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 독자 참여 프로젝트 빙의글 ※
1번
★ 당첨 ★
*02*
호칭을 정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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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엔 장난스러운 미소가 지어지고 주머니에선 열쇠를 찾는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지. 사장님 이미지 김원식에서 그저 옆집동생 이미지 원식이로 바뀔 절호의 기회인데!
아 이미지 메이킹을 한거라 이 말이지? 그럼 그 이미지 내가
" 박살내주마!!!!!!!!!! "
조심스럽게 원식이가 듣지 못하도록 열쇠를 열쇠구멍에 넣고 돌린 뒤 소리를 쩌렁쩌렁 지르며 집 안으로 쳐들어간다.
그렇지. 내가 원한 반응이 바로 저거지.
예상도 못한 내가 갑자기 들이닥치자 고무장갑을 낀 채 엉거주춤 서서 웃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원식이. 표정이 아주 볼만 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무언가에 대한 놀람, 그리고 내가 자기의 통화내용을 들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적절히 섞인 우스꽝 스러운 표정이었다.
마치 뭐 마려운 강아지 정도라고 해두자.
< 20xx. x. xx. 내가 들어오자 화들짝 놀라던 원식이>
" 너!! 너 이새끼 딱 걸렸어!! "
전에도 말해두지 않았는가. 나는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라고. 원래 격식 차리고 조용하고 어색한건 딱 질색이다.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인다.
벙쪄있는 원식이를 삿대질 하며 신발을 대충 벗어던지고 거실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20 중반의 여성이라고 보기 힘든 걸쭉한 말들을 내뱉는다.
" 너 이 개..! 아니 곰새끼! 이미지 메이킹 한거였냐?! "
아직 상황파악이 조금 덜 됐는지 나를 보며 어쩔줄 몰라하다가 전화기에서 계속 주인 언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끊으려고 한다.
" 어..어.. 누나 이따가 전화.."
" 어딜! "
끊으려는 원식이의 행동을 막아내고 원식이의 폰을 뺏어들었다. 그리고 원식이에게 했던 것과 달리 다정한 목소리로 주인언니와 통화를 시작한다.
" 어머. 경리 언니- 네네. 안그래도 지금 통화 내용 엿듣다가 침입했어요. "
' 그 놈이 그걸 찰떡같이 믿을 줄 저도 몰랐어요. '
내 엄청난 친화력으로 이미 펫숍에서 친해진 경리 언니. 성격이 나와 비슷하고 잘맞아 왠지 머지않아 엄청난 절친이 될것같은 예감이 든다.
" 처음 집에 원식이 왔을 때 성격이 원래 이런 줄 알고 얼마나 당황했는데요..진짜 밥먹는데 숨막히고.."
' 전 장난으로 원식이한테 여자는 무조건 로맨틱한 걸 좋아한다고 ㅋㅋㅋ.
갈 때 장미꽃 사가면 환장할거라고. '
옆에서 우리의 통화내용을 듣고 있는 원식이는 안절부절 못하며 고무장갑 낀 손을 만지작 댈 뿐이었다.
원식이가 잘 못 한건 하나 없지만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어 놓은 괘씸 죄가 있으니 말이다.
나를 흘끔 쳐다보는 원식이를 째릿 쳐다보니 원식이는 깨갱 꼬리를 내리며 내 눈을 피했고 나는 다시 웃으며 통화를 이어나갔다. 내가 봐도 이중인격자 싸이코 같았다.
< 20xx. x.xx. 나와 경리언니 통화 중 어쩔줄 몰라하던 원식이>
" 네. 근데 그걸 원식이가 그걸 또 했어요! 수트 빼입고 왔을 때부터 알아봤어! "
' 별빛씨 먼저 가라고 한 것도 수트 차려입고 머리 쫙 넘기고 풀 세팅 하느라 그런 거잖아요. 하여간 그놈 여자 밝히는 건 알아줘야 돼. '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원식이는 발끈 하며 경리언니에게 소리질렀다.
" 내가 무슨 여자를 밝혀! 처음이니까 예의는 차려야 될 거 아니야! "
' 닥쳐. 임마. 그런 놈이 남자 손님들 오면 그렇게 무관심했냐. 내다 보지도 않고! '
그제서야 할 말이 없는지 원식이는 다시 목청을 낮추고 저 방구석으로 기어들어간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애처롭고 귀엽던지. 역시 펫은 펫이구나 싶었다.
내가 원식이를 우쭈쭈 하며 쳐다보느라 경리언니에 말에 대답을 못하자 언니가 애타게 나를 부른다
' 별빛씨..별빛씨!! 별빛씨~~ 별빛아!! '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퍼뜩 놀래며 경리언니에게 죄송하다고 한 뒤 다시 통화에 집 중한다.
그러자 경리언니는 괜찮다며 나보고 원식이가 없는 곳으로 좀 들어가라고 한다.
왜요? 일단은 원식이가 없는 안방으로 들어간 뒤 경리언니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경리언니는 끅끅 음소거 해놓은 듯이 웃으며 내게 말한다.
오늘 별빛씨 나갈 때 내가 말한 거 있잖아. 뭘 말하는거지? 기억을 쥐어 짜내 오늘 낮 펫숍에 있었던 일을 생각해본다.
아아! 기억나요. 경리언니가 한말이 기억나자 격하게 반응하며 언니에게 말했다.
그래. 펫을 원식이로 고른 뒤 펫숍에서 나갈 때 경리언니가 나를 마중나오며 이런 말을 했다. 그것도 나를 동정하는 눈빛으로
' 고생좀 해요..'
그때는 내가 잘 못들은 건가 싶어 그냥 대충 넘겼는데 언니가 잘 못 말한게 아니였나 보다. 도대체 무슨 뜻이지.
내가 그건 뜻이였냐고 언니에게 물어보자 언니는 웃음을 겨우 진정시키며 대답한다.
' 아까 원식이 있어서 제대로 말 못 했는데. 걔..진짜로 여자 밝혀요. 진짜로. '
" 네?!! "
' 뭐. 별빛씨 성격이 워낙 듬직해 보여서 ㅋㅋ 그냥 그 때는 별말 안하고 잘 지내겠거니 넘겼죠. 근데 진짜 흘려듣지마요. 걔 여자 손님 오면 작업걸고 그러던 놈이에요. '
" 에이. 설마 저한테.. "
' 그건 모르는거죠. 근데 별빛씨 성격이 워낙 시원시원하고 연애의 감정이 싹틀래야 틀수없는 철벽녀 같아 보이긴 해요ㅋㅋ. '
" 그건 그렇죠. 헤헤 "
하여간 나에겐 별일없겠거니 싶어 대충 경리언니와의 이야기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럼 이제 나가 보실까. 우리 앙큼하게 이미지 관리를 한 펫을 만나러.
거실로 나오자 이게 어디로 벌써 튄건지 거실에서 보이질 않는다. 창피했는지 어디론가 숨어버린 것 같다.
나는 최대한 다정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원식이를 찾아다녔다.
이미지 메이킹을 한 걸 들켜버리고 게다가 경리언니에게 내가 무슨 소리를 듣고 왔을지도 모르는데 나같아도 창피해서 숨어버릴 것 같긴하다.
그래도 그 큰 덩치가 이 조그마한 집구석 어디에 들어가 숨다니..겁나 귀여운놈일세. 이거?
" 원식아. 어서 나오렴~넌 잘 못 한게 없어요~ 우리 이야기 좀 나눠 보아요~ "
내가 계속해서 원식이를 불러대자 그제서야 식탁 밑에서 꾸물꾸물 기어나오는 원식이. 저 덩치가 저기에 들어갈 줄이야..
그리고는 나를 불쌍한 눈으로 올려다 보더니 내가 싱긋 웃어주자 그제서야 멍청하게 헤헤 웃어보인다.
나는 먼저 거실 소파로 가서 앉고 옆자리를 팡팡 두드리며 원식이를 부른다.
" 원식아~ 이리 좀 와봐라- "
원식이가 이미지 관리를 한 거라는 걸 알게 되니 존댓말도 필요없고 참 편하다. 무엇보다 원식이는 나보다 6살이 어리니까.
내가 반말하는건 당연한거지 뭐.
내가 부르는 소리에 쪼르르 달려와 착 내 옆에 앉는 원식이. 그리고는 왜불렀냐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그런 원식이의 턱을 정말 펫 다루듯이 장난스럽게 긁어대며 우쭈쭈거리는 말투로 원식이에게 말한다.
" 우리 원식이 이미지 메이킹 한거였어요? 그래쪄요? 내가 좋아해줄까봐? 귀여워 해줄까봐요?~ "
그러자 얼굴이 달아오르다 못해 토마토처럼 시뻘개지는 원식이. 내손을 밀어내고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이거 재밌네.
나는 얄밉게 웃으며 원식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반갑습니다?~ 앞으로 신세 지게될 김원시기 입니다??~
내가 그렇게 한참을 놀려먹자 원식이는 정말 화가 난 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버린다.
하지만 난 당황하지 않지.
이럴 때 사용하는 만능열쇠가 있으니까.
" 원식아~ "
간드러지게 원식이를 부른다.
" .. "
역시나 원식이는 대답이 없다.
이제 비장의 카드를 쓸 때
" 치킨 먹자~~ "
" .. "
조용한 방안. 설마? 치킨을 거절하는..
' 벌컥 '
역시나
" 저는 네네스노윙이요. "
그래. 결론은 치멘이라는거다.
**
한참 뒤 치킨을 시켜놓고 거실로 나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티비를 보고 있는 우리 둘.
내 그 지나치게 털털한 성격 때문에 우리 사이엔 어색함을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약간 벽이라는 게 남아있다.
하루 사이에 친해질 순 있어도 하루사이에 서로를 낱낱히 알수는 없는 거니까.
" 어디가요? "
" 안방- "
치킨이 올 때가 된것같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자 마자 딩동 울리는 초인종 소리.
괜히 마음이 급해지자 돈이 잘 안 꺼내진다. 손이 오늘따라 왜이렇게 굼뜨지.
" 제가 문열어줄게요! "
" 어 그래! "
쿵 원식이가 자리에서 요란하게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내 철커덕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배달부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 안녕하세요! 치킨 시키셨죠! "
" 네! "
치킨이 오자 신난 듯한 원식이의 목소리. 역시 치킨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 16000원입니다! "
돈을 챙겨들고 방을 나서려는 순간
" 주인님! 돈이요! "
"..??.."
"...."
집안에 흐르는 정적.
유난히 티비 소리가 크게 들릴만큼 조용해진 집안.
안방에서 터덜터덜 나오니 배달부 아저씨가 나와 원식이를 이상한 눈으로 번갈아 쳐다본다.
나는 그런 아저씨에게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원식이에게 돈을 던져준 뒤 방안으로 후다닥 들어왔다. 이 망할 놈아!!
원식이는 그런 나를 왜그러냐는 듯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쳐다보고는 아저씨가 헤헤 웃으며 돈을 건넸다.
친절하던 아저씨는 갑자기 말이 없어지셨고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나더니 문을 쾅닫고 나가버리셨다.
원식이는 뭣도 모르고 신나하며 치킨을 들고 안방으로 들어온다.
" 주인님! 치킨 먹..!"
나는 그런 원식이에게 베개를 집어던졌고 원식이는 어푸푸 거리며 얼굴로 베개를 맞이했다.
원식이는 침대에 누워 발광하는 내 태도를 이해못하며 내옆으로 ' 왜그러세요 주인님?' 하고 묻는다.
나는 침대에 묻은 얼굴을 벌떡 들어 원식이의 멱살을 잡고 흔들며 따졌다.
" 그걸 몰라서 묻냐!! 이 멍청아!! "
" 왜..왜.."
"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
" 네..네.. 주인님.."
" 야 이 병..하..그래 이건 너무 심한 욕이고.."
가슴을 퍽퍽 두드리며 나를 순진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원식이에게 차마 심한 욕은 하지 못해 화를 가라앉힌다.
그리고는 조곤조곤 원식이에게 아이 어르듯이 말한다.
" 원식아.."
"네 주인님. "
" 너! 그 주인님 좀..! 아.. 아니 잘 들어봐. "
" 네 "
" 그래 내가 너를 샀으니까 그리고 넌 내 펫이니까 내가 주인은 맞지? 그렇지? "
원식이는 뭘 당연한 걸 물어보냐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 근데 있잖아. 사람들은 근데 그걸 들으면 그렇게 생각 안한다? 둘이 이상한 놀이 하고 있는 줄알아요..!
둘이 sm..!!!아 아니다. 너무 불건전한 내용이야.. 하여간!!! 원식아!!! "
" .. "
" 사람들하고 있을 땐.. 아니!! 그냥 나하고도 있을 때도 절대 주인님 소리 꺼내지마! "
사람들의 눈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인님 소리 들을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5067개 씩은 돋으니까.
" 그럼 뭐라고 불러요? "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게 묻는다. 그러고보니 나도 마땅한 호칭을 정해놓진 않았다.
" 글쎄?.."
"여왕님? "
" 야 "
* 세번째 선택지 ( 호칭을 정해주세요 )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원식이. 듣기만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원식이가 나를 뭐라고 부를 지 정해주세요. 그렇게 내용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 선택지 입니다.
1. 나는 마이웨이를 걷겠다. 펫 하면 주인님이지. 주인님
2. 가슴이 콩☆닥★콩☆닥 두근두근. 누나
3. 나는 프리한 아메리카 스타일이니까.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