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 white spring 2부
W.전라도사투리
[우리들에 봄은 겨울처럼 하얗고 시리기만 했다.]
09.
마주한 서로의 눈이 약하게 떨려온다. 두눈을 꼭 감은 성열의 눈이 천천히 떠지더니 굳은 명수를 응시한다. 눈에 띄게 굳어 보이는 명수의 모습에 가슴이 저려온다. 역시 그를 잊지 못한건지. 자신으로는 안돼는 건지. 저릿한 가슴이 아파온다. 명수가 비식하고 조소를 내뱉고는 내려놓은 포크를 손에 다시 쥐며 말없이 앞에 놓인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성열이 그런 명수에 눈치를 슬쩍슬쩍 살핀다. 말없이 그라탕을 퍼먹던 명수가 잠시 포크질을 멈추고는 성열을 바로 쳐다보며 웃어 보인다. 그가 불안해 하는 것을 알지만 역시 시간이 가도 그의 흔적은 희미하게 남아있는 건지 이래저래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진다. 성열이 명수의 웃음을 보고도 미소짓지 못한체 자리에서 일어난다. 역시 아직인가. 명수가 자리에서 일어난 성열을 바라본다. 그런 명수의 시선에 성열이 나긋하게 입을연다.
"미안. 나 아무래도 먼저 가봐야 할것 같아. 점심시간에 잠깐 나온거라 얼른 들어가지 않으면 부장님께 혼날꺼야."
".....선배."
"이따가 연락해."
".....미안해요."
"....갈게."
성열이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 나온다. 딸랑- 성열이 아까 들어왔을 때와 같은 맑은 종소리가 들려온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다소 우울해진 성열이의 모습이 안쓰럽다. 성열이 가게를 빠져나와 핸드폰을 꺼내 단축번호를 길게 누른다. 신호음이 꽤나 길게 가더니 상대방의 귀찮은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성열이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어렵게 목소리를 쥐어 짜낸다.
"성규형. 저 성열이요. 저 몸이 갑자기 안좋아서 그러는데 조퇴좀 할게요. 형이 잘 좀 말해주세요. 부탁 드릴게요."
성규의 대답도 듣지 않은체 통화를 일방적으로 마친 성열이 다시금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핸드폰 배터리를 분리 시켜 버린다. 3년동안 자신으로 채우겠다던 그의 다짐은 거짓이 였는지. 비참한 눈물이 성열이의 볼을 타고 흐른다. 김명수 넌 나쁜놈이다.
성열이 자리를 떠나고 멍하게 그가 나간 입구쪽만 바라보던 명수가 차게식은 그라탕을 휘젓는다. 그러고는 성열이의 자리를 보니 손도 되지 않은체 그대로이다. 3년... 억지로 그에게 자신을 끼워 맞추어 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퍼즐조각은 자신의 자리가 아닌냥 맞추어지지 않았다. 위태롭다. 그가 생각한 자신과 성열이의 사이였다. 하지만 동우와 있을 때와 달리 마음놓고 편히 웃을 수 있었다. 그런 성열이 좋았고 자신에게 과분할 정도로 사랑을 주는 성열이 고마웠다. 명수가 서글프게 웃어보인다. 밥 안먹으면 힘들텐데. 명수가 힘 없이 자리를 일어난다.
*
비몽사몽 눈을 비비며 일어난 동우가 화장실로 들어가 칫솔에 새하얀 치약을 짠후 입에 앙하고 물어 이리저리 칫솔을 움직인다. 으아어 졸려. 칫솔질 을 바쁘게 하던 동우가 다시 꿈벅꿈벅 거리며 졸다 머리를 도리도리 거리며 잠을 쫒는다. 우현이 오기 전에 내려가 그를 기다려야 한다. 생각을 마친 동우가 서둘러 치약을 뱉어 내고는 어푸 거리며 세수를 한다. 그러고는 손을 짚어 뽀송한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낸다. 후. 한숨을 내쉬은 동우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옷장을 열어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무난한 카라티와 물이 빠진듯한 청바지를 꺼내 입고는 핸드폰만 집어든체 집을 나선다. 뭐 밥이야 우현이 사는거니까 제가 지갑을 가져갈 필요가 없겠지. 집을 나서는 가벼운 발걸음에 동우이다.
핸들을 검지로 탁탁 하고 지루하게 쳐내리던 우현이 익숙한 동우의 모습에 자세를 고쳐잡고 앉는다. 베시시 웃으며 동우가 차에 타자 우현이 작게 타박한다. 동우가 미안 거리며 우현이의 기분을 맞추자 그제서야 아파트 단지를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뭐 먹고싶은거 있어?"
"음.... 나 감자탕! 외국에는 감자탕이 없더라고. 나 감자탕 사줘."
"알았으니까 방방 거리지 좀 마."
"알았어. 근데 우현이 너 능력 좋다."
"나 능력있는거 이제 알았냐?"
"넌 칭찬을 하면 안돼."
확. 우현이 장난스래 손을 들어보이자 동우 또한 장난스래 자신의 머리를 감싸는 척 한다. 흐흐.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어 웃은 동우를 따라 우현도 따라 웃는다. 간만에 평화로운 것 같은 기분에 동우다. 우현이 들었던 손으로 동우의 머리를 헤집는다. 동우가 머리가 망가진다며 투덜 되자 더욱 헤집어 놓고 손을 내린다. 뿌우. 하고 입이 댓발 나온 동우를 본 우현이 그의 입을 아프지 않게 툭 쳐내고 입을 연다.
"어디어디 갔었어?"
"음. 부모님 뵈로 일본 먼저 갔다오고 미국 그리고 태국이랑.... 러시아... 음... 아 중국! 그리고 또...."
"아 그만."
꿍 하고 있던 동우가 우현의 물음에 금방 해맑게 웃으며 손가락 하나하나를 접어 말한다. 횡성수설한 동우의 말에 우현이 그의 입을 막는다. 그에 또 동우의 입이 댓발 나온다. 하여간 장동우 단순무식이다.
*
성종이 유리잔에 담은 주스를 성열이의 앞에 놓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제 형을 보고 놀랐지만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성열을 보고 아무말 없이 그를 집안으로 이끌었다. 동우와 호원이 헤어지고 호원과 저가 사랑하는 사이라고 했을때 누구보다 반대가 심했던 성열이였다. 자신의 사랑이 올바른 사랑이 아니라며 다그치기도 하고 저와 연락 자체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던 성열이 슬픔을 가득진체 저를 찾아왔다. 보나마나 명수와의 문제라는 것을 아는 성종은 그저 굳게 입을 다물고 그를 내려다 보았다. 소파에 기대어 누운 성열의 모습이 왜이리 여려 보이는지. 하. 하고 짦은 한숨을 내쉰 성종이 성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저나 자신의 형이나 사랑 앞에 왜이리 약하기만 한지. 피는 못속인다는 말이 이런건지. 만약 그런거라면 이런거는 안닮아도 될텐데 말이다. 성종이 조금 피곤에 묻힌 눈으로 성열을 응시한다.
성열은 그런 성종의 눈빛에도 아무런 말없이 두눈을 감고 소파에 기대어 있다. 아무리 일방적인 사랑이였다지만 이건 너무 가혹하다.
"....형."
"....응."
"무슨일이야."
"성종아."
"응."
"내가 전에 너한테 그랬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사랑은 옳지 못하다고. 난 그때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 너희의 사랑은 잘못됫다고."
"....내 사랑은 잘못된게 아니야."
"응. 맞아. 너희의 사랑은 잘못된 것이 아니야. 세상에 어떤 사랑이든 잘못된 사랑은 없는거야. 단지.... 아픈 사랑만 존재하더라. 내가 너무 미안해. 너한테 상처준거. 네 사랑을 못되게 말한거. 전부 다."
언제쯤 너가 온전히 나를 바라보며 나의 것이 될런지. 성열이 몸을 뒤척이다 자신의 옆에 앉은 성종의 얼굴을 쓸어준다. 너도 많이 힘들구나. 성종이 묽은 눈으로 성열을 곧게 응시한다. 마른 제 형의 얼굴이 더 홀쭉해졌다.
"....동우가..... 우리 동우가 돌아왔어...... 성종아..... 그래서 너무 좋은데. 한편으로는 불안해."
제가 쓰고도 조금 답답한 저의 팬픽ㅠㅠ 그래도 걱정마세요 곧 수열은 숭숭장구하며 풀릴테니까요^^ 아잌 스포하는거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두구두구 조금만 있으면 결말 ㅠㅠ 이거 끝나면 달달한 야동을 쓰겠어와요! 모든 독자분들 스릉흡니다♥
아 맞다 제가 요즘 고민이 있는데요. 화이트 스프링 완결나면 텍파로 올릴까요? 아니면 그냥 올리지 말까요? 막 고민 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자님들을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