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를 보시지 않아도 2부만 보시고도 이해가 되실꺼에요. 그래도 이해 안가시는 분들은 앞에 캐스트 올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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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각] white spring 2부
W.전라도사투리
[우리들에 봄은 겨울처럼 하얗고 시리기만 했다.]
03.
후두둑. 창가에 빗물이 맺히며 지상을 적신다. 성열은 마치 제심정을 대신해주는 것 같아 베란다 창가를 응시한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 성열을 보고있노라니 성규는 괜히 제자신이 미워진다. 다짜고짜 성열에 집에 쳐 들어가 허락없이 성열을 짐을 동우의 집으로 옮기고는 어리둥절한 성열을 끌고와서는 대뜸 한다는 말이 '동우 떠낫어' 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성열은 누군가 뒷통수를 세게 내려치는 느낌을 받았지만 크게 내색하고 싶지는 않았다. 가뜩이나 동우의 빈자리가 클 사람들일 텐데 어리광부리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동우는 정리가 필요로 할것이다. 후두둑 빗물소리를 들으며 성열이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고 맞은편에 우현과 나란이 앉아있는 성규를 본다.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저는 동우를 붙잡지 못했을꺼에요."
"........"
"지금 동우는 많이 아플테니까요. 그리고 동우에게 미안해서 그를 잡을 염두도 못내요."
"넌 잘못한게 없어."
"아니요. 선배가 그랬잖아요. 왜 말리지 못했느냐고.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이에요. 제가 그둘을 막았으면 동우는 지금쯤 우리 옆에 있었겠죠."
성규가 느릿하게 두눈을 감는다. 창문을 쳐대는 빗방울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성규가 옆에 놓여있는 우현의 손을 꼭 잡는다. 우현이 그런 성규의 머리를 쓰담어준다. 둘에 모습에 성열은 조용히 일어나 자신의 방이라고 말해준 곳으로 들어간다. 아직은 저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로하다.
방으로 들어온 성열이 크지않은 방을 둘러본다. 가구들은 제가 쓰던 것을 가져와 익숙하지만 벽지나 풍경 같은 것들은 어쩐지 낮설다. 하. 한숨을 길게 내쉰 성열이 침대에 몸을 가지런히 눞는다. 떠나면서 까지 제걱정을 했을 동우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워진다. 바보같은게 저도 아프면서. 성열이 스르륵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우현아. 내가 너무 이기적이 였어."
"아니야."
"으응. 나 너무 이기적이 였어. 내동생 아플까봐. 다른사람에게 상처를 줫어. 성열이도. 그리고 명수도."
"당연한거야. 올래 사람은 제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기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어. 내가 너라도 그랬을꺼야."
"....응. 고마워."
"별말씀을."
우현이 성규의 머리를 저쪽으로 끌어 안는다. 향긋한 성규의 샴푸향이 코끝을 스쳐 사람을 나른하게 만든다. 성규가 우현의 품에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네가 내옆에 있어서 당행이다.
*
"혼자 먹으면 맛있니? 조금 기다리지."
".....오셨어요."
학교근처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명수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본다. 허공에서 마주한 서로의 눈에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푸 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동우가 떠나고 2주 만에 서로를 마주하는 성열과 명수였다. 갑작스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사를 하고 그리운 동우의 얼굴을 떠올리며 잠이들었었고 조금 깊게 잠이 들었을 무렵 명수에게 연락이 왔다. 성열은 처음 명수의 전화를 받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다. 동우가 떠나고 그에 대한 마음을 접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어쩌면 일찍이 했어야 했던 일이 였을수도 있다. 성열이 애써웃으며 명수의 맞은편에 파란색 플락스틱 의자를 끌어다 앉는다. 명수가 시선을 내려 자신의 술잔으로 돌리고는 성열이의 앞에 투명한 술잔을 놓고는 따라준다. 성열은 그런 명수의 호의를 마다하지 않고 채워진 술잔을 한번에 들이킨다. 크. 성열이 소주잔을 소리나게 내려놓으며 미간을 구긴다. 투명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 조금 쓰리다. 명수도 그런 성열을 한번 힐긋 보고 자신도 술잔을 기울여 한번에 털어넣는다. 쓰읍. 명수가 손으로 입주변을 한번 닦고는 비워진 잔에 술을 채우려 혼자 소주병을 들었지만 명수의 손이 성열이의 손에 의해 제지 된다. 명수가 그런 성열을 조금 사납게 쳐다보았지만 성열은 그저 웃으며 병을 뺏어가 자신이 명수의 잔을 채워준다.
"이럴꺼면 나는 왜 불렀어. 술친구 해달라고 부른거 아니야?"
명수는 성열에 물음에 아무말 없이 성열이 채워준 술잔을 다시한번 비운다. 오늘은 조금 취하고 싶은데 그것도 제멋대로 안되니 조금 짜증이난다.
"선배는 나 왜 좋아해요?"
"....알고있었구나."
"바보가 아닌 이상 알고있죠. 단지 모른척 하고 싶었어요."
"김명수 은근 잔인하다니까? 푸후. 내가 대답하기 전에 너한테 묻자. 동우가 왜 좋아?"
"....그냥. 좋으니까요."
"그래? 그럼 나도 그래."
"장난하십니까?"
"장난 아니다? 왜 그런말 있잖아 좋아하는데 이유없다고. 나도 그래. 아무이유 없이 너가 좋아."
"......"
"근데 이제 너 놓을꺼야. 조금 힘들겠지만 놓으려고. 나 이미 절반은 너 놯어."
멈칫. 명수가 술을 따르려던 동작을 멈추고 성열이의 눈을 마주한다. 그의 눈에 슬픔이 가득히 서려있다.
"왜요. 왜 나 놓으려해요?"
"힘들어. 날 사랑해주지 않은 사람 사랑하는거 너무 힘들고 지쳐. 그래서."
"......"
"놓는거야. 잘가. 내 첫사랑."
주륵. 하고 한줄기 물이 성열이의 볼을 타고 툭 가득채워진 소주잔에 떨어진다. 멋지게 보내주고 싶었는데 주책이다. 하며 자신의 눈을 소매로 벅벅 훔치는 성열을 보며 명수가 조금 망설이다 자신의 손으로 성열이의 얼굴을 감싸고는 그의 눈물을 닦아준다. 성열이 조금 놀란 것인지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명수를 바라보다 이내 헛웃음을 내뱉는다. 이렇게 착각하게 하면 내가 널 놓을 수가 없잖아. 성열이 더욱 서럽게 울어버린다. 참고 참았던 서러움이 결국에는 한번에 펑하고 터져버렸다.
"선배. 나 염치없는거 아는데... 나 그 사람 잊게 도와줄래요?"
"...뭐?"
"제발 저좀 도와줘요. 아니 살려주세요. 그 사람 잊고 다른사랑 할수 있게. 나 이기적인거 알아요. 근데 나 너무 아파. 그 사람 이 후비고간 자리 선배가 와서 채워주면 안되요?"
명수가 성열이의 눈물을 훔쳐주며 애원한다. 성열이 서러운 눈물을 조금씩 삼키며 명수를 마주한다. 성열이 마주한 명수 또한 가슴아프게 울고 있었다. 성열은 조심스래 자신을 손으로 명수의 얼굴을 감싸며 그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그의 눈물을 닦아준다. 머리로는 그를 밀어내라 하지만 가슴은 또 그게 아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아플껄 알면서도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