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며칠전부터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엉마 됴새이는 언제와아?
수정이가 어차피 딸인데, 하면서 선물 겸, 종대 동생 생기니까 연습해야지! 종대 교육? 놀림 겸, 아기 인형을 사줬는데 얼마나 신기하게 보는지.
처음엔 뽀로로 인형이랑 돌고래 인형 사이에 두고서 한참을 보더니, 눈 코 입 야무지게 만져보고선 히이.
그 좋아하던 뽀로로 인형 손잡고 다니는것도 그만두고 아기 인형만 들고 다니는데, 아이고 아기가 아기를 안고 다니네ㅋㅋㅋㅋㅋ
내가 종대 동생 태어나도 그렇게 해줄거예요? 하니까 으응! 죠대 이러케 해!ㅋㅋㅋㅋㅋ
밥 먹을때도 옆에 꼭꼭 두고, 장난감 가지고 놀 때도 쇼파에 꼭꼭 앉혀두고.
며칠을 엄청 챙겨다니더라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종대도 아직 어려서 동생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저 쪼그만게 첫째 노릇은 하려나. 남편이랑 걱정아닌 걱정했었거든
벌써부터 엄청 챙기려고 낑낑대는거 보니까 되게 쓸모없는 걱정이었나, 싶은데
또 아직 어려서 훌쩍훌쩍거리면서 찡찡대면 아이고, 어쩌나. 싶고ㅋㅋㅋㅋㅋㅋㅋ
하긴 뭐 아직 우리 니니도 이제 겨우 손가락 네 개 펼까말까 한데ㅋㅋㅋㅋㅋ
다만 남편도, 나도 갓 태어난 미미 챙긴다고 정신없어서 소홀해질까봐, 종대가 괜히 소외감 비슷한거 느낄까봐 마음 꼭꼭 다잡고 있어
일부러 미미 태어나면 종대랑 시간 많이 못보낼것도 아니까 어린이집도 안보내고 내가 놀아주는데,
수정이가 인형 주겠다고 챙겨온 날 종대가 찬우 등에 있는 노란색 가방을 본거야.
신기한지 한참을 보는데, 내가 종대한테 종대는 조금 더 형아되면 가자- 하니까 갑자기 뾰루퉁.
엄마아, 죠대느은, 차누보다 형아자나!
삐죽대다 나한테 안겨서 말하는데, 자기가 더 형인데 왜 찬우는 벌써 저 가방메고 다니고, 자기는 아니냐 이거야ㅋㅋㅋㅋㅋ
엄마가 종이접기 책 엄청 들여다보면서 온갖거 만들어주고 미술놀이도 해주고. 엄마가 얼마나 찾아보는데, 우리 아들은ㅠㅠㅠㅠ
수정이가 웃으면서 일부러 종대한테 그러게- 엄마는 왜 종대 형안데 안보내주지- 하니까 더 오리입으로 나한테 왜에- 나느은 안해에?
수정이한테 니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설명을 못하잖아! 입모양으로 엄청 구박해두고
종대한테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엄마가 종대가 더 좋아서- 음, 유치원가면 엄마랑 계속 못있으니까 그렇지- 하니까 수정이는 어이없다는듯이 보고, 종대는 ..징짜?
그러엄! 종대 저기 가면 엄마랑 떨어져 있어야하는데?
꼬옥 안아주면서 말하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 히익! 하는데, 엄마가 선생님 대신에 책도 읽어주고- 색칠놀이도 해주고- 하잖아. 그치? 하니까 끄덕끄덕.
종대는 미미 태어나고 조금 있다 가자-
내가 달래니까 금방 방긋방긋 웃으면서 으응! 하는데, 수정이는 옆에서 나보고 대단하다고 하더라
자기는 일하니까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 보내는 것도 있는데, 그걸 다 집에서 해주는 내가 대단하다고ㅋㅋㅋㅋㅋ
내가 종대 한글도 내가 가르칠건데? 하니까 ..난 못할 것 같은데. 아우 찬우야 엄마가 나쁜엄마야. 하면서 우는척하니까 찬우는 엄마 울지말라고 안아주고ㅋㅋㅋㅋ
아, 종대 찬우도 엄청 챙겨줘.
얼마나 '형이야!' 를 강조하는지, 우리집에서 놀 때나 수정이집에 놀러가면 엄청 의젓한척 한다 우리 아들ㅠㅠㅠㅋㅋㅋㅋ
남편은 딸이라고, 엄청 기대되나봐.
사실 나도 딸 생기면 머리 예쁘게 묶어주는것도 해주고 싶고, 원피스도 입히고 싶고. 막 또각또각 구두도 신기고 싶고.
종대랑 다르게 해주고 싶은일, 하고 싶은일 진짜 많은데 남편이 더한 것 같아ㅋㅋㅋㅋㅋㅋ
벌써부터 아기 머리핀이 몇개인지, 종대때는 아기 손장난감도 자동차 모양으로 사오더니 이번엔 전부 분홍색에, 레이스도 달려있고ㅋㅋㅋㅋ
사올때마다 나한테 잔소리 들어먹으면서도 그렇게 좋은지 사오더라.
사실 나도 잔소리하고나서도 미미 아기 용품 정리하면서 픽픽 웃어ㅋㅋㅋㅋㅋㅋ
사실 우리가족한테나 다정하지 수정이 얘기 들어보면 아직도 무뚝뚝하고 낯가리는 사람인데
시간나면 아기용품 매장 들어가서 여자 아기 장난감이며, 옷이며, 머리핀이며, 머리띠며ㅋㅋㅋㅋㅋ
종대때도 상상하면 웃기긴했는데 여자아기니까 더 웃긴거야ㅋㅋㅋㅋㅋㅋㅋ
분홍색에 둘러쌓인 남편이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도 내 눈치보면서 작은 상자 내려놓길래 내가 또 뭘 사왔어! 하니까 움찔.
"아휴, 이거 언제 다 쓰라고- 우리 딸 쌍둥이예요?"
"..얼마 안해, 자기야.."
"뭘 얼마 안해! 자기가 사온게 몇갠데, 하나 사면 내가 잔소리해요?"
"...."
"진짜 못살아, 내가 미미 태어나고 사도 절대 안늦는다고 했잖아요!"
"...."
"부장이면 다야, 아니 결국엔 자기가 힘들거면서 왜 그래, 진짜."
"...."
"..이거 저번에 산거 아니야?"
"아니야! 조금 다, 다른데.."
잔소리, 잔소리하니까 옆에서 조용히 내 눈치보는데, 뭔가 익숙한 디자인에 내가 꼼꼼히 보면서 저번에 산거 아니야? 하니까 곧장 아니야!
억울한 목소리에 내가 째려 올려다보니까 다시 눈치보면서 다르다고 하더라
..예쁘긴 예쁘네.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머리띠보는데, 내 표정보고 눈치챘는지 슬쩍 웃으면서 아니, 예쁘길래.. 하는거야
..확 자기 머리에 해줄까보다.
다시 째려보면서 말하니까 움찔.
못살아, 못살아.
방에 챙겨넣어두면서도 잔소리, 잔소리를 하니까 그냥 아무말없이 내 옆에만 꼭 붙어있더라ㅋㅋㅋㅋ
아니 근데, 우리 딸은 왜 오늘도 소식이 없지?
아빠도 엄청 기다리고, 오빠도 기다리고, 엄마도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우리 딸은 내 배에서 쿵쿵거릴땐 언제고 갑자기 얌전해졌어
종대는 예정일보다 일주일 조금 넘게 빨리 나와서 그런가, 일부러 짐도 빨리 싸뒀는데.
미미는 예정일도 넘기고 일주일이 다 되어가도록 소식이 없어
원래 둘째는 조금 더 늦게 나온다는 말은 들었는데, ..혹시나, 싶어서 병원찾아갔는데 들은말은 그냥 괜찮으니까 기다리라고 하더라
엄마한테도 ..세훈이도 그랬어? 묻고,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건강하니까 곧 나올거라고 너무 걱정하지말라고 하더라
나는 그래서 마음 편하게 먹었는데, 남편은 출장이 다음주라 불안해 죽으려고 하는거야
출장도 안간다는거 내가 중요한일인거 알아버려서 괜찮다고 일박이일이니까 이틀은 괜찮다고. 얼마나 달래고 달랬는지.
"혹시, ..나 출장갔는데 진통오면,"
"어머님께도 연락드리고, 우리 엄마한테도 연락하고."
"..나는?"
"오다 사고날까봐 겁나서 연락해야되나, 고민하고 있는데?"
"..가지말까?"
"안가도 돼?"
"..박찬열 시키면 돼,"
"진짜?"
"...."
"거 봐, 안되잖아요. 병원에서 이번주 안으로는 분명 진통 올거라 했어요-"
"..확실해?"
"응, 너무 걱정하지말고, 또 출장 안가겠다고 떼쓰지말고."
"...."
"갔다와서 확실하게 휴가내고 나 챙겨줘요- 그럼 되지-"
아휴, 우리 아기들은 아빠 바쁠때 보고싶다고 시위하려고 나오나보다-
종대 낳을때도 남편 바쁠 시기였는데 미미는 출장이네..
조금 서운하긴 한데, 어쩌겠어. 또 남편이 너무 미안해하고 불안해하니까 오히려 내가 서운한 티도 못내겠더라
장난기 가득섞여서 말하니까 픽 웃으면서 나 안아주더니 회사 안 갈거야. 나한테 다짐을 뱉는데 자기는 나한테 일하기 싫다고 시위해요? 하니까 푸스스.
미미야, 아빠가 기다리는데 왜 안와요. 이만큼 했으면 우리 딸 도도한거 인정.
내 배 쓰다듬으면서 얘기하는데, 어느새 종대가 총총 오더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서 나도오! 죠대도 기다려어!
우리 아들 은근히 귀는 밝아서.
언제 들었대, 하고 생각하는데 순간 너무 행복한거야
예전부터 누군가를 사랑해서 그 사람의 아이를 갖는다는게 되게 예쁜일이다, 생각했는데.
종대가 내 앞에서 똘망똘망하게 올려다보면서 엄마, 하는것도 갑자기 너무 벅차게 느껴지고. 내 몸에 심장이 두 개 있는것도 너무 신기하고. 벅차고.
그냥 순간적으로 감정이 확 밀려와서 남편 보면서 웃는데, 남편이 놀라서 울어? 왜 울어요? 하고 묻더라
..그냥.
웃는건지 우는건지도 모르게 남편만 보니까 당황스러운지 눈물 닦아주면서 자기도 웃었어
놀랐잖아요.
여전히 이해는 안되는데, 내가 괜찮아보이는지 웃으면서 말하는데 종대는 심각하게 보고있다 엄마 우러어, 울며는 안대는데!
종대한테 엄마 안 울어- 웃으면서 말하니까 긴가민가, 계속 쳐다보고 있다 으으응! 안대! 울며는! 나한테 꼭꼭 당부를 하더라ㅋㅋㅋㅋ
"아빠아, 죠대 코오 할래여-"
"종대 잘거야?"
"으응!"
"우리 니니- 침대로 가자-"
한바탕 갑자기 터진 내 울음에 두 남자가 안절부절 못하다, 좀 진정되니까 종대가 아빠 손 이끌고 놀아달라고 찡찡.
종대 이제 자야하는데.
잔소리 딱 하려니까 귀신같이 눈 비비면서 아빠한테 붙는데, 남편은 자연스럽게 안아들고 침실로 들어갔어
나는 거실에서 보이는 큰 것만 정리해두고, 틀림없이 부었을 눈 꾹꾹 손으로 누르는데 남편이 나와서 그래서, 왜 울었대. 하고 묻는거야
어이없다는듯이 픽 웃는데, 막상 생각해보면 웃겨서 아, 몰라! 대충 대답하니까,
..내가 울린건 아니지?
옆에 앉아서 생각하다 작게 묻는데 고개 도리도리 저으니까 또 생각하다, ..이유가 없는데, ..호르몬 막 그런거예요? 이것도?
..아!
"..내가 잘생겨서 울었나?"
"..참 나,"
"그러니까 왜 울었어- 말하기 싫어?"
"그래요, 남편이 너-무 잘생겨서 울었네요, 아이고,"
"..기분 나쁜데?"
"왜? 나는 진심 백프로예요-"
"..와, 다르다. 이젠 당황도 안해,"
"왜, 예전엔 어땠는데요?"
"부끄러워하면서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괜히 사람 툭툭 때리고,"
"...."
"변했어, 아 슬프다-"
"..뭐야, 그래서 나 싫어요? 싫어해? 새벽에 종대랑 나 없으면 집 나간 줄 알아요."
"아니!"
"..?"
"그러니까, 그때는 그때 매력이 따로 있는거고, 지금은 또 나름대로 매력있고,"
"어이구, 늦었네요- 미미야, 엄마랑 도망갈까?"
"..그럼 아빠가 잡으러 갈게."
"내가 어디있는지 알고,"
"장모님, 수정씨, ..말고 더 있어?"
"..아, 더 있! ..없나?"
분명히 내가 잡은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왜 갑자기 상황이 바뀐 것 같지.
혼자 멍해지는데, 남편이 웃으면서 같이 산게 벌써 몇년인데-, 까불지 말라는 듯이 말하더라
아, 몰라.
그냥 안겨서 나도 잘래. 눈 꼭 감아버리니까 토닥토닥, 편하게 자요, 여보. 작게 말하는데, 잠이 스르르.. 아?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 번쩍 뜨고서 남편 멍하게 쳐다보니까 남편도 멍하게 보다 왜, 뭐 까먹은거 있어? 하는데,
"..아파.."
"어?"
"..가진통인가,"
내가 작게 말하니까 당황했는지 되묻는데, 사실 종대때나 미미나 가진통이야 몇번이고 있었으니까, 그먕 멍하게 생각했거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어플 켜 놓고 자지도 못하고 시간을 재는데, ..어, 시간이 일정한거야
점점 더 심하게 아파오길래 아, 이거 진짜구나. 생각하는데, 웃긴게 두번째라고 조금은 침착해져서 샤워하고, 가방도 꼼꼼하게 챙기고.
종대는 어떡하지?
고민하다 결국 엄마한테 연락해두고 병원으로 갔어
나는 더 아파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아들은 쿨쿨 아빠한테 안겨서 잠만 자고.
남편은 나 챙기랴, 종대 챙기랴 정신없는데, 내가 조금 살만할때 남편한테 이번엔 고상하게 낳을거라니까 욕 해도 괜찮고 때려도 괜찮다고 하더라ㅋㅋㅋ
그 말에 웃다가도 다시 아파서 눈물 흘리면서 아픔 삼키고.
누가 둘째는 금방이래!
나 진짜 욱해서 소리질렀어. 분명히 많이들 그러던데. 둘째는 첫째랑 다르다고, 금방이라고.
나는 왜 아파 죽겠는건지, 왜 종대때보다 더 아픈것 같은건지.
눈물이 의지랑은 상관없이 뚝뚝 흐르는데, 그 와중에 엄마가 와서 아빠 품에 안겨있던 종대 안아들고 나가더라
그 덕에 남편은 내 손 붙잡아주면서 달래는데, 자기가 더 힘들어 하면서 무슨.
점점 시간은 짧아지지, 아픈건 더 아프지.
딱 미칠 것 같은데, 행복해서 울었던건 무슨, 순간적으로 욱해서 남편이 막 밉게 보이더라
김종인 진짜아!!
막 울면서 짜증은 내고, 그 와중에도 손은 붙잡고 아파하니까 미안해, 미안해. 나 제대로 쳐다도 못보면서 말하는거야
그 이후로는 정신없어서 모르겠는데, 그냥 시키는대로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서 소리지르니까 으앙, 크게 울음소리 들리는데,
진짜 엉엉 눈물이 흐르면서 어쩔줄을 모르겠더라
처음도 아니면서, 그 벅찬 감정은 어디로 가지도 않는지 진짜 내가 아기보다 더 엉엉 울면서 미미야, 엄마야. 엄마야. 한 것 같아.
종대때보다 내가 나이가 조금 더 먹었다고 힘들었는지, 정신을 못차려서 남편 상태는 못살폈는데, 엄마말로는 울었다던데.
물론 남편은 안울었다고 우기지만.
우리 종대는 새벽에 엄마아빠가 어떤일 겪었는지도 모르고 자다 깨서는, 엄마아. 엄마. 하고 찾다 병원복 입은 내 모습에 이상한지 끅끅거리면서 우는거야
"엉마, 끅, 아야해에?"
"아니야, 엄마 아야 아니야. 종대 동생 짠- 해서 그래."
"끅, 됴새 짜 해써?"
"응, 종대 코오 잘 때 왔어-"
"보, 보고시퍼어 흐으,"
"종대 조금 있다가- 우리 아기 왜 울어요- 엄마 괜찮아."
동생 짠- 했다니까 꺽꺽 울면서도 보고싶다고 하는데, 그 모습에 힘든것도 잊고 웃음이 나더라
..우리 가족은 무슨일만 생기면 울음바다라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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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셨어요? 레밍이에요! 으아 이제 미미가 태어났네요!ㅠㅠㅠㅠㅠㅠ 제가 아기는 사촌동생만 여럿이라 많이 봤지만, 출산의 과정은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허접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싶이 부장님썰은 미미가 태어나고나서부터는 조금 뜸하게 연재될 예정이에요. 아마 무슨 Day라던지, 특정한 사고라던지. ..아니, 그냥 제가 연재하고 싶을때 연재하..ㄹ..수도 있구요.. 종대썰 연재하면서 간간히 올 것 같네요. 그렇다고 종대썰을 얼마나 잘 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죠..ㅋㅋㅋㅋㅋㅋ 더위 조심하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하트하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