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진정이 되고 명수가 준비한 식탁 앞에 앉자
명수가 베타타워의 상황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베타 아이들이 단체로 아프다고 했다.
[전염병 같은거면, 집에 있는게 더 낫잖아. 왜 타워 안에 있어야 하는데]
[전염병 같은게 아니야. 그런데 원인불명이래. 그래서 지금 좀 심각한가봐]
[우현이도 아파?]
[아니 우현이는 아직 안아파. 지금 타워 안에 있는 베타 아이들이 스무명 정돈데..]
[근데, 진짜. 왜 이렇게 많아? 이십년 전만 해도, 너뿐이었는데]
[우현이가 태어나기 이년쯤 전부터, 갑자기 태어나는 베타의 수가 늘었대.]
[아아, 어쨌건, 그래서 무슨일인건데]
처음 시작은 성종이라는 아이라고 했다.
우현이보다 한 살 어린, 몸이 약한 아이였기 때문에,
그냥 좀 심한 감기를 앓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 주, 성종이와는 다른 숙소에 살고, 전혀 마주 칠 일이 없던
한 남자아이가 같은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짧으면 3일에서 길면 1주일 간격으로,
총 스물한명의 베타 아이들 중 절반 이상인 열두명이 앓아 눕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동선과 다녔던 길들, 타워 안의 놀이시설, 학교들을
전부 검사했지만, 전혀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아직 아프지 않은 열여섯명의 베타 아이들을 격리, 보호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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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내의 연구원들을 제외한 모든 베타들도 아이들을 만날 수 없다고 했다.
명수가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녀봤지만, 얻을 수 있는게 없다고 했다.
그래서 명수는 긴 휴가를 받아냈다.
심리적으로 지쳐있는 아내를 위해서.
아니, 사실은, 베타타워로부터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명수와 나, 그리고 알파와 오메가들은
베타들의 세상으로부터 암묵적으로 격리되어버렸다.
명수를 제외한 모든 베타들은, 베타타워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오직, 베타타워 안에 거주하는 한명의 오메가 의사만이,
간간히 베타아이들의 상황을 알려주려 타워 밖으로 나왔다 들어갈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한달, 두달, 일년.
다섯달 째 부터, 오메가 의사가 타워를 나오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또, 그 다섯달 째 부터, 오메가 의사는,
아이들의 소식이 아닌, ‘죽은’ 아이들의 소식을 가져왔다.
[성종이가, 떠났어요.]
[..동우가 떠났어요 어머님. 죄송합니다.]
[…가.. 떠났어요.]
…가, …가…가… 육개월동안, 스물한명의 베타 아이들 중 열 세명의 죽음.
패밀리 빌리지의 모든 가족들은 걱정했고, 의문스러워했고, 또 분노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우현이가 어떤 상황인지,
아픈지, 아프지 않은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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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신거 있으면 마구마구 질문해주세요. 제가 확인하는대로 다 대답해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