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 백구?]
[왜 답장이 없성ㅜㅜ 혹시 내 번호 저장 안했어? 나 찬열이야 박찬열!]
아까부터 계속해서 울려대는 핸드폰이 신경쓰인다. 푹 자고 종례시간에 일어나니, 복장불량이 자기는 가봐야한다고 번호를 달라더라. 비몽사몽한 와중에 얼떨결에 번호를 줬더니만, '복장불량'이라 저장되어있는 번호로 아까부터 계속 카톡이 온다. 야자시간인데, 공부해야지. 폰을 꺼야 겠다.
......
......
아......아 짜증나! 왜 이렇게 신경쓰이는거야.
아, 젠장...... 결국 폰을 다시 키고말았다.
[설마 또 자고있는거야?ㅜㅜ]
[백구~ 그만 자!]
폰을 키기가 무섭게 카카오톡 메세지가 엄청나게 밀려온다.
[안자ㅡㅡ 야자시간이라 공부하고 있었거든?!]
난 왜 답장을 쓰고있지...... 답장 보냈으니 이제 안 오겠......
[이제야 답장 보내는거야? 열공해! 아참, 집이 어디야?]
[집은 왜.]
[가까우면 학교같이가자 우리 왕따 백구ㅜㅜ]
......얘 오늘 처음 만난 애 맞아요?
[누가 왕따야. 나 육남아파트 사는데.]
[나 거기서 가까워! 진짜야! 내일 학교같이가면 되겠다ㅎㅎ]
[나 선도부라 학교 일찍가는데?]
[괜찮아! 집 앞에서 기다릴께! 몇 동이야?]
카카오톡을 보는데,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너 사실 하나도 안 괜찮지? 내일 진짜로 나와있기나 할까......
6:30PM
좋아좋아. 넥타이도 맸고, 머리도 이상없고, 교복도 깔끔하고, 책도 다 챙겼고, 실내화도 챙겼으니 이제 가야겠다.
......그러고 보니, 설마 지금시간에 진짜로 집 앞에 있을까? 어제 하도 물어보길래 결국 어디사는지 알려주기는 했는데.
"선도부라서 일찍 간다길래 6시부터 기다렸는데, 안 나와서 간줄 알았어!"
의외다. 없을 줄 알았던 녀석이 의외로 있다.
"6시부터 기다렸어?"
"응. 너가 언제가는지를 안 말해줘서! 혹시나 먼저 가버릴까봐 연습 끝나자마자 첫차타고 바로왔어!"
"......피곤하겠네. 어?"
"응?"
"머리, 바꿨네?"
조금 쑥쓰러운 듯 검게 염색한 머리를 만지작 거린다.
"너가 복장불량아니면 친구해준다며."
"오, 훨씬 나아."
"진짜?"
"응. 진짜."
검은 머리가 훨씬 괜찮다는 한 마디에, 뭐가 그리 좋은지 아침부터 신나서는 방긋방긋하다. 머리 잘어울린다는 말이 그렇게 듣기좋나?
"다행이다. 이제 학교가자!"
학교가자면서, 녀석이 자전거에 올라탄다. 어? 잠깐, 자전거? 자전거가 있었나?
"엇, 자전거네."
"응. 뒤에 타!"
"......뒤에 타라고? 나 무거운데."
"괜찮아괜찮아."
후...... 진짜지. 진짜탄다? 태워다 주면, 뭐 안 걷고 좋긴 하지만.
"출발한다? 꽉 잡아?"
"말 안해도 꽉 잡고 있을꺼야."
어깨를 잡으니, 꽉 잡으라는 말과 함께 출발을 한다. 뭐, 이렇게 학교가는 것도 나름 좋네.
"엇."
"꽉 잡아! 괜히 다치지 말고."
순간 잡은 손을 놓칠 뻔했다. 아, 어쩌지. 결국 박찬열의 허리깨로 손을 넣어 허리쪽을 감쌌다. 역시 이게 제일 안전하겠지. 움찔하는 것 같았는데, 착각이겠지.
"와, 니 등 넓다. 어깨도 넓고. 부럽다."
"에이, 뭐가 부러워."
"진짜 부럽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아, 너 여친있어?"
"없어."
"오, 의외다. 여친 있을 것 같았는데."
"아직 생각없어. 아, 다왔다."
"벌써?"
역시 자전거가 빠르기는 빠르구나. 걸어왔다면 아직 좀 남았을 법할텐데. 벌써 왔다. 지치지도 않나? 너 체력도 좋구나. 백만돌이네 백만돌이.
"고마워. 나 선도부라서 먼저 들어갈께."
나는 자전거를 묶어두는 박찬열을 뒤로하고, 먼저 교문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아, 곧 조례시작하겠다. 빨리 들어가야지.
"야! 변백현!"
들어가자마자 오세훈이 소리를 지른다. 소리는 왜 질러. 귀아프게 이것아. 다행히도 선생님은 아직 들어오시지 않은 것 같았다.
"너 오늘 박찬열이랑 학교 같이왔어? 너 맨날 혼자 오잖아."
"어? 어떻게 알았어?"
"야, 이거봐바."
이것 좀 보라며 오세훈이 내민 폰 안에는 'EXO-K 공식 팬클럽'이라는 사이트가 보였다. 이걸 왜 나한테 보여줘?
"이걸 왜 나한테 보여줘? 팬클럽은 왜."
"팬클럽을 보라는게 아니고, 전체글보기를 보라니까?"
"아 뭔데 그래......"
뭔데 저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저러는 걸까. 어, 어? 이게 뭐야.
"'찬열오빠 친구와 등교사진!'......?"
"그래! 이거 너 맞지?"
오세훈이 빠른 손놀림으로 들어간 게시물에는 핸드폰으로 찍은 듯한 여러 장의 사진이 있었다. 어라, 진짜 나네.
"나 맞네."
"너 장난아니야 지금. 이것도 봐바."
[퓨ㅠㅠㅠㅠㅠㅠ 찬여리오빠도 오빠지만 저 뒤에 귀여운 오빠는 누군가여ㅜㅜㅜㅜㅜㅜ]
[아 다정하다ㅜㅜㅜㅜ보기죠타ㅜㅜㅜㅜㅜㅜ]
[허우ㅜㅜㅜㅜㅜㅜ 어디사세요ㅜㅜㅜㅜㅜ부릅드ㅜㅜㅜㅜㅜㅜ]
[전 차녀리오빠보다 저 뒤에오빠가 더 좋아지려구해여ㅜㅜㅜㅜㅜㅜ]
"이게 다 뭐야."
"뭐긴 뭐야. 덧글들이지. 너 학교에도 소문 쫙 돈거 같던데."
그러고보니, 나는 한가지를 잊고있었다. 박찬열은 연예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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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단 죄송합니다ㅜㅜ 제가 만성위염이 도져서 이제서야 왔어유..........ㅜㅜ 다들 정말 죄송해요......ㅜㅜ
그노무 낙지덮밥.
요즘 리퀘받은 것만 주구장창 쓰고있네요. 아무래도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똥을 싸질러내다보니까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