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숨겨진 공주 징어, 못말리는 귀족 세훈. 03
"저기요?"
너징은 생각했어 남자가 말하는 장소가 경수랑 만나기로 했던 장소라는걸.
다시 되물어오는 남자에게 말하는 너징.
"아, 저..저기로 쭉 가시면 되요."
너징은 손을 쭉 뻗으며 카페가 있는 쪽을 가리켜.
남자는 고맙다고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한뒤 다시 통화를 하며 걸어가.
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다가 너징도 경수생각이나 급히 뒤따라가지.
그 남자와 너징은 다섯발자국 정도 되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카페 앞까지 도착해.
남자가 들어간뒤 너징도 들어가려고 문앞에 다가가는데,
"저기요, 저랑 아까 부딪히시고 어디 다치시기라도 하셨어요?"
"네?"
"...왜 자꾸 따라오시는지.."
"네?!"
너징도 목적지가 이 카페일 뿐이라 갈길 간것 뿐인데 남자의 말에 황당해서 소리를 높히지.
너징이 소리치자 남자는 당황하고 곤란한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로 하자며 뒷걸음쳐.
"저도 여기서 약속있어서 온거에요..!"
"네? 아.. 그러신거였어요..?"
너징의 말에 귀까지 빨개져가지고는 시선을 어디둬야 될지 몰라하는 남자야.
서로 먼저 카페에 들어서지는 못하고 우물쭈물 민망한 상황이지.
"너네 왜 안들어오고 그러고 서있어?"
그때 카페 안에서 문을열고 경수가 나왔어.
너징은 반가운 마음에 환하게 웃어보이지.
남자도 그런가봐. 경수를 보곤 경수의 양 어깨를 턱하니 잡아.
"아, 아냐!! 우리 들어가자 얼른."
남자의 힘에 못이긴 경수는 카페 안쪽으로 밀리면서 너징을 바라봐.
너징은 남자랑 경수가 아는 사이인줄 몰랐어서 당황하며 바라보고만 있고.
그와중에 경수는 끌려가면서도 너징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해.
경수의 손짓에 너징도 정신차리고 카페안에 들어서지.
카페 안쪽에 남자와 경수가 앉아있어.
남자는 아까의 상황이 너무 창피했던지 두손으로 얼굴을 싸매고 있어.
경수는 너징을 보곤 뭔일이냐는듯 눈짓을 해보이고.
너징도 그 테이블로가서 앉아.
"도경수...나 쪽팔려죽겠다..나혼자 있고싶어.."
"혼자있고 싶다네. 그럼 우린 나가자,징어야."
경수에 말에 놀라서 고개를 번쩍 드는 남자.
경수를 한번쳐다보더니 너징을 보는 남자는 얼굴이 아까보다 더 새빨게져있어.
"니 둘이서 뭔일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징어야 얘는 김종대."
"아, 안녕하세요."
너징이 앉은채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하는데도 너징을 쳐다보지 못하고
탁자만 내려보고 있는 종대.
종대는 경수의 어렸을 적 친구야.
종대는 경수를 친구로 생각하지만 경수에게 종대는 별로 그렇지 않아.
"멍청한 새끼. 그쪽 사람들은 다 너같냐?"
경수의 말에 종대는 아무말도 못하고 자꾸 시선을 아래쪽으로 내려.
그러다가 전화가 왔는지 놀래가지고는 냉큼 받는 종대지.
"여보세요?..
늦지않긴 뭐가 안늦어. 그리고 엄마, 난 갈 생각이 없다니깐?"
종대는 고개를 돌려 전화를 받더니 언성을 높히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리고 경수에게 통화좀 하고 온다는 눈짓을 주고는 카페를 나가버리지.
너징은 뭐냐는 눈빛으로 경수를 보니깐 경수가 말을 꺼내.
"저새끼 저래보여도 귀족이랜다."
"뭐?! 귀족?"
너징은 경수의 말에 깜짝놀라.
종대는 전혀 귀족같이는 안보이기 때문이지.
편안한 청바지와 흰티를 입고 위에는 가디건을 적당히 걸쳐 평범한 사람같았어.
그리고 경수가 종대를 별로 친구로 생각하지않는 이유도
종대가 귀족이기 때문이고.
"응. 쟤 오늘 황실에서 파틴가 뭐시긴가 한다던데 가기싫어서 나불러낸거야.
난 저 병신이랑 둘이 같이 있기 싫어서 너 부른거고."
징어는 또 다시 불안해지지. 세훈이뿐만 아니라 너징을 알아볼지도 모르는 귀족이 하나 더 생겼으니깐.
그래도 한편으론 그렇게 경계안할것 같기도 해.
방금 봐서 성격도 그렇고, 저렇게 황실에 가는 걸 좀 싫어해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너징은 경수도 의아해해.
같은 귀족인 세훈이는 그렇게 죽도록 싫어하면서 종대랑은 친구니까.
너징 눈에만 둘이 정말 친한친구로 보이는 것 뿐이지만.
"너, 귀족 싫어하지 않아?"
"어. 싫어. 진짜 싫어."
"근데 쟤는 뭐야?도경수 한입으로 두말하네."
"그런거 아냐. 저새끼도 싫어"
경수가 이해안가는 너징이야.
종대는 한참동안이나 카페밖에서 통화로 실랑이를 하고 들어왔어.
시간이 꽤 길었던지라 너징은 경수랑 음료를 시켜서 다 마시고 얘기도 많이 나눴지.
종대는 미안한듯 먼저 가봐야겠다고 얘기를 해.
사실 미안할것도 없어. 너랑 경수는 놀거 다놀았거든.
"됐어. 우린 우리끼리 잘 놀음. 가라. 징어야 우리도 그만 가자."
"아, 응."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수를 따라 너징도 몸을 일으켜.
종대는 정말 미안한지 아직도 울상인채로 경수팔에 매달리고 있고.
경수는 매우 귀찮아 해.
카페 문밖으로 나와서 서로 인사를 하고 너징은 다시 상궁에게 데리러 와달라고 전화를 해.
그리고 큰 길가로 나오지.
근데 종대가 자꾸 따라오는거야.
"왜 따라와...?"
몸을 훽 돌려서 너징이 종대를 쳐다보며 말해.
종대가 깜짝놀랐는지 어깨를 크게 들썩여.
그리고는 또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해.
"나도 이쪽으로 가는데.. 차타야되서."
너징은 아차-싶어.
아까랑은 반대되는 상황이야.
둘은 그렇게 마주보고있다가 아까의 상황이 기억나는지 푸스스 웃음을 터뜨려..
근데 그순간에도 어떤 생각이 딱 스치는 너징이야.
지금 종대가 통화를 하다가 못 이겨서 파티에 가는것 같은데..
결국 목적지가 같다는 얘기잖아.
너징과 종대가 차를 타러 가는 곳도 저앞 큰 길가, 똑같을테고.
"아, 맞다. 뭐 사가는걸 깜빡했네? 먼저 가."
너징은 어색하게 박수를 짝 치면서 말해.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한데 눈치없는 종대는.
"그래? 그럼 같이 가줄까?"
너징은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고 인사를 한뒤 다시 반대편으로 뛰어가.
종대가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뛰다가 슬쩍 뒤를 돌아보곤 숨을 고르는 너징.
그때 상궁이 전화를 해서 도착했다고 어디계시냐고 물어.
너징은 미안하다면서 다른곳으로 차가지고 와달라고 부탁하지.
우여곡절끝에 너징은 궁앞으로 다시 왔어.
아직도 궁안으로 들어가는 귀족들의 차들은 끊이질 않고 궁안으로 점점 들어갈수록 사람이 많이 보였지.
아, 궁앞에서 내리는 종대도 봤어.
아까와는 다르게 정장을 쫙 빼입고 있는 종대야.
얼굴가득 짜증을 담고 툴툴 거리는 모습이었지.
옆에 계신 고운 중년의 여성분이 그런 종대의 삐죽 나온입을 탁- 치셨어.
피식피식 웃고는 너징도 본가에 다왔어.
상궁이 본가 근처에서 너징을 내려주고는 차를 타고 유유히 본가 뒷편으로 가.
너징은 기분이 좋아서 본가 정원앞 울타리로가.
본가는 궁내에서 안쪽에서 위쪽에 위치한지라 울타리에 기대서 보면 궁내부가 한눈에 보여.
사람들은 큰정원 안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었고
본가까지 은은한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있어.
파티장의 중심에는 찬열이오빠가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고
너징의 엄마와 아빠도 편하게 자리에 앉아 파티를 즐기는 모습들이 보여.
"아- 나도 가서 놀고 싶다."
울타리에 기대서서 너징은 한숨 섞어 말해.
너징도 황실의 사람이고 게다가 공주인데.
저런 파티에서 예쁜옷도 입고 사람들과 얘기하고 싶은마음이 굴뚝같아.
"귀족 아니라며."
갑자기 들려오는 음성에 너징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봐.
너징의 시선이 머문곳에는 세훈이가 처음 봤을 때 처럼
주머니에 손을 꼽고 삐딱하게 너징을 바라보고 있어.
첫만남은 교복이었지만 지금의 세훈이는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있어.
세훈이가 나왔다!!하지만 분량은 개미똥이다!!
뎨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