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아, 우리 기름 좀 넣어야될 것 같은데. 이 근처에 주유소 어딨는지 알아? "
" 저번에 이쪽으로 오면서 하나 본 것 같은데 얼마나 남았어? "
택운은 학연이 톡톡 두드리는 곳을 바라보다 이정도면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나 지금 당장 움직이기에는 점점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고 거리도 정확하게 알 수 없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택운은 학연을 흘끗 바라보고선 내일 움직이자 하며 학연의 어깨를 감쌌다. 홍빈은 문득 불안해졌다. 혹여 재환이 탄 차에 기름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좀비들에게 둘러쌓여있지는 않을지, 움직이다 허허벌판에 남겨져있지는 않을지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되는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결국 그 날 밤도 걱정으로 잠을 설치고선 일찍이 택운을 깨우고선 주유소로 가자며 잠이 덜 깬 그를 운전석에 앉혔다. 머지않아 차가 출발했고 다행히도 중간에 멈춰서지 않은 채 주유소에 도착했다. 이 곳도 그것들을 피할 수는 없었던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차를 멈춰세우고선 학연이 내려 주변을 살피다 택운에게 오케이 신호를 보내고선 활짝 웃어보였다.
" 오, 다행이다. 아무것도 없나봐. "
" 어후, 다행이네요. "
택운까지 내리고선 기름이 점차 채워졌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신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경계를 멈추지 않았고 차 안에 앉아있던 홍빈마저 내려 주변을 살폈다. 차에 기름이 가득 차고 여분의 기름을 더 채울 무렵이었다. 조용히 주변을 살피던 학연이 어, 어. 하며 뒷걸음질 쳤고 택운은 왜 그러냐며 총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학연은 활을 내리고선 홍빈을 바라봤다. 차가 오고있어, 어렵게 입술을 뗀 학연이 그렇게 말했다.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말에 택운은 혹시라도 모르니 활을 들라는 말을 했으나 학연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 저거, 우리랑 같은 캠핑카야… "
세상에는 많고 많은 같은 종류의 캠핑카가 있다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였다. 혹시라도 다시 그들을 만나게 될까봐 하는 기대였다. 같은 캠핑카라는 말에 홍빈이 급하게 뛰어갔다. 이내 캠핑카는 주유소에서 멈췄고 안에서 내린건 조금 야윈 모습의 재환이었다. 그를 마주한 우리도, 우리를 마주한 그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멍하게 서서 서로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고 홍빈은 왈칵 눈물을 터뜨렸다. 재환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엉엉 우는 홍빈에게 재환이 다가와 그를 안아 등을 토닥였고 그 손길에 홍빈은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 재환아, 민지랑 민우는? "
" 아… 그, "
혹시나 하는 물음이었다. 모습을 들어내지 않는 둘이 혹시 다른이들과 같이 변해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역시나 들려오는 대답은 예상과 같았다. 그 말에 더이상의 질문도, 대답도 오가지 않았다. 그저 만나지 못한 원식과 상혁이 살아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
" 형, 자요? "
" 응, 자요. "
" 아, 뭐야─. "
실없는 농담에도 킬킬거리며 웃었다. 많이 피곤한 듯 침대에 누워 미동도 채 하지 않는 재환을 쿡쿡 찌르며 자냐며 묻던 홍빈은 눈을 꾹 감고 대답하는 재환을 빤히 바라봤다. 눈을 떠 홍빈과 눈을 마주하며 왜, 하고 웃어보이자 홍빈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이게 꿈인가 싶었다. 재환을 만났고 재환과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하고있는게. 이게 꿈이면 안깼으면 좋겠어요. 하고 중얼거리자 재환은 웃음을 터트렸다. 침대에서 일어나 홍빈의 볼을 잡아 당기며 아프지, 하고 물었고 고개를 끄덕이자 꿈 아니야. 하며 그의 머리를 쓰담았다.
" 형. "
" 응? "
" 좋아해요. "
대뜸 뱉은 고백에 그는 웃음기를 거뒀다.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랑곳 하지않고 말을 끝까지 이어가자 재환은 이불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선 어깨를 들썩였다. 그런 재환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하는 홍빈이었고 재환은 고개를 들어 붉게 물든 얼굴로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꿈인가 싶다, 빈아. 그 말에 홍빈은 재환의 볼을 잡아당기며 꿈 아니에요, 하며 배시시 웃었다. 재환은 두 팔을 벌렸고 홍빈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환하게 웃으며 재환의 품에 안겼다.
-
드디어 켄홍이가 만났ㅇㄹ슴다!!!!!!!!!!!!!!!!!!!!!!!11111
어후 내가 다 기뻐 쥬금..! 맨날 홍빈이 우는것만 쓰다가 막 달달한거 쓰니까 괜히 기분 좋아져여..
사실 홍빈이가 한 고백은 재환이가 예전에 한 고백과 같은 대사임다! 그걸 노림 (찡긋)
아 방학이 얼마 안남ㅇㅏ서 슬퍼요ㅠㅠㅠㅠㅠㅠ 방학 안에는 이 픽을 완결지을 생각이었는데
또 막상 개학이 닥치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ㅎㅎㅎㅎㅎㅎㅎ
언제나 봐주시는 모든 분들과 신알신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암호닉 갑대님 망고님 포근님 정모카님 모카콩님 바람님 별빛향기님 하튜님 민트님 운아님 나비님!
전부 스릉스릉:>♥
맞춤법이나 오타지적, 피드백할 문제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바로 수정하겠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