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드럽게 잘생긴 남자들]
w.1억
"……."
너는 무언가 정신이 팔린 듯, 충격을 먹은 듯, 뭔가 슬픈 표정을 하며 울고 있었고.
"……"
너는 항상 있는 매번 있는 일을 보는 것 같았다. 그치만 함부로 말릴 수 없는 역할을 맡은 것 같았다. 너무 조심스럽고, 무서워보였다.
모르겠다. 그냥 흔한 남자들 싸움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닥에 떨어진 커터칼과, 본드 냄새.. 그리고 내 손에서 심하게 떨어지는 피에.
그냥 평범한 싸움이라는 생각은 한순간에 접게 되었다.
"야, 너.. 피..!"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에 흥건해진 내 피를 보니 갑자기 손등에 아픔이 밀려왔다.
제 2화
2층 집 사람들
"나 혼자 와도 된다니까.."
"진짜 괜찮아? 우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같이 안 와. 거기서 왜 말려가지고.. 진짜.."
"……."
"진짜.. 걔는 왜 학교에 본드를 하고 와서.."
분명 혼잣말이었을 텐데 나는 그걸 듣고서 한참 생각을 한다.
본드.. 내가 생각한 그게 맞겠지. 사실은 많이 아프다.
너무 아픈데 생각이 많아져서 그게 무뎌지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심란한데 본드까지 생각하니 한가지였던 것이 여러개로 분리되어 나를 괴롭힌다.
'너' 하고 서강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강준은 침대에 앉아있는 나를 일어서서 팔짱을 낀 채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슨 여자애가 겁도 없냐. 그러다 진짜 그 새끼가 손등 말고 다른 곳 찔렀으면 어쩔 뻔 했어.
소리라도 질러서 사람을 부르던가, 아니면 뛰쳐나가서 사람들을 불러왔어야지."
"본드했잖아."
"……."
"너네도 걔가 본드 하는 거 알고 있었을 거 아니야.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나가서 사람 불러봤자.
큰 도움 될 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일 크게 만들기 싫었어. 너희도 일 크게 만드는 건 별로 안 좋아할 것 같기도 하고."
"……."
"…그래 너 짱 해라."
"…뭐야."
갑자기 내 쪽으로 다가 온 익숙한 남자에 모두가 놀란 듯 남자를 보았다.
남자를 본 주혁이는 당황한 듯 남자와 나를 번갈아 보다가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아, 형.. 그게.. 어...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거냐면..요.."
"간단하게 요점만 말해."
"…재욱이가 본드를 했고, 본드를 해서 강준이랑 싸우고 있었는데.. 월순이가 재욱이를 말렸어요.
근데 말리다가.. 손등을 다쳐서 꼬맸는데.."
"그러니까."
"…네?"
"얘가 본드를 한 이재욱을 말렸다는 소리잖아."
"…그쵸?"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다가 곧 웃으며 침대 옆에 의자에 앉은 남자는 나를 바라본다.
주혁이는 똥 마려운 강아지 처럼 입술을 뜯으며 남자와 나를 번갈아본다.
남자와 나는 눈이 마주치고.. 나는 눈이 마주친 게 부담스러워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엔 그냥 눈을 맞추기로 한다.
내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 본드 하게 둔 당신들이 잘못했지, 나는 지극히 정상이라고.
"내가 쓸데없이 의리파인 애들 엄청 좋아하거든. 정직하고 그런 사람들은 별로인데. 의리 쩌는 애들은 멋있고 그러더라."
"에?"
"너, 네가 위험한데도 사람 부르지 않았던 이유."
"……."
"본드를 한 재욱이를 감싸주려고 그런 거잖아. 아니야?"
"…아니 그."
"너 우리집에서 살아라."
"네????"
"집 구하던 거 아니었어?"
"그건 맞는데.."
"그럼 살아. 본드 한 이재욱 말리는 사람 본 적이 없어요 내가. 애초에 자취생 한명 구하려고 했던 것도.
본드 하는 우리 비밀보장 해주고, 이재욱 본드 하면 정신줄 놓은 거 말릴 사람 구하던 거였어. 우리 힘으론 절대 못 말리거든.
그리고 너는 우리 큰 비밀을 알고 있는 이상.. 우리 옆에 꼭 붙어있어야 돼. 본드 하는 사실은.. 우리밖에 모르거든."
"아뇨, 저는.."
"사는 걸로. 짐 싸들고 이번주까지 들어오도록."
남자가 내 말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응급실에서 빠져 나간다. 그리고 주혁이랑, 강준이까지 남자를 따라 나가고..
나는 너무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워서 '저기요!'하고 그들을 부르며 따라 나가서 남자의 손목을 잡아 돌려 세운다.
"저 진짜 안 살아요. 가봤자 남자들 사는 곳에 여자 한명 살면 소문도 이상하게 날 뿐더러.. 저는 2층 집은 싫구요.
그리고 어색해서 다같이 사는 건 싫어요. 아, 그리고! 저 의리 안 쩔어요. 제가 어렸을 때.. 친구 도둑질 할 때 옆에서 방관 해놓고 걸리자마자 먼저 도망갔어요. 진짜."
"그래그래~ 이번주는 좀 빠르지? 그럼 다음주로 하자."
이게 도대체 무슨 똥같은 소리일까. 주혁이를 살려달라는 듯 바라보자, 주혁이가 딴청을 부리며 말한다.
"날씨가.. 좋다..."
"야..씨.. 서강준 너라도 저 사람 좀 말려봐. 생각을 해봐.. 남자 네명? 다섯명? 사는 집에 여자 혼자 들어가서 살면 그게 더 이상한 거잖아."
"난 모르겠는데."
"왜 몰라? 왜?? 아니.. 저기 잠깐만요..!"
내 부름에 갑자기 앞장 서 가던 남자가 멈춰서서 내게 터벅터벅 다가오기에 무서워서 뒷걸음질을 치니..
갑자기 내 다치지 않은 손을 덥썩 잡는다. 너무 놀라서 큰 눈을 하고서 남자를 올려다보니, 남자가 내게 엉뚱한 소리를 한다.
"예수님은 널 사랑하셔. 축복 받을 거야."
저 말을 하고 정색을 하더니 또 등을 돌려 저 멀리 가버리는 남자와, 강준이, 주혁이에 나는 벙쪄서 그들을 바라볼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결국엔 집에 와서 심란해져서는 계속 한숨을 내쉰다. 난 바보인가..
그냥 안 간다고 하고 안 가면 그만인 거지.. 뭘 그렇게 구구절절 떠든 거지.
누워서 천장을 보고 있다가 잠이라도 빨리 자야겠단 생각에 눈을 감았을까.. 갑자기 또 아까 본드를 하고 미쳤었던 남자를 떠올렸다.
본드.. 본드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싶어졌다. 핸드폰을 켜 인터넷에 본드를 쳐 본 나는 그냥 인터넷에서 파는 본드를 한참 보다가 밑으로 내려보니.. 다른 글이 있었다.
'본드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그렇게 나는 밤새도록 본드에 대해서 알아본 것 같다.
무엇보다.. 어떤 마약보다 더 몸에 안 좋은 게 본드라고 하는데. 이들은 왜 본드를 하는 것일까.
"…뭔 이유라도 있는 건가."
강준의 손에는 본드가 가득 짜여진 검은봉지가 쥐어져있다. 검은 봉지 사이로 본드 냄새가 나고 있었고..
강준은 몽롱해져서는 풀린 눈으로 천장을 보고있다.
"……."
벽에 걸린 시계는 이상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강준은 눈을 지긋이 감는다.
재욱은 2층에 침대 하나만 덩그라니 있는 빈 방에 들어가 팔짱을 낀 채로 창밖을 보고있다.
대문 앞에는 비싸보이는 차 한대가 서있고, 비가 오는지라 경호원 한명이 한 중년의 남성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게 보인다.
차에 탄 중년의 남성에 재욱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작게 소리 없이 웃는다.
그리고 끼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재욱은 들어 온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듯 뒤돌아보며 입을 연다.
"…나 본드하고 또 뭔 사고쳤어? 서강준이랑 또 싸웠지? 그런 거면 한 두번도 아닌데 뭐.."
"아니, 더 쇼킹한 일. 너 들으면 엄청 깜짝 놀랄 걸?"
"쇼킹한 일? 뭐."
"자, 들어봐? 이게 너도 들으면 눈 커져서 엄청 놀랄 일이라니까."
"그러니까 뭐."
주혁이 신이 나서 침대에 앉아서 재욱을 올려다보자, 재욱은 빨리 말하라는 듯 작게 웃으며 주혁을 내려다본다.
주혁이 계속 웃기만하고 말을 안 하자, 주혁이 답답한지 결국 먼저 입을 연다.
"뭐. 별로 안 쇼킹하면 죽는다."
"아니야. 엄~청 쇼크해. 너 들으면 깜!!짝 놀란다니까."
"그러니까 뭐어."
재욱은 유일하게 주혁에게만 웃어준다. 주혁은 항상 누군의 편을 가르지 않고, 중간에 서있는다.
그리고 항상 웃기만 하고, 슬퍼한 적이 딱히 없는 그냥 밝은 친구이기에. 재욱과 한 번의 트러블도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
"너 본드하면 그 누가 말려도 더 난리 치잖아. 근데 오늘 너를 말린 애가 있어."
"…누구."
"우리과에 차월순이라고 있거든? 월순이가 널 딱 뒤에서 끌어안자마자! 바로 네가 필름 뚝! 끊기 듯 멈춰버렸다 이거지!"
"차월순? 이름이 뭐 그따구야."
"왜 이름 가지고 뭐라 그래!?"
"촌스럽잖아. 무슨 할머니 이름도 아니고."
"아무튼!"
"아무튼."
"월순이가 우리집에서 지낼 거야. 본드 중독인 이재욱을 막으러. 오케이?"
"여자애를 아지트로 데리고 온다고? 미쳤..."
"미쳤다고 하지 마. 너 월순이 오면 사과 먼저 정중하게 해야 돼."
"내가 왜 걔한테 사과를 해."
"너 때문에 손등 꼬맸거든. 피가 얼마나 많이 났는지 알아? 피 보자마자 식겁해서 아무것도 못 했어 나."
"……"
"되게 좋은 애 같아. 난 그렇게 믿어."
"사람 너무 믿지 마. 넌 항상 그게 문제야."
"…알겠다고. 라면 먹을래? 나 라면 먹으려고 물 올려놨는데."
"안 먹어."
"먹지 좀! 같이 !"
"살쪄."
"별 미친.."
주혁이 미친.. 하고 방에서 나가버리자, 재욱은 큭큭- 웃으며 주혁의 뒷모습을 보다가도.. 또 창밖을 본다.
웃음기는 천천히 사라지고.. 대문 앞에 있던 차는 언제 사라졌는지 벌써 없다.
"……."
"너 또 우냐..? 동물의 왕국에서 사슴이 사자한테 먹히는 건.. 당연한 일이야."
거실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흐끅 흐끅 하고 우는 하늘.
커피 좀 타 마시려고 방에서 나온 창욱은 tv를 보고 우는 하늘을 보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 한다.
마침 2층에서 총총- 뛰어 내려오던 주혁이 어느새 거실에 나와있는 하늘의 뒷통수에 대고 말한다.
"하늘이형 라면 먹을래요? 나 혼자 먹기 심심한데!"
"응."
"하여간 이놈에 집은 조용한 날이 없어.."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매점에 들어서려고 했을까.. 뭔가 느낌이 쎄..해서 안 가고 그냥 강의실로 가려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와아악!! 하고 내게 어깨동무를 한다. 놀래서 고갤 돌려 키가 한참 큰 남자를 보았다.
"짐 챙겼어!?"
주혁이였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짐을 왜 챙겨. 나 거기서 안 살 건데.."
"왜? 보증금도 없어~ 한달에 5만원이야~ 뭐가 문제야! 이렇게 꿀인 곳을 놓친다고? 다른 곳은 한달에 월세만 30만원인데!?"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야.. 다른 사람 찾아봐. 내가 그쪽들 비밀은 절대로 안 퍼뜨리고, 입 꾹 닫고 살게. 걱정 말고.."
"아, 왜애.. 우리 절친이잖아!"
"우리가 언제부터 절친이었는데??"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아니었어?"
너무 뻔뻔하게 눈 크게 뜨고선 말하는 너의 행동에 나는 기가 찼다. 우리.. 절친이었니..?
고갤 저으며 2층으로 올라가는데 남주혁은 지치지도 않는지 여전히 내 옆에 서서 졸졸 따라오며 말한다.
"아니면 너 친구한테라도 부탁해봐. 재욱이가 여자한테 반응 하는 거일 수도 있단 말이지? 항상 남정네들만 말려서 그런 거일 수도..!"
"내 친구?"
"응. 어제 왜.. 포스터 보면서 허얼~ 이랬을 때."
"나은이?"
"이름은 모르겠고..! 그 친구도 우리 집 왔었는데?"
"어? 거기에?"
"응. 방 봐도 되냐고."
"……."
"몰..랐어..? 난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몰랐다. 연락이 안 되니까. 알리가 있나.. 아니야.. 하고 주혁이를 지나쳐 올라가는데.. 갑자기 내 옆으로 나은이가 날 지나쳐 올라간다.
'나은아'하고 손을 흔드려는데 나를 무시하고 3층으로 올라가려는 나은이를 보고 나는 빠르게 다가가 나은이의 손목을 잡았다.
"나은아."
"…왜."
"왜 그래?"
"뭐가."
"어제부터 연락도 잘 안 되고, 방금도 나 무시하고 얘기 좀 하자."
"내가 왜."
"친구니까."
"친구.."
나은은 친구.. 하고 한참 가만히 있다가 곧 픽- 웃었다. 월순이는 그런 나은의 표정을 처음 보는지라 당황한 듯 나은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그 둘을 보고있던 주혁의 옆으로 강준이 서서 '뭐하냐?'하자 주혁이 어? 하고 다시금 나은과 월순을 본다.
"……"
"살짝 우리가 피해줘야 할 상황인 것 같은데. 갈까..?"
"…아니 잠깐."
둘은 멀찍이 서서 나은과 월순을 보고있고, 나은은 자신의 손목을 잡은 월순이의 손을 뿌리친다.
월순이 너무 놀라서 나은에게 말한다.
"왜 이래."
"그냥 싫어."
"……."
"그냥 예전부터 네가 뭐만 하면 짜증났어."
"…뭐?"
"자취방."
"……."
"안 갈 것 처럼 얘기하더니 갔더라 너. 그리고 네가 거기서 들어가서 사는 거 아니야?"
"아니? 나 거기 안 들어갈ㄱ.."
"애초부터 너도 내가 싫었던 거 아니야? 예전부터 나한테 자격지심 있었잖아.
내가 좋아하는 남자 있으면 먼저 친해져서 사귀고.. 그래 그 남자들 밖에 없는 자취방에 들어가게 돼서 좋겠다 너. 남자 좋아하잖아."
"그게 도대체 뭔 개소리야."
"아, 그리고 너 지금 되게 짜증나겠다. 하나뿐인 친구도 없어져서."
"…야 이나은."
"쪽팔려? 그러게 내가 너랑 얘기 하기 싫다고 했을 때. 그냥 가지. 왜 잡고 말려서 얘기를 꺼내게 만들어."
"다 오해잖아. 나랑 얘기도 다 끝났잖아. 분명 너도 오해 해서 미안하다고 나한테 사과했었고."
"갈게. 너랑 더이상 할 말 없어."
"…야 어딜 ㄱ.."
나은을 잡으려는 월순이의 행동보다 빠른 것이 하나 더 있었다.
3층에서 내려오고 있던.
"…아파?"
재욱이 나은의 어깨를 툭- 하고 세게 밀어버렸고, 나은은 뒤로 자빠져 다리를 삐끗했는지
발목 위에 손을 올린 채 울상을 지으며 재욱을 올려다본다.
"…뭐하는 거야. 너..!"
"…뭐야 저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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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 생각 나서 너무 아련하고 좋은 것..
이런 분위기 글 너무너무 쓰고싶었는데.. 행복한 것..
아직 초반이라 재미없지! 나중엔 재밌을 거 ! 보장합니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