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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PANDORA)



매일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나의 세상은 깜깜한 밤이 되었고, 그곳에서 나는 제일 덜 외로웠다.



[iKON/김지원] 판도라(Pandora) 03. 밤, 그리고 별 | 인스티즈











“ 따라오지마. ”

“ 따라가는 거 아닌데? 우리 집도 그 쪽이야. 진짜. ”


학교가 끝난 후에도 그림자처럼 졸졸 뒤를 쫓아오는 김지원.
내 세상 안으로 자꾸 들어오려고 하지마. 너도 불행해진단 말야.



“ 뭐해? 안가? ”

우리 집 문 앞에 도착했는데도 도통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이는 너.




“ 들어가보면 안돼? ”

“ 너 진짜 미쳤구나. ”

“ 허튼 짓 안해. 그냥, 궁금해서. 나 어릴 때 살던 곳이기도 하니까, 여기. ”


할 말이 없어졌다.
김지원의 얼굴 위로 스치듯 지나간 그늘이 어두웠다.
그랬지. 내 집이지만 네 집이기도 했지.
결국엔 내가 널 길바닥으로 내몰았지만.





“ ...들어와. ”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이성보다 빨랐다.
10년 만에 처음 본 17살짜리 남자애를 집에 들이겠다니. 제정신이 아니야.
김지원도 내 대답을 예상 못했다는 듯 멀뚱히 서 있더니 이내 웃음을 머금고 대답한다.


“ 고마워, 공주님. ”






사람 없이 넓기만 한 집은 유난히 텅 비어 보인다.
텅 빈 집에 너의 목소리가 앉는다.


“ 와,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네. 구조도 그대로고. 뭐, 넓어서 다 기억은 안나지만. ”

“ ...난 방에 들어갈거니까 알아서 놀아. ”

“ 에이, 그런 게 어딨어. 집으로 불렀으면 같이 놀아줘야지. ”

“ 넌 예나 지금이나 찡찡거리는 것밖엔 할 줄 아는게 없는 애 같아. ”

“ 너, 역시 기억하는구나. 집에 순순히 들어오라고 할 때 눈치챘지만. ”


오래된 시계를 보다 빙글, 몸을 돌려 나를 보며 웃는다.


아, 실수였다.
기억하고 있다는 거. 티내고 싶지 않았는데.

대답없이 문을 닫고 스스로 방 안에 나를 가뒀다.
옷 갈아입을 힘도 없어. 문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는다. 세상이 어두워진다.



“ ...있잖아. ”

다시 세상이 밝다. 문 밖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 넌 어땠을지 모르지만, 난 그동안 니 생각 참 많이 했어. ”

“ .... ”

“ 넌 깜깜한 밤 같았어. 어둡고, 차갑고... 외로운 밤. 나는 그 위로 떠오르는 별이 되고싶었어. ”



눈물이 내 눈을 채운다. 

너는 모르잖아. 너는 밤을 몰라. 얼마나 어두운지, 얼마나 추운지. 얼마나 외로운지, 너는 몰라.



나는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었다.

“ 니가 뭘 알아..? 니가 나에 대해 대체 뭘 아는데? 나를 다 안다는 듯이, 다 이해한다는 듯이 말하지마. 너는 내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살아본 적 없잖아. 니 세상은 빛나니까! 너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너는... 너는 나를 이해할 수 없어. ”

“ ...이해할 수 있어. 나도 엄마를 마음속에 묻었으니까. 너처럼. ”

“ 뭐...? ”.

"  나를 사랑해 준 사람은 엄마밖에 없었어. 너도 알잖아. 그리고 이제 엄마는 세상에 없어. "


내 손이 떨린다. 
내 잘못같아. 나 때문인 것 같아.
내가 불행하길 바래서, 너의 불행을 바래서. 그래서인 것 같아.

네 인생의 무게가 내 몸을 짓눌렀다. 나는 숨이 막혔다.
주저앉은 바닥 위로 죄책감이 번졌다.
나는 염치없이 네 앞에서 울음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김지원의 큰 손이 내 머리를 감싸온다.
아이를 달래듯 나를 다독이는 너의 손에 힘이 풀린다.
왜? 나를 미워해야 하잖아. 나는...

“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는 너희 집에서 나오기 전부터 아프셨어. 네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너희 집에서 나왔어야 했을 거야. ”


나는 소리없이 눈물만 흘렸다.
다 알고 있었구나. 내가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고 있었어.



“ 가끔 무너질 것 같은 때마다, 엄마를 떠올렸어. 사랑받는 존재였다는 기억, 그 기억으로 버텼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려고. 그 사랑 앞에서 부끄럽지 않으려고. ”

“ .... ”

“ 내가 너를 사랑해줄게. 니 어둠도 내가 안아줄게. 혹시 니말대로 내가 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사랑할 수 없는 건 아니야. 난 벌써 너를... ”


나는 지원이의 품 안에서 무너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사람의 온기였다.
사는 게 지옥 같았다. 어둠이 나를 삼켰고, 내 세상은 암흑이었다.
다를 것 없는 세상에서, 너는 어둠에게 지지 않고 빛나는 별이 되었다.
그런 네가, 어두운 내 세상의 별이 되어주겠다고 한다.




" 이렇게 도저히 네가 미워지지도 싫어지지도 않는 걸 보면, 난 너의 밤까지도 사랑하나보다. "




김지원은 한참동안이나 나를 다독이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밤이 되었는데도 걸어가는 그 애의 뒷모습이 빛났다.


하늘의 별을 보려고 나는 창문을 조금 열어뒀다.
아직은 찬 밤공기가 방 안으로 조금씩 걸어들어왔다.
나는 잠을 청했다. 눈을 감자 나의 세상은 깜깜한 밤이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제일 덜 외로웠다. 그 날은 검기만 했던 하늘에 별이 떴다.







[iKON/김지원] 판도라(Pandora) 03. 밤, 그리고 별 | 인스티즈








+) 오늘 분량이 많이 짧죠ㅠㅠ

자꾸 봐도 계속 짧아보여서 분량을 늘일까 하다가

맥락상 여기서 끊는게 맞는 것 같아 그냥 뒀어요..

대신 포인트를 낮췄답니다ㅠㅠㅠㅠ짧은 분량에 대한 사죄의 의미예요.

다음화는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지원이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조금만 덧붙이자면

주인공보다 안좋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고, 그 기억이 강하기 때문에 남에게도 저렇게 사랑을 줄 수 있는거랍니다ㅠㅠ

오늘도 봐주시는 독자님들 사랑해여..전 독자님들 사랑을 많이 받아서 글을 쓰는 맛이나여 진짜루..♥

다들 굿밤되세용!:)




암호닉


김지원

김밥빈

구닝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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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헐헐 김지원이에요!! ㅠㅠㅠㅠㅠ지원이ㅠㅠㅠㅠ너무 착하고 다정해서 설레요ㅠㅠㅠㅠㅠ 지원이 캐릭터도 좋고 여주 캐릭터도 너무 좋아요 완전 다 제취향 ㅠㅠㅠ 스토리 분위기나 다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 이건 끝나고 나서도 두고두고 볼 작품같네요...ㅠㅠㅠㅠ 이제 둘이 행쇼하는건가요....?두근두근 ㅎㅎ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9년 전
33312
저는맨날 댓글에 설레여ㅠㅠㅠㅠㅠㅠ내심장어쩔거야.. 두고두고 볼 작품이라니 너무 극찬이잖아요..! 캐릭터가 맘에드신다니 다행이에요ㅠㅠㅠㅠ저는 정말 순정남 캐릭터가 너무 좋은거있죠..다음 편의 내용도 기대해주세요! 오늘보단 나은 내용으로 올게요ㅠㅠㅠ 다음글에서 뵈어요!
9년 전
독자3
엏 서로서로 설렜다니 쌍방과실이네요!! ㅋㅋㅋㅋㅋ 다음글도 기대하고있을게요!!!
9년 전
독자2
구닝입니다! 씻고와서 인티를 봤더니 쪽지가 있길래 봤는데 작기님 글이..! 여주가 받지 못 한 사랑을 지원이가 준거네요 그렇죠..? 이제 여주가 어둠을 떨쳐내고 빛을 냈으면 좋겠다..★ 지원이 너무 착하다 마치 내 남편감이야! ㅎㅎ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잘 보고 갑니다!
9년 전
33312
우왕 와주셔서 고마워요!! 그쵸ㅠㅠㅠ지원이는 사랑 그 자체니까..더럽..♥ 저도 다크다크한 내용을 그릴때마다 체력소모가 커서 여주가 기운을 좀 차렸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ㅠㅠㅠ 지원이가 많이 착하긴하지만 남편은 앙대용ㅎㅎㅎㅎㅎㅎ(단호) 다음글에서 또봐요!
9년 전
독자4
헐 지원이너무멋져요ㅠㅠㅠ자기한테 줬던아픔도 용서한채..아프지않게해준다고사랑한다고말하는남자가 어디있을까요...
9년 전
33312
제 망상속에만 존재하는것같아요..(아직은..)ㅠㅠㅠㅠ 현실에있으면 잽싸게 워더해야죠ㅠㅠㅠㅠㅠ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33312
ㅋㅋㅋㅋㅋㅋㅋ귤님 댓글볼때마다 느끼는건데 댓글진짜귀여우셬ㅋㅋㅋㅋㅋ 스포하고싶지만 참을게요..내일 또 올거니까요!!! 쪼금만 기다려주세여ㅠㅠㅠㅠ사랑둥이 데리구올게여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108.68
김밥빈이에요!!!!!!!!!!!!!
으아ㅠㅠㅠㅠㅠ지워니....너무착해여ㅠㅠㅠㅠㅠㅠㅠ으웅으응우엉어내주위엔왜어째서저런남자가....ㅠㅠㅠㅠㅠ여주안에있는밤까지사랑한다니...별이되고싶다니...저렇게멋있으면여주가안넘어갈수가없죠!!!!!!!!!!작가님빨리빨리와서너무조아여!!♥다음글에서봐요!!!!!

9년 전
33312
나 밥빈님일거 알고 댓글 공개되는거 기다리고있었는데 검토가 오래걸려서 새벽에 떴어요ㅠㅠㅠ이제 확인하는 저를 용서해요..
오늘 밤에 4번째 글로 올게요!!! 징짷ㅎㅎㅎ저 매일출첵쩌는듯..이따봐요!!♥

9년 전
비회원190.224
헐..저인거알고기다리고계셨다니!!!ㅎㅎㅎ그럼저도작가님글을기다릴께요!!조금있으면올라오겠죠??히히히조금있다가다시올께요!!!!!!!!!♥
9년 전
독자6
헐 지원아ㅠㅠㅜㅜㅜㅜ어쩜 그렇게 착해ㅠㅜㅜㅜㅠㅠ 여주도 미안해 하고있어ㅠㅠㅜㅠ 진짜 지원이 짱짱맨이다ㅠㅠㅜㅜㅠㅠ
9년 전
독자7
난너의 밤까지도 사랑한다니... 너무 멋지쟈나!!!!!!!!!!!!!!ㅠㅠㅠ멘붕.......... 어디서 저런말을 배워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지원이 너무 다정한거 아닌가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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