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가 이런 일로 딱딱한 대화를 나누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모두들 그러시겠지만요. 일단 늦은 공지 죄송합니다. 그를 믿었던 만큼 배신감도 컸고, 상처도 깊게 베어버려서 차분히 정리하고 오느라 늦었습니다. 할 말도, 해야할 말도 많지만 다 부질없을 것 같아 글을 적었다 지우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릅니다. 예상하셨겠지만 더이상은 백현이의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책임감이 없는 탓일수도 있고, 애초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은 아이 탓일 수도 있겠죠. 정말 죄송합니다. 제 글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별 것도 아닌 글이라 다른 멤버로 바꾸어 글을 써야할지, 그만두어야할지. 그동안 백현이의 모든걸 좋아해왔습니다. Fearless, 이제부터 시작이야 라는 말부터 눈, 코, 입술, 입술 위 점, 예쁜 손, 가지런한 손톱, 목소리, 볼, 말투, 노랫소리, 노래를 부르며 짓는 표정, 춤추는 동작 하나하나까지 모든것에 감사함을 느꼈고 새삼스럽게 더 좋아했습니다. 제 일상마저 버리고 오직 그 아이만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지난 시간들이 모두 그의 발밑에 구겨져 밟혀있었다는게 참 슬프네요. 받아줄 수는 없어도 알아주기를 바랐는데. 이 벅찬 마음을 받고 고마워해주는 걸로 됐는데. 팬과 가수 사이에 필수적인 신뢰라는 것이 무너져버린 지금 더 이상은 그를 감싸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백현이를 참 많이 좋아하기는 했던 모양입니다. 노래를 듣다가도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대화를 하다가도 작은 것에서부터 아이의 생각이 나고, 그냥 갑자기 아이의 맑은 미소가 떠올라 울컥 눈믈이 나는게. 정말 온 마음을 다해 좋아했는데, 그 끝이 이렇게나 아플줄은 몰랐네요. 저에게 봄처럼 따뜻하고 여름처럼 열정적이었고 가을처럼 편안하고 겨울처럼 포근했던, 저의 사계절을 함께 한 아이는 더 이상 없네요. 그래도 그가 그동안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것의 몇 배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간 우리의 마음을 깨달아주는 날이 오겠죠. 제가 그 아이를 미워하지 않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싫어하지는 못할겁니다. 지금 그에게 받은 상처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했습니다. 독자분들도 많이 아프시고 힘드셨을텐데, 버텨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제 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로. 많이 좋아합니다. 백현아. 아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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