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 BACK TIME
그를 처음 만난 그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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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쁜 숨을 몰아쉰다.
" 무슨 꿈을 꿨길래 그래. "
아직도 뭐가 뭔지 구분이 안되고 실감이 안나고.. 멍청하게 얼빠진 표정을 하고 방 안만 계속 두리번댄다.
탁한 공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여는 엄마를 보며 그제서야 정신이 점점 현실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자면서 눈물을 흘렸는지 축축한 눈가를 북북 문지르며 한번 더 깊은 숨을 몰아쉰다.
현실 시간으로는 한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만난 그에게서 수만가지 감정을 느꼈다면 또 그와 사랑에 빠졌다면 정말 내가 들어도 웃길 노릇이다.
그리고 잠에서 깬 뒤에서 계속해서 가슴이 욱신거려온다면 내가 제대로 미친게 맞겠지.
그리고 이제서야 느껴지는 온 몸의 땀들.
이 한겨울에 난방조차 틀어놓지 않은 방안에서 옷이 전부 땀에 젖어버려 속옷 마저 축축하다.
정신이 온전히 돌아오니 다시 꿈에서 만난 그의 생각이 떠올라 온 몸에 힘이 빠져 다시 그대로 뒤로 쓰러지듯이 드러눕는다.
내가 대답이 없자 엄마가 다시 내게 물어온다. 악몽꿨어?
나는 한참을 입을 열지 못했다.
나와 꿈속에서 일년 가량의 시간을 보낸 그남자. 나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었던 그 남자.
그와 보낸 시간들이 나에겐 끔찍한 악몽이었을까. 달콤한 환상이었을까.
아마도 전자일테지. 그를 잊지 못해 계속 생각날때마다 가슴이 욱신거리고 아려올테니.
끔찍한 악몽은 시간이 지나도 잘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그도 나에겐 평생동안 잊혀지질 않을거니까.
현실에는 존재 조차 하지 않는 그란 덫에 제대로 걸려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절대 잊고 싶지는 않다. 평생 내 머릿속에 맴돌고 내 가슴속에 메아리치고 그렇게 평생 머물러 있길 바란다.
" 엄마. 나 미친 걸까. "
" 도대체 무슨 꿈이길래 그래. "
꿈에서는 내가 이런 성격이 아니었지. 가까이 가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우울하고 어두침침한 그런 아이.
하지만 원래 그랬다는 듯이 나는 그런 꿈속에 나를 당연히 받아들였고 내 주위의 모든 것들조차 한치의 어색함 없이 꼭 맞는 옷처럼 받아들였다.
그러던 내 꿈속의 꿈에서,그러니까 꿈속에 내가 꾸던 꿈에서 계속 나타나던 그 남자.
그 남자는 꿈속에 나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내 성격부터 내 주위환경 모든 것을.
" 한동안은 나 좀 제정신이 아닐것 같아. "
그는 어쩌다 마주친 내게 첫눈에 반했다고 했고, 시한부인 그는 남은 시간동안 나를 위해 세상에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회전목마부터 어머니의 가게까지.
그의 흔적을 하나하나 찾아갈 때마다 꿈속에 나는 몰라보게 밝아져갔고 그 또한 마음속에 깊게 남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힘들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엄마를 향해 힘없는 목소리로 한번 말한 뒤 혹시나 다시 잠들면 그를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눈을 감는다.
제대로 빠졌나보다. 제대로 취했나보다.
'이홍빈' 이라는 가상의 인물에게 말이다.
이 무슨 웃긴일인가. 이 무슨 한심한 짓인가.
엄마는 다시 눈을 감는 나를 보고 내가 다시 잠들려는 줄 알고 창문을 다시 닫으신 뒤 문을 닫고 방을 나가신다.
'탁' 둔탁하게 문을 닫는 소리가 나고 난 뒤 방안엔 조용한 정적이 흐른다.
' 그 꽃 이름이 뭔지 알아? '
귓가에 생생하게 달콤하던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멍청하게 고개만 절레절레 젓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 꿈길의 애정.'
사라지기 전 그가 남겼던 마지막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마구 꽂힌다.
마치 우리 모습같다던 꽃말을 남기고 마술처럼 회전목마를 타고 사라진 그.
그게 이제 앞으로도 평생 보지 못할 그의 마지막 모습이겠지.
마지막. 마지막.
마지막이라는 말만 속으로 곱씹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방울 타고 흘러내려 베개를 적신다.
그가 너무나 보고싶다.
**
그 꿈을 꾸고 난지도 어느새 일주일이 흘렀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기억나고 내 가슴을 후벼판다.
꿈은 꿈인지라 차츰 흐려져 가는 기억을 잡아보려 애썼지만 기억은 꽉 쥐어잡은 내 손아귀 사이를 벗어나버린다.
어떻게든 다시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려 꿈을 다시 되새기고 곱씹어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흐려지는게 꿈이라는 거다.
평생 안 잊혀질 줄 알았는데 평생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점점 잊혀져 가고 뚜렷한 기억도 없이 희미한 형상으로만 남아있는 그가 더 내 가슴을 시큰거리게 만든다.
마치 새벽 속 안개같이 두리뭉실 내 머릿속을 떠다니지만 뿌옇게 기억을 가려버리는 그가 밤마다 날 울게 만든다.
꿈에서 만난 사람때문에 상사병이라도 걸린건지.
괜히 시름시름 앓고 밤마다 잠을 설치기도 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탓인지 친구들과 놀런 나온 지금도 맥아리 없이 소파에 기대어 앉아 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할 뿐이다.
그러다 간간히 떠오르는 그를 더 뚜렷히 만들어내기 위해 애쓰는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전부다.
그런 내가 이상해 보였는지 친구가 내게 걱정스러운 말투와 눈빛으로 말을 건넨다.
무슨일 있냐고. 왜이렇게 힘이없냐고. 나는 그런 친구에게 별일 없다고 힘없는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친구는 못 미덥다는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다 내가 계속 괜찮다고 부정해대니 어쩔 수 없이 내게서 시선을 거둔다.
손목시계를 보니 오후 5시 정도.
집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몸이 느끼는 피로는 말도 안되게 무거웠다.
나는 친구에게 그렇게 괜찮다고 말해놓고는 짐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먼저 갈게.
친구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표정을 풀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데려다 줄까.
아니. 괜찮아. 택시타고 가면 돼.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고 친구들에게 먼저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건물을 빠져 나온다.
툭. 툭.
비온다.
건물에서 나와 잠깐 걸으니 먹구름 낀 하늘에서 툭툭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냥 뛰어갈까. 잠시 비를 피할까 고민하다가 금방 멈출 소나기처럼 보여 그냥 옆 쪽에 있는 상가 천막 밑으로 뛰어가 비를 피한다.
그리고 혹시 비가 멈추지 않을 상황에 대비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우산 좀 가지고 나와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 대니 익숙한 컬러링이 들려온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
천막 끝에서 일정한 박자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컬러링을 엠피쓰리 삼아 노래를 감상한다.
노래 한곡이 거의 끝나갈 쯤이 돼도 전화를 받지 않는 동생.
결국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 놓고 쭈그려 앉는다.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손장난을 치며 지루하게 기다리던 그 때
철벅철벅
요란하게 웅덩이를 밟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어느 새 그 소리가 내 옆까지 와있다.
아마 이 사람도 비를 피하기 위해 천막 밑으로 들어온 듯 하다.
나는 그 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하기 위해 손장난을 멈추고 살며시 고개를 들어 그 사람 쪽을 바라본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한 그 사람의 차림새에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두 눈이 고등어 마냥 커다래진다.
내 옆으로 와 비를 피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곰.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곰 인형탈을 쓴 사람이다.
손에 들린 전단지를 보아하니 주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대충 짐작 가는 상황에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고 여전히 시선은 그 신기한 곰탈에서 떼지 못한다.
약간 옅은 황토색으로 거의 노란색에 가까웠고 새까만 두눈은 점같이 박혀있었다. 앙증맞은 꼬리와 커다랗게 달려있는 두 귀.
비를 맞아서 불쾌하다는 듯이 온 몸을 털고 있는 와일드한 행동과 달리 너무나 깜찍한 모습이다.
행동과 따로 노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픽' 웃음이 새어나온다.
곰은 답답한 인형탈이 숨막혔는지 인형탈을 이리저리 비틀며 머리에서 빼낸다.
잘 벗겨지지 않는 인형탈 때문에 끙끙 대는 소리를 내며 겨우 인형탈을 벗었고 비가 아닌 땀에 잔뜩 젖은 머리카락을 털어낸다.
그 때 나는 또 놀란 고등어 눈을 하고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쪼그린 자세로 다리가 저리지도 않는지 올려보는게 목아프지도 않은지 커다래진 눈을 끔뻑거리며 그 사람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맞는지 믿지 못해 두 눈을 벅벅 문질러 댄다.
내가 보고있는게 사실이라는 게 확인되고 꿈처럼 안개처럼 다시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눈 깜빡이는 시간조차 아까워 멍하니 그 사람을 바라본다.
그러다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한줄기 흘러내린다.
흐느낌도 없이 아무런 미동도 없이 눈물만 흘렸다.
마치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소중한 물건을 바라보듯 그 사람을 올려다보며.
계속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그 사람은
아니.
'이홍빈' 은 나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는 웃으며 울고 있는 내 꼴이 웃긴지 사람좋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내 심장을 내려앉게 할 한마디를 건넨다.
" 드디어 만났네. "
소식 |
루시드드리머도 오랜만이지만 저도 참 오랜마이네욬ㅋㅋㅋ 개학하니까 시간이 없어요..ㅎ....고등학교 너무 빡쎄.... 다름이 아니라 제가 들고온 소식은 제가 루시드드리머와 이홍빈 팬북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ㅇㅅㅇ..!!1 이미 완결난지도 오래됐고 인기도 없는거...ㅎ.. 알지만 제가 처음 완결냈던 팬픽이고 제게 뜻깊었던 픽이었던 만큼 한권 정도 만들어서 개인소장하려고 했으나 팬북을 내보라는 친구의 꼬드김에 넘어가 지금 단행본? 팬북? 하여간 만들 생각 중입니다!
텍파도 다시 손보고 있는 중이고요! 하지만 텍파가 풀린 상태니 아무도 사려하지 않겠죠...ㅎ.. 그래서 한 생각인데 만든다면 두번째 외전을 거기에다가만 넣을 생각입니다. 오늘 올린 이 픽은 그저 외전의 맛보기에 불과하죠 ㅎ 외전을 굉장히 길게 쓸 생각이라서 말입니다!! 또 원식이 이야기. 택운이 이야기등 특전 여러가지 넣을 생각입니다. 뿐만 아니라 만들게 된다면 음..ㅇㅅㅇ..제가 팬아트를 자주 그리는 편인데 거기다 루시드드리머 장면 몇개를 그린 팬아트를 집어넣을 생각입니다. 제가 그린거 말고도 독자님들이 그린 그림도 받을 예정입니다!! 만약 만든다면 말이죠...ㅎ...
아직 확실시 된것도 아니고 정해진 것도 정확히 없습니다! ㅇㅅㅇ. 그래서 오늘 독자님들께 물으려고 왔습니다! 팬북 만들려고 하는 나 비정상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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