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
"1400원 입니다."
오늘로서 17일 째다. 이 사람이 이 편의점에 온지도 17일 째라는 말이다. 항상 같은 시간, 하루 세 번 아침, 점심, 저녁. 삼각김밥을 사간다. 맛이 바뀌거나, 두개를 사갈지언정 삼각김밥이라는 메뉴는 바뀌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생각하는 건데, 뭐 그런게 아닐까? 그런거 있지않는가. 티비프로그램에 보면 '바나나우유만 먹는 남자' '초콜릿 중독녀' 이런 식으로 이 남자도 삼각김밥 중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17일 째 보고있는 잘생긴 남자는 지갑을 보며 뭔가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잠시만요."라는 말과 함께 삼각김밥을 들고 되돌아간다. 그리고는 삼각김밥을 바꿔온다.
"800원 입니다. 사은품 붙은 상품이니 저쪽에 음료수 보이시죠? 한 캔 챙겨가시면 돼요."
남자는 지갑에서 천원짜리를 꺼네서 건낸다. 슬쩍 지갑을 보니, 돈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아, 돈이 모자랐던 건가. 조금은 안쓰러운 생각이들기도 하고, 내 또래로 보이는데 딱하기도 하다. 돈이 궁한가.
슬쩍 눈으로 아까전에 챙겨놓은 폐기김밥을 바라봤다. 저거 내 저녁인데...... 어떡하지. 줄까. 말까.
"저기."
"?"
"이거, 폐기김밥인데. 드실래요?"
남자는 한참이고 삼각김밥을 바라보고 있다. 나, 괜한 짓을 한건가? 삼각김밥을 들고있는 손이 무안해져 온다. 아, 창피해라.
"......감사합니다."
"에? 아, 아니에요! 어차피 폐기김밥이라 괜찮아요. 안녕히가세요."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편의점 문이 열리고 남자는 등을 돌린 채 유유히 사라진다. 17일 내내 매일보던 그 뒷모습이 어쩐지 오늘따라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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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김종인 너 뭐야. 너 뭔데 자꾸만 이래."
"너꺼 안사와서 삐진거야 변백현?"
"그게 아니잖아...... 왜 너만 몰라."
눈 앞에서 삼각김밥을 먹고있는 김종인.
김종인을 이렇게 보는 것도 17일 째다. 처음엔 내가 헛것을 보는가 싶었다. 근데 그것도 아니였고, 꿈도 아니였다.
이 녀석은 진짜로 모르는 걸까.
자신은 여기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다음엔 니꺼도 챙길께."
다음엔 내 것도 챙긴다는 녀석을 계속해서 보자니, 눈물이 차올랐다. 아마, 평소의 나였다면 다음엔 꼭 사오라며 장난을 쳤겠지.
"그래, 제발 꼭 사와라...... 내일 사와."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먼저 등을 돌려버렸다. 내일은 종인이가 보이지 않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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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재 할지 안 할지 모르겠어요......퓨퓨
연재 바라시는 분이 있다면 똥글연재하고, 없으면 안하는 식으로 해야겠어유.....
저란 뇨자...... 돌 던지셔도 됩니다. 얼마든지 맞아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