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남태현은 휙 달려가 카트를 동전을 넣곤 카트를 가져온다. 뭘 그렇게 많이 사려고 그러나
승훈이형이란 사람이 오므라이스를 만든댔으니까...오므라이스 재료를 사면 되나?
"오빠, 뭐 사야되요? 리스트나 뭐 적어놓은거 없어요?"
남태현을 바라보며 물어봤는데 뭐지, 남태현이 잠시 굳는다. 이사람, 뭐 사야될지 모르는거 아냐?
"혹시 뭐 사야할지 모르는건 아니죠?"
다시 추궁하니 그제서야 어? 어... 조금 이상하게 대답한다.
"민호형이 김치볶음밥 만들어준댔으니까...어..."
응? 언제 또 김치볶음밥으로 바뀌었대? 오므라이스 아니었나..그리고 민호가 아니라 승훈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어? 아깐 승훈이라는 사람이 오므라이스 만들어준댔다고 안했어요?"
내 말에 남태현이 엄청 당황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 뭐 사야하지..하면서 손가락을 입에 무는데
귀엽다. 어? 귀엽다니. 아냐 아니야. 왜 저사람이 귀여워. 아니야 쓰읍,
속으로 저런 인간은 안 귀엽다며 내 자신을 타이르고 있는데 남태현이 싱글싱글 웃으며 카트를 밀며 다가온다.
"나도 모르겠다. 전화해서 물어볼까?"
어..뭐 전화까지 할필요야 있을까요.. 그냥 제가 아는대로 집을게요. 라는 말을 남기곤 남태현 티셔츠 끝자락을 살짝 쥐곤 마트 안으로 들어섰다.
틀어서니, 남태현 눈이 엄청 커진다. 와, 작은 줄 알았는데 크게 뜰 수도 있구나.
"헐, 나 저거. 저거저거"
과자 코너를 보더니 발길을 뚝 멈춤 남태현. 휘적휘적 걸어가더니 초코가 묻어있는 과자들을 모조리 쓸어담는다.
초코..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따가 남태현꺼 한번 뺏어먹어 보겠습니다.
남태현이 날 바라보더니 핫바야, 너는 뭐먹을래? 묻는다. 지갑 안가지고왔는데.. 또 사준다고 할까봐 그냥 먹고싶은게 없다고 대답했다.
남태현은 내 말을 듣곤, 알겠어. 하더니 다시 휙 돌아 콧노래를 부르며 과자를 담는다.
이봐요, 카트 과자로 꽉 차겠네. 장보러온거 아니었어?
"저기 오빠, 오므라이스 만들거리 안사도 되요?"
결국 물어봤다. 남태현은 날 한번 쓱 쳐다보더니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아 그거, 안 사도 돼."
그래요 안사도 되는구나..에? 뭐라고요? 안사도 되면 여기 왜왔어?
"그럼 여기 왜왔어요?"
내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남태현은 갑자기 수줍어하는 듯 하더니
"사실 너랑 놀고싶었는데 놀데가 없잖아. 그래서 그냥 여기로 왔지, 너가 안올것 같아서 거짓말 한건데.."
아니 무슨남자가 마트로 놀러오자고 해요..거짓말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이왕 이렇게 온거 그냥 즐기다 가는데 낫겠다 싶어 남태현 팔목을 턱, 붙잡고는
"오빠 그럼 우리"
비장하게
"시식코너 돌아요"
내 말이 너무 뜬금없었던 걸까, 남태현이 얼굴을 가리고는 끅끅 웃어댄다. 아니 난 진심인데..
"그래, 그러자"
그리고는 내 손목을 잡고는 카트를 끈다. 날 휙 돌아보고 능글맞은 웃음을 짓더니
"그런데 핫바가 시식코너에 있으련지 모르겠네~"
"아, 저 핫바만 먹고사는거 아니거든요?"
언제까지 핫바 타령이야. 마침 시식코너에 직원 아줌마가 군만두를 굽고있다.
"오빠 저기, 만두! 저 군만두도 먹어요"
남태현 팔을 톡톡 치며 말하자 만두 시식이 있는 쪽으로 카트를 민다.
만두 하나를 이쑤시개로 집어 입에 넣으려는데
"나 카트미느라 힘든데 나먼저 안줄거야?"
예, 드려야죠! 머리를 긁적이며 내 입에 넣으려던 걸 남태현에게 갖다주니 실실 웃는다.
"나 카트 잡고있어서 손 없어. 입에 넣어줘"
"카트에서 손 떼면 되잖아요?"
"너 정말 그럴거야..?"
다시금 울상을 지어보이며 말하니 내가 별 수 있나, 손수 가져다 먹여주자 만두를 굽고계시던 아주머니가 우리를 쓱 보더니
"아이구, 예쁜 한쌍이야"
저희 커플 아닌데...그런데 남태현은
"알아요 얘 귀엽죠?"
라며 웃어보인다. 아줌마는 허허, 웃으시더니
"그런데말야, 그런 과자만 사지말고 이런 만두도 좀 사가, 훨씬 좋아. 아가씨가 맛있게 구워주면 되겠네"
아주머니, 고수시네요. 감탄하며 속으로 웃고있는데 남태현은 상술인지 모르는지
"그래. 우리 핫바가 맛있게 구워주면 되겠다"
만두를 집어들더니 카트에 턱 넣는다. 아주머니는 미소를 씩 지으시더니 증정용 만두를 몇 개 주시며
"고마워, 이건 아가씨가 예뻐서 주는 덤이야"
남태현은 감사합니다- 하며 만두를 받아 카트에 넣더니 팔을 뻗어 내 어깨를 감아온다.
"가자, 자기야"
아주머니의 시야에서 벗어났을 때 쯤
"내가 왜 오빠 자기에요?"
어깨에 감긴 팔을 내리는데
"왜, 만두도 더 받고 좋구만 뭘. 나중에 만두나 구워줘"
뭐가 좋다고 실실 웃어대며 어깨에 다시 팔을 감아온다. 더 세게.
*
으, 학교를 때려칠까? 힘들다, 그것도 엄청 많이. 친구들 문제도, 학업도 신경쓰이는게 한두개가 아냐.
집에 돌아와선 피곤해 뻗어있는데,
-까똑
누구야, 귀찮게
[이따가 9시에 우리 라디오해]
남태현이다. 라디오하는데 나보고 어쩌란거야 왜 다 귀찮게해
[아 그래요? 잘하고 오세요]
[들어줘. 꼭]
알겠어요, 대답하곤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부드럽게 와닿는 감촉이 포근하다.
나한테 이 침대같은 사람 한명만 있으면 좋으련만.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다 거실로 나와 라디오를 틀었다. 그래도 약속인데, 지켜야지
라디오 속에서 흘러나오는 위너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저기 나온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자 그럼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죠, 우리 위너 분들은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여자 진행자의 물음에 위너 한명씩 대답을 시작했고 마지막 남태현은
"음..저는 핫바같은 여자요"
핫바라니, 진행자는 잠시 당황한 듯 하더니 핫바를 좋아하시나 봐요, 라고 묻는다.
"어..그렇겠죠? 그냥 있을땐 차갑다가 제가 건들일땐 따듯해지는 여자가 좋아요, 핫바를 전자레인지에 돌릴때처럼."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그리고 핫바 생긴게 귀엽지 않나요? 길쭉하고 맨질맨질한게."
"하하, 비유가 좋으시네요 낭만..적이에요 태현씨"
그 뒤로 몇가지 질문이 더 오갔던 것 같은데, 남태현의 핫바같은 여자가 좋단 발언에 자꾸만 마음 한구석이 싱숭생숭하다.
남태현이 내게 핫바야! 하며 불러오는 목소리가 귀에 선명하다.
-까똑
[핫바야]
[오빠 라디오 잘했지]
[(웃음)]
그사이 라디오가 끝난건지 보내오는 카톡, 뒤숭숭한 마음을 부여잡고 정신차려 자판을 꾹꾹 누른다.
[네, 잘 들었어요]
[노래도 잘부르던데]
내 답장에 카톡 이모티콘을 종류별로 남발하는 남태현. 귀여워.
그리고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여보세요?"
"핫바야, 이 오빠가 지금 스케줄 하고와서 배고픈데,"
"같이 핫바나 뜯을래?"
이밤에 무슨 핫바야 핫바는. 아까 핫바같은 여자가 좋다더니, 진짜 핫바가 좋은건가 정말.
"이제 곧 열두신데 무슨 핫바에요 살찌게. 나중에 같이 먹어요"
남태현은 그래, 근데 너 살 안쪘다니까. 라는 말을 남기곤 잘자라며 전화를 끊었다.
*
주말은 화창했다. 바람은 차가운데 햇빛은 따스하다. 베란다 문을 열고 기지개를 켜며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데
"광고 찍으세요? 존나 분위기잡으시네, 빨래 끝! 도 외치지그래?"
오빠란 놈은 왜 시비를 걸어오는지. 오늘은 어디 안나가나봐? 집에 붙어있는거 보니까
"오늘은 어디 안나가냐"
"나갈거야, 니 구닥다리같은 면상 보기 싫어서"
나도 니 면상 보기 싫어 빨리 나가주시면 감사하겠는데, 하지만 오빠는 나갈 기미를 안보인다.
씻지도 않고, 옷도 잠옷 그대로. 뭐 알아서 나가겠지.
조금 뒤 오빠는, 방에서 배를 긁적이며 나오더니
"야 배고프다, 먹을거 없냐"
"없는데"
지갑을 휙 던져주곤
"사와"
? 이걸 왜 내가해 니가먹을건데
"싫은데"
"천원 줌"
"싫음"
겨우 천원따위에 내가 갈것같아?
"이천원"
"콜"
내가 나가려고 하자 오빠는 아, 잠깐만. 하더니 갑자기 자기도 주섬주섬 챙겨서 나온다.
"왜나와"
"니가 이상한거 사올까봐 내가 고를려고"
"ㅋ"
편의점에 나가 컵라면을 사는데, 오빠가 자기것만 들고 가 계산한다
"내껀?"
그에 오빠는 내가 니껄 왜사줘? 라는 얼굴로 손가락 엿을 선사하더니 내게 천원 두 장을 고이 쥐어주곤 나간다.
손에 쥐어진 밀크티에 실실 웃으며 재빨리 타로 밀크티를 사곤 편의점 문을 열고 오빠를 따라나선다
"오빠! 야!!! 김남자!!!!!!!"
애타게 불러도 오빠는 발에 날개를 달고 날아갔는지 보이지 않고
"누굴 그렇게 애타게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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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헤 삐아에요 안녕하세요!!
오늘 너무 짧죠ㅠㅠㅠㅠㅠㅠㅠ죄송해요
원래 너무 자주오는거같아서 오늘은 안쓰려고 했는데ㅜㅜㅠㅠㅠㅠㅠㅠ
왠일인지 학교도 일찍 끝났고, 초록글 2장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너무 기뻐서 그만...일을 저질렀네요
ㅜㅜㅜㅜㅠ비루한 제 글 봐주셔서 감사해요! 댓글달아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암호닉♥
♥워더♥님, ♥남래련♥님 감사드려요!! 애정합니다. 하트.
암호닉은 거절하지 않아요 언제나 오예입니다(욕심)
그럼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