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상대는 예쁜 독자분들 마음대로 ^0^
본편보다 길음 주의
마지막편지
부제:하지못한 이야기
나는 이불속에서 끙끙 앓느라 그냥 엄마나 동생이 온줄 알았어.
그래서 아프지 않은척 자는척 하려고 조용히 숨죽이고 있었는데
가만히 내옆에 걸터앉아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려.
너인거야.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 날 잡아서 다시 눕히는 너.
"일어나지마. 나 지금 너 볼 면목없는데.."
...
"근데 나..너한테 너무 미안하고 나 진짜 나쁜놈이고"
"너한테 이러면 안되는데 너무 보고싶어서 왔어."
내가 침대에 몸을 다시 눕히니깐 말을 띄엄띄엄 이어가는 너.
너의 말에 마음도 죽을듯이 아팠고 머리도 정말 깨질듯이 아파왔어.
이렇게 니가 알아버리게 되면 차라리 처음부터 얘기할껄.
하루하루 내 자신을 원망 안해본적이 없어.
그날 끝내 우린 서로 얼굴도 보이지도 않는 깜깜한 어둠속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한참을 운뒤에야 지쳐 잠이 들었어.
아침이 오고 햇살이 우릴 비출때 잠에서 깼고 우린 서로를 바라보고 누워있으면서
그저 서로의 눈만을 쳐다보고 눈물자국을 닦아줬어.
"못났어 진짜"
"미안해"
"그런소리하지마 얼굴을 땡땡 부어가지곤.."
"너도. 이뻐."
서로를 애틋하게 안고있는데 이순간이 너무 행복하면서도 너무 싫었어.
너를 안고있는 와중에도 찾아오는 끔찍한 고통때문에.
숨을 크게 한번 삼켰어. 애써 너한테 약한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고통이 점점 나아진듯 싶을때 다시 말을 꺼냈어.
"어떻게 온거야?"
"박찬열 줘패고 왔지."
예전같이 애같은 니가 다시 나에게 온게 실감이나서 니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어.
진짜 행복함이란게 뭔지 느껴지더라.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애같은 생각도 해보고.
"뭐야 여기서 잔거냐? 새벽에 난리를 치더니.."
"왔냐"
찬열이가 병실에 익숙하게 들어오고 그제서야 너는 몸을 일으켰어.
나는 뭔가 오늘은 다른 느낌에 쉽게 몸을 움직일수 없었지.
"야 OO야 어제 이새끼가 나 새벽에 불러내서 너 어디있냐고 나한테 주먹날렸잖아. 여기봐봐 입술터진거"
찬열이가 나한테 얼굴을 들이미니깐 너의 큰손으로 찬열이의 얼굴을 막고 밀어냈어.
예전의 우리 셋같아 피식피식 웃음이 자꾸 세어나왔지.
"이새끼가 또 정신못차린게 그때 그 난리를 쳐서 이지경 만들고 새벽에 또 술 들이ㅂ...!!"
알아,알아. 술냄새가 났긴 났었어.
급히 니가 찬열이의 입을 막아보지만 난 이미 다 알고있는걸.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웃지만 나없을땐 너 술먹고 진상부릴때 누가 받아줘야되나
나찾으면 또 어떡해야되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어.
찬열이는 아침일찍 왔다가 다시 학교로 가고 너가 여기있겠다고 고집부리는걸 데리고 나갔지.
그리고 너희들 앞에서 보여주기 싫었던 고통스러운 내모습이
너희들 가고 나니깐 기다렸다는 듯 바로 찾아오더라.
그때 순회중이던 간호사 언니가 의사선생님을 불러와서 진통제를 맞아 보다 빠르게 잠잠해 졌지만.
그날 검사를 또 한번 받았어.
긴 검사를 다 받은뒤 앉아있던 내게 다가와서 침대옆에 앉는 의사선생님.
차트를 볼펜으로 톡톡 두드리면서
"OO씨 전에도 오늘 아침처럼 극심한 두통이 오지 않았어요?"
"아.. 몇번 오긴 했는데.."
"그런거 있었으면 진작에 바로바로 말씀하셨어야지요. 이런말씀 드리긴 죄송한데 상태가 너무 안좋아요."
그이후로 의학용어를 써가면서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의사선생님이지만 그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않아.
나도 알고있었어. 내 몸이니깐.
얼마 안남았다는 것 쯤은 내 몸이 전부터 말해주고 있었어.
그 때 부터 부랴부랴 사람들과의 이별을 준비했어.
그동안 살면서 가족들한테 사랑한다고 못했던거 편지에 잔뜩 써놨어.
내년이면 고등학생되는 막내동생의 선물도 준비해놨어.
찬열이에게도 그동안 갖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MP3를 예쁜 상자에 담으면서
찬열이가 좋아할생각에 기분이 좋았어.
주위사람들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모든걸 탈탈 털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
너에게 편지를 썼지.
편지를 쓴지 3일이 지났어.
모두들 검정색의 칙칙한 옷들을 차려입고 상기된 표정으로 반대되는 활짝 웃고있는 내 사진 앞에 꽃을 놓고 서있지.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 찬열이가 그런 우리엄마를 달래드리고 있고.
그리고 내가 처음에 병원에 입원했을때 처럼
나에게 자꾸 미안하다고 그래.
정작 미안한건 이 못난 큰 딸인데.
아빠는 말없이 내 사진만 어루만지고 계셔.
하염없이 넓어보이는 등이였는데 축쳐진 어깨를 보니깐 당장이라도 가서 안아드리고 싶어.
동생들도 둘이 꼭 붙어 앉아서 엉엉 울고있어.
내 동생들한테도 좀 더 잘해줄걸 그랬다.
그렇게 찬찬히 둘러보는데 니가 없어.
혼자있을거란 생각에 걱정되서 너에게 찾아갔지.
내 편지를 꼭 안은채 병실에서 혼자 흐느끼고 있었어.
편지와 함께 넣어둔 은색반지를 끼고.
너는 느껴지지 않을테지만 너의 손을 어루만졋어.
너의 손가락에 딱 맞는 반지를 만지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이쁘다.
너는 침대에 얼굴을 묻고 점점 큰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해.
내가 살아서 병때문에 아팠던 고통보다 심한 아픔이 느껴져.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데. 달래주고 싶은데.
난 니곁에 없어.
너의 머리카락도 만져보고 까만 정장의 옷깃도 만져봐.
그리고 쏟아져 나올것 같은 울음을 삼키며 손으로 너의 등을 쓰다듬었어.
'울지말랬잖아'
바보야.
많이 보고싶어. 사랑해.
결국 잠이안오서 밤을 샜다.후
픠닛쉬.
이글 누구랑 제일 잘어울려요??
솔직히 종대생각하고 쓴거지만
의외로 세후니가 많이 나와서 신기하닿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