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숨겨진 공주 징어, 못말리는 귀족 세훈. 04
너징이 대답할새도 없이 성큼성큼 너징에게로 다가오는 세훈이.
너징은 움직이고 싶어도 몸이 말을 안듣고 속으로 어떻게 변명을 해야하나 라는 생각뿐이야.
어느 새 세훈이는 너징의 코앞으로 와서 멈처섰고 너징을 내려다보고 있어.
세훈이의 표정은 화난건지 불쾌한건지 알수가 없어.
"너. 귀족 아니라며."
너징은 생각해.
차라리 이나라 공주인걸 말해버리는 것 보다는 세훈이가 너징을 귀족으로 알고 있는게 더 낫겠다 싶어.
세훈이를 비롯한 온세계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공주란 존재는 눈꼽만큼도 생각 못할테니깐.
"미,미안.."
그래도 거짓말을 하면 행여나 들킬까 애매모호한 답을 하는 너징이야.
너징은 너무 불안해서 세훈이의 얼굴도 못쳐다보고 세훈이의 발끝만 쳐다보고 있어.
세훈이가 너징에게 뭐라고 말이라도 해줬음 하는데 세훈이는 말없이 너징의 정수리만 쳐다보고 있어.
"저,반애들한테는 말하지 말아줘."
용기내서 고개를 들어 너징이 말해.
고개를 들었긴 들었지만 차가운 세훈이 눈에는 눈을 맞추지 못하고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는 너징.
세훈이는 너징의 말에 입꼬리를 약간 말아올려 웃음을 흘려.
너징의 반응을 즐기는 듯 해.
세훈이의 반응에 너징은 매우 당황하고.
"왜 숨기는거야?"
세훈이는 너징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을 해.
너징은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어떤 변명,거짓말을 해야할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데
야속하게 시간은 빨리 흘러가고 너징은 점점 불안감에 손을 떨어.
너징은 그런 떨리는 손을 뒤로 감춰.
"너도 봤잖아. 경수도 그렇고..애들, 귀족에 대해 별로..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한참을 눈만 굴리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세훈이에게 말하는 너징.
손에 땀이 흥건해지고 말이 끝날때마다 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야.
세훈이는 시선이 아래로 깔려있는 너징의 눈만 빤히 쳐다봐.
"아, 그럼 걔 때문에 숨기는거야? 좋아해서?"
세훈이는 아무 감정없는 목소리로 너징의 말이 끝날 때 마다 바로바로 질문을 던져.
너징은 그런 세훈이때문에 죽어나지.
공주란걸 들키면 어쩌나, 아니면 세훈이가 너징이 귀족이라는걸 반애들한테 말하면 어쩌나.
어제오늘 본 경수는 귀족을 정말 싫어하던데 경수랑 멀어지면 또 어쩌나.
여러가지 생각이 얽히고 얽혀서 미치겠는 너징이야.
"그런거 아ㄴ.."
"저기, 이쪽에 오시면 안 됩니다."
너징이 세훈이 말에 대답을 할 찰나에 차를 주차하고 왔는지 상궁이 너징과 세훈이 쪽으로 왔어.
너징은 갑작스런 상궁의 등장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란거에 매우 감사하기도 해.
세훈이가 돌아서 상궁을 쳐다볼때 너징은 이때다 싶어 말을 해.
"죄송합니다! 파티에서 잠깐 나와서 산책하다가 길을 잃어서.. 그럼 가볼께요."
너징보다 아랫사람인 상궁에게 허리숙여 꾸벅 인사하고 서둘러 그자리에서 벗어나는 너징이야.
세훈이와 상궁이 너징을 벙쪄서 쳐다보지만 뒤도 안돌아보고 아래쪽으로 급하게 뛰어가는 너징이지.
상궁은 혹여나 너징이 넘어질세라 따라가서 너징을 보살피고 싶지만
상궁도 이상황을 대충 눈치 챘는지 세훈이만 힐끔힐끔 쳐다봐.
한참을 너징의 뒷모습만 바라보다 세훈이도 상궁에게 슬쩍 고개숙여 인사를 하곤
너징이 뛰어갔던 길로 느긋하게 다시 내려가는 세훈이.
너징은 정말 미친듯이 뛰어서 궁쪽으로 왔어.
궁으로 들어가서 몸을 숨기고 싶지만 궁을 들어가려면 파티를 하고 있는 큰정원을 지나쳐 가야되기때문에
빙 돌아서 궁 뒤편으로 가지.
그리고 최대한 구석진 곳으로 쉬지 않고 뛰어가.
너징은 긴장이 풀리니깐 다리도 풀리고 몸에 힘이 쭉 빠져서 뛰다 말곤 궁벽에 기대서 주저앉아.
그리고는 방금 상황을 곱씹어봐.
너징이 말실수 한건 없었는지,너무 의심가는 행동은 안했는지.
하지만 아까 너무 긴장하고 불안감에 떠는 바람에 너징이 한말도 한행동도 하나도 기억안나.
세훈이의 차가운 말과 눈빛만이 너징을 콕콕 찔러.
"망했다..."
무릎을 너징 가슴팍에 끌어모아 얼굴을 묻고 중얼거려.
공주란걸 들키지 않았어도 세훈이는 너징을 귀족이라 오해하고 있으니깐.
너징은 이렇게 심각해하고 불안한데 자꾸 궁건물 너머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이 너징을 더욱 짜증나게 만들어.
다리를 감싸안던 팔을 머리위로 올려 머리를 쥐어뜯는 너징이야.
그때 누가 가만히 너징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너징이 깜짝 놀라서 고개를 번쩍 드는데,
"머리카락 다 빠지겠다."
검붉은색 머리. 김종인이야.
종인이의 무표정을 보곤 너징이 몸을 벌떡 일으켜.
너징의 짜증은 배로 불어나지.
이사람은 왜 여기있고 지랄이야.
너징은 다시 꾸벅인사를 한뒤 몸을 피할곳을 찾아가.
너징은 최대한 세훈이를 피해 조심조심 아까 내려왔던 길로 향해.
계속 궁주위에 있어봤자 마주치는 사람만 많을것이고
얼른 본가에 들어가 방안에 박혀있는게 제일 현명하다고 판단한 너징이야.
너징은 숨을 죽이곤 누가 있나없나 확인한뒤 냅다 길로 뛰어들어.
그리고 위쪽으로 뛰어가려 하는데 누가 너징의 어깨를 턱 잡아.
너징은 누군지 확인할새도 없이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뒤에
너징의 어깨를 잡은 손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
"저 급해서, 이것 좀 놔주세요!"
"징어야, 오빠야."
너징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너징은 손을 눈아래까지만 내리고 누군지 확인을해.
너징의 외사촌 크리스야.
크리스는 너징의 엄마. 이나라의 황후의 여동생의 아들이야.
혼혈이지.
너징은 크리스의 얼굴을 고개를 올려다가 확인을 한뒤에야
발버둥 치는것을 멈춰.
크리스가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려 하지만 너징은 여기있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크리스의 손목을 잡고는
다시 본가쪽으로 죽을힘을 다해 뛰어.
본가 정원에 온뒤에야 너징은 크리스의 손목을 놓고선 숨을 골라.
크리스는 별로 숨은 차지않는지 웃으면서 너징의 등을 토닥여.
"징어 너보려 여기로 오려했는데, 아깐 왜 거기서 그러고 있었어?"
크리스가 너징에게 물어오지만 너징은 크리스의 손목을 잡고는
여기도 위험하다며 본가로 성큼성큼 들어가.
이제 정말 맘놓고 안심을 해도 되는 너징은 푹신한 쇼파에 몸을 털썩 뉘어.
크리스는 그런 너징 머리맡에 살며시 앉고.
"하- 오빠. 나 큰일났어."
"무슨 일인데?"
너징은 크리스의 말에 몸을 벌떡 일으켜 귀족 세훈이가 전학 왔던 얘기부터
세훈이가 너징을 귀족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쉬지않고 말해.
크리스는 가만히 너징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계속 푹푹 한숨을 쉬는 너징의 머리에 손을 턱 하니 얹어.
너징의 머리는 황실 남자들의 전용이지.
"너무 걱정하진 마. 그래도 공주란거는 안들켰네. 장하다 징어."
심각한 일이지만 너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너징을 위해 긍정적으로 말해주는 크리스야.
그런의도로 말한것을 너징도 알지만 자기를 생각해주는 크리스에게 매우 고마워하는 너징이야.
크리스의 말에 마음이 놓이고 몸이 피곤한게 느껴져.
세훈이에게 할 변명꺼리는 내일 생각하자 하고 그대로 크리스의 무릎에서 잠이 드는 너징이지.
일요일은 어제 파티를 하러 와서 남은 황실가족들이 궁에 있는 날이야.
너징은 편하게 이곳저곳 궁안을 누벼도 되고 편하게 행동해도 되는 날이지.
하지만 너징은 세훈이 때문에 본가 밖을 나갈 생각을 안해.
"징어야 어디 아파?"
평소 같았으면 빨빨거리고 궁을 누벼야 할 징어인데
오늘따라 얼굴을 비추지 않으니깐 너징의 방에 들어와 보는 찬열이야.
옆에 크리스.그리고 루한,준면까지 너징에 방에 들어오지.
루한은 황후의 남동생의 외동아들이야. 루한도 혼혈이고.
그리고 준면이는 황제의 누나의 아들.
모두 징어의 사촌오빠들이지.
"오빠들 오랜만에 왔는데 얼굴도 안비추네. 속상하게."
루한이는 너징이 누워있는 침대에 가만히 앉아서 얘기를 해.
준면이도 서운한지 말없이 너징의 머리만 쓰담어 주고.
크리스는 너징이 왜 이러는지 아니깐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어.
"찬열아. 징어, 그냥 밝혀버리면 안돼?"
"뭐? 뭘 밝혀."
크리스는 징어가 왜저러는지 알지만, 알기때문에 더 답답해해.
징어가 저런일에 사소하게 맘써야되고 끙끙 앓는게 안쓰러워서
차라리 온세계에 너징을 알리고 공주로써 인정받았음 하는 마음이야.
그래서 툭 던지듯이 찬열이에게 말을 해.
"형, 형도 이바닥 사람이라 알잖아. 얼마나 피곤한지."
"징어도 어쩔수 없는 이 나라 공주야. 그러니깐 저렇게 피곤해 하지."
자꾸 알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크리스가 답답하고 징어가 왜이러는지 궁금해 죽겠는 나머지 셋.
너징의 네명의 오빠들은 너징의 방에서 나와 크리스에게 추궁을해.
크리스는 무언갈 알고있다.
일요일 내내 방안에 쳐박혀서 변명꺼리를 머리를 쥐어짜 생각해봤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너징이야.
저녁에 할머니와 집에 돌아와 다시 곰곰히 생각해도 마땅한게 떠오르지 않고, 밤을 설쳐버렸지.
결국 월요일 아침이 왔고, 너징은 학교로 향해.
오늘은 특별히 버스를 타고 가.
할머니랑 아침부터 실랑이를 벌였지만 경호원이 따라간다는 조건하에
차를타지않고 버스로 학교에 갈수 있었던 너징.
뒤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따라오는게 신경쓰이고 사람들도 이상하게 봐서
아침부터 짜증이 나지만 최대한 신경을 끄고 교문으로 들어가.
그제야 경호원은 뒤따라오지않고 너징은 교실 문 앞까지 왔지.
섣불리 들어가지 못하는 너징.
들어가면 세훈이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불안하긴 하지만
눈 딱감고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가.
다행히 세훈이는 없었고 경수가 너징을 반겨.
경수에 옆자리로 가서 털썩 안고 안심하고 평소처럼 경수랑 얘기를 나눠.
아니, 평소처럼은 아니고 경수랑 얘기하는 와중에 문을 자꾸 힐끔힐끔 쳐다보는 너징이지.
결국 올것이 왔어.
종치기 1분전에 뒷문이 슥 열리더니 세훈이가 반아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너징과 경수쪽으로 느릿느릿 걸어와.
"재수없어."
경수는 그런 세훈이를 보고 낮게 중얼거리고.
세훈이가 오는 와중에도 경수의 말을 듣고는 너징은 생각해.
경수가 정말 귀족을 싫어하는구나.
세훈이가 경수에게 너징이 귀족이라고 말이라도 하는 날이면
경수와 사이가 틀어질 생각에 걱정되고 불안한 너징이야.
세훈이는 너징을 빤히 쳐다보며 자리로 오다가
의자를 쭉 빼곤 자리에 앉아.
거만하게.
너징은 자꾸 세훈이가 신경쓰여서 세훈이를 힐끔힐끔 쳐다봐.
그러다가 세훈이의 얼굴을 보면 세훈이는 너징을 보며 기분나쁜 웃음을 짓고있지.
"쟤 신경쓰지마."
너징이 자꾸 힐끔거리는걸 본 경수가 너징의 어깨를 잡아 돌리면서 얘기를 해.
너징은 그런 경수를 보고 끄덕끄덕 거리며 세훈이에게서 눈을 거두고.
"야, 너 이름이 뭐지?"
갑자기 들려오는 세훈이의 목소리에 너징은 다시 고개를 빠르게 홱 돌려.
드디어 세훈이가 너징에 대해 뭔 소리라도 할까, 놀리려는 걸까 하고 뒤돌아봤는데
세훈이는 너징이 아닌 경수를 보고 있었어.
"도경수."
경수도 고개를 돌려 자신을 쳐다보고 얘기하는 세훈이를 보고
경계하는 말투로 세훈이에게 이름을 말해.
경수얼굴에는 아주 세훈이가 싫다. 귀족새끼들은 다 싫다. 라는게 쓰여져 있는 듯 해.
"넌 귀족이 왜 싫냐?"
세훈(이)님이 [징어 똥줄 태우기] 스킬을 사용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