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겸이 프로듀스 101 나온 썰
"도겸 씨는 프로듀스 101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데뷔를 하셨잖아요. 혹시 에이틴으로 활동할 때 기억나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어... 네. 데뷔한지 3년쯤 됐을 때 얘긴데... 보통, 요즘 아이돌 분들이 팬사인회를 하면 10장, 20장 사야 가능성이 높아요. 근데 저희는 100명 한정 사인회였는데, 70명 정도 밖에 오시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한 장만 사도 올 수 있었던 건데..."
"아... 되게 속상하셨겠어요."
"아무래도 그렇죠. 근데, 기억에 남는 이유가 이것 때문은 아니고요."
"어? 그럼 뭐 때문인가요?
"사실 속상하긴 했어도, 와주신 팬분들이 계시니까 얼마나 감사해요. 마지막까지 열심히 사인을 하고 있는데, 마지막 차례인 팬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무슨 말씀이었죠?"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데, 저는 지금 그 새벽을 보내고 있는 것뿐이라고."
"..........."
"숙소로 가는 차 안에서 엄청 울었어요. 그 팬분이... 아직까지 기억에 많이 남네요."
도겸이 프로듀스 101 나온 썰
여기서 석민은 에이틴이라는 그룹의 메인 보컬, 5년 차 된 아이돌임. 근데 안타깝게도 빛을 보지 못한.... 노래도 좋고, 실력도 좋고, 매력까지 뿜뿜인데. 세상에 워낙 많은 아이돌 분들이 계시니까 그거에 묻힌 그룹임.
자신은 이 길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은데, 노래하는 게, 무대 서는 게 이렇게나 좋은데.. 왜 사람들은 이런 우리를 알아주지 않는가, 이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음. 하지만, 그렇게 신세한탄만 하면 뭐해. 프로듀스 101 시즌 1이 워낙 이슈였는데 시즌 2는 남자 버전이라는 기사가 남. 멤버들이랑 고민 고민 끝에 나가기로 결정함.
첫 레벨 테스트인, 소속사 등급 평가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주체 안 되는 노래 실력과, 춤, 게다가 끼까지. 등급을 나누는 평가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무대로 만들어버리며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에 당당히 A 받음. 보는 내내 트레이너 쌤들의 감탄사가 마이크를 통해 들림. 어떤 분은 진짜 이해 안 된다는 말투로 옆에 앉은 분에게, 얘네 왜 안 됐어? 라고 하심.
게다가 그 다음 평가부터는 못 따라오는 연습생들 챙기느라 항상 리더에, 분량은 또 오지게 많음. 오죽하면 피디픽이라는 소리까지 들음. 하지만 또 평가곡에서는 순위 낮은 애들 챙겨준다고 파트 다 줘서 그런 분량은 또 없음...인성 체고ㅠ
"도겸이가 메인보컬이 아니네? 왜?"
"어.. 이 곡에는 저보다 이 친구의 음색이 더 잘 어울린다고 판단을 해서, 팀원들끼리 다 같이 상의해서 뽑았습니다."
"흐음... 일단 해 봐."
근데 석민이 양보해서 파트 넘겨주면 뭘 해. 메인보컬 맡은 연습생이 소화를 잘 못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음. 석민이 리더다 보니 트레이너 쌤들 눈치 엄청 봄. 그리고는 옆에서 같이 박자 세주는데 그래도 못함. 결국 중단되고 석훈쌤이, 이 파트 도겸이가 한 번 해보자. 라고 하심. 석민이 원래 파트 연습생 눈치 보면서 하는데 오질나게 잘함. 트레이너 쌤들은 엄청 칭찬하는데 그 연습생한테 미안한지 웃지도 못해ㅠ
,"얘들아, 이거 경연이야. 미안하다고 자기 거 다 주면 뭐 없어. 남는 거."
".........."
"너희가 생각을 잘 했으면 좋겠다."
연습 끝나고 다 같이 연습실에 동그랗게 앉아서 얘기하는 시간을 가짐. 메인보컬 파트 연습생이 고개 푹 숙이면서, 죄송해요.. 형이 저 생각 해서 양보해주신 건데 소화를 못 해서... 저는 이 파트 형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희 팀을 위해 더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라고 함. 팀원들도 동의하는데 석민은 미안한지 고개도 못 듦. 네가 왜 미안해ㅠ 결국 석민이가 메인보컬이 됐음.
메인보컬 배지 넘겨주는데 석민이 그거 만지작거리면서,
"고마워 얘들아. 우리 꼭 이겨서 베네핏 받자."
라고 함. 이런 인성이랑 실력, 매력, 뭐 하나 빠짐없는 모습에 점점 떡상하더니 결국 최종 순위 4위권으로 데뷔할 수 있었음.
최종 데뷔를 하게 되고, 수상 소감을 말하는데 그게 엄청난 화제가 됨.
"저는 너무 힘이 들 때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하늘을 보는데요. 별이 몇 개 없는데도 그 별에 큰 감동을 받곤 합니다. 저는 아이돌이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드는 많은 분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별로서,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말이 얼마나 많은 팬들을 울렸는지...또 한 번 힘내줘서 고마워 석민아. 수고했어.
도겸이 프로듀스 101 나온 썰
프로듀스를 통해 다시 데뷔를 하고, 첫 팬사인회를 하게 됨. 석민은 자기들을 보러 온 수많은 팬분들을 보며 옛 생각이 나는지 눈시울이 붉어짐. 그걸 본 몇몇 팬들도 눈물을 훔칠 뿐이지...
한 명 한 명 정성스레 사인을 해주고 드디어 마지막 팬의 차례가 됨. 석민이 11명 중 맨 끝이었는데 마지막 팬이 오기 전까지도 좌석에 앉은 팬들이랑 눈 하나하나 맞추면서 얘기 중이었음. 드디어 마지막 팬분이 자기 앞으로 왔길래 웃으면서 고개를 드는데 석민의 표정이 묘해짐.
"어... 김여주..?"
"와. 이름도 기억하네요. 방송 잘 봤어요 오빠."
"......울었어?"
알고 보니 여주는 석민이 에이틴 시절이었을 때부터 팬이었던, 석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던, 그 팬이었음.
석민이 처음에 프듀 나온다는 기사가 떴을 때부터 팬 입장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름. 어떤 심정으로 출연을 결심한 건지 가늠도 할 수 없었기에.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다 부탁해서 매번 투표를 했고, 생방송 날에는 방청권까지 받아서 석민이 데뷔하는 순간을 함께 했음. 그날도 집 가는 와중에 계속 울었지..
그리고 석민이 프듀를 통해 다시 데뷔를 하고 여러 방송에 나오는 걸 보면서 행복해하는 데, 한 예능에서 자기 얘기를 하는 게 보임. 처음엔 자기를 기억해준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기만 했는데, 자신의 얘기를 듣고 차 안에서 울었다는 석민의 말을 듣자마자 여주는 또 눈물 폭발....
오늘 팬사인회도 그저 석민을 볼 생각에 행복했던 여주인데, 팬들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석민을 보자 여주의 눈에서는 또 왈칵 눈물이 쏟아짐. 이쯤 되면 이석민 그냥 여주 눈물 버튼...
"아니요? 안 울었는데?"
".........."
"그나저나! 저 완전 감동이에요. 이름까지 기억할 줄은 몰랐는데."
괜히 자신 때문에 석민이 속상할까 봐 애써 헤헤 웃으며 말 돌리는데 눈가 빨개져서 그러니까 석민은 더 속상....
그래도 이렇게 우울하게 보낼 수는 없으니 석민도 애써 웃음 짓는데, 누가 보면 헤어진 전 애인인 줄..... 서로 눈빛이 너무 애틋함. 이제 끝날 시간이 다가와서 마무리 짓는데 석민이 여주를 빤히 쳐다봄. 여주 당황.
"..왜요...?
"....해가 뜰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
"그냥...이 말은 꼭 해야 될 거 같아서."
"......제게 별이 돼줘서 고마워요."
".........."
"그냥...이 말은 꼭 해야 될 거 같아서."
석민 말을 따라 하는 여주의 마지막 말에 결국 둘 다 피식 웃었음.
둘 다 눈에는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로.
***
이 가사가 프듀x에 나왔었는데 전 그때 이 노래를 처음 알았거든요. 되게 마음에 와닿는 가사였어요. 노래도 좋으니 한 번 들어보세요!
알 수도 있지만 그 팬싸 일화는 셉틴 선배 그룹 뉴이스트 분들이 겪었던 일화...ㅠㅠㅠ지금은 너무 잘 돼서 다행이고 행복합니다!
석민의 밤하늘 멘트 역시 프듀에 나왔던 이세진 연습생이 했었던 멘트에요. 안타깝게 데뷔는 못 했지만 꼭 성공할 거 같은 연습생이었어요.
저는 마음에 들게 깨졌는데 독자님들도 부디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