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아 우산 없는데"
늦게까지 야근을 한데다가 내가 야근 할 때마다 같이 남던 도대리님도 급한일이 생겨서 먼저 가셨던 날이다
이미 사무실엔 나만 남아있었고 주위에 우산이란 찾아볼 수 없었고
밖에는 그칠 생각이 없다는듯 비가 거세게 내려온다
"후.."
사정이 있어서 대학교에 입학하고 학교 근처로 독립한 탓에 날 여기까지 데리러 와 줄 가족은 없었고
박찬열은 휴가나온 친구 만나러갔고 김과장님을 부르기엔 좀 죄송한 시간.
나 원래 친구가 이렇게 없었나?
이래뵈도 고등학교땐 학생회 소속이었다
"학생회고 나발이고 이거 어떡하냐고"
결국 크로스백 끈을 꼭 부여잡고 내려온 1층에는 역시 불은 켜 있지만 사람은 없었고
눈 딱 감고 지하철역까지만 뛰어갈까싶어 회사를 나선 순간
-빵빵
회사 앞에 서 있던 차에서 내는 클락션 소리에 놀라 뒤로 한발짝 물러섰다
"놀랐죠? 미안해요 내려서 잡기엔 뛰어가버릴것 같아서"
나니? 헐? 누구죠 이 사람은?
놀란건 둘째치고 내 앞에 있는 이사람은 대체 누구인건가
"일단은 차에 좀 탈래요? 비 많이 오는데"
엄마가 모르는 사람 차에 막 타고 그러지 말랬는데
생각관 다르게 행동은 이미 이 사람의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집이 어디에요?"
초면에 집까지 물어보는 대담함에 흠칫 하면서도 데려다줄껀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순순히 주소를 불러줬다
"그런데 누구.."
"아, 소개가 늦었네요 인사과 과장 김준면이에요"
네 많이 늦으셨어요
"마케팅과 사원 오징어에요"
인사까지 마치고나니
이 사람이 클락션까지 눌러가며 날 붙잡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부탁을 받았어요"
"네?"
"김민석 과장 알죠?"
"네"
"저랑 친군데 징어씨가 우산이 없을거라며 모셔다 드리라고 그러더라구요"
"죄송합니다.."
내가 부탁한건 아니지만 괜히 죄송해졌다
"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야근이었고 민석이랑 박찬열씨가 죽고 못사는 당신이 저도 궁금했으니"
그럼 혹시 박찬열이 말했던 인사과 김과장이 당신인가요??
그렇게 안생겼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김과장님을 쳐다봤더니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뇨...!"
"그럼 왜 그렇게 쳐다봐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요? 아, 민석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입사하고 처음 만났어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민석ㅆ.. 아니 김과장님이 잘챙겨주시고 이것저것 알려주셔서.."
"김민석이요?"
"네?"
"걔가 착하긴해도 누구한테 먼저 그런 호의를 베풀 사람이 아닌데"
김과장님이? 그럴리가요
"과장님은 어떻게 김과장님이랑 친해지신거에요?"
"저랑 민석이는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아-
민석씨(어머머머머머 민석씨래 민석씨////-////)의 고등학생 시절은 영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지금이랑 똑같을것 같은데
"징어씨 모르죠? 김민석 옛날에는 통통한 편이었어요"
"예????"
"살 엄청 뺀거에요 나중에 비법이나 물어봐야지"
과장님 몸에서 살을 빼야할 부위를 고르는것보다
사막에서 바늘 찾는게 더 빠르겠어요
그렇게 얘기를 하던 도중 금새 우리 집 앞에 도착했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앞으로 야근하다가 우산 없으면 인사과로 찾아와요
아마 도움이 될거에요 오늘처럼"
"네에"
"왠만하면 야근 하지마요
밝긴해도 회사 근처가 꽤 위험하거든요"
"감사합니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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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이 바쁘긴 바쁘네요ㅠ 하나라도 올리려고 짧지만 들고 왔습니다 찬열이를 구박하는 김과장님은 준면이 맞을까요? 그럼 댓글 달고 포인트 돌려받아 가세요 :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