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어?"
"닥쳐. 먹을 땐 개도 안건드리거든? 게다가 오늘은 제육볶음이야. 경건한 마음으로 고기 한 조각 한 조각을 소중히 먹겠어."
"헐, 너무해. 나 그래도 연예인인데."
"내 앞에서 너는 제육볶음보다 못한 존재야. 이 복장불량 노란머리야."
내 앞에서 밥을 먹고있는 이 녀석 때문에, 오늘 아침 잠도 못잤는데, 밥도 못먹게 하고! 여러모로 민폐끼치는 놈이다.
주변에서 "저거 박찬열아니야?" "박찬열이랑 저 선도부랑 아는 사이인건가?"하며 쑥덕거리는 것도 맘에 안들고 말이다. 거기 하복와이셔츠 터질 것 같이 줄인 너! 그래 와이셔츠 복장불량 벌점 3점 짜리 너! 그렇게 말하면 안들릴 것같아? 다들린다고!
"......나 싫어?"
"어."
"난 너랑 친해지고 싶은데!"
"친해지긴 뭘 친해져. 그러고보니 너 몇 학년인데 나한테 초반부터 반말이야?"
"2학년이지!"
"다행이네. 후배였으면 너 벌써 옥수수 몇 알 털리고도 남았어."
"뭐야, 나 그래도 연예인인데......허엉......"
"관심없어 너 남자잖아."
"그래도......"
안그러게 생겨서 낑-낑- 거리는 모습이 개같다. 아니 개같은게 아니고 강아지같다고.
"난 너랑 친해지고 싶은데......"
"복장불량부터 어떻게 하고와. 복장불량이 선도부랑 친하면 웃기잖아."
"어? 진짜? 진짜 나 복장 제대로 하고오면 친구해줄꺼지?"
가볍게 한 말에 너무 진지하게 반응하는 박찬열인가 뭔가 하는 이 놈이 좀 웃겼다. 너 좀 재미있다?
"그래, 친구해줄께."
"너 약속했다 지금?"
친구해준다는게 뭐가 그리 신난건지, 방긋방긋 잘도 웃는다. 연예인이라고 했잖아 너. 너 혹시 이미지가 빙구니?
"근데, 도대체 왜 굳이 나랑 친구를 하자는거야?"
그래, 처음부터 이게 궁금했었다. 많고 많은 우리학교학생들과 네 팬들 놔두고 왜 굳이 나랑 친구를 하자고 이러는 건지.
"왜냐고?"
"응."
"너 이뻐서 좋아."
풉-
너무나도 의외에 대답에 당황하는 바람에 먹고있던 제육볶음과 밥을 그대로 뿜어버리고 말았다. 아까운 내 고기......
라고 생각하며, 박찬열의 얼굴을 보니, 군데군데 밥풀과 제육볶음이 튀어있다. 아, 미안해라...... 오늘 처음만난 사이인데......
"헐, 미안."
"아......아니야......"
표정은 전혀 안 괜찮은데? 그리고 우리 그보다 빨리 급식실을 나가야할 것만 같아. 너를 향해 모여드는 저 수많은 핸드폰이 보이니? 보인다면 우리 급식실을 나가자꾸나. 아까운 내 고기.
"진짜 미안...... 사진찍지마세요! 지금부터 핸드폰 보이시는 분 압수조치하고 벌점부과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해봤자 찍을 놈들은 이미 다 찍었겠지...... 미안하다. 나는 잘 모르지만, 연예인인데 이런 몹쓸 일 당하게 만들어서.
"어휴, 피곤해."
"피곤해?"
세수를 다 하고 나온 박찬열이 나보고 피곤하냐고 묻는다. 응, 피곤해. 그것도 엄청.
"너는 안 피곤해?"
"뭐가?"
"연예인이라고 가는 곳마다 사람 붙고, 사진찍고 어휴. 난 저런거 싫다."
"어쩔 수 없잖아."
"?"
"연예인은 인기가 없으면, 가치도 없는거니까."
"......아, 미안......"
"너가 뭐가미안해!"
"괜한 말 한거 같아서......"
"아냐아냐. 그렇게 미안하면 부탁하나만 들어주면 안돼?"
"뭔 부탁?"
"나 학교올 때마다 나랑 같이 밥 먹어주라."
"복장불량부터 어떻게 하면."
"또 그 얘기야?"
"나 선도부란 말야!"
"......알겠어. 내일도 나 학교 올꺼야. 내일 꼭 같이 밥먹는거다?"
"알겠어알겠어."
"그리고 너 왕따라서 나 아니면 같이 밥먹을 사람도 없잖아. 그치?"
"왕따아니라니까! 나 반에 갈꺼야. 곧 5교시인데, 너 때문에 한숨도 못자서 수업시간 내내 졸게생겼잖아."
"아, 근데 너 몇 반이야?"
"......너 내 이름도 모르지."
"......"
"어휴......"
"너가 안 알려줬잖아!"
"반은 2반이고, 이름은 변백현."
"어? 에에? 2반이라고?"
"응. 왜?"
"너 나랑 같은 반이잖아! 헐, 왜 아침에 못 봤지?"
"4교시 내내 자고 있어서 그런가보......"
"역시 왕따였구나! 존재감 조차 없다니!"
......말을 말아야겠다.
"이제 부터 내가 학교 꼬박꼬박나오면서 많이 놀아줄께 백현아. 허엉 왕따라니......"
"앗! 아, 붙지마! 끈적거려!"
"까칠하기는- 히히- 수업들으러 가자."
손을 잡으며 벌떡 일어나서는 교실로 걸어가는데, 역시 연예인은 연예인이구나......
키도 크고 기럭지도 길고. 성격 조금 이상한거 빼면.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시끄러운 오세훈이 시끄럽게 접근한다. 아, 시끄러.
"우리 변백구 왜 이제왔어! 책상 위에 언제나 코오- 자고있던 너가 없어서 내가 얼마나 걱정을......!"
"시끄러. 잘꺼야."
"그래그래. 역시 5교시는 잠이...... 잠깐만, 너 왜 박찬열이랑 같이있......"
"몰라, 잘꺼야. 굳잠."
시끄러운 오세훈과 조금 이상한 연예인 박찬열을 뒤로하고, 나는 박찬열의 손에서 내 손을 빼낸 뒤, 공부 안하는 나를 위함 담임선생님의 특별 지정석 볕 잘드는 창가 끝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아, 종례할 때 깨워."
누구든지 자는 백구를 깨우면 주옥되는거야. 아주 주옥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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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점점 어디로 가는걸까요......☆★
누군진 비밀이지만, 저에게 소재를 주신 두분을 위해서 쓰고있기는 한데, 그냥 불량식품 같은 똥글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전 망해써여.......쓰던거나 잘 쓸께여....... 오늘 요고 포함 연재하는 세 편 다 올리고 사라질 계획이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