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생겨봤자 얼마나 잘생겼다고.. 그 사람은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다냐? 궁금해 죽겠네.."
"그러게 말이다.. 그냥 어중간하게 잘생긴 사람이겠지.."
장기용은 우리 학교에서 꽤 유명하다.
장기용이랑 마주친 사람은 다 못 헤어나올 정도로 잘생겼다나 뭐라나..
"아..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미친 미쳤나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ㄹ마러럼ㅈ갣개ㅔㅁㄱㄻ에젱ㅇ"
다른 과 여자애들이 우리과 쪽으로 와서는 웬 남자를 보며 계속 소리를 지르는데..
"저 사람이 장기용이야????"
나는 분명 저렇게 소리지르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었는데...
"존나 잘생겼다...."
"……."
너무 잘생긴 사람이 내 앞에 서서 통화를 마치는데 마음이 텅 빈 것 같았다.
봄도 아닌데 벚꽃이 내 앞에 휘날리는 것 같았고.. 나랑 장기용 저 사람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태어나서 실제로 저렇게 비율도 좋고 잘생긴 사람을 본 적이 있었나? 입 떡 벌린 채로 장기용을 보고 있는데.. 가영이가 날 툭- 치며 말한다.
"야 미쳤나봐. 왜 이래??"
"저 사람이 장기용..? 그 사람인가봐."
"그런가봐. 진짜 잘생기긴 잘생겼다..."
"…존나 가지고싶다."
"헐 야."
"……"
"꼬셔봐. 가능해."
"지랄 좀.. 나같은 사람이랑 저런 사람이 왜 만나주겠냐.. 딱 봐도 여자 많게 생겼네."
주변을 둘러보던 장기용이 갑자기 내쪽으로 다가온다. 아니.. 왜? 왜 와!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나 심장 멎어.
근데 왜 오지? 나한테 설마 번호 따려ㄱ..
"국방과지?"
"어..네.."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있어? 출석체크 할 거니까."
"…네."
난 돌이다.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서는 다시 뒤돌아 뒷모습을 보이는 장기용을 바라보았다.
어쩜 저렇게 목소리도 좋은 건데? 뭔데...?
아무 것도 못 하고 멍 때리고 있는 날 보고 가영이가 푸핰- 웃길래 웃지 말라고 대답을 했다.. 근데..
"야 너 얼굴 개빨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싀발아 그만 쪼개."
"ㅋㅋㅋㅋ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까지 빨개질 줄은 몰랐단 말이지????
아니 솔직히 저렇게 생긴 사람이 말 걸어주는데 어떻게 안 설레??????????
나 말고 설렌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닌 것 같았다.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 장기용을 보며 수근거렸고.. 나는 그냥..
초딩, 중딩 때 열심히 아이돌 좋아했던 것 처럼 좋아나 해야겠단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
시팔.. 이건 꿈이야.. 난 지금 티비를 보고 있는 거야. 저 사람은 티비 속에 있는 사람이다.. 세뇌를 시키자..
"아니이.. 본인이 하기싫다는데 어쩔 거야. 그냥 째끼자."
"째꼈다가 교수님한테 전화오면 어쩔 거야.."
"아니 그럼 너 하기 싫은데 어쩔래? 그냥 눈 한 번 꼭!! 감고 하던가."
"…하 시팔.. 과대 새ㄱ끼!!!!!!!!!!!!!!!!!!"
씨름 시작합니다아- 방송 소리에 가영이가 자기가 다 민망하다며 얼굴을 가렸고.. 나는 하..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는다.
"진짜 하기 싫은데.."
"그니까.. 무슨 과대가 그 모양이냐?? 하기 싫다는데 그냥 막 시키고.. 억지로 시키는 게 말이 되냐??
정작 본인은 하나도 안 하면서.. 아우 진짜 난 저런 거 너무 싫다니까."
"자퇴할까.."
"미쳤냐 자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체육대회 씨름 나가기 싫다고 자퇴는 좀 오반데.. 괜찮은 방법이네."
"나 먼저 자퇴할테니까. 너도 자퇴 해라."
"콜."
"억지로 시켰어?"
"!?!?넹레엦ㅁ에ㄸ@?ㄸ@?ㄹㅇ@?!"
가영이랑 너무 놀래서 화들짝 놀래 뒤로 자빠질 뻔 했다.. 장기용이 내 뒤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길래
눈 크게 뜨고선 장기용을 올려다보았더니, 장기용이 고개를 갸웃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과대오빠가.. 억지로.. 원래 하기로 했던 사람이 안 나와서.."
"아아..."
"……."
남신님께서 내 앞에 서있다. 시팔...
'국방과 나와주세요~' 한 여자의 큰 목소리에 하.. 갔다올게.. 하고 가려는데.. 갑자기 장기용이 내 손목을 잡는다.
또 놀래서 고갤 돌려 장기용을 올려다보니.. 장기용이 게임 진행자에게 말한다.
"우리 기권할게. 몸이 안 좋다고 해서."
"……."
놀람 반.. 설렘 반으로 장기용을 올려다보았다. 장기용이 날 보고 웃으며 손목을 놓아주길래 급히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떡해요!?.. 저 안 나가면.."
"괜찮아. 억지로 하는 것 보단 낫지.. 그리고.."
"……."
"너 저기 나가면 바로 아웃일 것 같은데?"
무슨 뜻이지.. 하고 씨름판을 보니.. 씨름에 되게 익숙해 보이고.. 엄청 잘할 것 같은 사람들이 서있기에 ㅎㄷㄷ 떨며 가영이에게 붙었다.
근데 나....
"나 숨 쉬고 있니..?'
너무 떨리는데 어떡하지...
"근데 너 표정 왜 그래?"
"내 표정이 왜?"
"무서워."
"나 지금 무서워 표정!?!?"
"ㅇㅇ; 징그러워."
"나 방금 이러고 저 과대오빠 본 거야!?!?!"
"어;;"
"아 나 자살한다 안녕."
결국 씨름 기권으로 인해.. 우리는 2등을 했다.
끝나고 매일 우리과가 가서 뒷풀이 하는 곳인.. 감자탕 집으로 향했고.. 나는 또 가영이랑 앉아서 맞은편에 앉은 남자애들이랑 말싸움을 한다.
"고운이 기권해서 2등이잖아 시팔~"
"그럼 니가 나가던가 개새끼야."
"여자가 아닌데 어떻게 나가지?"
"니 고추 없잖아. 그럼 여자지."
"말 넘심..."
"근데 안 온 사람들 꽤 많네.. 여기 다 술쟁이들만 왔구나?"
가영이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면.. 가게가 꽉 차긴 했어도.. 안 온 사람은 꽤 많았다. 안 와서 다행이지.. 다 왔으면 꽉 차서 더 더웠을 걸..
고기 가져가려고 손 뻗었더니 맞은편 앉은 남자시끼가 내꺼- 하고 뺏어가길래 젓가락을 들어올려 때리려고 했을까...............
"……"
장기용이랑 눈이 마주치고 만 것이다. 아니 하필 젓가락 쳐들고 있을 때.. ㅅㅂ..
다시 힐끔 쳐다보면.. 주변에 앉은 여자 선배들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길래 안심하고 고기를 집어 먹었다.
진짜.. 학교 끝나고도 잘생겼냐.. 누구는 벌써 머리 쩔어서 거지 됐는데...
아 시팔~ 먹고 죽자! 마시고 죽자아아아!!!!!!!!!!!!!!!
1시간 뒤_
"아ㅓ아아! 나도오오 ! 2차 간다고오오!!!!!!우이이!!!!!!!"
"야.. 니 엄청 취했어.. 그것도 엄청 추하게.. 그냥 집 가지?? 나도 너 케어하기 힘들거든?? 확 그냥! 너네 엄마한테 전화하기 전에 일어나라?"
"아아아 나도 2차 간다구용~"
"환장하겠네.."
"어어!!!!! 장기용! 장기용 쓴배님!!!"
운이 손을 마구 흔들며 지나가는 기용을 부르자, 가영이 민망한 듯 얼굴을 가리다가도 기용을 올려다본다.
"죄송합니다.. 얘가 많이 취해서.."
"아.. 아니야. 많이 취했네. 너무 마신다 했는데.."
"네?.."
"내가 데려다줄게. 이 친구 집이 어디야?"
가영이 운이의 집을 알려주었고..
에에에에~ 기용쓴배니이이임 ~ 또 정신이 나가서 헤렐레 하는 운에 기용이 운이의 손목을 잡았다.
"집 가자. 2차는 나중에 가고."
"아니무니다! 기용쓴배님이 있는 곳이라믄 가겠슴니다!! 아! 아까 너~~무 감사해지고오~~"
"그래그래.."
기용이 운을 부축했고.. 가영이 감사합니다.. 하고 허리를 숙인다.
가영이 인상을 쓴 채로 뒤 돌자마자 갑자기 나이스..! 하고 웃기 시작한다.
"야 장기용 어디가!"
"먼저 마시고 있어."
"엥?? 야!"
기용이 운을 데리고 저 멀리 사라지면.. 과 여자들이 '뭐야 쟤.. 진짜..'하고 인상을 쓴다.
"야 기용이는 너네한테 관심 없어.. 어유.."
"오빠! 그럼 오빠라도 저희한테 관심 좀 줘요! 진짜! 친구끼리 철벽은!"
석진이 고개를 저으며 2차로 향하려고 했을까.. 자신의 옆을 지나는 3학년 여자인 가영에 가영의 손목을 잡아 세운다.
"어.. 3학년!"
"……?'
"2차 가지??"
"아, 괜찮아요."
"에이~ 가지?"
"괜ㅊ.."
"여기 완전 술고래들만 모였거든. 너도 술 잘 마시는 것 같던데? 같이 달리지?"
"아.. 그럼.. 뭐.."
"……."
"갈까요?"
"괜찮아? 더 걸을 수 있겠어?"
"…으아엥아."
"잠깐 앉자."
"네에엥."
운을 벤치에 앉히고.. 기용은 운이의 맞은편 벤치에 앉는다.
운이 졸린지 벤치에 그대로 누워버렸고.. 기용이 놀란 듯 운을 바라보다가도 웃는다.
"쓴배릠.. 제가.. 씅배릠 때문에 씨름도 안 하고.. 기쁩니다능.."
"싫은 건 싫다고 말을 해야지."
"아 해찌요!! 시불... 제가 안 했을깝요??
아.. 진짜.. 평소에 사람듈이 씅배릠 잘생겼다고 그르길래 을매나 잘생겼겠어 했능데 진짜 잘생겼네."
"……."
"왜 웃냐능."
"…오타쿠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우리 썽배릠 제가 좋아합니다아!! 제가 또 짝사랑을 할 줄이야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운이 갑자기 일어나 큰절을 하자, 기용이 기겁하고 운이의 팔을 잡아 일으킨다.
뭐하는 거야...ㅋ진짴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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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용선배..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