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 내 새끼 오늘도 이뻐죽겠다."
"ㅎㅎㅎ언니는 맨날 이쁘잖아요ㅎㅎㅎㅎㅎ"
"너는 어리잖아~ 아, 우리 레스토랑 갈 건데 스테이크 괜찮아?"
"ㅎㅎㅎㅎ네에!"
"ㅎㅎㅎ아이구, 이뻐라. 자, 안전벨트 매고~"
내 머리를 쓰다듬고 출발 준비를 하는 언니를 보며 안전벨트를 맸다.
으아... 전도연 선배님이라니....ㅠㅠ
"ㅎㅎㅎㅎ...언니이... 저 근데 너무 떨려요..... 전도연 선배님이라니....."
"ㅋㅋㅋㅋㅋ왜 떨려. 언니가 너 되게 궁금해 해. 우리가 맨날 얘기해서 그런가"
"제 얘기 어떤 거 하셨어요...?"
이상한 얘기 하신 건 아니겠지...ㅠㅠ 그럴리가 없지만 그냥 괜히 걱정되는 마음에 물어봤다.
"음.. 그냥 내 새끼 너무 이쁘고 싹싹하고 귀엽고.. 또 연기도 너무 너무 잘 하고ㅎㅎㅎ"
"아악... 저 보시면 실망하시는 거 아니에요ㅠㅠ...?"
"뭘 실망해ㅋㅋㅋㅋ 언니도 영화 봤대. 너가 눈에 엄청 들어왔었다면서 꼭 보고 싶다고 그러더라ㅎㅎㅎ"
힝ㅠㅠ 그래도 너무 걱정되는데....
언니의 말에도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으니 언니가 한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담아주었다.
"걱정 마, 내 새끼. 내가 도연언니를 아는데, 내 새끼 완전 언니 스타일이야"
"....진짜요?"
"그럼~ 그러니까 가서 맛있게 밥 먹으면 돼ㅎㅎㅎ"
그렇게 언니의 부둥부둥을 받으며 도착한 곳은 외관만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이었다.
가게 앞에 차를 세우니 발렛 해주시는 분이 다가왔고 언니는 조수석 보드를 열어 선글라스 케이스를 하나 꺼내셨다.
"안녕, 지현이. 은솔씨? 처음 보네요^^"
헉.... 어떡해..ㅠㅠ
"아... 어.... 안녕하세요..! 유은솔이라고 합니다....! 선배님 너무 이쁘시구... 멋지세요...ㅠㅠ"
"아.... 네에...ㅠㅠ 선배님들 처음 봤을 때도 진짜... 진짜, 막.. 그랬는데ㅠㅠ"
"그랬지, 내 새끼~ 올망올망해서 툭 치면 울 것 같았어ㅎㅎㅎ"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가 되게 반갑고 그러네. 아, 말 편하게 해도 되죠?"
"네네네!! 당연히 됩니다..!"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나를 보며 전도연 선배님과 혜수언니는 자리에 앉았다.
두 분도 메뉴를 고르시고 직원을 불러 주문을 넣고 나서야 조금 긴장이 풀렸다.
전도연 선배님은 편하게 언니라고 부르라고 하고는 '주변에서 하도 은솔이 #은솔이 해서 되게 궁금했어." 라며 웃어주었다.
언니...ㅎㅎㅎ 언니가 나를 보며 웃어주니까 진짜 심멎....ㅠㅠ
곧 음식들이 나왔고 내가 출연한 영화 얘기와 내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시작했다.
"공주, 드라마 두 편 들어왔다며- 읽어 봤어?"
"아, 네! 읽어 봤어요ㅎㅎㅎ 근데 제가 해도 되는 건지... 둘 다 주연이여서...ㅠㅠ"
"에이~ 해도 되고 안 되고 그런 게 어딨어. 내 새끼가 잘 어울리는 역이니까 대본을 줬겠지."
"그래, 그런 생각 말고 내용만 봐~ 은솔이 너가 봤을 때 재밌는지, 흥미로운지 이런 거?" - 전도연
원래도 영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시나리오나 대본은 많이 봤지만
내가 출연할 거라고 생각하고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선뜻 뭐가 좋다, 이거 하겠다 얘기하기가 되게 어려웠다.
으아... 내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ㅠㅠㅠㅠ
"어.. 하나는 범죄수사물이고 하나는 로코...같은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두 개 다 재밌기는 했는데...."
"내가 대본을 본 게 아니라 뭐가 낫다 아니다 얘긴 못 해주겠지만.. 음.... 나는 로코가 나을 것 같은데~" - 김혜수
"내 새끼 아직 어린데 범죄수사물 같은 건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풋풋한 로코 이런 건 아무래도 할 수 있는 나이가 좀 한정적이니까" - 전지현
사실 나도 로코 쪽으로 마음이 기울긴 했지만... 하..... 이걸 해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언니들은 본인들의 경험을 얘기해주면서 내 고민을 함께 나누어주었다.
그렇게 행복한 식사를 끝내고 지현 언니는 나를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헤어지기 전 도연 언니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음에는 둘이서 보자며 내 머리를 쓰다듬고 가셨다....ㅎㅎㅎㅎ
ㅎㅎㅎ혜수 언니는 '내가 데려다주고 싶었는데 스케줄 때문에 바로 가봐야 할 것 같아. 우리 공주, 다음에는 쇼핑하러 가자" 라며 미련을 뚝뚝 떨어뜨리며 가셨다ㅎㅎ
그렇게 지현 언니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나는 빵빵한 배를 두드리며 침대에 누웠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으음... 뭐야아...
- 예삐. 자?
"으응... 잠깐 누워있다가... 잠 들었나 봐요..."
- ㅋㅋㅋㅋㅋ완전 잠순이네.
"...아닌데에.. 진짜 잠깐 잔 거예요..."
- 그래, 그렇다고 치고. 저녁에 뭐해? 약속 없으면 술 마시게 나와.
"...술이요? 어... 약속은 없는데.. 다른 선배님들도 오세요?"
- 아아, 정우 형이랑 남길이 형 알아?
전도연 선배님 다음은 김남길 선배님인가...?
".....김남길 선배님이요..?"
- 응, 김남길 형. 그 형도 올 건데 너 소개시켜주고 싶어서ㅎㅎㅎ 착한 형이야~
"어...어어.....넵....! 몇 시까지 가면 되요?"
- 나는 스케줄 마치고 갈 거라 데리러 가긴 힘들 것 같고 정우 형이 데리러 갈 거야. 한 7시 쯤?
"아... 넵! 알겠습니다아~ 그럼 조금 있다가 뵈요!"
- ㅋㅋㅋㅋㅋ이제 잠 다 깼네. 그래~ 조금 있다가 봐~ 밤에는 좀 쌀쌀하니까 겉옷도 챙기고
"ㅎㅎㅎㅎ네네!"
으아아ㅣ르니마으 김남길 선배님이라니....
솔직히 열혈사제 본 사람들은 김남길이랑 상상연애 한 번씩은 해봤을 거다.
도연 언니는 동성으로서 동경하는 거라면 김남길 선배님은.....ㅎㅎㅎ
도연 언니를 만나기 전에는 긴장되고 떨렸지만
남길 선배님을 만나기 전인 지금은... 너무 설렌다....
나 어떡해.....ㅠㅠ
잔뜩 나대고 있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시계를 보니 6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으니까.... 화장을 다시 하자 그래 다시 해야지ㅎㅎㅎ
기본 화장을 한 상태긴 했지만 지워진 부분도 있고 해서 다시 세수를 했다!
그리고 비비도 신경 써서 바르고 눈썹도 예쁘게 그렸다. 섀도우도 얇게 바르고... 아이라인....은 좀 오바하는 건가?
아니야. 그래도 첫만남인데... 첫인상이 제일 중요한 거라고... 그치...?
아이라인도 아주 얇게 그리고 뷰러도 했다! 마스카라는 진짜 오바하는 것 같아서 생략하고....
입술은 정재 선배님이 선물해주신 샤넬 립스틱을 발랐다! 비싼 거라서 아직 개시도 안 한 건데 이런 날은 또 발라줘야지ㅎㅎㅎㅎ
옷은 이것 저것 입어보다가 너무 샤랄라한 건 꾸민 게 티가 나니까.... 우성 선배님이 선물해주신 블라우스에 A라인 치마를 입었다!
아아아 너무 설렌다...ㅎㅎㅎ
- 지이잉
' 하정우 선배님 '
"네! 선배님!"
- 깜짝이야. 꼬맹이 왜 이렇게 신났어.
"ㅎㅎㅎㅎ안 신났는데에...ㅎㅎㅎ"
- 아닌데... 뭐, 아무튼. 10분 뒤에 도착할 것 같은데 준비는 끝났어?
"네! 아까 준비 다 해서 지금 나갈 수도 있어요!
- 응, 지금은 나오지 말고 10분 뒤에 나와.
"네! 10분 뒤!"
선배님과 통화를 마치고 시계를 한 번 보고 다시 거울 앞에 앉았다.
어디 번지지는 않았는지 고쳐야 할 곳이 있는지 살펴보며 시간을 보내다 정확히 10분 뒤에 집을 나섰다.
집 앞 골목길로 나가니 저 멀리 하정우 선배님 차가 보여서 방방 뛰며 손을 흔들었다.
곧 내 앞에 차가 멈춰섰고 나는 재빠르게 조수석에 올라탔다.
"선배님! 안녕하세요ㅎㅎㅎㅎ"
"ㅎㅎㅎ사실은 오늘 점심에 언니들이랑 밥 먹었는데, 도연 언니도 오신 거 있죠! 전도연 언니!"
"그랬어? 그래서 신난 거야?"
"그것도 있구... 술 마시는 게 좋아서?"
"참나.. 그러다 또 취하기만 해"
"ㅎㅎㅎㅎㅎ"
남길 선배님 만나는 게 설레서요! 라고는 절대 말 못 한다.
선배님은 나를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쳐다보다가 뒷자석으로 손을 뻗어 담요를 꺼내더니 무심하게 내 다리를 덮어준다.
안전벨트까지 손수 매주시고는 머리를 한 번 쓰다듬더니 차를 출발시켰다.
아아 너무 신난다ㅎㅎㅎㅎㅎ
내가 취할까 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서 꽤 가까운 곳에 있는 술집으로 향했고
점심 때와 마찬가지로 룸으로 방이 따로 있는 그런 술집이었다.
아까 하정우 선배님 말을 들어보니 몇 번 왔던 곳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직원은 우리를 보자마자 룸으로 안내해주었다.
직원은 문 앞까지만 안내해주고 갔고 하정우 선배님이 문을 딱 여는데 안에는...
으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