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 YOU LOVE ME
이건 비밀이지만 사실 그 날 너를 데려다 주고 집에 오는 길에 울었다. 사나이답게 운 것도 아니라 그냥 애같이 펑펑. 정말 멋없었다.
소매로 눈물도 닦으면서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그래 한마디로 찌질하게. 그 늦은 밤에 가로등 밑을 지나가며 다 큰 놈이 울어대니 그렇게 청승맞고 불쌍해 보일 수가 없었다. 듬직하다 생각했던 내 어깨가 그 날만큼은 힘없이 축 쳐져 어린 아이보다 더 볼품없었을 것이다.
가방은 질질 늘어뜨리면서 꺽꺽 숨넘어가는 소리까지 내고 누가 안 봐서 다행이었다.
한번에 몰려오는 허탈감과 무상감, 마음 한 구석이 텅비어버린 느낌이 날 울게 만들었다.
딱히 뭐 달라진 것도 없고 네가 나한테 뭐라 한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부정해왔던 너와 나 사이의 한계의 벽이 실감나면서 펑펑 울음이 터져나왔다.
아마 이때부터 였을 거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너도 서서히 이홍빈을 잊어갔고 나도 차차 너를 마음 속에서 덜어낸 것이. 조금씩 조금씩.
김원식은 왜 내게 고백해보지 않느냐고 나를 타박했지만 김원식은 모르는 그런 게 있다. 그저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은 그런 사람.
내게 네가 그런 사람이었다.
그냥 학창시절의 풋풋한 추억으로, 빛바랜 옛날 사진을 보며 그땐 그랬지 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예쁜 기억으로 남겨두고 싶다.
질척거리는 사랑놀이로 그 기억을 망쳐버리고 싶지 않다. 아, 그 전에 앞서 네가 받아줄거란 보장도 없으니 말이다.
- 루시드드리머 세번째 외전 中
그냥 설날 기념으로 와봤어요! 거의 다 완성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ㅠㅠㅠ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과연 누가 이런 걸 사주실까는 모르겠지만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이 계셔서 열심히 만들어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