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과 함께 감상해주세요! ♡ 뒷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자 소란스러운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자 시계의 긴 바늘은 3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몇 개의 책상을 지나 창가쪽 자리로 걸어갔다. 익숙한 자리의 책상 위로 가방을 올리자 내 옆자리에 앉은 찬우와 맞은 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민지의 시선이 내게 닿아왔다. “늦었네.” 자리에 앉으며 찬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가 찬우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사탕을 하나 내 책상 위로 밀었다. 한쪽 볼에 막대 사탕을 넣어 볼을 볼록하게 만든 채로 사탕 먹을래? 하고 나를 향해 물어오는 민지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럼 말고. 민지가 내게 내밀었던 사탕을 다시 찬우의 책상 위로 가져갔다. 나 먹는다, 하는 말과 함께 찬우가 사탕을 잡아 그 포장을 벗겨 제 입에 쏙 집어넣었다. “아, 맞다. 너 그거 들었어?”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사탕을 입에서 뺀 민지가 날 바라보며 물어왔다. 시선을 맞추고 민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민지가 말을 이었다. “파이 말야. 사실 그 사람 뱀파이어였대.” 놀란 눈으로 되묻는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민지가 말을 이었다. 완전 대박이지? 동의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가 찬우를 바라보았다. 거봐. 얜 모르고 있었을 거라니까. 민지의 말에 찬우가 마지못해 네, 네 하고 답하자 민지가 제 몸을 감싸 안으며 양쪽 팔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완전 소름돋아.” “뭐가.” “그동안 뱀파이어인 거 속이고 가수 활동 했다는 거잖아.”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 있지? 민지의 말에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속였다…. 민지의 말 중에 유독 저 한마디가 내 귀에서 떠나질 않고 아른거렸다. 괜히 침을 한 번 삼키곤 마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휴대폰을 꺼냈다. 메모장을 켜고 자판을 몇 번 누른 뒤 민지를 향해 휴대폰 화면을 내밀었다. [어쩌다 걸린 거야?] 내 물음에 민지가 손에 들고있던 막대 사탕을 다시 한쪽 볼로 집어넣곤 말했다. “사생팬에게 걸린건가봐. 어두운 골목에서 피를 먹고 있었다는 얘기가 돌던데, 사실 이건 루머인지 아닌지 모르겠어.” 제가 말하고도 소름이 돋은 건지 민지가 작게 몸을 떨었다. 뭐, 어쨌든 뱀파이어는 정말 질색이야. 이번 일로 걱정이 하나 더 늘었지 뭐야. 민지의 말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찬우가 물었다. “무슨 걱정?” “어쩌면 내 주위에도 뱀파이어인 걸 속이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참 나.” “반응이 뭐 그래?” 민지의 말에 찬우가 바람 빠진 웃음을 지으며 턱을 괴곤 민지를 바라보았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말이 왜 안 돼? 그렇게나 유명한 가수도 속이는데.” “쓸데 없는 걱정이야.” “쓸데 없긴. 정말일지도 모른다니까. 정찬우, 너 자꾸 이러니까 너도 좀 의심스러워.” “뭐가.” “너도 알고보면 뱀파이어 아니야?” 저를 보며 장난을 담아 물어오는 민지의 목소리에 찬우가 기가 찬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그들의 대화에 휴대폰을 쥐고 있던 내 손을 조심스럽게 거뒀다. 다시 휴대폰을 마이 주머니에 넣으며 입을 꾹 다물곤 책상 위의 가방을 열었다. 수업에 필요한 책을 꺼내고, 가방 앞에서 작은 메모장 하나와 펜을 꺼내 책상 한쪽 귀퉁이에 올려놓았다.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는 수업 중에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투닥이는 민지와 찬우를 힐끔 바라보곤 책을 시간표 순서에 맞춘 뒤 서랍 안에 정리해 넣었다. 뱀파이어와 공존하면서도 사람들은 뱀파이어가 연예계 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관대하지 않았다. 뱀파이어는 분명히 일반 사람들보다 강했지만, 그들은 사람들에게 하등한 존재로 취급받고 있었다. 두려우면서도 용납할 수 없는 존재.파이는 괜찮은 걸까…. 어쩌면 내 모습이 될 수도 있는 지금의 파이에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때,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교실 앞문이 열리며 담임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담임의 등장에 민지가 얼른 제가 앉은 자리에서 엉덩이를 뗐다. 나 간다! 그리곤 손에 쥐고 있던 사탕 포장지를 그대로 찬우의 책상 위에 올려둔 채로 제 자리를 향해 총총 걸음을 옮겼다. 그런 민지를 바라보며 찬우가 살짝 인상을 썼다. “아, 저게 진짜.” 둘의 모습을 보며 작게 웃다가 담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보이는 낯선 모습 하나에 내 시선이 머물렀다. 담임의 옆에는 하얀 아이 한 명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교실 안을 살피고 있었다. “다들 조용!” 담임의 말에 소란스럽던 교실이 조금은 조용해졌다. 여전히 들려오는 말소리에 담임이 인상을 쓰곤 출석부로 교탁을 한 번 내리쳤다. 큰 소리와 함께 그제서야 말소리가 줄어들며 모두의 시선이 담임을 향했다. 아니, 정확히는 담임과 그 하얀 아이에게 향했다. “오늘 아침엔 별다른 전달사항 없어. 대신 우리 반에 전학생이 한 명 왔다. 이름은 김진환.” “…….” “진환아, 인사해.” 담임의 말에 그 아이는 약간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곤 입을 열었다. 안녕. 건조한 인사와 함께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은 김진환은 우리반을 쭉 훑어보았다. 김진환의 인사와 함께 담임이 잠깐 뜸을 들이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 “진환이는 뱀파이어야.” 담임의 말에 겨우 조용해진 교실 안에서 다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금 뱀파이어라고 한 거야? 뱀파이어? 진짜로? 어째서 뱀파이어가 우리 반에 온 거야? 뱀파이어 특별반은 어쩌고? 그리고 뱀파이어라는 말과 함께 내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기 시작했다.뱀파이어…?조금씩 수근거리는 소리가 커질 때 즈음, 교실 안의 남학생 한 명이 손을 들어 담임을 향해 물었다. “어째서 특별반이 아니라 여기에 온 거에요?” 노골적인 그 아이의 질문에 김진환의 시선이 그 아이를 향했다. 조금 전 미미하게 짓고 있던 웃음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김진환의 시선에 그 아이는 움찔하며 들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제 옆에 선 김진환을 한 번 힐끔 바라본 담임이 답했다. “특별반 수용 인원이 다 찼어. 이젠 일반 학급에도 뱀파이어가 배정될 거야.” 담임의 답을 들으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게 대체 무슨…. 떨리는 내 시선이 담임에게서 김진환에게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 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김진환의 시선 또한 내게 닿아왔다. 눈이 마주치고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김진환은 잠깐동안 나를 아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탐색하듯 나를 구석구석 훑어보던 김진환이 고개를 한쪽으로 까딱였다. …뱀파이어? 나와 마주한 김진환의 눈이 내게 그렇게 묻고 있었다. “우리 반에 한 명 밖에 없는 뱀파이어지만 진환이가 지내기 불편하지 않도록 잘 해주길 바란다.” “…….” “진환이 너도 괜히 사고치지 말고.” “…….” “대부분의 아이들이 뱀파이어를 대하는 건 처음이라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거야.” 담임을 바라보며 그녀의 말을 듣던 김진환이 다시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았다. 조금 전처럼 다시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진환은 아, 하는 입모양과 함께 입꼬리를 올려 피실 웃음을 흘렸다. 뭔가를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 김진환의 표정에 깨물고있던 입술을 조금 더 꾹 깨물었다. 들킨 걸까. 안 되는데…. 네 자리는 저기다. 담임의 말과 함께 김진환이 내게서 시선을 뗐다. 담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김진환은 담임이 가리킨 자리를 향해 가볍게 걸음을 옮겼다. 김진환을 바라보던 내 시선이 갈 곳을 잃고 멍하니 칠판만 바라보았다. 뱀파이어 전학생이라니. 정말 예상치도 못 한 일에 머리가 지끈거렸다.창가쪽의 나와는 좀 떨어진 복도쪽 맨 뒷자리로 걸어가던 김진환이 나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리곤 피식 웃으며 제 자리를 향해 마저 걸음을 옮겼다. * * * 지루한 수업이 몇 차례가 지나가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졸린 기분에 책상 위에 쓰러지듯 엎드리자 옆에 앉은 찬우가 몸을 일으키며 내게 물어왔다. 점심 안 먹게? 그런 찬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익숙하다는 듯 찬우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향해 걸어오던 민지가 찬우를 향해 물었다. 밥 안 먹는대? 민지의 물음에 찬우가 엉, 하고 답했다. “올 때 뭐 사다줄까?” 나를 향해 소리치는 민지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민지를 바라보았다. 괜찮다는 의미로 웃으며 고개를 젓자 민지가 그럼 우리 먹고 온다! 하는 말과 함께 찬우와 교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급식실로 향하는 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책상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졸려…. 무슨 수업이든 수업은 모조리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가장 잘하는 게 공부라서 수업을 열심히 듣긴 했지만 지루한 건 지루한 거였다. 빠르게 필기를 하느라 조금씩 아려오는 손목을 살짝 돌렸다가 팔을 베고있는 그 상태 그대로 눈을 감았다. 점심보다는 지금 당장 잠이 필요했다. 조금씩 잠에 빠져들 것만 같던 그 때, 내 옆자리에서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점심 먹으러 간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온 건가…? 감은 눈을 뜨며 엎드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손으로 눈가를 비비며 찬우의 자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눈을 비비던 내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내 시선은 찬우의 책상 위에 앉은 누군가에게로 닿았다. 책상 위로 엉덩이를 붙인 김진환은 찬우의 의자 위로 다리를 올린 채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생각치 못 한 김진환의 모습에 순간 작게 멈칫했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김진환과 시선을 마주하자 김진환이 양쪽 입꼬리를 아주 작게 올려 웃었다. “좀 잤어?” “…….” “아니면 자는 척?” 뜬금없는 김진환의 물음에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몰라서 입을 꾹 다물었다. 자는 척이라니…? 무슨 말인지 몰라서 대답 없이 김진환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김진환이 그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 반에 뱀파이어는 나 하나라던데.” “…….” “사실이야?” 김진환의 물음에 그 아이를 바라보던 내 시선이 작게 떨렸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굳은 팔을 겨우 움직여 책상 끝에 놓아두었던 메모장을 내 앞으로 가져왔다. 펜으로 메모장 위에 빠르게 글씨를 적은 뒤 김진환을 향해 내밀었다. [아까 담임이 그랬잖아. 뱀파이어는 너 하나뿐이고, 네가 우리 반에 온 첫 뱀파이어라고.] 내가 내민 메모장을 아주 짧은 시간동안 바라보던 김진환은 다시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너….” “…….” “말을 못 하는구나.” 날 빤히 쳐다보던 김진환은 말을 잠깐 멈췄다가 피식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속이고 있는 거야?” “…….” “거짓말 하지 마.” “…….” “너도 뱀파이어잖아.” 김진환의 말에 메모장을 쥐고 있던 내 손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여전히 떨리는 눈으로 김진환을 바라보자 김진환이 내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김진환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놀란 듯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진환이 천천히 입을 뗐다. “…뭐야.” “…….” “뱀파이어가 아니라 혼혈?” 놀랍다는 듯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진환이 다시 피식 웃음을 흘렸다. 혼혈에게서 이렇게 뱀파이어 향기가 많이 나는 건 또 처음이네. 혼자 중얼거리던 김진환은 다시 내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주한 김진환의 눈동자에 꼭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인간이랑 오래 붙어있어서 인간 냄새는 묻은 건줄로만 알았더니.” 참 진득하게도 내게 닿아오는 김진환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곤 김진환을 향해 내밀었던 메모장을 다시 거두려던 그 때, 김진환이 갑작스럽게 내 손에 쥐어진 메모장을 제 손으로 가져갔다. 뭐야. 놀란 내가 메모장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손을 뻗자 김진환이 한 손으로는 내 손을 막으며 다른 한 손으로 메모장을 몇 장 넘겼다. “이런 걸로 소통하면 안 불편해?” 처음 봤을 때의 그 건조한 얼굴과는 다르게 꽤나 흥미로운 얼굴의 김진환이 메모장을 몇 장 넘기며 물었다. 빼앗으려던 움직임을 멈추고 김진환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김진환이 메모장을 보던 시선을 옮겨 날 바라보았다.돌려줘. 조금은 짜증을 담은 눈으로 바라보는 내 시선에 김진환이 입을 열었다. “싫어.” 자연스럽게 나온 김진환의 대답에 순간 몸을 움찔했다. 뭐야, 방금…? 난 아무런 말도 입밖으로 꺼낸 적이 없는데…? 조금 전보다는 작게 떨리는 내 눈동자를 바라보던 김진환이 나를 향해 처음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아. 넌 아무 말도 안 했어.” “…….” “그래도 난 그냥 들려.” 다시 한 번 몸을 움찔거리며 김진환을 바라보았다. 내 생각이 들린다는 거야?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김진환이 킥킥 웃으며 제 손에 들고있던 메모장을 다시 내게로 내밀었다. “신기하지 않아? 뱀파이어의 능력이라는 거.” “…….” “꽤나 편하네. 너랑 대화하는 건 특히.” “…….” “뭐, 무튼. 어쩌다 그런 혼혈이 된 건진 모르겠는데 말야.” “…….” “어쨌든 비밀인 거 같으니까.” 건네는 메모장을 받아들곤 김진환을 바라보자 김진환이 정찬우의 책상에서 내려와 바닥을 딛고 섰다. 나보다 조금 큰 키의 김진환을 올려다보자 김진환은 제 입술의 가운데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그리곤 나를 향해 몸을 살짝 굽혀 내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쉿.” “…….” “맞지?” 다시 내게서 몸을 떨어트리곤 날 바라보는 김진환의 표정은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건지 연신 웃음을 띄고 있었다. 작게 입술을 깨물곤 김진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비밀 지켜줄 거야?’ 내 물음이 꽤나 재미있다는 듯 김진환이 피실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그럼.” 대답과 함께 조금 전 앉은 탓에 작게 주름이 진 제 교복 바지를 살짝 털어낸 김진환이 내 교복 조끼에 달린 명찰을 내려다보았다. “○○○.” “…….” “이름 예쁘네.” 피실 웃으며 말을 마친 김진환이 다시 한 번 내 이름을 기억하려는 듯 소리내어 읽었다. ○○○. “이걸로.” “…….” “넌 나한테 빚진 거야.” 제가 말하고도 웃긴 건지 말을 마치고 킥킥 웃던 김진환은 내 옆을 지나며 내 어깨를 손으로 가볍게 톡 두드렸다. 교실 뒷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어서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서야 몸에 잔뜩 들어가있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 이런 전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뱀파이어가 전학을 올 줄도 몰랐고, 그 뱀파이어가 우리 반에 배정될 줄도 몰랐고, 그런 뱀파이어에게 내가 혼혈인 걸 들킬 줄은 더더욱…. 다시 한 번 곱씹어보자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책상 위로 팔을 올려 지끈거리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얼마동안 느끼지 못 했던 갈증이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 목이 타는 느낌이 들어 침을 꼴깍 삼키곤 고개를 몇 번 흔들었다. 그리곤 다시 책상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BBB : Blood, Boy, Beguiler ♡ 안녕! uriel입니다!우선 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할 것 같아요 BBB의 두 번째 멤버는 나니입니다! 뱀파이어이자 고등학생인 우리 나니! 나니의 능력은 영화 트와일라잇에 나오는 에드워드의 능력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거에요 그리고 여주는 말을 못 하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혼혈 단계! 배경 자체가 뱀파이어와 사람이 공존하는 배경인데 어떻게 조금 이해가 되셨을 지 모르겠어요 ㅠ_ㅠ 더 자세히 잘 풀어보려고 해도 풀기가 어려워서.. 머리에 떠오르는 상상은 넘쳐 흐르지만 쓰는 데에 한계가 엉엉.. 혼혈도 뱀파이어가 섞였으니 뱀파이어와 같은 취급을 받기 때문에 여주가 숨긴 거에요! 라는 변명.. ☆★Blood, Boy, Beguiler에서 Beguiler의 뜻은 남을 속이는 사람, 기만자라는 뜻도 있지만 현혹시키는 사람이란 뜻도 있어요! 아마도 남을 속이는 사람이라는 뜻은 여주에게, 현혹시키는 사람이란 뜻은 지나니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가 싶어서 이번 단어는 이걸로 정했습니다!어휴 소개할 게 왜 이렇게 많죠? BGM은 친구에게 추천받은 묘한 분위기의 곡으로! 웹툰 레사에 나오는 테마곡 중 하나라고 합니다 제목은 hide and seek! 작곡은 De view님이 하셨어요 *_* 좀 잘 어울리지 않나요? 글 분위기에? 아닌가? (쭈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각은 12시 30분입니다! 지금 정말 신세계에요 밤 12시 30분에 매일 이렇게 앉아있었는데 밤이 아니라 낮이라니.. 오후 12시라니.. (감격) 학교간 이쁜이들이 많아서 지금 이 글을 올리면 읽을 수 있는 제 이쁜이들이 많이 없겠죠 ㅠ_ㅠ 뭐 그래도 괜찮아요! 아가씨 19화 답글 달러 가죠 뭐..♡ 안녕! 추천도 댓글도 모두모두 감사해요! 제 소중한 분들 모두 사랑해요 쪽! 쪽쪽! ♡
BGM과 함께 감상해주세요! ♡
뒷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자 소란스러운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자 시계의 긴 바늘은 3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몇 개의 책상을 지나 창가쪽 자리로 걸어갔다. 익숙한 자리의 책상 위로 가방을 올리자 내 옆자리에 앉은 찬우와 맞은 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민지의 시선이 내게 닿아왔다.
“늦었네.”
자리에 앉으며 찬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가 찬우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사탕을 하나 내 책상 위로 밀었다. 한쪽 볼에 막대 사탕을 넣어 볼을 볼록하게 만든 채로 사탕 먹을래? 하고 나를 향해 물어오는 민지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럼 말고. 민지가 내게 내밀었던 사탕을 다시 찬우의 책상 위로 가져갔다. 나 먹는다, 하는 말과 함께 찬우가 사탕을 잡아 그 포장을 벗겨 제 입에 쏙 집어넣었다.
“아, 맞다. 너 그거 들었어?”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사탕을 입에서 뺀 민지가 날 바라보며 물어왔다. 시선을 맞추고 민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민지가 말을 이었다.
“파이 말야. 사실 그 사람 뱀파이어였대.”
놀란 눈으로 되묻는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민지가 말을 이었다. 완전 대박이지? 동의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가 찬우를 바라보았다. 거봐. 얜 모르고 있었을 거라니까. 민지의 말에 찬우가 마지못해 네, 네 하고 답하자 민지가 제 몸을 감싸 안으며 양쪽 팔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완전 소름돋아.”
“뭐가.”
“그동안 뱀파이어인 거 속이고 가수 활동 했다는 거잖아.”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 있지? 민지의 말에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속였다…. 민지의 말 중에 유독 저 한마디가 내 귀에서 떠나질 않고 아른거렸다. 괜히 침을 한 번 삼키곤 마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휴대폰을 꺼냈다. 메모장을 켜고 자판을 몇 번 누른 뒤 민지를 향해 휴대폰 화면을 내밀었다.
[어쩌다 걸린 거야?]
내 물음에 민지가 손에 들고있던 막대 사탕을 다시 한쪽 볼로 집어넣곤 말했다.
“사생팬에게 걸린건가봐. 어두운 골목에서 피를 먹고 있었다는 얘기가 돌던데, 사실 이건 루머인지 아닌지 모르겠어.”
제가 말하고도 소름이 돋은 건지 민지가 작게 몸을 떨었다. 뭐, 어쨌든 뱀파이어는 정말 질색이야. 이번 일로 걱정이 하나 더 늘었지 뭐야. 민지의 말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찬우가 물었다.
“무슨 걱정?”
“어쩌면 내 주위에도 뱀파이어인 걸 속이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참 나.”
“반응이 뭐 그래?”
민지의 말에 찬우가 바람 빠진 웃음을 지으며 턱을 괴곤 민지를 바라보았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말이 왜 안 돼? 그렇게나 유명한 가수도 속이는데.”
“쓸데 없는 걱정이야.”
“쓸데 없긴. 정말일지도 모른다니까. 정찬우, 너 자꾸 이러니까 너도 좀 의심스러워.”
“너도 알고보면 뱀파이어 아니야?”
저를 보며 장난을 담아 물어오는 민지의 목소리에 찬우가 기가 찬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그들의 대화에 휴대폰을 쥐고 있던 내 손을 조심스럽게 거뒀다. 다시 휴대폰을 마이 주머니에 넣으며 입을 꾹 다물곤 책상 위의 가방을 열었다. 수업에 필요한 책을 꺼내고, 가방 앞에서 작은 메모장 하나와 펜을 꺼내 책상 한쪽 귀퉁이에 올려놓았다.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는 수업 중에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투닥이는 민지와 찬우를 힐끔 바라보곤 책을 시간표 순서에 맞춘 뒤 서랍 안에 정리해 넣었다.
뱀파이어와 공존하면서도 사람들은 뱀파이어가 연예계 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관대하지 않았다. 뱀파이어는 분명히 일반 사람들보다 강했지만, 그들은 사람들에게 하등한 존재로 취급받고 있었다. 두려우면서도 용납할 수 없는 존재.
파이는 괜찮은 걸까…. 어쩌면 내 모습이 될 수도 있는 지금의 파이에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때,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교실 앞문이 열리며 담임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담임의 등장에 민지가 얼른 제가 앉은 자리에서 엉덩이를 뗐다. 나 간다! 그리곤 손에 쥐고 있던 사탕 포장지를 그대로 찬우의 책상 위에 올려둔 채로 제 자리를 향해 총총 걸음을 옮겼다. 그런 민지를 바라보며 찬우가 살짝 인상을 썼다.
“아, 저게 진짜.”
둘의 모습을 보며 작게 웃다가 담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보이는 낯선 모습 하나에 내 시선이 머물렀다. 담임의 옆에는 하얀 아이 한 명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교실 안을 살피고 있었다.
“다들 조용!”
담임의 말에 소란스럽던 교실이 조금은 조용해졌다. 여전히 들려오는 말소리에 담임이 인상을 쓰곤 출석부로 교탁을 한 번 내리쳤다. 큰 소리와 함께 그제서야 말소리가 줄어들며 모두의 시선이 담임을 향했다. 아니, 정확히는 담임과 그 하얀 아이에게 향했다.
“오늘 아침엔 별다른 전달사항 없어. 대신 우리 반에 전학생이 한 명 왔다. 이름은 김진환.”
“…….”
“진환아, 인사해.”
담임의 말에 그 아이는 약간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곤 입을 열었다. 안녕. 건조한 인사와 함께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은 김진환은 우리반을 쭉 훑어보았다. 김진환의 인사와 함께 담임이 잠깐 뜸을 들이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진환이는 뱀파이어야.”
담임의 말에 겨우 조용해진 교실 안에서 다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금 뱀파이어라고 한 거야?
뱀파이어?
진짜로?
어째서 뱀파이어가 우리 반에 온 거야?
뱀파이어 특별반은 어쩌고?
그리고 뱀파이어라는 말과 함께 내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기 시작했다.
뱀파이어…?
조금씩 수근거리는 소리가 커질 때 즈음, 교실 안의 남학생 한 명이 손을 들어 담임을 향해 물었다.
“어째서 특별반이 아니라 여기에 온 거에요?”
노골적인 그 아이의 질문에 김진환의 시선이 그 아이를 향했다. 조금 전 미미하게 짓고 있던 웃음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김진환의 시선에 그 아이는 움찔하며 들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제 옆에 선 김진환을 한 번 힐끔 바라본 담임이 답했다.
“특별반 수용 인원이 다 찼어. 이젠 일반 학급에도 뱀파이어가 배정될 거야.”
담임의 답을 들으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게 대체 무슨…. 떨리는 내 시선이 담임에게서 김진환에게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 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김진환의 시선 또한 내게 닿아왔다. 눈이 마주치고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김진환은 잠깐동안 나를 아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탐색하듯 나를 구석구석 훑어보던 김진환이 고개를 한쪽으로 까딱였다.
…뱀파이어? 나와 마주한 김진환의 눈이 내게 그렇게 묻고 있었다.
“우리 반에 한 명 밖에 없는 뱀파이어지만 진환이가 지내기 불편하지 않도록 잘 해주길 바란다.”
“진환이 너도 괜히 사고치지 말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뱀파이어를 대하는 건 처음이라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거야.”
담임을 바라보며 그녀의 말을 듣던 김진환이 다시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았다. 조금 전처럼 다시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진환은 아, 하는 입모양과 함께 입꼬리를 올려 피실 웃음을 흘렸다. 뭔가를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 김진환의 표정에 깨물고있던 입술을 조금 더 꾹 깨물었다. 들킨 걸까. 안 되는데….
네 자리는 저기다. 담임의 말과 함께 김진환이 내게서 시선을 뗐다. 담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김진환은 담임이 가리킨 자리를 향해 가볍게 걸음을 옮겼다. 김진환을 바라보던 내 시선이 갈 곳을 잃고 멍하니 칠판만 바라보았다.
뱀파이어 전학생이라니. 정말 예상치도 못 한 일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창가쪽의 나와는 좀 떨어진 복도쪽 맨 뒷자리로 걸어가던 김진환이 나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리곤 피식 웃으며 제 자리를 향해 마저 걸음을 옮겼다.
* * *
지루한 수업이 몇 차례가 지나가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졸린 기분에 책상 위에 쓰러지듯 엎드리자 옆에 앉은 찬우가 몸을 일으키며 내게 물어왔다. 점심 안 먹게? 그런 찬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익숙하다는 듯 찬우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향해 걸어오던 민지가 찬우를 향해 물었다. 밥 안 먹는대? 민지의 물음에 찬우가 엉, 하고 답했다.
“올 때 뭐 사다줄까?”
나를 향해 소리치는 민지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민지를 바라보았다. 괜찮다는 의미로 웃으며 고개를 젓자 민지가 그럼 우리 먹고 온다! 하는 말과 함께 찬우와 교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급식실로 향하는 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책상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졸려…. 무슨 수업이든 수업은 모조리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가장 잘하는 게 공부라서 수업을 열심히 듣긴 했지만 지루한 건 지루한 거였다. 빠르게 필기를 하느라 조금씩 아려오는 손목을 살짝 돌렸다가 팔을 베고있는 그 상태 그대로 눈을 감았다. 점심보다는 지금 당장 잠이 필요했다.
조금씩 잠에 빠져들 것만 같던 그 때, 내 옆자리에서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점심 먹으러 간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온 건가…? 감은 눈을 뜨며 엎드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손으로 눈가를 비비며 찬우의 자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눈을 비비던 내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내 시선은 찬우의 책상 위에 앉은 누군가에게로 닿았다. 책상 위로 엉덩이를 붙인 김진환은 찬우의 의자 위로 다리를 올린 채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생각치 못 한 김진환의 모습에 순간 작게 멈칫했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김진환과 시선을 마주하자 김진환이 양쪽 입꼬리를 아주 작게 올려 웃었다.
“좀 잤어?”
“아니면 자는 척?”
뜬금없는 김진환의 물음에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몰라서 입을 꾹 다물었다. 자는 척이라니…? 무슨 말인지 몰라서 대답 없이 김진환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김진환이 그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 반에 뱀파이어는 나 하나라던데.”
“사실이야?”
김진환의 물음에 그 아이를 바라보던 내 시선이 작게 떨렸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며 굳은 팔을 겨우 움직여 책상 끝에 놓아두었던 메모장을 내 앞으로 가져왔다. 펜으로 메모장 위에 빠르게 글씨를 적은 뒤 김진환을 향해 내밀었다.
[아까 담임이 그랬잖아. 뱀파이어는 너 하나뿐이고, 네가 우리 반에 온 첫 뱀파이어라고.]
내가 내민 메모장을 아주 짧은 시간동안 바라보던 김진환은 다시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너….”
“말을 못 하는구나.”
날 빤히 쳐다보던 김진환은 말을 잠깐 멈췄다가 피식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속이고 있는 거야?”
“거짓말 하지 마.”
“너도 뱀파이어잖아.”
김진환의 말에 메모장을 쥐고 있던 내 손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여전히 떨리는 눈으로 김진환을 바라보자 김진환이 내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김진환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놀란 듯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진환이 천천히 입을 뗐다.
“…뭐야.”
“뱀파이어가 아니라 혼혈?”
놀랍다는 듯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진환이 다시 피식 웃음을 흘렸다. 혼혈에게서 이렇게 뱀파이어 향기가 많이 나는 건 또 처음이네. 혼자 중얼거리던 김진환은 다시 내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주한 김진환의 눈동자에 꼭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인간이랑 오래 붙어있어서 인간 냄새는 묻은 건줄로만 알았더니.”
참 진득하게도 내게 닿아오는 김진환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곤 김진환을 향해 내밀었던 메모장을 다시 거두려던 그 때, 김진환이 갑작스럽게 내 손에 쥐어진 메모장을 제 손으로 가져갔다. 뭐야. 놀란 내가 메모장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손을 뻗자 김진환이 한 손으로는 내 손을 막으며 다른 한 손으로 메모장을 몇 장 넘겼다.
“이런 걸로 소통하면 안 불편해?”
처음 봤을 때의 그 건조한 얼굴과는 다르게 꽤나 흥미로운 얼굴의 김진환이 메모장을 몇 장 넘기며 물었다. 빼앗으려던 움직임을 멈추고 김진환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김진환이 메모장을 보던 시선을 옮겨 날 바라보았다.
돌려줘. 조금은 짜증을 담은 눈으로 바라보는 내 시선에 김진환이 입을 열었다.
“싫어.”
자연스럽게 나온 김진환의 대답에 순간 몸을 움찔했다. 뭐야, 방금…? 난 아무런 말도 입밖으로 꺼낸 적이 없는데…? 조금 전보다는 작게 떨리는 내 눈동자를 바라보던 김진환이 나를 향해 처음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아. 넌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래도 난 그냥 들려.”
다시 한 번 몸을 움찔거리며 김진환을 바라보았다. 내 생각이 들린다는 거야?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김진환이 킥킥 웃으며 제 손에 들고있던 메모장을 다시 내게로 내밀었다.
“신기하지 않아? 뱀파이어의 능력이라는 거.”
“꽤나 편하네. 너랑 대화하는 건 특히.”
“뭐, 무튼. 어쩌다 그런 혼혈이 된 건진 모르겠는데 말야.”
“어쨌든 비밀인 거 같으니까.”
건네는 메모장을 받아들곤 김진환을 바라보자 김진환이 정찬우의 책상에서 내려와 바닥을 딛고 섰다. 나보다 조금 큰 키의 김진환을 올려다보자 김진환은 제 입술의 가운데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그리곤 나를 향해 몸을 살짝 굽혀 내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쉿.”
“맞지?”
다시 내게서 몸을 떨어트리곤 날 바라보는 김진환의 표정은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건지 연신 웃음을 띄고 있었다. 작게 입술을 깨물곤 김진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비밀 지켜줄 거야?’
내 물음이 꽤나 재미있다는 듯 김진환이 피실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그럼.”
대답과 함께 조금 전 앉은 탓에 작게 주름이 진 제 교복 바지를 살짝 털어낸 김진환이 내 교복 조끼에 달린 명찰을 내려다보았다.
“○○○.”
“이름 예쁘네.”
피실 웃으며 말을 마친 김진환이 다시 한 번 내 이름을 기억하려는 듯 소리내어 읽었다. ○○○.
“이걸로.”
“넌 나한테 빚진 거야.”
제가 말하고도 웃긴 건지 말을 마치고 킥킥 웃던 김진환은 내 옆을 지나며 내 어깨를 손으로 가볍게 톡 두드렸다. 교실 뒷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어서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서야 몸에 잔뜩 들어가있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
이런 전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뱀파이어가 전학을 올 줄도 몰랐고, 그 뱀파이어가 우리 반에 배정될 줄도 몰랐고, 그런 뱀파이어에게 내가 혼혈인 걸 들킬 줄은 더더욱….
다시 한 번 곱씹어보자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책상 위로 팔을 올려 지끈거리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얼마동안 느끼지 못 했던 갈증이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 목이 타는 느낌이 들어 침을 꼴깍 삼키곤 고개를 몇 번 흔들었다. 그리곤 다시 책상 위로 쓰러지듯 누웠다.
BBB : Blood, Boy, Beguiler
♡
안녕! uriel입니다!
우선 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할 것 같아요 BBB의 두 번째 멤버는 나니입니다! 뱀파이어이자 고등학생인 우리 나니! 나니의 능력은 영화 트와일라잇에 나오는 에드워드의 능력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거에요 그리고 여주는 말을 못 하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혼혈 단계! 배경 자체가 뱀파이어와 사람이 공존하는 배경인데 어떻게 조금 이해가 되셨을 지 모르겠어요 ㅠ_ㅠ 더 자세히 잘 풀어보려고 해도 풀기가 어려워서.. 머리에 떠오르는 상상은 넘쳐 흐르지만 쓰는 데에 한계가 엉엉.. 혼혈도 뱀파이어가 섞였으니 뱀파이어와 같은 취급을 받기 때문에 여주가 숨긴 거에요! 라는 변명.. ☆★
Blood, Boy, Beguiler에서 Beguiler의 뜻은 남을 속이는 사람, 기만자라는 뜻도 있지만 현혹시키는 사람이란 뜻도 있어요! 아마도 남을 속이는 사람이라는 뜻은 여주에게, 현혹시키는 사람이란 뜻은 지나니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가 싶어서 이번 단어는 이걸로 정했습니다!
어휴 소개할 게 왜 이렇게 많죠? BGM은 친구에게 추천받은 묘한 분위기의 곡으로! 웹툰 레사에 나오는 테마곡 중 하나라고 합니다 제목은 hide and seek! 작곡은 De view님이 하셨어요 *_* 좀 잘 어울리지 않나요? 글 분위기에? 아닌가? (쭈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각은 12시 30분입니다! 지금 정말 신세계에요 밤 12시 30분에 매일 이렇게 앉아있었는데 밤이 아니라 낮이라니.. 오후 12시라니.. (감격) 학교간 이쁜이들이 많아서 지금 이 글을 올리면 읽을 수 있는 제 이쁜이들이 많이 없겠죠 ㅠ_ㅠ 뭐 그래도 괜찮아요! 아가씨 19화 답글 달러 가죠 뭐..♡
안녕! 추천도 댓글도 모두모두 감사해요! 제 소중한 분들 모두 사랑해요 쪽! 쪽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