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수가 깨워주는 아침은 언제나 달콤했다.
모닝커피, 머리칼을 가볍게 헤집는 손짓. 설레인다.
살며시 눈을 뜨면 마주치며 싱긋 웃어보이는 김명수는 너무도 잘생겨서,
그의 손에서 커피를 뺏어 내려놓고, 가볍게 입을 맞춰버리는, 일상.
[다녀올게]
출근하는 명수와, 달려가 기어이 토스트 하나를 입에 물리고
손을 흔들어보이는 나. 평화롭다.
대문 앞에 걸린 작은 팻말을 ‘open’ 으로 바꾸고,
손바닥만한 크기의 쿠키들을 굽기 시작하면,
명수가 걸어간 방향에서 살짝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며
다섯명의 어린아이들이 뛰어온다.
[아저씨 아저씨! 오늘은 무슨과자에요?]
[무슨과자가 먹고싶은데?]
[나는 초코칩!]
[아냐, 그건 어제도 먹었으니까, 오늘은 땅콩이요!]
[아 싫어, 나도 초코칩이 좋은데]
[아저씨, 저번에 그 빨간거 들어있던 거도 되게 맛있었어요!]
[아저씨 아저씨, 그냥 아무것도 안들어있는거는 없어요?]
[흐흐, 이거 진영이는 싫어서 어떡해? 오늘은 땅콩쿠키야]
먹기 싫은 사람은 먹지 말아라~ 하며 손 높이 쿠키를 들어올리면,
쿠키봉지를 잡겠다고 깡총거리며 뛰어오른다.
그리고, 그 뒤로, 가장 큰 아이, 언제나 말이 없는, 그 아이가 지나간다.
[호원아]
대답이없다.
몇년전, 베타타워엔 이름 모를 병이 돌았다고 했다.
그리고, 호원이는 그 많던 베타 아이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했다.
한순간에, 친구들을 잃었다고 했다.
호원이를 보면 가슴 한켠이 저릿했다.
무언가,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건, 그 아이의 마음이, 이해되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