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본진망상 주의
+ 현실감 없음 주의
+ 핑크빛 분위기 주의
+ 오늘 글은 작가의 개인 취향적인 글이라 매우 치고싶음 주의...ㅎ....(마음껏 돌 던지셔도 됩니다..)
+전편과 이어짐 주의(전편 구독료 없으니 읽고 오세영)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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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는 입꼬리를 한껏 내린 채로 복도를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때마침 벽 쪽에 놓여져 있는 대리석 의자에는 학교 건물 내에서 자주 보이는 붉은색 여우가 하품을 하며 앉아 있었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종대는 다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여우를 쓰다듬으려 달려갔지만 여우는 이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도망쳐 버렸다. 슬러그혼 교수에게 NEWT 마법약 수업 신청도 거부 당한데 이어 동물에게까지도 거부당하자 종대는 입꼬리를 또 한껏 내리며 한숨을 포옥 하고 내쉬었다.
"......힝......"
["표정이 어두워 보이는구나, 첸. 무슨 일 있니?"]
["어? 교수님.. 저 죽을 것 같아요.. 과제도 쌓이고 마법약 수업도 리턴 당했는데 친구녀석들은 핑크빛 분위기를 뿌리고 다니거든요....."]
["오호, 남의 연애사를 옅듣는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는 지금 그걸 말하고 싶을 것 같은데?"]
["맞아요... 하소연 할 데가 없거든요... 저만 빼고 다 벚꽃이 휘날리네요....교수님...저 외로워요..잉.."]
["...아, 세베루스. 자네도 학생들의 연애사가 궁금한가 보구만."]
["아닙니다. 저는 단지 학생들의 선도를 위ㅎ.."] ["난 다 이해하네."]
종대는 복도의 액자로 잠깐 마실 차 나와 있던 초상화 속 덤블도어와 스네이프 교수에게 자신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구구절절 풀어놓기 시작했다.
흠.흠. 아 그게 저희 기숙사에 퀴디치 주장 아시죠? 민호요. 걔랑 추격꾼 여자애랑 썸을 타요... 아니다 썸 이라기 보다는 남자애가 여자애를 엄청 싸고 도는데... 예를 몇개 들자면요,
경기 나갈때 보호구 일일히 신경써주고 채워주는 건 물론이고요,
'다 찬거 맞아? 제대로 끼웠어?'
'했다니깐?'
'보자...
흐이그... 여기 제대로 안 묶였잖아."
세나, 아니 여자애 가방이 안 무거운데도 들어주는것도 일상이거니와 밤에 애가 휴게실에서 과제하느라 잔뜩 어질러 놓은채로 엎드려서 잠들면 얘를 보물다루듯이 소파로 옮기고 뒷정리 다 하고 게다가 손이랑 얼굴에 잉크 묻은 것 까지 닦아 준다니까요! 으이이잉... 그래놓고 뿌듯하다고 웃어요! 소오름!
'최민호, 차라리 그냥 좋아한다고 말을 해! 옆에서 보는 사람 손발가락 접어들게 하지 말고!'
'...조용히 해. 얘 깨잖아.'
마지막으로 항상 자기 향수향이 폴폴 나도록 깨끗하게 관리하는 담요를 꺼내와 뙇! 하고 덮어주는데!(사실 이때 이 녀석이 도둑놈이 되는 걸 제가 몇 번 봤죠. 네? 뭘 했냐구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그거 맞아요. 도둑ㅃ..)
종대는 스네이프의 표정이 굳어가는 것을 보지 못한채 말을 계속했다.
걔 쌍둥이 오빠가 알면 뒤집어질 일이죠. 24시간 자기 반쪽 흡착 케어를 하고파하는 시트콤 있는 놈이 자기 역할 대신 하는 사람이 남자고 또 그 놈이 흑심을 품었다는 걸 알면 아마 그리핀도르 탑이 통째로 우주로 날아갈지도 몰라요. 저번에는 자기네 기숙사를 거의 통구이로 태워 놨잖아요... 어휴... 끔찍해.
고개를 도리도리 지으면서 끔찍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종대에게 덤블도어는 재밌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세나 그 아이가 이번 학기 퀴디치 경기에서 빠지게 된 것도 다 민호 때문이었겠구나."]
["맞아요!! 그 녀석이 주장 되고 권력 남용으로 경기 잘 뛰던 세나 빼버렸어요! 걔가 득점왕이었는데...하아..."]
그때문에 애가 민호한테 화도 내고
'명단 원래대로 돌려놔!!!!!'
'...'
'넌 내 파이어볼트를 꼭 백수로 만들어야겠냐?!!! 이 나쁜놈아!!!'
애원도 해 보고(이건 아마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을 거에요.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제가 봤거든요.)
'응? 민호야 방학때 내가 영화보여줄게. 밥도 살게! 어?'
'...'
'응? 민호야아아 내가 QPR경기 친구한테 부탁해서 예매해 놨는데... 응? 응?'
'도.....아니, 안돼.'
협박도 해 봤지만
'나 다시 명단에 넣어! 안 그럼 니 님부스 부셔버릴거야! 내가 김기범꺼 박살내는 거 너도 봤지?'
'응.부셔.'
'......'
결국엔 소 처럼 생긴 놈이 고집도 소고집이라 이겼죠. 덕분에 사이에 껴서 새우등 터지고 오그라드는 분위기에 손발가락이 없어져 가는건 저에요...
빙그레 미소를 띄운 채로 어느 한 구석을 눈을 빛내며 보고 있던 덤블도어가 종대를 위로하듯이 말했다
["이젠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될 듯 싶구나. 내 생각에는 곧 결판이 날 것 같거든."]
["그랬으면 정말 좋겠어요...."]
["여우라..... 꽤나 어울려... 건물안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보인다 했는데 왜 그랬는지 이제야 알겠어......."]
["네?"]
["아, 아무것도 아니란다. 첸, 이야기 고맙다. 꽤나 즐겁구나."]
["전 그럼 과제하러 갈게요.... 내일 뵈요 교수님."]
["그래."]
종대가 하품을 하며 통금시간에 맞추어 기숙사로 올라가고, 여우는 수염이 부들부들 떨리는 채로 지하 던전 쪽으로 내려갔다.
시간이 좀 더 지나가 이젠 몸 전체를 부들부들 떨며 구석으로 사라지는 붉은 솜뭉치를 보고 덤블도어는 생각했다. 내일은 재밌겠어. 아주.
["청춘들은 항상 즐거운 법이지, 안 그런가? 세베루스?"]
["..."]
["우린 교장실로 미네르바를 만나러 갑세. 등록되지 않은 애니마구스가 있는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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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