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모두 어른이 된다
내가 그랬듯
하지만 넌 어른이 되지 않았다
***
어릴 적, 엄마는 그를 만났어
그는 항상 밤마다 찾아와
피리를 연주해주고 동화를 함께 읽어주었지
엄마는 그에게 물었어
'넌 이름이 뭐야?'
'블레어. 블레어 윌리엄스'
'참 예쁜 이름이구나.'
'정상, 넌 어른이 된다는게 무엇인지 알아?'
'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거?'
'아니.'
'그럼, 키가 더 커지고 하이힐을 신는거?'
'아니. 모두 아니야'
'그럼 뭔데?'
'요정의 존재를 믿지 않는것.
너의 부모님도, 옆집 제임스네 부모님도 모두 요정을 믿지 않아.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어른이라고 불린다는 점이였어'
'그렇다면 난 어른인걸?'
내 말을 듣고 그는 잠시 놀라더니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약병을 꺼냈지
'한번 해볼래?'
그는 나에게 약병 속의 가루를 뿌려주었고
엄마의 몸은 둥둥 떠올랐어
그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 손을 잡고
하늘 위로 날아올랐지
우리는 달 위를 걷고
구름을 베어먹었어
그렇게 한참을 날다 우리는 한 섬에 도착했고
그 섬엔 예쁜 요정들과 아름다운 인어들이 살고 있었지
'네버랜드에 온 걸 환영해 정상. 여기선 모두가 아이야'
우리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놀았어
다음날, 그 다음날 까지도
어느 밤. 째깍 거리는 소리가 신경에 쓰여
밖으로 나갔더니
거구의 남자가 서
'안녕, 정상?'
그는 무서운 후크선장이었지 뭐야
그는 블레어를 호시탐탐 노렸고
밤늦게 혼자 나온 나를 미끼로 삼아
그를 공격하려 했었어
나의 비명 소리에
블레어는 뛰쳐나와 그와 싸웠고
팅크에게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한 후
나를 보며 말했어
'정상, 곧 갈게'
그런데 아직도 오질 않고 있구나
엄마는 벌써 어른이 되버렸는데
***
아이들에게 어릴적 꿈이야기를 해주곤
아이들을 재워
1층으로 내려왔다
1층엔 제임스가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고있었다
'부인, 오늘도 그 얘기를 해주었어요?'
'그럼요. 아이들을 재우는데 이만한 이야기는 없죠'
'그럼 우리도 이만 자러 들어갈까요?'
'좋아요'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내 손을 잡았다
그때, 아이들의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확인해 보고 올게요'
불안해져 계단을 급하게 뛰어올라가
방문을 활짝열자
창문에 그가 걸터 앉아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오랜만이네,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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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게 왔다 미안!!
읽어주는 정들 벨라<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