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2
- 제 6화 -
Beautiful
" 예은아. 나 간다고 울지마. '
" 안 울어... 누가 울어.. "
" 울면서 바보. 누나 이러니까 예쁜데 마음 아프다. "
" .... 얼른 가, 너 안 보낸다? "
" 알았어, 간다 가요. "
다가오지 않을 것만 같던 이석민의 유학은 오늘 오고야 말았고,
나는 그가 갈 때 까지 앞에 서서 바보 같이 눈물만 흘렸다.
주책맞게 내가 나이는 한살 많은데 애 처럼 행동하다니,
참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내 양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큰 손으로 닦아주며 웃어보이는 이석민.
비행기 시간이 다가오자 안 보낸다며 조금의 협박을 하는 나에 한 손으로 손을 흔들며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
석민아, 잘 다녀와.
어쩌면 길수도 짧을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나에겐. 아니 우리에겐 긴 시간..... 묵묵히 버텨보자.
사랑해, 이석민.
다시 어린 아이처럼 흘러나오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공항을 나서려는데,
검은 롱패딩을 입은 의문의 남자가 길을 막는다.
" 누구세요... ?"
" 김칠봉. "
많이 들어본 듯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역시나 권순영이었다.
" 네가 여길 어떻게.... "
" 나도 소식 듣고 왔어. 너 울었어? "
" 아니... 안 울었어. "
나 봐봐. 하며 고개를 숙여 보이지 않는 내 얼굴을 양 손으로 잡아 올려 자신의 눈동자에 담는다.
" 아..이거 놔... 나 지금 엄청 못생겼거든..? "
" 김칠봉, 예뻐. 눈은 또 퉁퉁 부어선. "
" 말을 제대로 해. 병 주고 약 주냐. "
푸흡, 하고 웃으며 이내 내 얼굴을 놔줬다.
아...왜 하필 이런 날에 이런 얼굴을 하고 권순영과 마주치는지.
" 예뻐. 애는 잘 보냈고? "
" 뭐, 잘 보냈ㅈ.... 근데 네가 그걸 왜 궁금해 하는데... ? "
고개를 갸우뚱하자 아, 하곤 헛기침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 너 가까이에 있는 사람. "
" ..... 그게 무슨 말, "
" 좋아한다는 사람. "
이제서야 뇌리에 그날의 기억들이 스치며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 어. "
" 못 믿을 수도, 아니 부정하겠지만. 잘 들어. "
" ....응... "
" 사실 그 사람이 나야. "
" 뭐? "
" 내가 널 좋아한다고. "
" 뭐야 너..... "
권순영이 결국 얘기해 버렸다. 난 어안이 벙벙해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서 있는데,
특유의 달콤한 향이 내 품을 훅 덮쳐온다.
" 미안해, 너 힘들게 해서. "
" ....... "
" 그 팔찌도, 여자친구도 다, "
하. 짧은 한숨을 쉬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그 아이가 너를 이용하려고 하는 바람에. "
" .....그래. "
" 칠봉아. 정말 미안해, 내 생각이 짧았어. "
"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널 못 지킬까봐 그랬으니까. "
이내 나를 품에서 떼어내며 내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 기다릴게. "
" ...... "
" 내가 널 힘들게 한 만큼. "
" 좋아해, 김칠봉. "
머릿속에 복잡하게 여러 생각이 겹치며 살짝 머리가 아파왔다.
정말 어쩌면 권순영도 나를 좋아했던 걸까.
나만 짝사랑이 아니었나.
지금 우리가 멈춰있는 이 자리에,
이 시간만이라도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도 널 좋아했으니까.
너는 지금 날 좋아하니까.
세상에 너와 닮은 추억이
또 덩그러니 내게 남겨져있어
너와의 기억 너와의 추억
It`s a sorrowful life
- 크러쉬(Crush) / Beautiful
♥
오늘도 찌통으로 돌아왔네요...하하하하ㅏ....^^
이제 완결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데 작가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연재하는지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순영이랑 될지 석민이랑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작가도 몹시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하고 있답니다 :)
우리 독자님들은 누구랑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뭐, 의견을 반영할 수도 있구요! ㅎㅎ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닉은 댓글에 [암호닉]으로 신청해주세요~