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w.1억
"허! 학교 선생이라는 사람이 밖에서 사람이나 패고있으니! 이래서 학생들이 뭘 배우겠어?"
"너 입 좀 다물지?"
"여봐! 이 사람이 나한테 말하는 거 봐! 아까도 저 자식이 나를 그냥 막 때렸다니까??"
"어유 좀 조용히 해! 네가 저 학생 만진 거 세명이나 봤는데 그만하지??"<- 경찰
"아니 왜! 내가 맞았는데 왜! 내가 그만해야 돼!"
"전과도 있고.. 네가 아무리 떠들어도 득 되는 거 없으니까. 그냥 서로 좋게 끝내."<- 경찰
전과라는 말에 남자는 곧 크흠.. 목을 가다듬으며 다른 곳을 본다.
경찰서에서 나온 해인은 경찰서 앞에 서있는 이누에 고개를 숙였다.
이누가 아무말도 않고 해인을 바라보자, 해인이 계단을 한칸씩 밟아 이누의 앞에 선다.
"……."
"왜 그래?"
"……."
"왜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들어."
"…네 일이잖아."
"……."
"네 일인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그 새끼가 그러는 걸 내가 봐버렸는데!
그 새끼 반이라도 죽이고 싶었는데. 너 때문에 꾹 참았어!"
"…주목 받는 것도 싫고, 오빠가 이 꼴이 된 것도 싫어 난!"
"…넌 화도 안 나?"
"나."
"근데 왜."
"그냥 싫어. 이런 상황이 오는 게."
"……."
"그래서 오빠가 더 미워."
"……"
해인을 지나쳐 그냥 가버리는 이누에 해인이 마른세수를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누에게 뛰어가 손목을 잡아 돌려 세운 해인이 소리쳤다.
"너 나랑 이대로 그냥 헤어질 거야!?"
"……."
"헤어질 거냐고."
"……."
"대답 안 하는 거 보니까 그러고싶은가보네."
"……."
"그래."
"……."
"그래 알겠어."
해인은 묵묵대답인 이누를 지나쳐 그냥 저 멀리 가버린다.
"뭐?? 진짜로 헤어졌다고??? 왜?????????????? 도대체 왜???????????????? 어제 네 남친이 그 변태 후려친 건 진짜 개 후련했는데!?"
"안녕 솔로. 환영해."
"아니 근데 진짜? 진짜로 끝이야? 진짜,진짜,진짜!?!?!?!??!"
원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그렇게 그냥 간 거 보면 정말 끝인 것 같은데.
내 말에 원이는 이해가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고, 유나는 뭔 할말이 있는 듯 나를 한참 바라보았다.
유나와 눈이 마주치면 유나는 고개를 돌려 내 눈을 피했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
운동을 막 끝내고 집에 들어 온 해인은 소파에 앉아서 한참을 있는다.
며칠째 이누를 잊고 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다른 취미도 가져보려고 했는데 그건 쉽지 않았다.
TV를 켜도 재미없는 프로그램만 할 뿐.. 해인을 웃게 만들어줄 수 있는 건 전혀 없다.
씻고 나와 머리도 말리고, 노래도 들어보고.. 결국에 돌아온 곳은 소파였다.
이누와 함께 자주 있었던 곳.. 매일 이 위에서 먹을 걸 먹기도 했고, 뽀뽀도 하고..,서로 마주보았었는데.
"……."
어디서부터 잘못을 한 거고, 어디서부터 내가 용서를 빌어야할까.. 생각을 해보았지만..
이미 끝난 일이라는 것, 내 섣부른 행동에 다시 시작은 할 수 없다는 것.. 내 행동이 나를 좌절하게 했다.
그때 너를 그렇게 두고 뒤돌아 그냥 가버린 내 잘못이었을까. 그냥 계속 미안하다고 할 걸.
"몇주 내내 저렇게 기분 안 좋아보이는데.. 헤어진 건가?"
"아마도 그런 것 같죠? 밥도 잘 안 먹던데. 전쌤도 기분 되게 안 좋던데.. 누가 보면 둘이 만났다가 헤어진 줄 알겠어?
뭐.. 애잔해서 내가 밥을 사준다곤 했지만.. 박쌤도 같이 내줄 거라고 믿을게요 예?"
"나도 얻어먹으려고 왔는데. 갑자기 내라니까 당황스럽네."
"그렇게 얻어먹으면서 살려고 하면 큰일 납니다 예?"
조용히 속삭이며 얘기하던 둘은 곧 해인의 눈치를 보았다.
"너 정말로 후회 안 해?"
- …….
"…그렇게 우리 헤어지고나서 한 번도 잡고싶다 생각한 적 없어?"
- …….
"내 말에 대답하기도 싫을 만큼.. 내가 밉구나."
- 술 마셨어?
"어."
- …….
"너무 많이 마셨어."
- …….
"그래서 네가 더 보고싶어서 못 참고 연락했어. 내일이면 후회할지도 몰라."
- …….
"계속 생각 나. 아무 것도 못하겠어. 네가 궁금해서.. 너무 궁금해서.."
- …….
"미안해.."
- …….
"내가 잘못했어.."
여전히 대답이 없는 이누에 해인은 고개를 숙인 채로 한참을 있었고.. 전화가 끊기자 곧.. 참던 눈물을 흘린다.
"……."
이누는 유나와 같이 카페에 있다가 전화를 끊고나서 심란한지 한참 멍을 때렸고.. 유나는 이누를 바라보다 말한다.
"그냥 다시 만나지?"
"……."
"내가 진짜 웬만해서 네 편인데.. 그분도 그분 나름 되게 힘들 거야. 너만큼 힘든 사람은 없겠지만은..."
"……."
"그때 변태새끼 참교육 했던 날에.. 니 남친이랑 밖에서 둘이서 얘기했었어. 이누 너도 아직 그쪽한테 마음 있다고.. 그리고
네가 전남친 때문에 많이 힘들어한다고 다 말했었어."
"……."
"되게 미안해하더라. 얼굴 한 번 보고싶다고 하길래 난 또 대화라도 나누나 싶었는데.
네가 싫어할까봐 그냥 몰래 보고 간다그랬어. 너무 감정만 앞세우지 말고, 대화는 제대로 해봐야 되는 거 아니냐??"
"……"
"울지 말고."
"……."
"지금 당장 가봐. 난 괜찮으니까."
"……."
"아! 얼른 가~!"
우는 나를 보고 유나가 얼른 가라며 웃어주었다. 나는 유나에게 고맙다 말하고선 일어나 카페에서 나왔다.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기에, 나는 택시를 타고 오빠의 집으로 향했다.
오빠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땐.. 불이 켜져있었다. 집에 있다는 소리니까..
익숙한 비밀번호를 치고 문을 열었을 땐.. 술 냄새가 은은하게 났다. 거실엔 불이 켜져있었지만 오빠는 없었다.
천천히 들어서 오빠의 방 문을 천천히 열어보았을까.. 오빠가 침대에 앉아서 고개를 숙인 채 있었고.. 나는 입을 열었다.
"오빠."
오빠가 고갤 천천히 들어 나를 보았다. 울었는지 눈이 빨개져서는 나를 바라보는데.. 나까지 눈물이 더 나기 시작했다.
"왜 울어??"
"…넌 왜 우는데."
"…오빠가 우니까."
"……."
오빠의 옆에 앉아서 오빠를 바라보니, 오빠가 내눈을 피했다.
오빠 나 봐봐.. 내 목소리에 오빠가 뒤늦게 나를 보았고.. 나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고서 말했다.
"오빠 입장도 생각을 해봤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어 미안해."
"왜 네가 미안해?"
"……."
"내가 무조건 미안하고, 내가 다 잘못했는데.. 왜 네가 사과해."
"그냥 내가 참고 이해해주면 되는 거였는데, 나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온 거잖아."
"……"
"나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서로 고생할 일도 없었을 거니까."
"너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아니."
"……."
"여태 그냥 오빠가 밉다고 생각했는데. 오빠가 미운 게 아니라.. 그 상황이 미웠던 거야."
"……"
"유나한테 들었다고 했지? 맞아.. 나 전남친 때문에 그런 상황이 너무 싫었고.. 진짜 처음으로 내 감정에 솔직해지게 되고..
오빠 덕분에 성격도 많이 변하게 돼서.. 그래서 오빠한테 마음이 더 가고, 더 아껴주고 싶었었어. 근데 그런 오빠한테 그 상황이 오니까 너무 싫었을 뿐이었어."
"그 상황이 싫어서 나를 피했다는 건.. 나도 싫어졌다는 소리잖아. 나를 보면 계속 그 안 좋았던 상황이 떠오를 거고..
그러다보면 나랑 같이 있는 게 힘들어질 거고."
"아니야 그런 거. 오빠랑 떨어져 지내면서 많이 생각했어. 내가 과연 오빠랑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는 있을까.
근데 절대 못하겠더라고. 며칠 떨어져 있어도 이렇게 생각나고 그러는데 어떻게 그래.
나 오빠 용서할 생각으로 온 거고, 그때 술집 앞에 있었던 일에 대해선 사과하러 온 거야."
"……."
"그땐 나도 걱정돼서 그랬어. 오빠가 그 사람 치고.. 일 커지면 오빠한테 문제가 생기는 거고..
난.. 그 상황에 차라리 그냥 한 번 눈 한 번 감고.. 넘어가줬음 좋겠다는 생각했었는데.. 오빠가 그 사람한테 이상한 소리까지 들으면서.
거기 앉아있는 거 보니까 너무 속상해서 좀 화가 좀 났어."
"내가 미워서 그런 거 아니고."
"응, 절대 아니야. 오빠가 미웠으면.. 지금 오지도 않았을 거야. 나 지금 유나랑 같이 있다가 유나 버리고 온 건데."
"……."
"그만 울지? 나도 꾹 참고있는데."
"몰라."
모른다며 고개 숙이고 또 우는 오빠를 안아주었다. 취해서 우는 것도 이렇게 귀여울 일인가.
왜 이렇게 귀여운데.. 하며 볼을 꾹 누르고서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면, 오빠가 하지 말라며 내 손을 밀어낸다.
"왜애."
"…하지 마."
"ㅋㅋㅋㅋ아, 오빠 때문에 웃기잖아.."
"……."
"정해인 울어??"
진짜 이렇게 서로 얘기 들어주면 금방 끝날 문제를..
내 트라우마로 인해서 오랫동안 떨어져있었다는 게 너무 짜증이 났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 그걸 다 이해를 해주기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친구나, 애인 사이에는 충분히 시간을 두고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양치를 하고 부엌에서 해장국을 끓이는데..
오빠도 잠에서 깨어나서는 물을 찾는다.
그렇게 술을 마시니까 속이 안 좋지 으이구.. 내 말에 오빠는 대충 허허 웃었다.
"이누야.. 그.. 어제.. 말이야.."
"…닥."
"……"
"치고 앉아."
"……."
"해장 해야 될 거 아니야."
"…어? 어어.."
"… 뭐 그렇게 서있어?"
"아니.. 욕하니까 되게 섹시해서."
"ㅋ.."
"ㅋㅋㅋㅋㅋ."
결국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주치고선 빵터졌다.
오빠가 어제 일 때문에 좀 머쓱한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선 나를 바라보기에 오빠 옆자리에 앉아서 오빠를 향해 말했다.
"또 술마시고 엉엉 울 거야?"
"뽀뽀 말고 다른 것도 하면 안 돼?"
"뭐?"
"아침에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하다가 내 몸에 토하는 거 아니지?"
"아우 아니지."
"그럼 뭐."
"……."
"그러지 뭐. 가자"
가자는 말에 오빠가 나를 번쩍 안아들어 방으로 들어섰고, 나는 웃으며 오빠의 등을 마구 쳤다.
아, 내려줘 뭐하는 거야 ㅋㅋㅋㅋ.. 가끔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 9살 차이 나는 애인 만나면 어때? 막 어른같고 그래?
[아니 그런 건 아닌데]
- 그럼????
[나이 차이 나는 것도 모를 만큼 너무 편하게 대해주고, 친구 같을 때도 있어]
- 진짜?
[뭐 9살 차이가 대수인가.. 똑같은 인생 사는데.]
"혹시 애인 있으신가요????"
"레즌데요..."
"아 저 레즈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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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정해인님 글 낼 때! 반응 좋을 거라고 생각 못 했어요! 그래서 더 짧게 생각했었거든요.
막 10화에서 끝낼 생각 했었는데! 어찌 어찌 늘리다보니 15화까지 오게 되었고 >_< 너무 슬퍼 하지 말아효오오오!
우리에겐 다음 글이 있잖아요 ㅎㅅㅎ
우리는 우리 인생대로.. 글 속에 해인님과 이누는 글 속의 세상에서 시간이 계속 흘러간다 생각합시다 !!
우리 그럼 다음 글에서 봐요 >_<뿌우 정해인님 글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읽어주셔서 감사했어요!!
항상 주인공들 보낼 때마다 마음이가 너무 아픈 것 ㅠㅠ...
이엔디!! 기념으로! 구독료 무료 또 풀어주지! 메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