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구, 그랬어? 이리 와봐, 현지야~ 은솔이 입술 한 번만 더 발라주라"
지훈 선배님 스타일리스트 분에게 메이크업 수정을 받으며 선배님들 쪽을 쳐다보니 선배님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이... 갑자기 저만 찍는다고 해서...... 플래쉬 때문에 눈도 막 아프고.....ㅠㅠ 막, 막 다리도 후들후들 거리고..
헐... 설마 저 막 다리 떨고 그런 거 다 보였을까요? 긴장한 거 다 보였겠다..ㅠㅠ"
"그래에~ 손도 야무지게 잘 흔들고 하트도 야무지게 잘 하던데?? 내 새끼 긴장한 거 아무도 몰랐을 거야."
.....선배님들이 그렇다면... 그런 거 맞겠지....?
메이크업 수정이 끝나니 타이밍 좋게 무대 세팅이 끝났는지 무대로 올라가면 된다는 말이 들려온다.
또 다시 하정우 선배님의 손을 잡고 무대 위로 올라가니 긴 테이블에 마이크가 하나씩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차례대로 앉으면 된다길래 방금처럼 하정우 선배님 옆에 앉았다.
제작사에서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자꾸만 가운데 서고 가운데 앉고.... 부담스러워 죽겠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카메라 셔터 소리, 함성 소리, 카메라 플래쉬가 조금, 아주 아주 조금 익숙해진 것 같다..!
"자, 우리 배우님들 자리에 다 착석하셨으면... 본격적으로 '여름 밤'의 제작발표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
"이야~ 올해 최고 기대작이라 그런가 함성소리가 아주 남달라요ㅎㅎㅎ 그럼 우리 배우님들 인사 한 번 씩만 해볼까요?! 정우성 씨부터!"
선배님들의 소개가 시작되고 점점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
선배님들이 하는 거 들어보니... 맡은 역할과 간단한 소개 정도만 하면 되는 듯 했다.
그리고.... 내 차례......ㅠㅠ
"자, 다음은..... 이 분 때문에 대한민국이 아주 들썩들썩 했죠? 저도 궁금해서 밤잠 설쳤잖아요ㅎㅎㅎ
근데...어우, 너무 이쁘시다~ㅎㅎ 베일에 쌓인 유은솔씨!! 인사 부탁드릴게요!!!!!"
"...아아...ㅎㅎ 안녕하세요... 저는 이나 역을 맡은 유은솔입니다아...! 이나는 6인의 범죄조직에 납치되는.."
"엇, 잠시만요, 은솔씨. 은솔씨 마이크를 쬐끔 돌려볼까요??ㅎㅎ"
"...네..?"
진행자의 말에 당황한 채로 어버버 거리고 있으니 주지훈 선배님이 마이크에 달린 영화 제목이 정면에서 잘 보이도록 위치를 잡아주셨다.
...아 어떡해...... 시작하자마자 실수 해버렸다아......
잔뜩 울상을 짓고 지훈 선배님을 쳐다보니
ㅠㅠㅠㅠㅠㅠ 진짜.... 이 와중에 왜 설레게 하냐고...
"막내여서 그런가요~ 역시 옆에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시네요ㅎㅎㅎ 그럼 인사 다시 해볼까요, 은솔씨?"
".....아아...넵..! 어... 안녕하세요.. 저는 이나 역을 맡은 유은솔입니다..! 이나는 6인의 범죄조직에 납치되는 여대생입니다....!"
내 인사 다음으로 선배님들의 인사가 끝이 났고 간단한 질문자의 질문 시간을 먼저 가지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기자님들이 궁금한 것들 중에서 겹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공통질문을 질문자가 하는 것 같았다.
"자아, 우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유은솔 씨의 캐스팅 비화부터 얘기해볼까요??? 원래 '여름 밤'의 스탭이었다고 하던데요?? 유은솔씨!!"
"..아..네! 캐스팅.....어......"
첫 질문부터 나에 대한 질문이어서 당황하기도 했고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머리가 완전 하얘졌다.
근데 마침 현장에 딱! 이나와 이미지가 딱 맞는 은솔씨가 눈에 띄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캐스팅을 한 거죠.
이미지만 보고 캐스팅한 거라 연기는 어떨까 했는데... 연기까지 너무 잘하니까ㅎㅎㅎ 요즘 저희가 은솔씨한테 푹 빠져 살아요ㅎㅎ"
"앞머리, 흐트러졌어"
아까 이마가 간지러워서 살짝 긁었는데 그때 앞머리가 조금 흐트러진 모양이다.
무심하게 웃으며 앞머리를 정리해주는 선배님에 객석에서는 작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진짜 무심한 매력 철철이다......ㅎㅎㅎ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작발표회는 여기서 끝내겠다는 진행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제서야 나는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무대에서 내려와 대기실로 향하니 행사 스탭들이 분주하게 찾아와 영화 포스터와 매직을 주었다.
이벤트 선물인데 싸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싸인 없는데....?
"...저 싸인 없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이름 써, 이름"
"그냥 이름이요..? 유은솔 이렇게?"
"ㅎㅎㅎ응~ 날짜도 쓰고"
....선배님들은 싸인 완전 멋진데...ㅠㅠ
그래도 없는 싸인을 지금 만들 수는 없으니까 유은솔 세 글자를 정갈하게 쓰고 아래에는 날짜를 썼다.
선배님들과 내 싸인이 담긴 포스터를 가지고 스탭이 나가자 나는 소파에 기대 누웠다.
으아... 드디어 끝이다아....
"오구, 우리 예삐, 고생 많았어." - 주지훈
"..아닌데에... 저 말 완전 더듬지 않았어요? 으어아엉... 완전 떨려가지구..."
긴장이 완전히 풀려서 그런지 몸을 일으킬 힘도 없어서 소파에 기대 누운 채로 멍을 때리고 있으니
지훈 선배님이 옆 자리에 앉아 내 팔과 어깨를 주물 주물 해주신다.
노곤해지는 느낌에 눈을 스르륵 감으니
"...맛있는 거 뭐요....?"
"으음....저는 초밥이요!"
"ㅎㅎㅎㅎ네에! 초밥!"
노곤하게 풀리는 몸도 식욕을 못 이기는지 초밥 생각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렇게 선배님들과 초밥을 먹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으아아.... 피곤해 죽겠다.
집에 돌아오니 오늘 제작발표회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 재빠르게 씻고 나와 노트북을 켜 내 이름을 검색했다.
언제 등록이 된 건지 첫 화면에는 내 프로필이 떴다.
포스터 촬영 때 보너스 컷으로 찍었던 사진인 걸 보니 아무래도 제작사에서 등록을 한 모양이다.
스크롤을 주욱 내리니 연예뉴스 칸이 떴고 거기엔
[초대형 신인 유은솔, "무섭고 떨렸지만 선배들이 많이 도와줘"]
['여름 밤' 유은솔, 첫 작품 생각보다 편했다]
['여름 밤' 전지현, 우리 모두 은솔이에게 푹 빠져있다]
[영화 스탭에서 배우로, 배우 유은솔, 첫 제작발표회 '너무 떨려요~']
[떨리지만 손하트는 야무지게~ 여름 밤의 '유은솔']
애매한 기사들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 좋은 기사여서 안도의 한숨을 내밷었다.
댓글 반응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ㄴ 생각보다 예쁘던데?? 뭔가 아기자기한 느낌???? 아 영화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ㅠㅠ
ㄴ 나 여름 밤 촬영하는 거 봤었는데 진짜 쪼꼬만 처음 보는 여자가 있길래 누군가 했더니 저 사람이었구나ㅋㅋㅋㅋㅋ 진짜 작고 소중하게 생김ㅋㅋㅋㅋㅋㅋ
ㄴ 이렇게 화제 될 정도로 이쁘진 않은 것 같은데;;;; 그냥 평범한듯?
ㄴㄴ저게 어떻게 평범이얔ㅋㅋㅋㅋㅋㅋㅋ길 다니면 쳐다볼 정돈데?
ㄴ 님들 하정우가 앞머리 정리해주는 거 봄??? 진짜 존나 설렜음;;; 존나 무심하게 톡톡 쳐주는데 하정우 손 커서 유은솔 얼굴 다 가려질 정도;;;;;;
ㄴㄴ 영상 없음????? 존나 급한데 누가 링크 좀ㅠㅠ
ㄴㄴㄴ 유뷰트 가면 있음
ㄴ 존나 대박은 그거지 주지훈이 마이크 돌려주고 윙크 하는거;;;;; 미쳤음 주지훈;;;;;;; 내가 유은솔이었음 제작발표회고 뭐고 키스함;
ㄴ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키스 도랐낰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좋은 편이겠지...?
아무튼, 이렇게 내 첫 제작발표회가 끝이 났다....!
이틀 후,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하정우 선배님께 부재중이 와있었다.
무슨 일이시지...
"선배님! 저어 지금 일어났어요ㅎㅎㅎ"
"..아아, 그런 게 아니구... 어제 쪼끔 늦게 자서 그래요...ㅎㅎㅎ"
"알겠어, 알겠어. 안 놀릴게. 다른 건 아니고 잠깐 회사 좀 오라고"
"회사요?"
"응, 우성이 형이랑 정재 형도 올 거야. 집으로 차 보낼 테니까 준비 다 하면 차 타고 와"
"어...넵! 저 3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
"응~ 시간 맞춰서 보낼게. 이따 봐, 꼬맹이"
전화가 끊어지고 잠시 멍 때리다가 화들짝 놀래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회사로 오라고 하시는 거 보니까 밥 사준다던가 이런 일은 아닌 것 같은데에.... 뭐 때문에 그러시는 거지...?
선배님이 회사로 부르신 건 처음이라 괜히 긴장되는 것 같다.
우선은... 얼른 준비를 해야겠다.
어차피 촬영 때 쌩얼은 자주 보셨으니 씻고 나와 선크림까지만 바르고 머리는 대충 말린 채로 집을 나섰다.
집 앞에는 항상 타고 다니던 차가 아닌 하정우 선배님 스케줄 차로 보이는 차가 서있었다.
내가 나오는 걸 보셨는지 자동으로 열리는 문에 조심스럽게 올라타서 보니 운전석에는 하정우 선배님 매니저님이 계셨다.
"안녕하세요...!"
"네, 은솔씨 안녕하세요~ 어이구,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시네. 형님께서 한 소리 하시겠는데요ㅎㅎ?"
"아아.. 늦을 것 같아서 바로 나온다고...ㅠㅠ"
"ㅎㅎㅎㅎ"
매니저님 말 때문에 괜히 신경이 쓰여 창문을 반쯤 열어 가는 동안 열심히 머리를 말렸다. 아니... 털었다.
진짜로 물이 뚝뚝.....ㅠㅠ
회사 주차장에 나를 내려준 매니저님이 회사 문까지 친절하게 열어주셔서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하고 꼭대기에 있는 대표실로 향했다.
대표실 앞에 서서 문을 똑똑- 두드리니 안에서는 네- 하는 하정우 선배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 은솔이요!"
들어오라는 말이 안 들려서 뭐지..? 하곤 기다리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편안한 차림의 선배님이 문을 열어주셨다.
"아아... 급하게 나오느라고...ㅠㅠ 그래도 꽤 많이 말렸는데...!"
"뭘 많이 말려, 하나도 안 말랐구만. 소파에 앉아 있어. 수건 가지고 올게."
나는 진짜 괜찮은데 선배님이 보시기에는 안 괜찮아 보였는지 수건을 찾으러 대표실을 나가셨다....
그냥 말리고 올 걸 그랬나....ㅎㅎㅎㅎ
얼마 지나지 않아 뽀송한 수건을 가지고 온 선배님께서 내 머리에 수건을 얹고 살살 털어주셨다.
"어어, 제가 할게요! 제가 할 수 있어요!"
"그래, 빠싹 말려야 해, 빠싹. 웰던으로."
"ㅎㅎㅎㅎ네에.. 웰던..ㅎㅎㅎㅎ"
그렇게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있었을까,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와 함께 우성 선배님과 정재 선배님이 들어오셨다.
"이 형들은 매너가 없네. 형들 유치원 등록 해줘?"
"ㅎㅎㅎ...아니요...! 매니저님 기다리실까 봐 급하게 나오느라고 다 못 말리고 왔어요ㅎㅎㅎ"
"어이구, 그러다 감기 걸려. 감기 걸리면 나 속상해. 다음부터는 머리 잘 말리고 나와, 알겠지?"
"네엡..!ㅎㅎㅎㅎ"
머리를 열심히 말리고 있는데 선배님들이 서류봉투 같은 걸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뒀다.
뭐지?
내 앞으로는 두 소속사의 계약서가 놓여졌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자 선배님들은 계약서에서 중요한 사항들을 표시해주시며 설명을 해주셨다.
사실.... 들어도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고..... 하...... 어떡하지....
"....근데 저 계속 배우해요....?"
"왜, 하기 싫어?" - 하정우
"아... 아니요! 하기 싫은 게 아니라... 해도 되는 건가... 싶어서......"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똥강아지가 안 하면 누가 해." - 정우성
"그래, 아가가 하지, 누가 해. 아가는 완전 천상 배우야." - 이정재
"....그건 진짜 오바예요...ㅠㅠ"
"오바 아니고, 진짜야. 일단 계속 활동하려면 회사가 있는게 좋아. 이틀 전에 제작발표회 끝나고 회사로 전화 계속 오고 있어. 너한테 시나리오 주겠다고." - 하정우
"..네? 아직 개봉도 안 했는데에..."
"그러니까. 개봉도 안 했는데 왜 시나리오가 들어오겠어. 볼 줄 아는 사람들은 말하는 거만 봐도 다 알아."
아.... 사실은 나도 배우를 해야겠다 거의 마음을 먹긴 했지만 이렇게 개봉도 전에 계약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당황스러운데 선배님들은 각자 본인들 회사랑 내가 계약하기를 바라는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아주 만약에 내가 계약을 한다면 이 회사랑 해야겠다. 마음 먹은 곳이 있긴 한데에....
"....으음...... 저는.... 사실 생각해둔 곳이 있긴 한데에...."
"응, 편하게 얘기 해. 어디든 상관 없으니까"
아닌 것 같은데요.....ㅠㅠ
"저는....워크하우스.....ㅎㅎㅎ"
"??? 설명이 필요한데, 아가ㅎㅎㅎㅎ" - 이정재
"똥강아지, 우리 회사가 더 커. 알고 있어?" - 정우성
"어.....저는 진짜 아무 것도 모르니까.... 너무 큰 회사는 저한테 집중을 못 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에...ㅎㅎㅎ"
"...? 우리 회사가 작아서 선택한 거라고? 좋은데 나쁜 이 기분은 뭐지?" - 하정우
"아니, 아가야. 우린 크나 작나 너한테 무조건 집중하지, 어떻게 너한테 집중을 안 해..." - 이정재
"ㅎㅎㅎㅎㅎ..."
"됐어, 이미 정했으니까 끝, 끝. 꼬맹이 저거 찢어버려, 확" - 하정우
기분이 좋지만 나쁘다는 하정우 선배님은 그래도 기분이 좋은지 연신 웃으며 회사 직인을 가져오셨다.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지 본인 회사 계약서를 뒤적거리던 이정재 선배님은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더니 하정우 선배님께 말한다.
"어, 좋은데요?! 저저 3년 뒤에는 아티스트 컴퍼니 갈래요!"
"아니, 꼬맹아. 그때 되면 또 마음이 바뀔 수도 있잖아. 그냥 구두로만 얘기해. 무슨 수정이야"
우성 선배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손에 들려있는 계약서를 빼가더니 '구두 계약도 법적 효력이 있긴 한데 정확한게 좋잖아?ㅎㅎ" 하며 맨 뒷장에 정갈하게 글을 썼다.
'계약 시점으로부터 3년 뒤, 귀사는 소속 배우 유은솔을 '아티스트 컴퍼니'로 반드시 이적시킨다.'
"정우야, 잠시 실례."
그러곤 하정우 선배님 손에 들려 있는 회사 직인을 빼앗아 친필 조항 위에 찍어버린다.
"이 양아치들.... 그래, 해, 하면 되잖아"
결국 포기한 하정우 선배님은 계약서 중간 중간 도장이 필요한 곳에 직인을 꾹꾹 눌러 찍고는 내게 펜을 쥐어주었다.
"매니저는 지금 같이 다니는 로드 매니저랑 스케줄 관리 해주는 매니저 둘이 당분간 같이 다닐거고, 꼬맹이가 좀 익숙해지면 로드 매니저는 빠질거야. 걘 원래 다른 팀이거든.
그리고 차도 새로 뽑을 거고, 스타일리스트 팀은 알아보는 중인데 전에 나 맡아주던 팀이 아마 할 것 같아."
"...어.... 차를 새로 뽑아요...?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지금 차도 좋아요!"
"내 마음이 안 편해서 그래. 지금 차는 예전 차라 자동문이 아니라서 불편해. 그냥 받아."
"....네엡...ㅎㅎ"
자동문... 있어야지...ㅎㅎㅎㅎㅎ
오늘도 그렇고 제작발표회 때도 그렇고 선배님들 차들은 다 자동문인데 확실히 편하더라고...ㅎㅎㅎㅎㅎㅎㅎ
아마 다 다음 주 내로는 이사 가능할 거야. 이사 준비는 따로 할 거 없고 귀중품만 챙겨둬. 안에 가전제품이랑 가구는 다 새로 사서 넣어줄 거니까 꼭 필요한 거만 챙겨가면 될 거야."
"...집이요? 집은 왜요..? 지금 집도 좋은데..!"
"지금 집 1.5룸에 월세라며. 그리고 동네가 너무 위험해. 서울 외곽이라 교통도 불편하잖아. 강남, 상암, 여의도에서도 너무 멀어"
"그래도....ㅠㅠ 집까지는 안 해주셔도 되는데...."
하정우 선배님은 거덜내라는 말에 웃으며 '그래, 꼬맹이가 다 거덜내. 그래도 되니까 그냥 조용히 서명하세요, 얼른' 이라며 펜이 쥐어진 내 손을 계약서 쪽으로 당긴다.
아....해도..되는 건가.... 아까 대충 봤을 땐 다 나한테 좋은 조건들이었고 정산 비율도 내게 훨씬 좋게 되어있었다.
잠시 고민을 하고...
"...여기다가 서명하면 되요..?"
"응, 거기 하고 바로 뒷장이랑 제일 뒷장에도 있어. 그거만 하면 끝."
.....했다. 서명.
그렇게 나는 워크하우스 컴퍼니의 소속 배우 유은솔이 되었다.
-애칭-
정우성 - 강아지
이정재 - 아가
하정우 - 꼬맹이
주지훈 - 예삐
김혜수 - 공주
전지현 - 내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