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w.1억
집에 와서 한숨도 못 잔 것 같다. 원래 이럴 땐 화가나서 눈물이 먼저 나야 하고, 속상해서 울어야 정상인데.
오늘은 뭐가 이렇게 마음이 복잡한 걸까. 너무 속이 답답해서 한참을 침대에 앉아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내가 오빠를 싫어하게 된 걸까.
"어~ 정쌤 왔어?? 어제 잘 들어갔나?"
"…안녕하세요. 잘 들어갔죠.."
"…어,그래."
왠지 모르게 기분이 많이 안 좋아보니는 해인에 모두가 눈치를 보았다.
해인은 최대한 웃으며 인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너무 밝았던 사람이라 사람들은 눈치를 본다.
"……."
"둘이 또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은..! 어제 얘기 잘 끝냈어요.."
서로 해인이 안 들리게끔 속삭이다가 전쌤이 해인을 힐끔 보았다.
설마 나 때문에 싸운 건가..
"다음부턴 꼭 해와.. 내일부턴 안 봐줄 거야."
"네에…."
교과서를 들고 등을 돌려 칠판에 글씨를 쓰던 해인이 한숨을 내쉬자, 학생들이 눈치를 보았다.
쌤 무슨 일 있나봐..밝기만 하던 사람이 한숨만 푹푹 쉬고 텐션도 낮아서 그런지 학생들도 기가 죽어서 수업에 집중을 못 한다.
"그럼 뭐야? 헤어지게?"
"…모르겠어."
"오우.. 야.. 근데 나 같아도 화난다. 바로 뺨을..!"
"……"
"…원래 같으면 가차없이 찰 애가.. 고민 할 정도면 그분 엄청 좋아하나보네."
"응."
"……."
"그래서 더 화가 나. "
"연락은 안 왔어?"
"아침에 왔었어."
"뭐라고?"
학교 잘 갔다 오라고."
"답장은 뭐 안 했겠지.. 너 이러다가 진짜 헤어질 것 같은데.."
"……."
"에라 모르겠다. 낼 모레 끝나고 술???"
"고."
콜~ 하고 소리치는 유나 뒤로는 강의실에 막 들어오는 원이가 있었다.
오늘도 우리 무시할 줄 알았는데.. 우리 옆자리에 앉길래 가만히 원이를 바라보면, 원이가 조용히 말한다.
"어제 소리쳐서 미안."
"……."
"내가 너무 애같았지. 나도 후회중."
"좀 초딩 보는 것 같긴했어. 진즉에 말로 서운하다 하면 될 것을.. 삐져가지고.. 으휴."
"그러니까 앞으로! 나도 좀 챙기라고."
"알겠고~ 김이누 헤어질 위기야. 모레 술 마실 건데 같이 마셔."
"왜??????????????????????????????????"
"정쌤.."
"……."
"정쌤!!.."
해인은 점심에 밥도 안 먹고 수행평가 문제를 만들다가, 옆옆자리에 앉은 전쌤이 자꾸 부르자 뒤늦게 전쌤을 본다.
"혹시.. 애인분이랑 싸운 거예요??"
"……."
"저 때문에.. 그런 건가요?? 그렇다면 정말.."
"어제.. 사적인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한 번도 웃지 않고 매정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해인에 전쌤은 눈물이 고인 채로 다른 곳을 본다.
해인은 계속해서 이누와의 카톡 대화방을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아직도 안 읽었네.. 나는 네가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 맞는 거겠지.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 내 상황을 몰라주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 이누가 밉다가도..
나만 아니었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겠지.. 생각하고 난 내 자신을 미워하기로 결심했다.
해인이 카톡 소리에 급히 화면을 보았고.. 유정에게서 온 카톡에 그래도 안심하듯 작게 웃는다.
- 쌤..!
[몸은 괜찮니?]
- 네 쌤.. 죄송해요.. 걱정끼쳐드려서.
집에 들어 온 해인은 힘 없이 소파에 앉는다.
오늘은 하루가 왜 이렇게 긴 걸까.. 이누랑 연락 한 번 안 했을 뿐인데 이렇게 허전할 수가 있나.
"……."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너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와 연락을 안 한지 벌써 3일 째..
이대로 두면 네가 정말 나를 영영 떠나버릴까 무서워졌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너에게 전화를 걸었고, 너는 몇 번의 신호음 끝에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어.. 이누야."
- …….
"…그.. 뭐하고 있었어?"
- 그냥.. 애들이랑 저녁 먹어.
"아.. 그랬구나.. 혹시.. 잠깐..이라도 만나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 미안.애들이랑 방금 만나서.
"아.. 아니야!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나중에.. 보면 되지 뭐.."
- …….
"…알겠어. 집에.. 조심히 들어가고."
- …….
"끊을게."
- …응.
"……."
전화를 끊자마자 핸드폰을 침대 위로 아무렇게나 던져두고서 침대에 누웠다.
너에게 눈치를 보고 있는 나, 그리고 그런 나를 모르는 너.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모르는 척을 하는 거일 텐데. 왜 그런 네가 밉지가 않을까.
너를 못 본지 7일 째.
나는 결국 참지 못 하고 술에 의지를 하게 되었다.
"뭐가 문제야? 그냥 연락해서 미안하다 싹싹 빌고, 안 된다 싶으면 찾아가서 빌면 되지."
"…이게 그렇게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야."
"왜? 아니 이게 그렇게 크게 될 일이야?? 형이 상황 설명도 해 줬고.. 미안하다고도 했고..
평소에 못 된 짓 하고 다닌 사람도 아니고, 한 번 실수한 거 가지고.. 아니? 실수도 아니지 형도 피해자잖아."
"……"
"나는 형 여친이 갑자기 막 이해가 안 간다?? 이런 상황에 피하면 똥만 되지! 만나서 풀어야 할 생각은 안 하고..
이럴 때 보면 딱 어린애 티나네, 이래서 난 연하가 싫더라."
"…하지 마."
"뭘 하지 마. 연락 피하면 뭐가 나와? 그냥 헤어지자는 것 밖에 더 돼?"
"…하."
30분 뒤, 해인은 취했고..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주 한잔 더 원샷하고서 말한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그렇게 잘못했냐? 그래 네 말대로 나도 피해자야, 나는 그 상황에 더 빡쳤다고.
헤어지자고 하면 그냥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헤어지자고 하던 말던.. 내 알바 아니잖아."
"……"
"…진짜 헤어지자고 하면 어쩌지."
"…취하면 맘에도 없는 말 하는 거 여전하네."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한참 있던 해인이 하.. 하고 한숨을 내쉬었고
종석은 우냐며 괜히 해인을 놀린다.
너를 못 본지 12일 째.
너에게 카톡이 왔다. 무슨 말을 건네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화면을 보았을 땐...
[저 유나인데요. ㅇㅇ술집에서 술마시고 있어요. 할 말이 있어서요.. 술집 앞으로 와주실 수 있나요?]
- 네. 알겠어요.
너의 일이라면 어떤 일을 모두 뒤로하고 갈 수 있었다.
곧 있을 시험 문제를 만들다가 급히 옷을 챙겨입어 너에게로 향한다.
"…저기요!"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너의 친구와 단둘이 만나게 되었다.
술집 앞에 있는 놀이터에 들어서 가로등 밑에 서서 너의 친구와 대화를 나누었다.
"일단 이누 걱정은 하지 마세요. 이누 술 한잔 마셨나? 기분이 안 좋다고 더 마시려는 거 겨우 말렸구요..
지금 이누 옆에는 원이 있어요."
"…아."
"제가 보기엔.. 이누도 아직 그쪽 많이 좋아하는데요. 전에 트라우마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트라우마요?"
"전남친이 바람 폈었거든요. 그래서 상처 되게 많이 받았었어요. 지금 이누는 그쪽이 싫은 게 아니라.. 상황이 싫은 거고..
상황 때문에 그쪽한테 실망을 한 거일 뿐이니까.. 너무 걱정 하지 말아요."
"……."
"이누도 겁이 나서 연락 못 하는 것 같던데.. 아니면 오늘 얘기를 해보는 건.."
"아니요."
"……."
"그래도 제가 가서 얼굴 보이면 싫어할 거예요."
"……."
"잠깐 몰래 얼굴이라도 보고싶은데."
"그래요. 보고 가요."
해인이 유나를 따라 술집에 들어섰을까, 원이와 같이 짠- 하며 술잔을 부딪히는 이누를 보며 해인이 작게 웃었다.
그렇게도 좋을까.. 유나는 해인을 힐끔 보고선 고개를 저었다.
거의 2주 못 보면서 되게 힘들었나보네.. 저렇게 뒷모습만 보는데도 되게 좋아하는 거 보니까.
어떤 남자가 이누의 뒤로 스쳐지나가면서 이누의 엉덩이 부분을 슬쩍 만졌고
이누가 화들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면, 그 남자는 뻔뻔하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왜요?'하고 이누를 내려다본다.
이누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고.. 그 옆에 있던 원이 마저도 그 남자가 무섭게 생겨서 대들 수 없는지 그냥 이상하게 쳐다보기만 한다.
"뭘 봐요."
"…아니 그쪽이 제 친구 만졌잖아요."
"내가??"
"……."
"생 사람 잡고있네."
해인이 주먹을 꽉 쥔 채 그 남자를 보았고, 그 남자가 웃으면서 해인을 지나쳐 술집 밖으로 나가자
해인이 그 남자를 따라나간다. 유나가 안 좋은 상황임을 느껴 '저기요!!'하고 해인을 따라나갔고..
이누와 원이 유나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따라 나간다.
"야!"
해인이 그 남자의 어깨를 잡아 돌려 멱살을 잡는다.
이누가 달려가 해인의 팔을 잡아 겨우 떼어낸다.
"왜 그래!!"
"아~ 얘 애인이야? 아주 끼리끼리 사귀는구만.. 잠깐 엉덩이 한 번 스친 거 가지고 유난은."
"야이 개새끼야!"
"왜 이래 진짜! 하지 마!!"
"때려봐, 맞고 돈이나 받게. 피해망상증 덕분에 돈 받게 생겼네."< 남자
"이게 진짜 뒤질라고."
계속해서 약올리는 남자에 해인이 이누를 뿌리치고서 남자에게 주먹을 날렸다.
남자가 뒤로 넘어져 입술에 피가나자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고, 이누가 소리친다.
"진짜 왜 이러냐고! 그만 좀 하라고!! 오빠가 왜 참견이야! 내가 괜찮다는데!"
"……."
이누의 말에 원이와 유나는 놀란 듯 이누를 바라보았다.
"걱정돼서 그런 건데.. 저 말은 하지 말지.."
마침 지나가는 경찰차 앞을 가로막은 원이 차에서 내리는 경찰 아저씨에게 울면서 소리쳤다.
"어어..! 경찰아저씨이..!! 여기이! 저 변태가! 제 친구 엉덩이 막 만졌는데에! 제 친구 남자친구분이랑 싸움이 났는데에..
남친분이 잘못한 건 아니에요ㅜㅠㅠㅠㅠㅠ 저 변태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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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에.. 즐겁게.. 독쟈님들과 반말하고 놀았는데 누가..,공격적..비꼬기로... 신고했또라구여..
쓰차..3시간....나..이제..반말..안..할게..요....(불쌍한 척_)처음 쓰차 당해봐서,, 살작쿵 당황..스럽..달까...
제 딴에선!!.. 장난으로, 독쟈님들과 친해질 마음으로! 댓글 달았었는데 기분 나빴으면 죄송합니다 ㅠ_ㅠ..
그리고오! 담화 아니면 그 담화가 마지막화일 것 같아요!!!! 슬퍼하지 말아요! 나 믿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