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이건 진짜 진짜 박주임님만 알고 계셔야 해요..."
"응응. 말해봐."
은우가 어제 태평과 있었던 얘기를 다 하자, 보검은 그런 일이 있었냐며 입을 모아 오- 하며 고갤 끄덕였고.
은우는 '절대 비밀이에요..'하며 멋쩍게 웃어보인다. 그럼 언제부터 있었는지 정현이 창욱과 함께 서서 팔짱을 낀 채로 은우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왜 비밀인데...? 왜 우리 왕따 시키는데?..."
"옴마야! 깜짝이야! 왜 여기 계세요?????????????"
"아~까부터 있었는데. 그쵸 지대리님?"
정현의 말에 창욱은 핸드폰을 보며 고갤 끄덕였고, 은우는 당황한 채로 정현을 올려다보다 또 멋쩍게 웃는다.
이렇게 소문 내려던 거는 아니었는데....
"부장님이 막 살가우신 분이 아닌데. 인턴 네가 막내라서 잘 챙겨주나보다."
"그렇죠 아무래도...?"
"근데 나 부장님이 좋아졌어."
"에??"
"어제 데려다준다고 하면서 살짝 웃는데..같은 남자가 봐도 막 반할 것 같은 그 미소.. 크으.... 게이 되는 거 한 순간이라더니."
"…오 어쩐지 그런 것 같았는데. 진짜였어요??"
"야야!자꾸 나 약올리면서 스킬 찍지 말라고오!!!"
"근데 김대리님 뭔가 수상해요. 우리 인턴한테만 유독 더 얄미운 거 보면..설마 인턴을."
"토나와. 하지 마."< 김대리
"저도요 저도!"< 은우
"어쭈!!!"< 김대리
정현이 은우를 보고 허! 참 ! 하자 은우는 웃어보인다.
생각보다 빨리 적응한 것 같은 은우를 보니 흐뭇한지 보검이 둘을 보고.. 그 다음으론 창욱을 본다.
지대리님도 참 여전해. 자기 일 말고 다른 일엔 관심 하나 없는 거.
근데 우리 부장님이 웃어줬다고..? 난 부장님 웃는 거 잘 못 봤던 것 같은데.. 보검이 턱을 괸 채로 한참 생각을 하고.. 여전히 앞에선 은우와 정현이 말장난을 하고 있다.
3시가 되자, 어김없이 찾아오는 댄스타임 시간.
옆이 바로 인사팀이기에 음악소리는 크게 들려왔고, 나는 리듬에 몸을 맡겨 혼자 꿀렁꿀렁 거리며 내적 댄스를 추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이대리님이 웃으며 지대리님에게 커피 한잔을 주었고, 지대리님은 '감사'하고 시크하게 커피 한모금을 마신다.
근데.
"아..익..."
인상을 쓴 채로 못 먹을 걸 먹었다는 표정으로 갑자기 내게 커피잔을 건네주기에 놀래서 '네?'하자 여전히 인상을 쓴 채로 말한다.
"너 마셔."
"왜요?.."
"너무 써."
"…엇, 저 카페인 마시면 잠 못 자는데.."
"오늘만 자지 마ㅡㅡ."
"…아.네..."
이악물고 자지 말라는데. 어떻게 저기서 거절을 합니까. 이상하게 지대리님 말이면 거절 못 하겠단 말입니다.
감정 없어보이던 분이 설탕 안 들어간 커피를 마시고 인상 쓰고 아익~ 할 줄 몰랐는데. 이런 모습 보니까 또 신기하기도..
"뭘봐."
"죄송합니다."
나는 지대리님이 준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았다. 익명판이라니 뭔가 두근거려.
[홍보팀 김태평 부장님 너무 잘생기셨어요...]
무슨 학교도 아니고 이런 게 달릴까 싶었다. 그래도 뭐 읽는 재미랄까.
한참 게시판 글을 읽는데 박주임님에게 갠톡이 온다. 뭐지?
[불금인데 지대리님이랑, 김대리님이랑 술 마실까?]
채팅을 보고 바로 고갤 돌려 박주임님을 보자 박주임님이 나를 보고선 웃어준다.
그럼 난 답장을 보낸다.
- 네! 좋아용 ㅎㅎ
오늘은 아침 빼고 부장님을 마주칠 타이밍이 없었다. 멀리서 두 번 정도 본 게 끝.. 속상해 ㅡㅡ
그래도 뭐.. 다같이 술 마시니까...! 회사 사람들이랑 처음으로 술을 마시는 거니까!!!!!!!!!!!!!
"제가요오! 예전에 혼자 길 걷는데 웬 외국인이 나를 뚫어져라 보는 거예여! 그래서 관심이 있나보다~ 했는데.
갑자기 저한테 가까이 오더니. '얼구레 뭐 무쏘요~' 하드라구요?? ㅋㅋ 참나 제 얼굴에 불닭볶음면 소스가...."
"원래 예쁜 애들이 망상이 있다던데 왜 너는 망상이 있냐? 못생겼는데."
"김대리님 진짜 저는 2020년 계획이 생겨씁니다."
"뭐요."
"온 세상 김씨는 다 죽일 거야."
"헐. 무서워........무서워....!"
"……."
"……."
"근데 우리 부장님은 제외예요."
내 말에 왜애 ㅡㅡ 하고 인상을 쓰면서도 웃고있는 김대리님에 나는 푸히- 웃으며 말한다.
"일단 김대리님보다 잘생기셨으니까요."
"취했네."
"안 취했어요."
"취했어. 너 엄~청 취했어."
"안 취했너요."
"여봐 취했어."
천천히 마신다고 천천히 마셨는데. 다들 술을 왜 이렇게 잘 마시는지.. 내가 제일 먼저 갔다.
"근데요 지대리님도 잘생겼는데요. 근데 너무 차가워."
"그치! 챠갸워 그치!"< 김대리님
"어쩌라고."< 지대리님
"벌 받으실 거예여 진쨔."
"마쟈 진쨔"< 김대리님
아마 창욱은 몰랐을 것이다.
벌을 이렇게 빨리 받게 될 줄... 택시를 잡아 은우를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택시가 너무 안 오자, 창욱은 한숨을 내쉰다.
"아 쥐뒈리님~~ 지뒈리님은 왜 이렇게 쟈가워요오~~~~~~~~~~"
"확 도로에 던지기 전에 그만 흔들어라."
"김대리님~ 정신 좀 차려보세요. 여기서 주무시면 안 되는데..."
"……."
저 화장실점여... 하고 창욱에게서 떨어져서는 화장실로 향하자, 창욱은 인상을 쓴 채로 한숨을 내쉬며 담배를 꺼내든다.
그리고.. 편의점에 들리려고 차에서 내린 태평은 창욱과 눈이 마주쳤고, 창욱이 '안녕하세요'하고 허리 숙여 인사하자 태평이 눈으로 인사를 하고선
무심하게 그냥 창욱을 지나치려고 했을까.. 저 멀리서 지대뤠뉌~~ 하면서 달려오는 은우를 본다.
"……."
"엇!! 부장님..."
갑자기 조신해진 은우에 창욱은 그래도 별 반응 없이 은우를 보고, 그 다음으론 태평을 보고서 말한다.
"좀 많이 취해서 택시 태워 보내려구요."
"아.."
"어디 사는지 동만 알려줘서."
난감하다는 듯 작게 인상을 쓰는 창욱에, 태평은 한참 둘을 번갈아 보다가 곧 입을 열었다.
"제가 집 알아요. 은우씨는 제가 데려다줄게요."
"아, 그래도 되나요."
"둘이."
"에?"
"둘이 술 마신 거예요?"
"아, 아닙니다. 김대리랑, 박주임이랑 같이 마셨습니다."
"…아."
"……."
"알겠어요. 주말 잘 쉬고, 월요일에 봐요."
은우가 비틀거리며 자연스레 조수석에 타자, 창욱은 고개를 갸웃하며 은우와 태평을 보았다.
태평이 차에 타면, 창욱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태평도 고개짓으로 인사를 하고서 차를 출발시킨다.
아 머리가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벌컥 벌컥 마셨더니, 살 것만 같았다.
눈이 너무 일찍 떠져서 문제네, 문제야.. 어제 집에 어떻게 들어왔지.. 문 열고 들어와서 씻은 건 기억이 나는데..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보던 나는 맨위에 올라와져있는 카톡창에 입을 틀어막았다.
나 왜 부장님이랑 보톡 했지??????????????????????????????? 화들짝 놀라 급히 대화방을 들어가보니 일방적으로..
"내가 걸고, 안 받아서 취소 됐잖아...................."
내가 걸었다가 차인 것 같았다.
아니 잠깐만 1시...? 1시면... 집에 들어오고 한참 뒤인데...아니 왜??????
여전히 입을 틀어막고 한참 생각을 한다. 세수를 하면서도 카톡을 보고, 양치를 하면서도 카톡을 본다...왜일까?????????
세수를 다 하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었을까. 갑자기 전화가 오기에 보나마나 스팸이겠거니~ 하고 화면을 보면 분명 모르는 번호가 맞다.
"여보세여.."
- 밤엔 왜 전화 했어요?
"누ㄱ.."
익숙한 목소리였다. 또 입을 틀어막고 한참 있으면, 상대방이 말한다.
- 일찍 잠 들어서 전화를 못 받아서요.
"부장님이세요???????????????????"
- 네.
세상에나............. 아니 잘못 걸었던 건데.. 왜 전화를 했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아, 옷.... 드라이 한 거!! 언제 갖다 드릴까요!....."
- 아, 옷이요..
"오늘 부장님도 쉬시면.. 오늘 드릴까요! 부장님 집 쪽으로.. 제가 가면.. 좀 그렇겠죠 하하하."
- 제가 갈게요. 집 앞으로.
"집 앞으로요??????"
- 네. 언제 가는 게 편해요?
"어...."
머리 말리고 화장 다 하면 넉넉 잡아 한시간 오케이.
"한..30분이요!!"
ㅠㅠㅠ 한시간은 너무 길어서 나도 모르게 30분이라고 말은 했다만...
- 네. 알겠어요.
"네...."
근데 나 토요일 아침에... 직장 상사 만나는 거 실화야? 그냥 옷만 받아가는 건데 내가 오바 하는 건가..ㅠㅠ하...
[도착했어요]
준비를 다 하고 세탁소에서 옷을 찾아갖고와, 카톡을 받고 바로 옷을 챙겨 나온 시간만 딱 30분이다.
와 진짜 화장도 이렇게 빨리 한 거 처음이네... 비록 머리를 못 말렸지만.. 빌라에서 나오자마자 차에서 나와 차에 기대어 서있는 부장님에 나도 모르게 헉 했다.
와 진짜 어쩜 저렇게 기럭지가.... 그리고 아침부터 저렇게 잘생길 일.
"안녕하세요오... 죄송해요.. 열쇠 찾느라 좀 늦게 나왔어여.."
"아니에요. 근데 머리는 왜 다 안 말리고.."
"…아, 너무 급하게 나오는.. 하핳.. 아, 여기요! 옷.. 잘 입었습니다..."
"아니요. 내가 미안하죠. 새 옷 망가지고."
"아니에요!..."
"어디 가요?"
"네? 아... 아.. 좀이따...? 혼자 카페 가있다가.. 저녁쯤에 친구 만나려구요!"
마치 내 복장과 화장을 보고 어디 가냐고 묻는 것 같아서 거짓말 했다. 이따 약속이 있다고 ^^...
그럼 부장님은 날 계속 바라보며 말한다.
"아침 먹었어요?"
"아니요..!"
"혹시 저랑 아점 먹을래요?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파서."
"네?????"
"좀 불편하려나."
"아니요?? 좋습니다!!"
차에 타서도 나는 돌처럼 딱딱해져서는 정면만 보고있다.
내가 부장님이랑 단둘이 밥을 먹는다. 그것도.. 부장님이 먼저 먹자고 했다. 물론... 내가 막내고.. 잘해주고 싶으니까 그럴 수 있는데..근데 난 왜 긴장 되고, 설레는 것일까.
침을 꿀꺽 삼켰는데 너무 큰 것 같아서 헛기침을 하면, 부장님이 나를 힐끔 본다. 아무래도 나 혼자 의식 하는 것 같단 말이지.
아니 잠깐만.
"…혹시 어떤 거 좋아해요? 면은 좀 그렇죠?"
무슨 진짜 데이트 하는 것 같잖아......!!!!!!!!!
"아뇨! 저는 부장님이 드시는 거면 다 먹을 수 있어요. 제가 가리는 음식이 딱히 없어서요..핳..."
"……."
난 부장님이 저렇게 말 없이 피식- 웃고 마는 게 너무 설렌다고 진짜...........
부장님이 입을 열지는 않으셨지만.. 마치 '그랬어용 ~^^? 우쭈ㅉ뚜~' 이런 느낌이라서 너무..씹..덕...사....
"어제 기억 나요?"
"어제요?"
정말 모른다. 무슨 어제. 어제 아침에 잘생기셨어요 그거?
"어제 취해가지고 잘 걷지도 못하던 거 내가 은우씨 집에 데려다줬는데."
"네??????????????????????"
너무 크게 놀라버렸다. 아니 진짜???
"진짜요??????????"
"나보고 막 여자친구 없냐고.. 목소리도 엄청 크던데."
"…죄송해요. 아니 제가 원래 취하면 자는데."
"농담이에요."
"에?"
"농담이라구요."
뻔뻔하게 웃으며 메뉴판을 보는 부장님에 나는 진짜 심장이 터질 것 같다가도 진정이 됐다.
와 진짜였으면 나 울었을 거야 진짜.
밥 먹는 동안엔 너무 어색했다. 너무 조용하게 밥을 드시는 부장님에 나는 내 식욕을 억제 시키고서 얌전히 먹느라 죽는 줄 알았다.
뭔가 부장님이라서 장난치면서 말 걸기에도 애매..하고.. 뭐랄까.. 어제 취한 모습을 봤다고 하니까 민망하기도 하고...
"지대리, 김대리, 박주임이랑 친해졌나봐요."
"아, 네! 제가 혼자 밥도 못 먹고 있었는데.. 먼저 같이 먹자고 해주셨어요.. 잘 챙겨주시고... 하하."
"다행이네요. 적응 못 하면 어쩌나 했는데."
"네.. 되게 좋으신 분들.. 홍보팀 분들은 다 좋아요! 부장님도 최고..!"
"제가요?"
"네. 부장님도 저 잘 챙겨주시잖아요. 회사 생활이 그냥 막 헬일 줄 알았는데.. 부장님이랑 대리님, 주임님 덕분에 불평도 하나 없이 잘 다니잖아요!
아직 일주일도 안 다니긴 했지만.. 잠깐 봐도 좋으신 분인 건 알겠어요! 부장님은 더더욱!"
"…내가 잘해준 건 없는 것 같은데."
"일단 얼굴이 잘생기셨구요.. 흠..."
"…참."
"그리고 다정하세요! 잘 웃어주시구.."
"이거 제가 은우씨한테 사라고 할까봐 또 제 칭찬 마구 하는 거예요?"
"에! 아니요! 제 진심인데요...."
"못 믿겠는데요."
"왜 못 믿으세요! 제 진심을!!... 진짜 부장님이 연예인이었으면 제가 덕질 했을 거예요.. 진짜 진짜 진짜입니다."
"ㅋㅋㅋ."
"부장님 얼굴은 신이 몰빵 해주신 것 같아요. 아, 목소리도 좋으시죠? 키도 크시죠. 비율도 장난 아니시죠? 어! 보조개도 있으시죠. 그리고 꽤 동안이시죠???"
"제 나이 알아요?"
"아, 대충 들었어요! 이대리님이랑 나이가 같다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맞아요."
"서른아홉에 이 얼굴이시면! 완전 동안이신 건데에.. 저도.. 저도! 어려보이지않아요?"
"솔직하게?"
"아..아이...에이...."
"어리잖아요. 은우씨."
"…저 길 가다가 애기들 만나면 아줌마 소리도 듣는 걸요.."
"아, 벌써?"
"…네."
"아아.."
"…인정 하시는 거예요??"
"아뇨? ㅋㅋㅋ."
맞잖아요... 하고 시무룩해져있으면 부장님이 날 보고 푸흐.. 웃는다. 어.. 비웃어요... 왜 비웃어요...?
밥 먹고, 부장님은 일이 있으신지 회사로 가봐야 한다고 했고, 나는 집 근처에 카페에서 내린다고 했다.
뭔가 오늘 대화도 많이 나눈 것 같고 더 가까워진 것 같아서 뿌듯해서 웃고 있었을까.
다 왔는지 부장님이 '다 왔네요'하고 날 바라본다. 그럼 나는 '감사합니다아..'하고 차에서 내리고... 부장님이 창문을 열어 나를 본다.
멈춰서서 부장님을 보면, 부장님이 나를 보고 웃더니 말한다.
"여자친구 없긴 한데. 게이는 아니에요."
"네?"
"혹시 또 모르잖아요. 오해할지."
"…네에?"
"은우씨 술 많이 마시면 안 되겠더라."
네? 저게 도대체 무슨......
에피소드
"은우씨 집 몇층이에요??"
"네에에엥ㅇ???"
"집 몇층."
"저어어어 츤데레 아닌데오..."
"…아."
"부장니이임!!!!!"
"…네."
"부장님 여자친구 업써요?"
"…많이 마셨나보네요."
"여자친구 업꾸나..... 헐 그럼 게이??????????? 이 얼굴에 여치니 없으면 게이자나!!!!!!!!!!!!!"
"…게이요????"
"누...구세요? 누구신데 제 친구를..."
"아, 전 직장 상사인데요.. 은우씨가 많이 취해서.."
"지수야아아 부장님 게이래!!!!!!!!"< 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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