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숨겨진 공주 징어, 못말리는 귀족 세훈. 06
한번 팍 화내고 나니깐 그날은 더이상 세훈이도 너징을 건들지는 않았어.
다른 아이들과 다름없이 너징은 야자까지 하고 하교를 해.
아, 세훈이는 야자시작전에 벌써 가고 없고.
교문을 나오니깐 익숙한 검은 승용차 한대가 서있어.
경호원의 차라는걸 바로 눈치챈 너징은 못본척 안보이는 샛길로 차를 피해 교문을 빠져나와.
아침에도 혼자 버스타고 학교 잘갔으니깐(비록 경호원이 쫄래쫄래 따라붙긴 했지만)
집갈때도 혼자갈 생각인 너징이야.
혼자 버스타고 걸으면서 생각할 것도 많고.
인도로 나와 걷던 너징은 버스정류장에서 경수를 발견해.
막 달려가서 경수옆에 앉지.
경수는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고 있다가도 옆에 인기척이 느껴져 돌아보곤
너징인걸 알고는 환하게 웃어.
"버스타고 가는거야? 너 타고가던 차는?"
"아빠가 일이 있으셔서 데리러 못오신데. 오늘은 버스타고 가려고."
자연스럽게 거짓말이 술술 나오는 너징이야.
경수는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면서 너징을 빤히 쳐다봐.
너징은 그런 경수의 눈을 잠깐 마주친뒤 손을 꼼지락 거리면서 어물쩡 하게 말을 다시 꺼내.
"저, 경수야.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뭔데?"
너징이 우물쭈물 거리면서 경수에게 말하니깐
경수는 물어봐도 괜찮다는듯 미소를 띄곤
너징이 말하기를 기다리며 지그시 쳐다봐.
경수가 말한뒤에도 조금 뜸을 들인 너징은
결심한듯 숨을 짧게 내쉬곤 경수와 눈을 맞추고 얘기를 해.
"귀족 싫어한다며."
"어?"
"왜 인지 알수있을까?"
너징의 뜬금없는 질문에 경수는 당황한듯 했지만 이내 웃어보이는 경수.
시선을 이어폰을 만지작 거리던 두손에 두고는 천천히 얘기를 시작해.
*경수 이야기.
경수가 어렸을 적, 경수네 집안은 가난했어.
아버지는 안계시고 엄마랑 단 둘이서 살고 있었지.
그래도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잘살고 있었어.
그건 경수랑 엄마랑 단둘이 있을때 뿐이지만.
경수네 집은 귀족들이 모여사는 부자동네 뒤쪽에 딸린 조그마한 동네에 살아.
어린 경수는 동네에 또래가 없어서 놀이기구도 몇없는 놀이터에가서 혼자서 놀곤 했지.
귀족의 아이들이 그 놀이터로 찾아와 혼자 놀고있는 경수를 건들이는 일도 있었어.
"야! 거지야! 옷이 그게 뭐냐! 더러워!"
"넌 친구도 없지? 맨날 혼자 놀아! 바보같애"
일곱살의 어린 경수는 마음이 여려 처음에는 그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렸지만
이런일이 점점 잦아지니깐 울면 더 놀려대는 귀족 아이들 때문에 어린나이에 경수는 체념을 해버려.
경수가 어디에서 놀고 있으나 금세 경수를 찾아내 자리를 잡아 경수를 놀려대는 귀족아이들.
가끔은 경수찾기를 해서 찾는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하기도해.
그날 이기는 사람은 제일 신나게 경수를 놀려댔었지.
놀리거나 말거나 경수는 신경안쓰고 그네에 몸을 맡겨.
그러면 귀족아이들도 흥미를 잃고는 제동네로 돌아가 버리거든.
그날도 경수는 귀족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놀림을 당하고 있었어.
경수가 반응을 안해줘도 무시해도 아이들은 경수가 타고 있는 그네 옆으로 가서
쫑알쫑알 경수 흉을 보지.
그날따라 귀족아이들도 지지않고 경수를 놀려대.
"멍청이,바아보! 돈 없어서 이렇게 후진 곳에서만 놀지?"
"어제 입고있던 옷 오늘 또 입었어! 넌 옷이 그거 밖에 없지?"
어린경수의 그네 손잡이를 잡은 조그마한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고
고개를 푹 숙인 경수의 큰 눈에는 점점 눈물이 고여.
어린 경수는 처음으로 가난한 자신의 집을 원망하고
엄마를 미워하게되. 둘을 놔두고 먼저 가버린 아빠가 너무 미운 경수야.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아서 놀이터에서 벗어나려고 마음을 먹을때
누군가가 경수에게 등을 보인채 경수앞을 탁 막아 서.
"우리엄마가 친구 놀리는게 세상에서 가장 못된 놈이랬다!!"
경수랑 비슷한 체구의 남자아이였어.
남자아이의 옷차림은 어디서 뒹굴다 온건지 여기저기 흙투성이였지.
경수는 남자아이의 큰소리에 놀라 차올랐던 눈물이 쏙 들어가버려.
"쟤가 무슨 친구야! 우린 저런 애랑 친구 아니거든?"
"너네들 바보다, 우리엄마가 키똑같고 나이 똑같으면 그냥 다 친구랬어! 바보!"
남자아이의 말에 귀족 아이들은 쳇. 하며 뒤를 돌아 자기네들 동네로 돌아가.
맞아, 그 남자아이는 종대야.
"야, 울지마. 우리아빠가 사내자식이 우는 일은 바보들이나 하는거랬어."
"안 울어!"
종대의 말에 경수는 소매로 벅벅 눈가를 비비면서 말해.
종대는 그런 경수의 모습에 피식 웃곤 옆 그네에 털썩 앉아.
"넌 근데 누구야? 이 동네 살아?"
조금 안정이 된 경수가 신이나서 그네를 타고 있는 종대에게 물어.
"나? 나 이동네 안살아! 쩌~~어 멀리서 왔어!"
뭐가 그리 재밌는지 혼자 그네를 높게 띄우며 하하하 하고 웃으며 대답하는 종대야.
경수는 그런 종대가 그냥 이근처로 이사온 평범한 애인가 보다 하고 말아.
그 후로도 종대랑 경수는 매일같이 만나서 같이 놀았어.
놀이터 말고도 동네를 벗어나서 이곳저곳 같이 누비고 다녔지.
경수는 종대덕에 전보다 많이 밝아졌고 웃음도 많아졌어.
경수의 엄마는 그런 경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행복해 하셨지.
가끔씩 경수는 엄마가 종대랑 같이 먹으라고 싸준 주먹밥을 가지고 나와선
종대랑 만나 귀족동네 근처에 있는 구석진 풀밭에 앉아서 나눠먹곤 했어.
"여기는 귀족동네랑 너무 가까운것 같애. 귀족 너무 싫은데.."
"그래?"
"응. 종대야 우리 내일은 그냥 우리집 뒤에 언덕에서 먹으면 안될까?"
"그러자!"
종대는 헤실헤실 웃으면서 경수가 하자는것은 모두 좋다고해.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가장 친한친구로 의지하고 함께 지내며 자랐어.
그리고 중학교 2학년 첫 새학기가 시작한지 얼마 안된 둘은 학교 갈 시간이 다 됐어.
"야아! 도경수 얼른 나와아!"
아침 댓바람부터 종대는 경수네 집앞문을 탕탕 두드려대.
평소같았으면 경수야-도경수우- 하고 부르면 금방 달려나온는 경수인데.
다시한번 종대가 문을 두드리려고 할때 문이 열려.
그리고 경수가 눈이 빨개진 채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해.
"우리 엄마가..엄마가 너무 아파."
종대는 그런 경수를 보고 입을 앙 다물곤 침착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해.
"형아, 여기 뒷동네 두번째 집인데 얼른 와줘. 급해."
울먹이는 경수를 달래주고 종대는 집안에 들어서.
방한칸짜리 집에 들어서서 경수의 어머니를 살펴봐.
머리가 너무 아프신지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시곤
움직이시지도 못하시고 그저 끙끙 앓는 소리만 해대셔.
경수는 울먹이면서 엄마옆에 앉아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어.
종대는 전화를 받고는 집밖으로 나가 그리고 어떤 남자를 데려와서는 어떡하냐고 발을 동동구르지.
"일단 병원에 모시고 가야겠어요. 앞에 차 세워놨습니다.
어머니, 일어나실 수 있으시겠어요?"
진회색 정장을 입은 종대의 운전기사가 들어와서 종대와 함께 경수의 엄마를 부축하곤 집밖으로 나가.
경수의 집앞에는 경수집앞 골목을 꽉채우는 고급외제차가 서있고
종대의 운전기사는 조심스럽게 경수의 엄마를 태우지.
종대도 따라 뒷자석에 타고 경수보고 빨리 타라고 손짓해.
경수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생각지도 않은 외제차에 놀라 주춤거려.
경수의 엄마가 차의 타는모습을 보고는 한발짝 발을 떼고 겨우 차에 타지.
차는 빠르고 부드럽게 응급실 앞까지 도착해.
종대의 운전기사가 연락을 해놨는지 부랴부랴 의사와 간호사들이 와서 경수의 엄마를 살펴.
다행히 경수의엄마는 심각한 건 아니였어.
경수뒷바라지 하느라 여러일을 한꺼번해 무리하게 하시는 바람에 과로에다가
몸살감기가 겹겹으로 닥치신거였어.
조금 쉬시면 괜찮을거래.
경수는 편히 잠들어있는 엄마옆에 앉으면서 손을 꼭 잡아드려.
자기때문에 고생만 하시다 이렇게 몸버리는 엄마를 보니깐 너무 죄송하고
또 한번 가난이 지긋지긋하게 싫어져.
"괜찮으실꺼야. 지금 푹 주무시고 일어나시면 다 괜찮을거랬어."
종대가 경수 옆에 다가와서 어깨에 손을 얹고는 다정하게 말해줘.
하지만 경수는 그런 종대의 손짓을 탁 쳐내버려.
종대는 경수의 행동에 놀라서 경수를 빤히 쳐다봐.
"그동안 얼마나 웃겼냐?"
"뭐?"
"너, 귀족이지?"
종대는 그때서야 떠올라.
경수는 귀족을 엄청 싫어하고 증오하고 있는 사실을.
아까 자신의 운전기사며 고급스런 외제차며..
자신도 모르게 귀족이란걸 경수에게 알려준 셈이지.
"내 앞에서는 돈한푼없는 거지 비위 살살 맞춰주다 뒤돌아서 돈 펑펑 쓰니깐 재밌디?"
"아,경수야"
"잘도 숨겼겠다? 것도 6년동안. 많이 힘들었겠어."
경수는 종대가 자신을 속였단 생각에 말을 와다다 뱉어냈어.
솔직히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보단
지독한 가난때문에 엄마가 이지경까지 되니깐
어릴적 자신의 가난을 놀리던 귀족의 아이들이 생각나서 괴로운 경수야.
"난 그럴 생각없었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 그럼 아주 차라리 처음부터 그 꼬맹이 귀족새끼들 처럼 나 괴롭히지 그랬냐?"
"잠깐, 도경수 내 말 좀 들어."
"안들어. 듣기싫어."
"...도경수"
"이젠 내 앞에서 평범한척 비위맞춰주는척 안해도 되니깐.
가라."
그 후로 경수는 엄마가 퇴원할때까지 종대를 보지 않았어.
엄마가 퇴원할때쯤 입원비를 걱정하고 있을때
종대가 입원비를 다 지불하고 갔다는 간호사의 말을 들어.
하여간 귀족새끼들. 어딜가나 돈자랑질이야.
괜히 종대가 더욱 미워지는 경수야.
경수가 귀족을 싫어하게된 얘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종대와의 이야기는 아직 안끝났다는거~
세훈이와 징어는 코빼기도 안보인다는거~
휴일동안 많이써서 진도최대한 나가도록 노력할께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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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암호닉0♥0
니니 비타민
이케 하면 되는거에여..?암튼 스릉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