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숨겨진 공주 징어, 못말리는 귀족 세훈. 02
너징은 기분나쁘고 화가나면서도 괜히 나댔나 싶기도 해.
왠지모를 창피함은 덤이고.
그렇게 힘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터덜터덜 걷고 있었어.
그러다가 앞에서 경호원 몇명에 둘러싸여 이쪽으로 오는 찬열이를 봤지.
"오빠!"
너징은 쪼르르 찬열이에게 달려가.
찬열이는 익숙하게 커다란 한손을 너징 머리에 얹으면서 왜 혼자 나와있냐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이야, 박징어. 오랜만?"
옆에있던 찬열이의 경호원 중 한명이 너징의 어깨를 턱 잡으며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인사를 해.
피실피실 웃으며 너징을 쳐다보고.
"찬열오빠 있잖아, 아까.."
"야아 오랜만에 보는데 오빠 무시하기냐?"
너징이 가소롭다는 듯 한번 쳐다봐주고 무시하니깐 잡은 어깨를 흔들어대는 그 경호원.
너징이 귀찮아 하니깐 찬열이가 경호원의 손을 탁 쳐버려.
"아무리 보는 사람 없어도 그렇지. 징어 이 나라 공주다,임마."
"아이고, 나도 알다말다. 그래도 나는 징어랑 친하잖아~"
이 장난끼 많고 능글맞는 경호원은 징어랑 찬열이랑 어렸을때부터 같이 자라온 변백현이야.
어렸을땐 동네친구처럼 투닥투닥 잘도 놀았는데
찬열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황실에서 교육이 들어가는 동시에
백현이도 경호원 교육을 받아서 성인이 되자마자 찬열이의 경호를 맡고있지.
"아아 그만해봐, 오빠 내 말좀 들어봐아"
너징은 아까 그남자의 얘기를 하고 싶은데 자꾸 백현이가 끼어들어서
백현이의 입을 손으로 우악스럽게 막아버리고 찬열이에게 찡찡대.
찬열이는 알았다면서 백현이의 입을 막고 있는 너징의 손을 내려주며 자기손에 쥐어.
"있잖아 아까 누가 건물뒤에서 담배피는거 봤다?."
"야! 누가? 어디있어! 어떤 놈이 신성한 궁에ㅅ..!!"
"야이 새끼야 징어얘기 들으라고."
왠일로 백현오빠가 입을 가만히 둔다 했더니 너징이 한마디 꺼내자마자
발끈해서 소리를 지르는 백현이야.
그런 백현이 입을 막고 주먹을 들며 가만히좀 있으라는 찬열이고.
"... 아무튼 그래서 담배꽁초도 바닥에다 버리길래 내가 가서 뭐라했더니 줍고 죄송하다면서 가버렸어."
"잘했네 징어."
아직 백현이의 입에는 찬열이의 손이 얹어져 있고 찬열이의 다른한손은 너징 머리를 쓰담고 있어.
백현이는 말을 못하니깐 그저 물개박수만 짝짝짝 칠 뿐이고.
너징은 찬열이가 칭찬해주니깐 신나서 더 말을 이어가.
"차려입은거 보니깐 귀족인것 같던데, 그런 귀족 궁안에 들이지마!"
너징이 말을 하고 찬열이와 경호원들이 서있는 뒤쪽을 흘끔 봤는데
누가 유유히 걸어가고 있는게 보여.
아까 봤던 검붉은색 머리의 남자지.
정장바지에 손을 꼽고는 긴다리를 휘적여가며 건물들을 따라 걷고있었어.
"어,백현오빠! 저사람이야 저사람!!"
그남자를 발견한 너징은 눈이 휘둥그레 해져가지곤 손가락으로 남자를 가리켜.
그리고 백현이의 팔뚝을 탁탁 쳐가며 말하지.
찬열이랑 백현이를 비롯한 모든 경호원들이 그남자를 쳐다봐.
백현이는 뭐?! 하며 금방이라도 가서 때려잡을 듯이 말했지만
남자를 쳐다보자 마자 찬열이를 봐.
찬열이도 의아한듯 백현이를 쳐다보고.
"종인이네."
"종인이 아냐?"
그제서야 너징은 검붉은색 머리의 남자를 알게 되.
김종인.
"뭐야.. 아는 사람이야...?"
"알지. 쟤 귀족맞아. 근데 학생새끼가 담배나 피고..혼내주고 올께 오빠가!"
백현이가 말하고 찬열이는 맞다는 듯 고개를 느릿느릿 끄덕여.
백현이는 종인이 학생이란 사실이 문득 떠올랐는지 혼내주어야겠다면서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는 종인이를 향해 막 달려가.
찬열이는 재밌는지 달려가는 백현이를 보다 다시 시선을 너징에게 돌려.
"오늘 귀족들 많이 올꺼야. 이따 저녁에 파티하거든."
"파티? 뜬금없이 왠 또 파티래.."
"그냥, 곧있으면 추석이잖아. 추석전에 한번 잔치벌이는거지, 뭐."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너징.
찬열이는 일이 있어서 가봐야 된다고 가고
찬열이와 경호원 무리가 다 지나간 뒤에야 헐레벌떡 뛰어왔는지
백현이는 혼자있는 너징을 보며 찬열이 욕을 해.
"아나 저새끼 날 두고가냐. 하 아 숨차!
징어, 들어가라. 야!!기다려!!!"
백현이는 너징의 머리를 툭툭 두드려주곤 다시 찬열이에게 달려갔어.
그런 백현이의 뒷모습을 너징은 한심하게 쳐다보다 다시 몸을 돌려 앞을 봤어.
아까 백현이랑 얘기하고도 아직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있는 종인이와 눈이 딱 마주쳤지.
괜히 민망한 마음에 너징은 본가까지 막 뛰어갔어.
너징의 방에 들어가서 넓다란 침대에 몸을 뉘였어.
오늘 저녁에는 파티하느라 좀있으면 어딜가나 귀족들이 우글거릴테고
너징이 낄 자리는 없겠지.
너징도 파티에 참석해서 맛있는것도 먹고 찬열이랑 백현이랑 놀고싶지만
숨겨진 존재인 너징은 그럴수가 없어서 시무룩해.
가끔 이럴때면 그냥 대한민국 공주인걸 당당히 밝히고 이런저런 파티에도 참석하고
맘편하게 살고싶어하는 너징이야.
"어, 여보세요?"
[징어야 뭐해?지금 어디냐?]
무료하게 누워있는데 전화가 울렸어.
경수전화였지. 반가운 너는 냉큼 받았어.
"나 집이지. 나 시간부자야. 어디서 만날까?"
[야 ㅋㅋㅋㅋㅋ아직 만나자는 소리 안했는데?]
"아아, 됐고 빨리 말해 지금 당장 간다!"
[눈치는 있어가지고ㅋㅋ 나와 시내로. 20분안에 와라]
"네! 엉아!"
경수랑 통화를 마친 너징은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나갈채비를 해.
그때 너징의 보모상궁쯤 되는 사람이 들어오지.
"공주님, 어디가세요?"
"응. 언니 나 잠깐만 나갔다가 올께. 궁밖까지만 차로 태워다 줘."
"지금 밖에 벌써 귀족분들 많이 와계셔요. 조금 곤란하ㅅ.."
"아,언니 내가 괜찮으니깐 얼른! 빨리 나가야되!"
너징이 상궁의 팔을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져주는 상궁.
차를 가지러 나가는 와중에도 빨리빨리!하면서 재촉하는 바람에
정신없는 상궁이야.
상궁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본가를 벗어나 궁밖으로 향하고 있어.
귀족들이 점점 몰려 오는지 차가 많아서 천천히 서행을 하며 가고 있었지.
고급 외제차가 궁앞에 서더니 귀족들이 내려.
그중 한사람을 본 너징은 놀래서 몸을 수그리지.
귀족전학생 세훈이도 파티에 참석하러 온거야.
밖에선 차안이 안보이게 썬팅이 되어 있지만 혹여나 알아볼까 차시트에 몸을 납작하게 엎드린 너징.
상궁은 뭔일이냐며 어디 아프신거 아니냐며 차를 멈춰 세우곤 뒷자석으로 몸을 돌려.
너징은 다급하게 아니라면서 얼른 차를 출발시켜달라 간곡을 하지.
상궁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차를 출발시키라는 말에 다시 출발해 궁밖으로 빠져나가.
궁밖을 나온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쉰 너징은 궁밖을 나와서도 한참을 가다 내렸어.
상궁에게 돌아올때 연락하고 일찍들어오라는 당부를 받은뒤에.
너징은 경수와의 약속장소로 조금 빠른걸음으로 급히 가.
"엄마, 그런거 난 안간다니깐. 어차피 가봤자 아빠한테 미움만 받는거 뻔히 알면ㅅ, 억!"
결국 급히가다가 통화를 하며 걷던 남자와 부딪혀버려.
"아,죄송합니다!"
너징은 급한지라 대충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 다시 걸음을 떼.
그때, 남자가 다시 너징의 팔뚝을 잡아.
너징은 당황하고 놀래서 남자를 쳐다봐.
남자는 들고있는 휴대폰의 마이크부분에다가 손을 얹고는 말해.
"여기 OO카페 어디있는지 아세요?"
멤버들 등장시키려고 징어가 이사람 저사람한테 시비걸고 부딪히고 막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렇게 감질나요..?분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