고.
종대 뱃속에 있을 때, 남편이 처음 태동하는거 손 대봤던 반응하고 어쩜 그리 똑같은지.
우리 니니도 엄마 뱃속에 있을때 이렇게 했는데, 그치.
내가 작게 말하니까 응, 엄마 배 빵빵 해써. 하는데, 순간 놀랐어
"..니니야, 기억나?"
"응, 으음, 몰라."
"종대 낮잠 잘 시간이구나-. 동생도 잘자. 할까?"
"으응,"
혹시나 뱃속에 있을 때 기억하나, 싶어서 조심히 물어보니까 졸린지 눈 꿈벅이면서 몰라.
내 품 파고드려는 종대 안아들고서 잘자. 할까? 하니까 그냥 눈만 감는데, 그대로 방에 편안하게 눕혔어
토닥토닥. 잠 들었나? 싶어서 일어서려니까 엄마아..하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잠 잘 때는 그래도 투정이 다른 애들에 비해 심하지 않은 편인데, 꼭 두 세번은 저렇게 깨더라, 우리 아들은.
내가 다시 앉으면서 왜에, 종대, 자기 싫어? 하니까 잘거야아.. 칭얼칭얼.
미미때문에 꼬옥 안아주지도 못하고, 옆에 같이 누워서 다시 토닥토닥 해주니까 왜 눈이 말똥말똥 해지는건지.
내가 작게 한숨 쉬고 종대 낮잠 자기 싫으면 안자도 돼. 하니까 으응, 시러. 하고 누워있는데 무슨 심보야.
그냥 졸리니까 투정부리는거지, 뭐.
사실 낮잠 안자면 더 고집이 심해지는 종대라, 어떻게든 재우려고 계속 토닥여주는데,
애석하게도 엄마 마음은 모르는지 종대는 히히 웃으면서 엄마. 하고 부르더라
"왜에, 니니?"
"됴새는 침대에서 코오, 자."
"..응?"
"포신포신해, 여기이-"
"..종대가 있을 때 폭신폭신했어?"
"으응, 몰라."
갑자기 내 배에 손을 대더니 동생은 침대에서 잔다고 하는데,
무슨말인지 못 알아들어서 응? 하니까 내 배 만지면서 폭신폭신 하다는거야
어디선가 아기는 뱃속에 있을 때를 기억한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는데,
물어보고 싶어도 종대가 제대로 알아들을까, 싶어서 조금 더 크면 물어봐야지. 생각했었거든
근데 막상 종대가 그런말 하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멍해지는것도 있고.
솔직히.. 궁금하잖아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더 물어보려고 말 거니까 장난기 가득해선, 몰라. 하고 고개를 휙 돌려버리더라
내가 엄마 궁금한데, 종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어땠는지-.
종대 배 간지럽히면서 말하니까 꺄르르 웃었다, 으음, 엄마 아빠가 죠대 사란해 해써. 하는데,
뭔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 말에 찡. 해지는거야
폭신폭신까지는 귀여웠는데, 작은 입에서 나오는 엄마 아빠가 사랑한다고 했다는 말이 엄마가 듣기에 되게, 마음이 예뻐지는 말인거야
"그래서, 종대 기분 좋았어? 사랑해- 해서?"
"으응, 죠대도 사란해. 해써."
"그랬구나-. 그래서 엄마가 기분이 그렇게 좋았구나. 종대가 사랑해 해줘서."
사실 엄마, 아빠 다음으로 종대가 빨리배우고 자주하는 말이 사랑해. 인데, 그게 그런이유인가 싶기도 하고.
아, 정말 말 예쁘게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내가 나도 기분이 좋았다고 하니까 환하게 웃으면서 좋아라, 하는 종대인데
그 순간엔 아무리 말썽부려도 예뻐보이기만 한거야
뽀뽀 촉, 해주면서 예쁜 우리 아기. 하니까 내 품에 파고들려고 하면서 눈을 감는데, 곧 잠들어서 코오. 자더라
종대 깊게 잠들었을 때 살금살금 빠져나와서 종대가 어질러 놓은 것들 다 정리하는데,
또 정리하면서는 이 아들을 어쩌면 좋아, 싶은게,
블럭을 여기저기 다 숨겨놓아서는.
쇼파 구석에 하나, 둘. 서재에 또 두 개. 싱크대에 언제 넣어둔건지, 한 개. 아빠 양말 사이에도 한 개. 쓰레기통에서도 한 개.
어휴, 또 어디 더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찾은것만 저렇게더라ㅋㅋㅋㅋㅋㅋ
블럭이 요즘따라 줄었다 싶었더니, 이유가 저기 있었구나..ㅋㅋㅋㅋㅋㅋㅋ이제서야 알았어ㅋㅋㅋㅋ
어이가 없으면서도 조금은 귀여운 장난에 픽 웃었다 정리하는데,
아직 낮잠 깰 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 방에서 엄마아아 하면서 으앙, 우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놀라서 들어가니까 엉엉 울면서 나한테 손 뻗는 종대가 보이더라
"우리 아들, 왜 울까, 응?"
"끄으, 신바리, 흐, 신바리 업써"
"..신발이 없어?"
"아저씨가아, 끕, 죠대 신발인데, 끄흐,"
옹알옹알, 우는탓에, 잠에서 덜 깬 탓에 막 얘기하는게 들어보니까 꿈 얘기하는 것 같더라
내가 달래면서 아저씨가 종대 신발 들고 갔어? 하니까 으응. 뽀로로 신바린데. 하면서 서럽게 끅끅 대는데,
웃음을 꾹꾹 참으면서 나쁜아저씨네, 괜찮아. 아빠가 혼내주고 종대 신발 들고 왔어. 하니까 눈도 제대로 못 뜨고서 징짜? 히끅히끅.
응, 진짜. 종대 신발 찾아볼까?
대체 그렇게 아끼는 뽀로로랑 돌고래 인형도 아니고, 레고도 아니고. 뽀로로 신발인 이유는 모르겠는데ㅋㅋㅋㅋㅋ
내가 임신한 몸으로도 무슨 힘이 생긴건지,
번쩍 종대 안아들고서 현관으로 가서 신발 보여주니까 히끅히끅대면서도 자기 신발 양손에 꼭 쥐더라
종대 신발 있지? 괜찮아, 괜찮아.
달래주니까 울음을 멎고서 엄마아. 하고 안기는데, 참 귀여운게ㅋㅋㅋㅋㅋ
우리 아들 악몽은 어떤 아저씨가 뽀로로 신발 들고가는 꿈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데, 겨우겨우 참고서 종대 보니까 더 이상 잘 것 같지는 않고.
그저 종대한테 이제 괜찮지? 하니까 작게 끄덕이더라
"엄마아,"
"응? 아들 왜?"
"..아빠 보고시퍼."
"아빠? 종대랑 엄마랑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시는데-."
"..보고시퍼어!"
내가 엉망된 종대 얼굴에, 세수시키고 쇼파에 앉아있으니까 뜬금없이 아빠가 보고싶다는 종대인데,
오후도 다 지나가고 있고. 곧 남편 퇴근할 시간이거든.
그래서 내가 곧 온다고 달래니까 보고싶다고 생떼 부릴 준비를 하는데,
종대한테 엄마 휴대폰 들고 와 보세요- 하니까 얼른 가서 두손으로 쥐고서 오더라
종대가 아빠한테 전화 해볼까?
내가 말하니까 자신있게 전화를 꾸욱 누르더니 1을 꾸욱.
남편이, 혹시나 무슨 일 있을까, 내가 미미때문에 연락못할 일 생길까.
종대한테 전화하는 법 가르쳤는데, 이미 단축번호 1번에 저장되어 있어서 사실 별것도 없어ㅋㅋㅋㅋㅋ
그래도 우리 아들 뿌듯뿌듯하게 미션 끝내고서 아직 작은 손이라 두 손으로 휴대폰 들고서 귀에 대는데,
남편이 왜 전화 했어요? 말 끝내기도 전에 아빠아! 하고 불러버리더라
"종대야? 종대가 아빠한테 전화한거야?"
"으응! 죠대가 해써!"
"우와, 역시 우리 아들. 아빠가 가르쳐주면 척척 하네-"
남편이 칭찬해주니까 나 보면서 히히 웃는데, 내가 작게 종대가 아빠 보고싶다고 했잖아- 하니까
금새 시무룩한 표정으로 아빠아 보고시퍼..하고 말했어
웬 일이야, 아들이 아빠를 다 찾고.
남편 놀란 목소리가 들리는데, 종대는 그저 보고시퍼요!
"아빠도 우리 니니랑 미미랑, 엄마랑 다 보고 싶어요-"
"엄마, 여기요!"
"어, ..자기야, 종대가 갑자기 보고 싶다고, 아빠 보러 가자고 하는데,"
"보면 엄마 찾을거면서.."
"어떡할까요, 퇴근할때까진 기다리긴 싫대."
회사로 갈까요?
내가 물으니까 목소리가 눈에 띄게 밝아져서 ..올 수 있어? 하는데,
이미 목소리는 못 간다하면 서운해 할 목소리면서ㅋㅋㅋㅋㅋㅋ
내가 가겠다고 해놓고 전화 끊고서 아빠 회사 갈까? 하니까 네에! 해서 신나서는 방방거리는거야
아, 이렇게 또 회사로 가면 외식이려나?
나 진짜 아줌마라고 느낄때가 이럴때 있잖아ㅋㅋㅋㅋㅋㅋ
막 저녁메뉴 걱정하면서, 외출 할때는 그럼 밥 준비 안 해 놓아도 되겠지? 이런 생각하고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옷은 뭐 입을까, 화장은 어떻게 할까. 이런거 걱정했었는데..휴우..ㅋㅋㅋㅋㅋ
종대 옷 예쁘게 입혀주고,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편한 임부복 입고서 버스타려고 기다리는데,
버스 정류장에 버스 지나갈때마다 종대는 타요왔다고, 엄마, 타요야, 타요! 크게 말하더라ㅋㅋㅋㅋ
처음엔 잘 앉아서 기다리다가 나중엔 지루한지 이리저리 버스정류장 주위를 걸어다니는데,
차도 주변이라 위험해서 내가 붙잡고서 종대한테 차들 지나다니는거 보여주면서 위험하다고 설명해주고 다시 앉혀두니까 삐죽삐죽.
기분 풀어주겠다고 차 지나다니는거 보면서 부릉부릉, 혼자 온갖 흉내내는말 붙이니까 기분 좋아졌는지 다리를 흔들흔들.
그렇게 한 십 분 쯤 기다렸나, 기다리던 버스가 왔는데 타자마자 신나서 오도도 돌아다니려는 종대 붙잡아 둔다고 또 애먹고.
어찌어찌, 회사 앞에 도착했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들어가도 되나. 싶은거야
분명 나도 다녔던 회사고, 그만두고 나서도 몇번 왔던 곳인데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더라
회사 로비까지는 들어갔는데, 차마 부서 안까지는 발을 못 들이겠는거야
..결국 휴대폰 들고서 전화했지 뭐..
"응, 자기야. 왔어요?"
"왔는데, ..못들어가겠어. 어떡해?"
"..오늘 덕분에 우리 부서 퇴근 일찍 하겠네-"
"네?"
"자기가 골라요, 나 외근간다고 할까, 그냥 다 일찍 보낼까."
"..자기 마음대로야, 무슨. 그래도 돼요?"
"안 될건 뭐 있다고, 그냥 나 혼자 빠져나와야지. 어차피 나 가면 부서 사람들 퇴근 다 할텐데."
"..내가 방해한거예요, 지금?"
"에이, 아니야! 어차피 오늘 프로젝트 끝나는 날이라, 일찍 가도 돼. 다들."
"..진짜지?"
"진짜지, 그럼."
조금만 기다려요. 나 마무리만 하고 빨리 내려갈게.
전화 끊고서 심심해하는 종대 데리고 근처 편의점가서 우유 입에 물려주니까 쪽쪽 맛있게도 먹더라
과자 눈에 보이기도 전에 들어가자마자 우유코너로 빨리 데려가서 우유만 집어서 나와서, 떼 쓰는건 다행히 피했고ㅋㅋㅋㅋ
내가 벌써 애가 둘이야-.
분명 내가 이 회사 처음 들어왔을때는 멋있는 커리어우먼 꿈꾸고 들어왔는데,
나이 많은 부장한테 어쩌다 이렇게 되서는.
몇년 지나서 발 들일때는 커리어우먼은 무슨, 그냥 대한민국 아줌마로 오는구나.
진짜, 앞 일은 아무도 모르는거구나.
그렇게 욕하던 부장이 내 남편이 될 줄이야.
혼자 기다리는동안 생각하는데, 너무 기분이 묘한거야.
또 후회할 일인가, 생각하는데 그건 전혀 아닌 것 같고.
어떻게 보면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된건가.
"이미 엎질러진 물, 어쩌겠어."
"..뭐가 엎질러져?"
"아! 깜짝이야, 놀랐잖아요!"
"..많이 놀랐어?"
"..애 떨어질 뻔 했네."
"..그정도야? 미미야, 놀랐어? 아빠가 미안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는데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대답하는거야
진짜 놀라서 크게 소리 내니까 자기가 더 놀랐는지 움찔, 하더니 많이 놀랐냐고 하는데,
장난식으로 애 떨어질 뻔 했네. 하니까 배에 대고 아빠가 미안해- 하더라
종대는 옆에서 아빠아! 하면서 남편 옷 끄는데, 아빠미소 가득해선
우리 아들 잘 있었어요? 요즘 엄마 말 안듣지-, 아침에도 아빠한테 혼나고-
하면서 종대 안아들더니 코 살짝 잡아 당기더라
종대는 꺄르르 웃으면서 얼굴을 피하는데, 남편은 어쭈, 피하지. 김종대. 하면서 포동한 볼을 앙, 살짝 물어버리고ㅋㅋㅋㅋ
나는 옆에서 그냥 웃으면서 보고 있는데, 남편이 오늘 외식할까? 하는거야
..당연히 나야 좋죠..
작게 말하니까 푸스스 웃더니 회사 그만두고나서 나랑 못갔던 곳 오랜만에 가자면서 종대 그대로 안고서 내 손 잡아끌더라
얼마 안 걸어서 식당에 도착했는데, 사실 외식한다 해도 장소만 옮겼다 뿐이지.
대화나 분위기는 변할거 별로 없는 것 같아. 둘만 있으면 몰라도 종대가 있으니까.
그냥 서로 힘든 일 없었는지, 무슨 일 없었는지 얘기하면서 밥 먹는데, 나중엔 그 대화마저도 종대 밥 먹인다고 막혔어
밥 먹고 나와서 뭔가 아쉬운 마음에 오랜만에 홍빈이 얼굴이나 보러 갈래요? 하는데 갑자기 우뚝 서는거야
"걔를 왜 보러가, 자기가."
"..그냥 아는 동생이니까, 이대로 가기는 아쉽기도 하고."
"..나는 걔 마음에 안들어."
"..질투해요, 지금?"
"...."
"저번에 종대 선물 줄 때 괜찮은것 같다더니,"
"별로야."
"..치, 자기는 이여자 저여자 다 부딪히고 다니면서,"
"..내가 언제!"
"..아, 몰라."
인상쓰면서 마음에 안든다는 티 팍팍 내는데,
아니, 내가 아기가 둘이라니까?
괜히 뾰루퉁해져서 자기는 이여자 저여자 다 부딪히고 다닌다니까 눈 커져서 억울한지 내가 언제! 하는데,
..솔직히 결혼하고나서 철벽 오히려 더 심한거 아는데,
남편 낯 가리는것도 아는데,
..괜히 한 소리였는데도 할 말이 없어져서 삐친척, 종대 손 잡고 먼저 걸어가버리니까 뒤에서 금새 쫓아와서 미안해. 하더라
진짜, 내가 생각해도 남편이 잘못한건..딱히 없는데
괜히 심술부리고 싶은지, 그 말 듣고도 아무말 안하니까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하는거야
종대 데리고 걷는데, 옆에서 계속 끙끙, 어쩔줄 모르는 남편 목소리 들리니까 나도 모르게 풉, 웃음이 터졌어
내가 막 웃기시작하니까 그제서야 남편이 ..그럴줄 알았어, 하고 나 살짝 째려보더라
"..자기는 몇년이 지나도, 연애 처음하는 사람 같아요ㅋㅋㅋㅋ"
"..ㅂ, 불안해서 그래! 내가 뭐 잘못하면, 도망가버릴까봐."
"나 도망 못간다니까 이젠"
"....."
"..도망가도 신혼 때 갔지,"
"...."
"..아, 그 때 갔어야 하는데,"
"뭐?"
장난기가 막 샘솟아서 그 때 갔어야 하는데, 하니까 인상쓰면서 뭐? 하는데 타이밍 좋게 딱 남편 차가 보이는거야
내가 차 문 열어줘요- 하니까 ..자기는 진짜.. 하면서 차문 열어주고, 시키는대로 다해ㅋㅋㅋㅋㅋ
종대는 옆에서 엄마 아빠랑 같이 있는게 그저 좋은지 웃으면서 방방거리다,
차에 태워주니까 엄마, 죠대 옆에 타! 하는데, 그럴까? 하고 타려니까 남편이 옆에서 옷 잡아 끌더라
..나는 만신창이를 만들어놓고, 달래주지도 않아?
징징거리는 말투 섞여서 얘기하는데, ..아 어떡하지. 싶은거야
내가 고민하는 사이에 남편이 종대한테 가서 오늘은 엄마랑 아빠랑 같이 앞에 타는 날이야. 해놓고 나 무턱대고 조수석에 태웠..네?
정신차려보니까 조수석이길래 아 뭐야! 하는데 남편은 안전벨트까지 챙겨주고 이미 출발할 준비중ㅋㅋㅋㅋㅋ
종대는 뒤에서 왜에, 엄마 죠대 옆에! 하는데,
삐친건지 종대보다 더 어려진 남편은 종대는 엄마랑 하루종일 있었잖아, 아빠한테 양보해줘. 하고 말하더라
종대는 그 말에 치이..했다, 자상하긴해도 화 났을땐 무서운 아빠인지 얌전하게 창 밖만 보다 소심하게 츄발. 하는거야ㅋㅋㅋㅋㅋ
남편은 그거듣고 소리나게 웃었다, 응, 출발. 하면서 차 움직이는데,
집 가는 내내 내가 더 종대 눈치보여서. 계속 뒤돌아보는데, 어느 순간 오히려 내가 왕따당하고 있는 느낌인거야
둘이서 쫑알쫑알 얘기하는데, ..살짝 어이 없긴 한데ㅋㅋㅋ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었어
오히려 내가 창밖보면서 오가는 말들에 픽, 픽 웃는데 남편이 눈치채고 내 손 잡으면서 수고했다고 하더라
"내가 뭘 수고해요, 자기가 더 수고했지."
"요즘 말 안들어서 힘든거 다 알아-"
"..에이, 그래도 다른애들에 비하면 우리 종대는 얌전하대요"
"미미 때문에 몸도 무겁잖아, 내가 많이 도와줘야하는데, 그러지도 못하ㄱ.."
"아니야, 많이 도와줘요. 충분해."
"..많이 모자라, 내가."
"..아닌데,"
"아기 셋만 남겨두고 회사가는게, 아침마다 얼마나 고문인데,"
"..아니 잠시만, 아기 셋?"
"자기 아직 아기잖아,"
장난인지, 뭔지. 푸스스 웃으면서 말하는데, 내가 한소리 하려다 관두니까 나 한번 더 보더니 그냥 더 웃더라
종대는 기웃기웃, 차 안에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더니 집 보이는걸 보고 엄마, 우리집이야! 하는데 남편이 응, 우리집이지- 하고 대답해줬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이랑 종대는 씻고,
나는 틈틈히 하고 있는 아기 용품 만들기 하는데, 욕실이 두명만 들어가 있는데도 시끌벅적하더라
무슨 사고를 치고 있는건지, 종대야! 하는소리도 몇번 들리는데, 뭐, 난 전적으로 남편을 믿어ㅋㅋㅋㅋㅋㅋ
한참을 씻고 나오더니 들어갈때보다 몇배는 피곤해진 얼굴로 내 옆에 앉는데,
내가 짠! 하면서 완성시킨 배냇저고리 보여주니까 웃으면서 보더니 종대때보다 업그레이드네? 하면서 또 푸스스.
그 다음은 인형 만들어 주려구요.
뿌듯해져서 다음계획까지 말하니까 웃으면서 종대랑 세트로 만들어주게 나도 배울까? 하더라
"아, 맞아. 나 오늘 울 뻔 했어요. 우리 아들때문에."
"..왜?"
"왜, 아기는 뱃속에서 일 기억한다잖아요,"
둘 다 나른해진 몸으로 얘기하는데, 갑자기 오늘 종대가 한 말이 생각나는거야
그래서 조곤조곤 남편한테 신나서 얘기해주니까 남편도 놀라서 눈 크게 떴다 진짜? 하고 묻더라
그러면서 그럼 미미한테도 사랑한다고많이 해줘야 겠어. 하는데,
내가 장난으로 나한테는? 하니까 웃으면서 왜, 내가 많이 안해? 하더라
"아, 그 말이 맞나봐. 결혼하면 사랑한다는 표현이 줄어든다고 하던데,"
"..많이 줄었어, 내가?"
"오늘 아침부터 남편이랑 아들은 걸그룹이나 보고 있질 않나, 서러워서!"
내가 장난만 가득한 말로 말하니까 자기도 받아치는데,
아침에 걸그룹 얘기 꺼내니까 큼큼거리면서 갑자기 입을 다물더라
아니, 아침부터 TV소리밖에 안들리길래.
비몽사몽한 상태로 거실로 나갔더니, 글쎄, 남편이랑 아들이랑 나란히 앉아서 걸그룹 멍하게 보고 있는거야
자기 말로는 그냥 채널돌리다 타이밍이 그렇게 된거라고 하는데, 내가 막 남편도 어쩔수 없다고 그랬거든ㅋㅋㅋㅋ
사실 남편 진짜 걸그룹 몰라ㅋㅋㅋㅋㅋㅋㅋ
연애할때든, 결혼하고나서든 아이돌 그렇게 보는건 나랑 있을때 말고는 없었는데ㅋㅋㅋㅋㅋ
그냥 딱 놀리기 좋잖아 상황이ㅋㅋㅋㅋㅋ
"..나도 미미 낳고나면 그렇게 성형할까?"
"..아이, 왜그래, 진짜, 아니라니까.."
"..하지말라는 소리는 안ㅎ.."
"하지마."
"늦었거든요-"
아이, 진짜..
울상이 그런 울상이 없어서ㅋㅋㅋㅋㅋ
어쩔줄 몰라하면서 나 바라보는데, 눈빛이..
아니라니까 자기야, 진짜? 응? 막 이래ㅋㅋㅋㅋㅋㅋ
나는 흥, 흥, 거리면서 삐친척 하는데, 남편이 종대 불러서 서재로 데려가더니 종대 손에 뭘 쥐어서 나오는데,
내가 종대한테 종대야, 뭐예요? 하니까 이쁜사지인! 하고 히히 웃더라
뭔가 싶어서 보는데, 배시시 웃음이 나오는데, 부끄러워서인지. 좋아서인지는 나도 몰라.
결혼사진 찍을 때, 제일 예쁘게 나온 사진 남편이 골라서 따로 인화해뒀었거든
자기 책상위에 두겠다고 액자까지 사놓고선, 막상 회사 들고가긴 자기가 나와서 부끄럽다고 결국 서재책상위에 뒀었는데,
종대 품에 저 사진이 안겨있을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막 웃다가 남편한테 나 이 때는 좀 예뻤는데.. 하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도 예뻐. 하더라
"짜증내도 예쁘고,"
"...."
"지금처럼 나 놀릴때도 예쁘고,"
"...."
"살이찌든, 나이를 먹든,"
"...."
"뭘 해도 예뻐."
"..거짓말,"
"진짠데, 또 안믿지."
"...."
"내가 항상 말하잖아. 고맙고,"
"사란해!"
"..아들, 그거 아빠 대산데."
"엄마, 죠대가 사란해!"
남편이 조금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종대가 갑자기 불쑥 끼어드는거야
남편이 종대 안아들면서 그거 아빠 대산데. 해도 나한테 사랑한다고 하더라
내가 웃으면서 엄마도 종대 사랑해. 하니까 남편이 어휴, 하는데,
종대가 웃으면서 아빠도 사란해 할까? 하는거야
..엄마는 사랑하고 아빠는 고민해? 어? 어?
남편은 그 말에 종대 붙잡고서 막 간지럽히다 종대한테 뽀뽀해 빨리. 하는데, 종대는 숨 넘어가게 웃으면서도 시러, 시러요!
..아빠 혼자 짝사랑하네, 엄마도 종대도.
남편이 씁쓸하게 말하니까 종대가 아빠, 사란해! 하면서 뽀뽀 쪽.
남편이 웃다가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내가 작게 입모양으로 나도요. 하니까
종대한테는 사진 안겨주면서 이거 갖다 놓으세요- 해놓고선, 그 사이에 몰래 뽀뽀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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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청하셨는데 오타가 있으셔도 일단 그대로 적어 놓을게요. 확인 꼭꼭 해주셔야 해요!
비회원분들은 댓글 보이는대로 추가 해드릴게요!
http://instiz.net/writing/443798
암호닉 신청은 항상 받습니다! 위 링크로 들어가셔서 해주세요!
오타나 표현 지적은 거침없이 박력넘치게 해주세요 :D
많이 늦었네요ㅠㅠㅠㅠㅠㅠ |
안녕하세요 레밍이에요.. 이번주에 왜 그리도 해야할 일이 많은지... 치이고 치이고 치이다 이제서야 글을 쓰네요...ㅠㅠㅠㅠㅠㅠ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 글은 쓰고 싶은데 시간은 없고.. 정말 할일하고 나면 잠 잘 시간밖에 안 남는 기간이었네요ㅠㅠㅠㅠㅠㅠ 늦게 온것도 죄송한데 분량은 괜찮은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휴..ㅠㅠㅠㅠㅠㅠㅠㅠ 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