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날 항상 아가씨라고 불렀어요
난 당신을 항상 아저씨라고 불렀고요
아저씨와 헤어져야 했을때 아가씨는 너무 슬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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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 사는 아이였어요
엄마와 함께 오손도손 살고있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날 예뻐했어요
그 이유는 아마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빨간 모자 때문일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날 빨간 모자라고 불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집안에만 있기 심심해진 나는
숲속으로 갔어요
숲속에서 버섯도 보고 새 둥지도 보고 즐거웠답니다
그때 한 늑대가 나를 불렀어요
'아가씨 어디가요?'
난 대답했죠
'그냥 여기서 놀고 있었어요'
그러자 그 늑대가 말했어요
'저쪽에 꽃이 많아요'
난 그 늑대를 따라갔어요
그곳엔 정말 그 늑대의 말대로 꽃이 많았답니다
그렇게 한참을 꽃밭에서 놀다
문득, 난 그에게 물었어요
'아저씨는 늑대인데 어떻게 말을 하죠?'
'나는 사실 늑대가 아니라 사람이랍니다, 아가씨'
'이름이 무엇인가요?'
'일리야'
'그런데 왜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죠?'
'마법에 걸렸거든요. 저기 떡갈나무 숲에 사는 할머니의 포도주를 먹어야지만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데요. 나쁜 마녀가 그렇게 마법을 걸어놓고 도망가버렸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떡갈나무 숲에 사는 할머니는
나의 할머니였어요
'그 떡갈나무 숲에 산다는 할머니가 내 할머니예요!'
그 늑대의 눈이 커졌어요
'정말요?'
나는 그를 돕기위해 곰곰히 생각해보았어요
'그럼 일단 우리 같이 할머니 집으로 가요'
우리는 같이 할머니집으로 갔어요
난 할머니집의 문을 두드렸어요
할머니가 대답했어요
'들어오거라'
내가 들어가니 할머니가 침대에 누워계셨죠
그런데 할머니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어요
큰 귀, 툭 튀어나온 눈, 그리고 거대한 이빨
난 할머니께 물었어요
'할머니, 할머니 귀는 왜 그렇게 커요?'
'네 목소리를 잘 들으려고'
'그럼, 눈은 왜 튀어나왔죠?'
'너를 더 빨리 보기 위해서'
'그럼 이빨은 왜 그렇게 거대해요?'
할머니는 씩 웃더니
'너를 잡아먹으려고!!'
라며 나에게 달려들었어요
사실 침대에 누워있던건 할머니가 아니라
할머니를 먹고 나까지 먹으려던 늑대였어요
난 무서워 눈을 꼭 감았는데
집 밖에 있던 아저씨가 뛰어들어와
그 늑대와 싸워 이겼어요
그리고 늑대의 배를 갈라 할머니를 구해 주셨어요
할머니는 아저씨에게 고마워하며 포도주를 주었지요
아저씨는 포도주를 마시고 사람으로 변했어요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아가씨, 아가씨가 정말 아가씨가 되면 그때 다시 돌아올게요'
그리곤 아저씨는 밖으로 나가버렸답니다
*
그 일이 있은지 벌써 8년이 지났어요
난 벌써 17살이 되었네요
여느 날 처럼 집안일을 하다
엄마의 다급한 부름에 부엌으로 갔어요
엄마는 할머니께서 편찮으시니 할머니께 포도주와 파이를 가져다 드리라고 했죠
난 포도주와 파이를 들고
당신을 처음 만난 숲으로 향했어요
오솔길을 걷고 또 걸어
떡갈나무 숲에 다다라, 할머니 집의 문을 노크해 들어갔어요
할머니는 요리를 하고 계셨답니다
난 할머니께 물었어요
'할머니 아프지 않으세요?'
그러자 할머니는 뒤를 돌아 나를 쓰다듬어주시더니
'너도 이제 어엿한 아가씨가 되었구나'
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러더니 내가 들고있던 바구니를 가져가시곤 늦었으니 집에 가라고하셨죠
어안이 벙벙했지만 밖으로 나왔어요
집으로 가기 위해 오솔길에 서니
당신이 떡갈나무에 기대에 서있었어요
그리곤, 말했죠
'아가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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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는 정들 아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