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태일(Block B) - 넌 어디에22cm (부제: 내리는 비의 의미)_ㅇㅇ에게 괜히 화만 내고는 끝까지 말을 비꼬고 교실에서 나왔다.그리고는 얼마 전에 음악실이 새로 생긴 뒤부터 발길이 끊긴 빈 음악실에 무작정 들어왔다.피아노 의자를 뒤로 빼서 앉고 나서 몇 분이 흐를 때까지는 그저 멍했었다가, 1교시 시작종이 치고 나서야 조금 뚜렷해졌다.처음에는 수업 시작했는데 결석 처리가 되는 건가로 생각이 시작돼, 그 생각이 점점 불어나서 ㅇㅇ이 지금 울고있을텐데 하며 걱정하다가 왜 괜히 화를 냈을까 자책하고 괜히 화냈다 하며 어느새 한숨이 되어 있었다.“아 진짜 미치겠네..”내 나이가 몇인데 질투를 이런 식으로 밖에 못 나타낸 걸까.어떡하면 좋을까? 애꿎은 입술과 손톱만 괴롭히며 생각해봐도 답은 나오지도 않으면서 그저 ㅇㅇ의 걱정과 미안함, 내 자신에 대한 분노밖에 느껴지지 않았다.‘이렇게 나와서는 다시 무슨 면목으로 교실에 들어가. 둘만 있던 공간도 아니고 반 애들이 다 봤을텐데..어떤 말로 사과해야되지..’이것저것 문득 고민하다가 싸우기 전이나 후에나 내 머릿속에는 ㅇㅇ이 밖에 없다는 걸 알고나서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의 후회가 밀려들어왔다.그냥 점심시간까지 기다리다가 ㅇㅇ이가 박찬열과 이야기를 끝낼 때쯤 옥상으로 들어가서 ㅇㅇ에게 사과해야겠다는 결심을 내리고 ㅇㅇ에게 전해줄 초콜렛만 만지작거리며 허무하고 의미없는 시간만을 보냈다.점심시간-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고 난 15분쯤 더 기다리다가 옥상으로 향했다.그리고 또 잠시 문앞에서 초조하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하아-”문을 열자마자 보인 것은 박찬열이란 놈한테 안겨있는 ㅇㅇ이였다.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ㅇㅇ이는 정말 나 몰래 박찬열을 좋아하기라도 했던 건가?내가 안을 때는 항상 경직되서 움직이지도 못하더니 박찬열이 안을 때는 몸에 힘을 다 뺀 상태로 기대고 있었다.“....세훈아....”분명히 화가 나든 질투가 나든 허탈하지는 않을텐데, 지금 난 그저 지치고 허탈하다.“진짜 이제는 지친다. 나만 이러는 것도”“그게 무슨 말이야..”이제는 정말 정리해야 되는 건가봐. 이 오랜 짝사랑을 말이야.“이제 그만 해야되나봐, 나만 혼자 이러는 거”이제는 진짜 ㅇㅇㅇ, 너 좋아하면 안돼나봐. 옥상 문을 닫고 내려가는데 주머니 속에 있던 다 녹아버린 초콜렛 때문에 괜히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_세훈이가 그렇게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내 다리도 힘이 풀려 주저앉았고 찬열이가 옆에서 부축해줬지만, 난 괜시리 찬열이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된 것같아서 그 손을 뿌리쳤다.바보 ㅇㅇㅇ. 내가 잘못하고는 남탓을 하고 있는 걸보니 진짜 난 나쁜 애가 맞는 것 같아.지금 웃기지만 흡사 다른 남자와 바람이라 피다 걸린 것같은 상황이였다.더 웃긴 건, 내 마음도 날 떠나는 내 사람을 보내는 것처럼 많이 아팠고, 눈물만 나왔다.‘이제 어떡하지...세훈이는 분명히 오해하고 있을거야. 근데 내가 그 오해를 해명할 자격이 되기는 하는걸까?’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내가 망가뜨리고는 내가 어쩔 줄 몰라 우는 다섯 살짜리 애같았다.이렇게 울다가 나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지금 내가 세훈이, 너를 찾지 않으면 안됄 것 같아.내가 해명할 자격도 안되지만 그래도 지금 너한테 달려가서 미안하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의 마음을 내가 돌려야 될 것같아.“..찬열아...미안한데 오늘 할 얘기들 내일 하자”난 찬열이의 대답 조차 듣지 않고 풀려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다리로 7반으로 뛰어내려가 수정이와 종인이를 찾았다.꼴이 말이 아닌 내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하던 둘에게 말했다.“수정아, 종인아 내가 지금 급하거든? 내가 나중에 말해줄테니까 나랑 세훈이 걱정하지말고 집가서 기다리고 있어”역시나 대답은 듣지도 않고 날 붙잡는 수정이의 손을 내치고는 그대로 학교 밖을 나갔다._ㅇㅇ은 그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학교 밖을 뛰어나가서 정처없이 세훈을 찾아다녀.버스 기다리는 시간 조차 아까워서 그냥 달려서 시내로 가.같이 자주 가던 카페, 노래방, 옷가게, 오락실 등등 온갖 시내를 다 헤집고 다니지만 세훈은 애타는 ㅇㅇ의 마음도 모르고는 보이지도 않아.숨도 제대로 안 쉬어지고 땀만 뚝뚝 흘리며 몇 시간을 뛰어다니던 ㅇㅇ은 시내에서 집 근처로 장소를 바꿔서 이곳저곳 찾아다녀.그러다가 수정과 종인, 세훈이랑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자주 다니던 놀이터 앞에 오게되고 그제서야 몇 시간을 혹사시킨 다리를 멈춰 그네에 앉아.“하- 진짜 어디로 간거야”그네에 앉아 잠시 멍하게 있다가 자신의 마이 안주머니에서 울리는 전화기를 꺼내보아.‘수정 여신님♥ 님에게 부재중 전화 48통이 왔습니다.’‘여신님 노예 종인♥ 님에게 부재중 전화 56통이 왔습니다.’수정과 종인이 ㅇㅇ의 핸드폰을 가져가서 저장 이름이 귀여워 웃던 것도 잠시 엄청난 부재중 전화에 한숨이 나와.거기다가 문자까지 여러 통 보냈던 걸 이제서야 읽게 돼.‘ㅇㅇㅇ 너 어디야’‘진짜 왜이러는데 전화 왜 안받는데‘‘ㅇㅇ아 빨리 전화 좀 받아. 수정이랑 나 진짜 화낸다’‘어디서 뭘하는지 알아야 기다리던지 말던지 하지 빨리 전화 안받을래?’‘아 미치겠네 오세훈이랑 너 아침부터 왜 그러는건데’‘니네 둘 다 미쳤어? 학교 나가면 어쩌자는거야’‘너 아파서 못 일어나서 대신 조퇴증 끊으러 니네 반 담임한테 갔다왔어. 세훈이도 같이 끊었으니까 일단 학교는 걱정마’‘ㅇㅇㅇ, 오세훈 니네는 나 볼 생각도 하지마. 너넨 나랑 김종인이 아무 것도 아니였어? 진짜 짜증난다’‘뭘 하든 둘이 확실하게 정리하고 와. 지금 수정이 울고 난리도 아니니까 각오 단단히 하고 와. 이번에는 나도 그냥 안 넘어가’마지막 종인이의 문자를 마지막으로 부재중 전화도 문자도 더 오지않았어.무작정 세훈이만 생각하던 ㅇㅇ은 수정과 종인에게 미안해져서 코끝이 시큰거려 핸드폰을 다시 넣고 고개를 떨궈.눈물이 몇 방울 다리로 떨어지는데 그제서야 달리느라 넘어져서 피범벅이 된 무릎과 종아리가 보여.‘나랑 세훈이 단 둘이 있다가 넘어졌으면 세훈이가 조심하라며 화내면서 상처를 치료해 줬겠지? 그리고 나보다 더 아파해줬을텐데’하다못해 상처를 보면서도 세훈이를 생각하는 ㅇㅇ이야.그렇게 멍하니 그네만 삐걱거리고 있었는데 하늘이 어두컴컴해지더니 비가 마구 쏟아내려와.문자로는 딱딱하고 무척이나 화나서 다신 볼 생각도 하지말라는 말까지 보낸 수정이지만 사실 ㅇㅇ과 세훈이 걱정되고 속상해서 주채할 수 없이 쏟아져 내리는 수정이의 눈물처럼.그런 수정을 보며 지금 어디서 뭘할지, 무슨 마음고생을 할지, 나쁜 일을 당한 건 아닌지 그저 복잡함으로 수정을 달래주는 종인이의 마음처럼.세훈에게도 수정이랑 종인에게도 자신 때문에 많이 속상해져 버렸을 소중한 사람들한테 너무나 미안해서 흐르는 ㅇㅇ이의 눈물처럼.너무나 큰일을 저지른 것 같고 자신의 마음이 뭔지 모르겠는 답답함에 혼자 숨어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비를 가만히 느끼는 세훈이의 마음처럼.비는 그렇게 여러가지를 담아 한꺼번에 그들의 귀에, 눈에, 온몸에, 손에 쏟아져 내려.*암호닉♥비타민♥ ♥유후♥ ♥도라에몽♥ ♥햇반♥ ♥곰지♥♥젤컹젤컹♥ ♥센시티브♥ ♥메로나♥ ♥비쯔♥ ♥코딱지♥정말 워더스럽네요ㅠㅠ저랑 행쇼해요*작가 주절주절이번 글도 좀 어둡죠? 다음편은 밝을 예정이니 울지말아요!!오늘 구독료 없는 날이던데 가능하면 두 편 올려보도록 할게요글 읽어주셔서 장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