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걍 고
징어복수썰22 |
너징어의 말에 두 남자는 더이상 너징어를 말리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어. 이 일만 잘 해결되면 모든게 끝난다는걸 잘 아는 두 사람이라 외투를 챙겨입고 대표이사실을 나간 너징어의 뒷모습을 생각하며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어.
경수는 몰라도 준면은 종인도 함께하지 못한 11년을 함께했던 이였기에 더더욱. 그저 이 일이 한시라도 빨리 끝나서 너징어가 행복하게 웃기만을 바랬어.
비록 그 행복을 제가 줄 수 없더라도.
*
"어이구 우리 종인이 걱정 많이했어요?"
-오징어 너!! 이럴줄알고 나 출장보낸거지!!!
"그걸 이제 아셨어? 어쨌든 너 출장간거니까 설렁설렁하지말고 제대로 끝내고 와"
-그게 말처럼 쉽냐고!!
"이 일 잘 마무리되고 너 잘 끝내고 오면"
-...
"질리도록 해줄게"
-..오징어..
"김종인이 그렇게 듣고싶어하는 그 말 죽을때까지 해줄게"
모시겠다는 기사 아저씨를 물리고 택시를 타고 I그룹으로 향하던 너징어는 포기를 모르는 종인의 전화에 결국 항복을 선언하고 전화를 받았어. 대신 I그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 종인과 통화하며 걸었지.
이젠 봄이 오긴 한건지 거리에는 꽃들이 화사하게 펴있었어. 그 꽃들을 보며 종인과 통화를 하면 로맨틱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전화내용은 그렇지 못했어. 일부러 수를 쓴 징어를 미워하기도 하고 친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도하고 혹시나 너징어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알아채지 못하고 위로도 못해줘서 미안해 어쩔 줄 몰라도 하고 아주 스펙타클한 통화였지.
당장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비행기에 몸을 실을것같은 느낌에 너징어가 엄포를 놓자 종인이 투덜댔어. 하지만 곧 너징어의 말에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던 종인의 기세가 점점 누그러들기 시작했지.
"그러니까 얼른 끝내고 돌아와. 안그러면 준면오빠랑 데이트할거야"
하하 웃으며 말한 너징어는 종인이 뭐라 소리치는 걸 못들은체하며 전화를 끊고 배터리를 분리시켰어. I그룹 앞에 서서 옷 매무새를 정리한 너징어는 당당한 걸음으로 회사 안으로 들어갔어. I그룹 사원들은 원망을 담아 너징어를 쳐다봤지만 너징어와 눈이 마주치면 깨갱 꼬리를 내리고 눈도 내리깔았어.
별것도 아니면서 뒤에선 호박씨를 대단들 하게 까고있을 이들의 모습에 너징어는 웃음을 겨우 참아내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지. 전에도 와봤던 대표이사실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보였어. 너징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전보다 더 비굴한 자세로 비서가 너징어를 반겼지. 하지만 오늘도 역시 비서를 무시하고 대표이사실로 곧장 향했어. 노크를 했지만 답을 바란 노크가 아니기에 예의상 두어번 두드리고 곧장 문을 열고 들어갔지.
"..."
"아직 이주일도 채 지나지않은거같은데 많이 힘드셨나보네요"
"..네 년이..!!!"
"더 나불대서 죄목 늘리지말고 닥치고 자리에 앉으시죠"
"..."
너징어는 웃었어. 살벌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그저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지. 하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무서움을 발견한 듯 친부는 입을 다물고 자리에 앉았어.
너징어도 자리에 앉자 협상이 시작되었지. 사실 협상이랄것도 없는게 친부의 일방적인 구걸이였어. 인수합병건에 관련해서 다 동의하고 싸인할터이니 자신이 빼돌린 돈들을 빼앗기지 않게 지켜달라는거였어.
하지만 그게 말이나 돼? 그 돈이 곧 죄가 되는 마당에 그렇게 말을 한다는건 자신의 죄를 너징어의 힘으로 덮어달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었어. 결국 물만 잔뜩 흐려놓고 다른 깨끗한 물이 있는곳으로 혼자 홀연히 사라지겠다는 말이였지.
"더이상 들을 것도 없군요"
"..."
"이미 인수합병되는것에 동의한다는 말을 들었고, 여기 보이시죠? 직.접 싸인한것이니 모른다 하시진 않으실거라 믿습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싸인하고 동의했으니 제가 돌아가 직접 처리하죠. 아마 곧 I그룹의 이름은 과거 속으로 사라질겁니다"
"..이,이러면 안되지 네가!!!!"
"..."
"11년동안 먹이고 입히고 재워줬더니 그 은혜를 원수로 갚으시겠다?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사람입니다만? 죄송하지만 주제가 틀렸지않습니까"
"..ㅁ,뭐?!"
"은혜를 원수로 갚은게 아니라 원수를 은혜로 조금 덮어준겁니다.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나불대고 다니면 그 입 다시는 제 구실 못하게 할테니 조심하시죠. 그리고 당신. 이젠 뭣도 아닌주제에 뭐 믿고 그렇게 행동해? 당신이 믿고 있던 회사도 내 손에 넘어왔고, 당신 밑에서 당신 비위 맞춰주면서 당신 돈 조금씩 긁어간 이들도 이미 당신 떠난지 오래야. 게다가 당신이 공을 들여 모은 돈들도 모두 환수 당할거고. 당신을 믿고 따르던 이들은 당신의 적이 될것이며, 다시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손을 쓰겠지"
"..."
"무슨 말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당신, 다시는 사회에 발 못 붙여. 그리고 아마 우리나라에서 살지도 못할껄? 내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한"
마지막 말을 끝으로 더이상의 용건은 없다는듯 너징어는 자리에서 일어났어. 그런 너징어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비굴하게 무릎을 꿇은 친부가 아까보다 자세를 낮춰 너징어에게 빌기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제 알량한 자존심을 지킨답시고 아주 바닥까지 보여주진 못했어.
그런 이에게 베풀 자비는 눈꼽만큼도 없는 너징어는 너징어의 바짓가랑이를 잡고있는 친부의 손을 세게 쳐냈어. 그리곤 더러운 것을 만진것마냥 손과 바지를 탁탁 털며 씨익 웃었지.
"그러게 멍청하게 행동하지 말았어야지. 당신이 일궈놓은 회사라기도 뭐한 이 회사. 고맙게 받아가지"
*
*
'오늘 오전, 3일째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던 前 I그룹 대표이사 오남징씨가 조사를 받던 중 갑작스런 경련과 고통 호소에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현재 오남징씨는 검사가 끝나 입원해있는 상태로 검찰은 '검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일을 속히 진행시키겠다'고 밝혔다고합니다'
그렇게 친부의 회사는 너징어의 회사 즉 O그룹으로 인수합병되어 이젠 I그룹이 아닌 O그룹의 일부분이 되었어. 인수합병을 하자마자 너징어가 한 일은 기존 O그룹 직원들의 연봉을 조금씩 올려주는것과 I그룹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정리하는 것이였어.
일종의 물갈이 같은거였어. I그룹에서 일하던 사람들 중 대다수가 너징어에게 좋지않은 감정을 품고있을게 분명했거든. 그래서 너징어는 그들을 모두 모아놓고 제시했지.
연봉 얼마에 복리후생등 다른 조건들은 기존 O그룹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누릴수 있게 해주겠다고. 그들로선 아주 파격적인 제안이였어. I그룹에서 일했을때와는 다르게 연봉의 맨 앞자리수부터 바뀌었으니까.
너징어의 파격적인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너징어가 내민 조건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이젠 어엿한 O그룹 직원들이 되었어.
O그룹을 위해서 일할것. 이 짧은 한마디에 너징어가 하고싶은 말이 모두 담겨있었지. 그렇게 O그룹은 한층 더 성장해 나갔고, 어느날 보도된 친부의 소식에 너징어는 감흥없이 듣고있다가 티비를 꺼버렸어.
"징어야"
"아, 오빠"
"수고했어"
"..고마워"
"있지 징어야"
"응?"
"일도 다 끝났는데, 우리 종인이 오기전에 데이트.. 하자"
베시시 웃으며 말하는 준면을 보던 너징어는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어. 그래 그러자. 종인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거품을 물고 뒤로 넘어갔을 일이였지만말이야. 그렇게 준면과 어디로 갈건지 상의하고 있을때, 각종 뉴스와 신문에서는 친부의 검사 결과에 관한 보도를 쏟아내었지.
[I그룹 前 대표이사 결국 정신병원행…]
[I그룹 前 대표이사 오남징씨 공황장애·강박장애·공포증 진단받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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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확인하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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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징이가 오늘은 골골대서 |
사담은 없음
너무 피곤해서 올리고 슈슝 사라질거야
재미있게읽고
내일 봐 내 사랑들
아
다음편부터는
우리 징어 제 나이로 돌아가서 분홍빛이 마구마구 남발될거야
드디어 우리 징어도 행복해질 차례
그럼 진짜 간다
내일봐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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