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18분,
왜 항상 3교시는 재미없는 수학일까.
태민은 턱을괴고 진작에 펜을 놓고 엎드려자고있는 성종의 동그란 뒷통수를 쳐다봤다.꼭 사과같에.
태민은 수학책 귀퉁이에다가 사과모양을 그리고는 그 밑에다가 이성종이라고 이름을 써놓았다.삐뚤빼뚤한 글씨로 이성종이라는 이름을 정성스레 한자한자 쓰고는 옆에 하트까지 달아놨다.
12시 30분.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다들 쏜살같이 복도로,급식실로 달려나갔다.짐을 주섬주섬 챙기던 윤리쌤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태민과 성종을 보고는 점심 잘 먹으라며 나갔다.
"성종아 우리도 밥먹으러 가자"
밥먹으러 가자고 태민이 성종을 일으키자 성종이 태민의 팔에 자연스레 팔장을 끼면서 딱 달라붙었다.급식실로 내려가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줄을섰다.급식을 받고 자리에 앉자 성종이 소세지가 나왔다며 좋아했다.태민이 자신의 소세지를 성종의 입에 넣어줬다.
1시 45분.
점심을 먹고나서 5교시 국어시간.성종이 왠일로 졸지않고 필기까지 열심히 하며 수업을 듣고있다.태민은 수업에는 흥미가 없는듯 책상에 엎드려서 성종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책생밑으로 손은 뻗어서 필기하느라 바쁜 오른손대신 여유롭게 무릎에 올려져있는 성종의 왼손을 잡았다.성종이 약간 흠칫거리며 자신의 손을 잡은 태민의 손을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필기에 집중했다.태민이 성종의 손을 조물거리다가 손을 깍지끼었다.
3시 34분.
빌릴 책이 있다면서 성종이 태민을 끌고 도서실로 내려왔다.사서쌤도 없고 학생들도 없었다.성종이 이리저리 책장사이를 돌아다니고 그 뒤를 태민이 따라다녔다.성종이 책을 찾은듯 손을뻗어 꺼낼려고 했지만 손이 안닿였다.성종이 낑낑거리고 있자,태민이 성종의 뒤에 딱 붙어서 성종에게 백허그 하는 자세에서 손만 뻗어 책을 꺼내주고는 허리에 팔을 둘렀다.
"성종아 잠시만 이러고있자"
태민이 성종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는 웅얼거리자 성종이 곤란한듯 우물쭈물 거리자 태민이 성종의 입술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
"왜,싫어?그럼 뽀뽀라도"
성종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태민의 목에 손을 감고는 재빨리 쪽쪽거리면서 뽀뽀를 했다.
8시 5분.
한참 야자를 하다가 나오는 길이였다.여름이지만 밤이라서 그런지 추운바람이 쌩쌩 불었다.성종이 몸을 떨며 추워하자 태민이 가방에서 가디건을 꺼내 성종에게 입혀주었다.성종이 태민의 손을 잡고는 가디건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둥근 보름달이 환하게 웃고있는 성종의 얼굴을 비춰주었다.
10시 49분.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다.성종이 씻고 나오자 핸드폰이 울렸다.
'성종아 자?'
'아직 안자'
'우리 성종이 보고싶다'
'나도'
한참을 그러고있다가 태민이 보고싶어서 견딜 수 없다며 집앞이라며 나오라고 했다.
"밤하늘 진짜 예쁘지?"
"응"
태민과 성종은 집앞 놀이터 그네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다가 들어갔다.성종이 집안으로 들어가고 나서 태민이 문자를 보냈다.
'성종아 잘자,내일봐'
'응,너도 잘자 태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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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Remember1993,아련한고자물,떡드세요!기다렸던 분들께는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봤던 사람도있을텐데 새벽에 있었던 탬벨대란때 썼던 조각글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일어났던 탬벨대란 중 반이 내글인게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