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총] 장동우 쟁탈전
W.전라도사투리
아무것도 모르던 철없던 6살 우리 6명은 그는 모르는 약속을 간직하고 있었다.
'자 약속해. 우리들 6명은 동우의 남자친구야. 절대 동우를 독차지 하거나 동우를 두고 등돌리는 일은 절대 없기로... 약속해.'
작은 손가락 6개가 한데 모여 도장을 꾹 찍었던 그때의 아름다운 약속을.
05. 니가좋다, 나도 너희가 좋다 (完)
벚꽃이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기분좋게 흩날린다. 따듯한 봄햇살이 머리 위에서 내려쬐고 겨울에 내음이 약간 남아 시원한 바람을 만들고 있었다. 피크닉 바구니를 왼손에 힘있게 쥐고 나머지 오른손으로 호원의 손을 꼭쥔 동우가 피크닉 바구니를 호원에 품에 넘긴후 흩날리는 분홍빛 벚꽂을 잡으려 요리조리 뛰어다닌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지 약간 울상이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 조그만한 몸으로 요리조리 뛰어다닌다. 잡았다. 마침내 손에 넣은 것인지 분홍빛 벚꽂을 두손으로 봉오리쥐어 아이들 쪽으로 총총총 달려간다. 아이들 앞에 다가선 동우가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랑스럽게 봉오리 쥔 두손을 조심히 열어보인다. 명수가 복실한 동우의 머리에 절로 손이가다 밀집 페도라로 인해 머리로 향하던 손이 자연스래 그의 볼에 머문다. 살짝 꼬집은 볼이 주욱 늘어나면서 아픈지 한쪽 눈을 찡긋 거린다. 그런 그의 모습이 마냥 귀여워 명수가 그의 얼굴에 완전히 감싼다. 이렇게 예쁜 아이를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수가 동우에게 그의 훈훈한 미소를 짓자 동우도 따라 은은한 미소를 짓는다.
"어? 장동우? 너 장동우 맞지!"
언쩐지 익숙한 목소리가 동우 자신의 등뒤에서 들려 몸을 비틀어 돌리려하자 순식간에 명수가 인상을 험학히 구기며 그의 손목을 자신 쪽으로 끌어와 품에 가두어 버린다. 놀란 동우가 퍼드득 거리며 벗어나려 해보지만 역부족인지 금세 힘을 빼고는 명수의 품에 자신을 맡겨 버린다. 그 순간도 쿵쾅 거리고 뛰는 명수의 심장 고동 소리가 동우의 귓가를 편안히 해준다.
"너 뭐냐?"
"나? 나 신수현."
"누가 그거 물었어?"
"흐음? 그럼 뭘 물어본건데?"
호원이 동우를 품에 안은 명수를 뒤로 하고 그의 앞을 가려버리고는 수현을 공격적으로 노려본다. 수현은 그저 사람좋은 미소로 호원을 바라보며 손을 내민다. 그 손을 거칠게 쳐내린 호원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수현이 호원을 제치고 명수의 품에 안긴 동우의 어깨를 짚고는 그를 명수의 품안에서 빼온다. 어어. 얼떨결에 명수의 품에서 빠져나온 동우가 바보같은 소리를 내며 수현을 돌아본다.
"생각보다 빨리 만나게 됬네? 자 이제 약속지켜."
동우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번지고 아이들에 얼굴이 어둠으로 서린다. 동우가 수현을 한번 올려다보고 도리도리 고개를 젖는다. 그러고는 냉큼 명수의 등뒤에 제몸을 숨겨버린다. 가만히 그를 지켜보던 성열이 동우의 손목을 잡아 돌려 그를 무섭게 내려보며 낮게 으르릉 거린다. 동우는 그런 성열이의 모습이 낯설어 몸을 살짝 움추린다.
"누구야. 너가 말해봐."
"그냥 날 도와준애야."
"뭘 도와줫길래 핸드폰 까지 들이밀어? 그리고 약속이 뭔데? 우리가 모르는거 다 말해."
"그냥... 별거 아니야."
"말하라고."
"진짜..."
"말하라고! 우리가 모르는거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 무슨 약속이고 저새끼가 누군지!"
"그만해 이성열. 이게 뭐라고 애를 울리려고해?"
동우에 손목을 잡고 있는 성열에 손에 힘이 들어간다. 화나 있는 성열에게 아프다고 할수도 없는 동우가 그저 입술을 꾹 깨문다. 그의 큰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리자 성종이 동우의 귀를 자신의 두손으로 막아주고 동우의 시야를 자신의 가슴쪽으로 돌린다. 동우는 한쪽 손을 성열에게 붙잡힌체 성종의 품에 안겨 여전히 울먹거리기만 할 뿐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수현을 뿌리치고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마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일 없었고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번호 달라고 한건데. 아. 그리고 내가 동우 도와줘서 동우가 밥사주기로 한것 뿐이야."
"그래? 니 핸드폰 줘봐."
수현이 군말없이 자신의 핸드폰을 우현에게 내밀자 우현이 수현에 핸드폰을 받아 자신이 번호를 꾹꾹 누른후 수현에게 건내준다. 핸드폰을 받아든 수현이 어리둥절 하게 우현을 바라보자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김성규 번호야. 배고플때 애한테 전화해. 장동우 건드리지 말고. 그럼 우리는 간다. 오늘 우리 12주년 이라 방해 받고 싶지 않거든. 가자."
우현이 수현에게서 등을 돌리자 성종이 동우를 품에서 떼어낸다. 여전히 성열에게 잡힌 손목이 아파오지만 그냥 조용히 성열에게 이끌려 그들을 따라간다. 수현은 이게 무슨 상황이간 싶어 멍하게 그들을 뒷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푸핫 하고 크게 웃어보인다. 괜한 오해를 산것 같다. 그냥 저들과 친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헛웃음을 뱉은 수현 또한 그자리를 나선다.
"야 남우현. 누가 내번호 알려주라고 했어?"
"그럼 동우 번호 알려주리?"
"씨발. 그말이 아니잖아."
"흠. 몰라. 그냥 만만한게 너였어."
"아 됫어. 말을 말자. 가서 좋은 곳으로 자리잡고 돗자리 깔아."
우현의 얼굴에 돗자리를 힘껏 던진 성규가 씩씩 거리며 동우를 돌아본다. 여전히 동우는 울음을 참는듯 보였고 성열은 동우에게 시선 따위 주지 않은체 손목만 꽉쥐고 잔뜩 화가난 얼굴이다. 명수는 그런 동우의 뒤를 조용히 따를 뿐이고 호원은 동우의 나머지 한손에 깍지만 낀체 역시 동우에게 시선은 주지않는다. 후. 아까 상황에 화가 난 것은 맞지만 애를 저렇게 주눅들게 해서야.
"야. 저기로 가자."
"알아서 잡고 깔아. 그리고 동우야 내가 깜박하고 물을 안챙긴거 같아 성열이랑 같이가서 사다줄래?"
"응? 으응."
"야 이성열 동우데리고 조심히 갔다와."
우현이 경치좋은 곳을 가르키며 말하자 성규가 귀찮다는듯 손짓하고는 성열과 동우의 눈치를 보고는 그둘의 떠민다. 동우가 성열을 눈치를 보고는 성규를 향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성열을 조심스래 이끈다. 성열은 별 힘없이 동우의 뒤를 여전히 굳은 얼굴로 그를 따른다.
힐긋힐긋. 동우가 쭈볏거리며 성열을 눈치를 보다 푹 하고 한숨을 내쉬어본다. 오늘은 아무리 때를 써도 오냐오냐 해도 넘어가주던 이성열이 아닌거 같아 무섭다. 12주년인데 오늘따라 왜이리 서로 꼬이고 꼬이는지.
"성열아."
아무런 표정없는 성열에 눈이 동우를 향한다. 동우가 다시한번 움찔 거리다 그대로 두팔을 벌려 성열의 허리를 꼬옥 감는다.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 화풀어주라! 나 지금 무서워서 눈물 나오려고해."
"뭘 잘못했는데?"
"어?"
"네가 잘못한게 뭔데?"
"그게..."
"몰라?"
동우가 입술을 앙다물고는 성열을 올려다 본다. 그토록 좋아하던 초롱한 눈으로 올려다 보는데 미동없는 성열이 내심 원망스러워진다.
"왜 걱정시켜."
"미안."
"우리말고 다른 놈들이랑은 친하게 지내지마. 나는 네가 이세상에서 소외되길 바래. 온전히 우리것이 될수있게."
성열이 동우의 어깨를 그라쥐며 살짝 자신의 품에서 떨어트려 놓는다. 그러고는 그의 이마에 촉 하고 입맞춤을 선사한다. 동우 눈가가 잔잔한 눈물방울을 만든다. 조금 이기적인 마음이라도 장동우를 온전히 가두고 싶다. 성열이 동우의 이마에 촉 하고 떨어지며 평소의 그만의 웃음을 동우에게 선사해준다. 그에 동우도 그제서야 마음편히 그를 따라 웃는다.
"이기적인 마음이라도 좋아. 근데 너는 온전히 우리것이여야만해.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도. 너는."
"응."
"우리것이야."
성열이 다시 동우를 품에 품는다. 동우가 코에 주름이 잡히도록 웃으며 그의 품을 파고든다. 성열에 허리를 잡고 있던 손에 좀더 힘을주어 성열을 가둔다. 행복하다.
*
무지개 빛을 내뿜는 7소년이 분홍색 벚꽃나무 아래에 앉아 무엇이 그리 좋은것인지 눈이 보이지 않도록 웃고있다. 그의 중심에는 당연히 장동우가 자리잡고 있었다. 호원이 자신의 입보다 큰 유부초밥을 자신의 입으로 우겨넣고 있는 동우가 귀여운지 그의 머리를 헤집는다. 하지만 성종은 체한다며 동우에게 밉지않은 타박을 하며 손에 물병을 쥐어준다.
"체한다."
"헷. 오랜만에 나오니까 너무좋아!"
동우가 유부초밥을 우물우물 씹고는 금세 꿀꺽 삼켜버린다. 그러고는 두팔을 놀게 쳐들고는 호원을 무릎을 괴고 눞는다. 그런 동우의 배를 슬슬 쓸어주는 성규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손바닥을 탁 치고는 누워있던 동우를 일으켜 앉히고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든다. 동우가 궁굼한듯 빼꼼거린다. 성규가 샐쭉 웃으며 등뒤로 물건을 숨긴다. 동우가 에이 하며 보여달라 애교를 부린다. 눈감아봐. 안감으면 안돼?. 흐음. 알았어. 하며 두눈을 꼭 감는다.
"우와. 이게 뭐야?"
"티아라. 12주년 선물."
동우가 머리위로 티아라를 만지작거리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호원이 성규가 동우의 머리에 씌운 티아라를 고쳐씌어주며 말하자 동우가 고맙다며 한명한명의 볼에 입을 살짝 맞추어준다.
"공주님 이걸로 이렇게 감동받으면 다른 선물 보면 기절하겠다."
"야 이호원 벗어."
성종이 동우의 머리를 정돈해주고 있는 사이 명수가 호원을 다리를 발로 툭툭 건들면서 말하자 동우가 이게 무슨말인가 하고 그 둘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곳에서 벗으라니 아무래도 명수가 더위를 먹었나보다. 하며 명수의 옷깃을 잡아보지만 명수는 그저 동우의 손을 잡는다. 호원은 약간 불만스러워 보였지만 별말없이 자신의 티를 벗는다. 동우가 서스럼 없는 호원의 행동에 부끄러운지 눈을 감는다. 동우야 눈 뜨고 나봐. 호원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실눈을 뜬 동우가 안도의 한숨을 쉰다. 다행이도 호원이 흰색 민소매를 입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호원이 몸을 돌린다.
"오른쪽 날개 봐봐."
"이게뭐야?"
"12주년 선물. 나 말고도 애들 다 새겻어. 절대 안지워져 이거. 그러니까 너가 우리 책임져야해. 아무데도 못가고 우리옆에서 평생 살아야해 공주님."
동우가 호원의 자신의 이니셜과 자신들이 만난날이 새겨져있는 오른쪽 날개쭉지를 자신의 손으로 한번 쓸어본다.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한 동우가 눈물을 주륵하고 흘린다. 아팟을 텐데 자신을 기쁘게 해주겠다고 새기는 순간도 웃고있었을 이들에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찡해진다.
"안아팟어?"
"응. 하나도 안아팟어. 처음에 심장쪽에 새기려고 했는데 그건 극구 말리더라고 그래서 심장 뒷부근에 새긴거야."
"고마워. 너무 고마워."
동우가 흘러나오는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웅얼 거린다. 모두의 얼굴에 벚꽃을 닮은 연붕홍빛 미소가 지어진다.
"공주님. 우리 동우 니가좋아. 너무. 니가좋다."
"나도... 나도 너희가 너무좋아."
흐헝 하고 울음을 터트린 동우를 우현이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한다. 그런 우현에게 그냥 이끌려간 동우가 그의 품에서 눈물을 흘린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언제까지나 이들과 함께이고 싶다. 앞으로도 그들에 공주님 쟁탈전은 영원하리.
장동우 쟁탈전 FIN.
허접하게 마무리를 지은 저를 용서하세요.ㅠ 그동안 장동우 쟁탈전을 사랑해주신 분들 너무나 고맙습니다. 일단 제 친구이자 완결을 내도록 도와준 '앙체' 고마워. 그리고 제가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 거릴때 벗어나게 도와주신 '령혼' 님 감사해요. 또 'base' 님 '토마토' 님 일단 제가 알고 있는 분들은 이분들 인데요. 너무 감사해요.
아. 아직 번외가 남았어요. 어릴적 얘기를 번외를 써보려고요. 그럼 물러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