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너무 떨려요. 얼른 계속 업데이트를 해야겠어요.
빠르게 빠르게 진행합시다, 바쁘다 바빠.
주말이고, 불금을 지나 토요일이니까!
근데 콘서트라뇨, 저 무조건 올콘 각입니다. 하.
아무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윤기를 만납시다.
저 지금 고척이라고 해서... 눼...
티켓팅도 문제고 호석이 생일 끼어 있는 것도 문제고....
문제 투성이가 너무 많아요. (우울)
전개는 빠르게 진행됩니다. 조각글 그대로 들어갈 거고, 그대로 진행할 것이고.
최대 10편 안으로 끝나게 할 거예요.
Drug, Sweet, SUGA
(DSS Ep. 01 : 확고한 의지는 좋은 길로 인도를)
내가 민윤기한테 넣었던 우리의 회사 요청은 역시나 거절이었다. 그렇게 기사 난 거 알면서도 왜 오냐는 식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실장님은 너무 화가 난 관계로 그 말을 녹음까지 했다던데. 정확하게 슈가는 우리에게 '기사 난 건 안 보시나 봐요, 거절한다고 써져 있잖습니까.' 라고 했었다. 진짜 하기 싫은 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귀찮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말했다. 실장님은 내게 꼭 슈가와 해야겠냐며, 다른 언더 래퍼는 많다고 말을 하시길래 내가 꼭 설득한다고 하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에 대해서 아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아... 내가 아는 거라곤 이름, 아무것도 없는 눈빛밖에 모르는데."
핸드폰을 들어 언더 래퍼들의 이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슈가와 조금이라도 알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김남준'이라는 이름을 딱 보자마자 입가에 웃음이 퍼졌다. 김남준은 슈가와 친밀하게 지내는 프로듀서로 많이 알려진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랑도 꼭 솔로 곡을 같이 작업하기로 약속한 작곡가이기도 했다. 망설임을 가질 필요도 없이 빠르게 전화를 걸었다.
"어, 오빠 나 탄소. 그, 슈가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 나 이번에 솔로 내는데, 이번에 꼭 같이 노래하고 싶어서."
내 말에 남준 오빠는 안 된다, 슈가가 어떤 사람인 줄 아느냐, 슈가는 무조건 거절할 것이다 이런 말을 늘어 놓았다. 물론 너의 솔로곡에 슈가의 목소리가 들어간다면 자기는 좋을 테고, 그 노래는 대박이 날 것은 장담한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그걸 몰라서 전화 거는 줄 아냐고, 이미 한 번 콜을 넣었는데 거절을 당한 거라고. 그렇게 했더니 왜 슈가랑 하고 싶냐고 물어보더라. 하고 싶은 이유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이유라고 하면 이것도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내 노래 인생에 있어서 후회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래서 해야겠어."
*
결국 알려 주고 말았다, 내 완고한 의지 덕분인가. 대충적인 게 많이 나오긴 하더라.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이지만, 그에 대한 모든 신상을 알 수 없었던 건 사실이었다. 본명도, 생일도, 그 어떤 것도 알려져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수많은 추측과 예측만 나돌 뿐. 하지만 그의 측근인 김남준은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름은 민윤기, 나이는 24살, 남준 오빠보다 한 살 더 많았다. 나보다는 두 살이 더 많고. 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수많은 고민만이 머리를 맴돌았다. 회사에서 더 좋은 조건을 건다고 해도 그는 거절할 것이다. 슈가의 전화번호까지 대충 얻은 나는 고민을 할 뿐이었다.
"어떻게 해도 차단을 당할 것 같은데, 이거."
음, 어떡하지.... 아, 모르겠다. 일단 공연장부터 가야겠다. 오늘 민윤기의 공연이 있는 날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회사가 못 한다면 내가 발로 뛰어야지. 그렇게 해서라도 민윤기는 내가 꼭 내 노래에 넣고 싶은 목소리였다. 아,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까. 이 남자, 어떤 느낌일까. 정말로 보면, 아무것도 없는 눈빛을 가지고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다. 빠르게 공연장에 도착하자 이미 수많은 사람들은 줄을 서서 입장을 시작하고 있었고, 티켓도 없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었다. 아, 진짜 돌겠다. 이 남자를 만나야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공연 관계자의 스탭 목걸이를 뺏을까. 그건 너무 양아치 같으니까 빼고.... 수많은 고민을 하던 중에 '김탄소!' 하는 목소리가 들리자, 뒤를 돌았더니 얼빠진 표정으로 날 보고 있는 남준 오빠를 보았다.
"어, 오빠...."
"너 왜 여기 있냐, 너 티켓 없으면서 어떻게 왔어?"
"슈가, 그 남자 만나려고."
"진짜... 그 의지 하나는 알아 줘야 해. 대충 나 따라와, 난 여기까지만 도와줄 거야."
"어? 왜, 어디 가는데!"
"네가 원하고 원하는, 대단한 슈가 만나러."
"대신에 성사하면 나랑 꼭 작업 같이 하는 거다, 너."
*
남준 오빠의 말에 오케이를 하고 조심스럽게 따라온 곳은 스탭들이 한창 공연 준비 중이었고, 사람들은 날 보면서 수군거렸다. 여자 아이돌이 왔으니 분명 까일 것이다, 저건 같이 노래를 내 달라고 하면서 따라온 거다. 이런저런 말들. 아, 맞는 말이긴 한데 내가 까일 거라는 생각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난 까여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라서. 입술을 이로 깨물면서 대기실 안을 살짝 보자, 남준 오빠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나오더라. 일단은 들어가서 이야기해 보라고 하더라. 오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대기실로 발을 옮기자, 모든 사람들이 내게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그대로 얼음. 그리고 그 삭막한 분위기를 뚫고 나오는 슈가의 목소리.
"난 아이돌한테 피처링이나 듀엣 제의, 별로던데."
"...... 아."
"특히 여자 아이돌. 당신 같은 사람, 당신 보고 하는 말 맞으니까 이제 좀 돌아가지. 공연에 와 준 건 감사하니까 공연만 즐기시길. 아, 그 제안은 다시 도로 가져가시고."
또 거절이다. 직접 왔는데 이렇게 또 거절이라니. 입술을 내 이로 다시 짓이겼다. 입술이 찢어진 건지 피의 비릿한 맛이 내 입 안으로 퍼져나갔다. 비릿한 것이 늘 느낀 거지만 별로였다. 한 번 더 제안을 할까, 아니면 이대로 대기실을 나갈까. 그 두 가지 고민만이 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자연스레 거절을 당하며 숙였던 고개를 들어 앞을 보자, 공연할 시간이 다가왔는지 준비를 하고 있는 슈가가 보였다. 내게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그는 그의 것을 하고 있었다. 주먹을 쥐고, 계속해서 민윤기를 바라보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내게로 꽂혔다. 또한 내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가 나를 보며 아직도 안 갔냐는 눈빛을 보내더라. 이대로 가면, 다시는 슈가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뭐야, 아직도 안 갔네. 나 지금 바쁜 거 보이면 얼른 나가지, 내 의사는 전달했으니. 다른 사람들도 바쁜데."
"슈가 씨, 내가 이대로 나가면 다시는 당신을 못 만날 것 같아서 말인데요. 내가 후회할 짓을 내가 직접 하는 걸 싫어해서 당신이랑 꼭 작업을 같이 해야 할 것 같거든요. 안 그러면 내가 후회할 짓을 직접 내가 하는 거잖아요."
어린 게 무슨 당돌함을 가진 건가,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도 당황한 표정이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것도 없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민윤기. 또 내 말과 함께 조용해진 대기실 안. 나와 민윤기의 대화를 들으면서 슬슬 눈치를 보기 시작하며 나가는 관계자들과 스탭들, 사람들. 그러다 보니 나와 민윤기 둘만 남게 되었따. 긴장감이 맴돌았고, 내 몸은 그 긴장감과 압박에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지경에 이르렀다. 여전히 민윤기를 바라보자, 발자국 소리와 함께 대기실에서 은은하게 나던 그의 향이 내 주위를 감싸는 느낌이었다. 그의 강한 눈빛과 내 눈빛이 서로 교차되었다. 그가 내 앞에 서서 피식 웃으며 말을 건네는데, 그 웃음 조차도 아무런 영혼이 없어 보였다.
"재밌네. 다른 여자 아이돌은 금방 나가던데, 무서워서. 나한테 제의한 아이돌 중에 너 같은 애는 처음이라, 신선한 건 인정. 근데 아이돌 씨, 난 싫은 건 안 해. 그쪽한테 내가 해 준다고 나한테 좋은 제안이 아니고,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내가 왜 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그럴 이유도 없고."
맞는 말이다. 입술을 다시 깨물었다. 아까 피가 났던 곳이 또 터진 것인지, 피나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서 그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결국 그에게 개인적인 제안을 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난, 돌이킬 수 없는 제안을 그에게 던졌다.
"그러면 말이에요, 슈가 씨. 우리 회사가 제안했던 거 말고, 내가 제안하는 신선한 제안은 어떤데요. 회사 제안 플러스 개인적으로 당신이 제안하는 모든 조건을 내가 이뤄 줄게요. 가능한 선이 있긴 하겠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걸로, 응? 이건 어떤데요."
순간, 가라앉았던 민윤기의 눈빛이 바뀌었다.
먹이를 본 맹수의 눈빛, 재미있는 장난감을 본 것 같은 개구진 눈빛, 흥미를 느끼는 눈빛을 다 보았다.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온 그는 내가 나 자신에게 실수를 저지른 거라고, 그렇게 말해 주는 것 같았다.
"좋아, 회사 조건 플러스 네가 내 조건을 전부 다 들어 주는 걸로 계약하지. 개인적인 조건은 둘이 따로 만나서 말하는 걸로 하고.
여기서 딱 기다려, 내가 공연 다 끝날 때까지. 네가 내게 건 조건은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이 아니라, 흥미로운 조건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